풀씨는 힘이 세다(큰글자도서) (김황흠 산문집 | 시인 김황흠의 농사일기)

풀씨는 힘이 세다(큰글자도서) (김황흠 산문집 | 시인 김황흠의 농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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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걷고, 짓고, 쓰는 사람−
시인 김황흠이 들려주는 푸르디푸른 풀씨론

농사에 담긴 생의 희로애락
뜨거운 생명력 가진 풀씨에게 바치는 연서
걷는사람 에세이 24번째 작품으로 김황흠 시인의 『풀씨는 힘이 세다』가 출간되었다. 김황흠은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2008년 《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풀씨는 힘이 세다』는 김황흠 시인이 드들강을 배경 삼아 쓴 두 번째 책으로, 농사를 지으며 얻은 성찰과 지구 공동체에 대한 살뜰한 마음이 문장마다 새겨져 있다.

『풀씨는 힘이 세다』에는 사람과 동물과 자연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가득하다. 시인은 미물이라도 생명을 허투루 다루지 않는다. 그가 어렵고 가난한 시절을 견디며 건너온 힘은 풀씨 같은 사랑이었다. 사랑은 봄까치꽃에 말을 건네며, 드들강의 쇠백로와 왜가리에, 까망이(고양이)의 죽음에, 새들 밥으로 남겨 놓은 홍시에, 안개와 억새 자락에 묻어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드들강 어귀에 깃든 풍경이며 사물이 튀어나올 듯 생생하게 노닌다.

김황흠은 사랑의 시인이다. 시인이 깃든 드들강의 풍경이 시심을 키우고 사랑을 키웠다. 자신이 자리한 삶의 터전을 깊이 사랑하고 흠뻑 동화되었기에 그는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으며 농사지었고, 남보다 느린 걸음으로나마 글을 써 나갔다. ‘농부에게는 귀찮은 존재지만 다른 동물에게는 생명을 유지하게’ 한다는 풀씨에 대한 시인의 인식에서 드러나듯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조차 그는 공생 관계로 받아들인다.
저자

김황흠

전남장흥에서태어나2008년《작가》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숫눈』『건너가는시간』『책장사이에귀뚜라미가산다』,시화집『드들강편지』를냈다

목차

작가의말

1부고생대를지나온비문
동행
하우스안에서봄소식을듣는다
고생대를지나온비문
군무
소금쟁이
즐거움을경작하는삶
두더지게임
미안하다,꽃아!
고추건조기와백전노장
밥은먹고자야제
풀씨의집착
능소화
저러다가떨어지면어쩔라고?

2부도장골연대기
폭염아래서
서라,벌!
제가키운다니까요
새벽길
밤길
손맛
도장골연대기
도장골산책
폭설
눈이풍성하면대풍이여
대지의말
새벽창가
까망이

3부빗방울은잔소리를좋아해
속이차야수육싸먹지
반려와같이살기
봄풍경
텃새는위대하다
정자교를바라보며
감나무와수리부엉이
억세게재수좋은날
빈집감나무의항변
빗방울은잔소리를좋아해
막걸리따르는밤
미루나무의추억
흐르는것이어디물뿐이랴
숫눈길

4부강변에서그리움을짓다
마음을헤아려보는눈
줄을풀며
우러나는향이오래남는다
인연은강물같이
홈페이지홈지기되기
바람에고개를숙이는까닭
남평장에서돈사기
가짜농부
드들강과의조우
남평평산리팽나무
강변에서그리움을짓다
만보걷기

출판사 서평

여리고상처많은시인자신이마치풀씨같다.책장을넘기는우리는시인이자농자인그의일심한마음을되새겨보게된다.마을주민으로자리잡기까지의고초라든지사회에서받은오해와편견에상처받고병들어한때단절하고지내기도했지만,30여년한결같이욕심부리지않고시인은자연에서구하는대로받들며살았다.도시에서살던그가그렇게적응하기까지는큰용기도필요했을것이다.그용기는가족의응원과지지로인해가능한것이기도했다.
또한『풀씨는힘이세다』가의미있는건이책이“아무리뽑아내도어디선가날아와싹을틔우는풀씨들”같은존재에대한기록이기도하지만,시인의세대와시대에대한이야기그리고수몰되고허물어진공동체의기억이고복원이라는점에서도그러하다.한개인의서사는동시대의보편적인타자의역사이기도한데,김황흠의산문은지금의농촌현실을비추는거울로써우리가미처발굴하지못한지혜와감수성을찾아담고있다.

상처를아물게하는동물과풀의관계는공생관계다.서로가좋은방향으로풀어가는자연의섭리를보면배울게많다.농부에겐귀찮고성가신풀이지만나름동물의생명을유지하는데고마운풀이다.그고마운풀이종족보존을위해달라붙어따라다닌다고해서성가실일이아니다.
─「풀씨의집착」중에서

내가사는곳에선흔히‘돈벌다’를‘돈사온다’고표현한다.돈을산다는표현은사람이먼저라는생각을하게한다.‘돈을번다’는건사람보다‘돈’이우선인느낌이라면‘돈산다’는사람을우위로한정감어린말이라서그말을들으면은근히기분이좋다.
─「남평장에서돈사기」중에서

그는아직도삶에서툴고농사에서툴고시에서툴다고고백한다.이러한겸양의마음이‘가짜농부’라고자처한수식어에담겨있는데,‘진짜’와‘원조’가판치는세상속에살포시내려앉은풀빛의글귀들이이겨울우리를너르게품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