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 분단시대 동인 40주년 기념 시집 - 걷는사람 테마 시선 13

가혹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 분단시대 동인 40주년 기념 시집 - 걷는사람 테마 시선 13

$12.00
Description
걷는사람 테마 시선 13
분단시대 동인 40주년 기념 시집 『가혹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출간

“파멸의 시간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
보수와 진보, 부자와 가난뱅이, 진실과 거짓을 나누는
삶을 왜곡시키는 근본적인 모순을 분단이라 인식한 ‘분단시대’ 동인

《분단시대》 동인 40주년 기념 시집 『가혹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가 출간되었다. 분단시대 동인 열한 명(김성장·김용락·김윤현·김응교·김종인·김창규·김희식·도종환·배창환·정대호·정원도)이 각각 5편의 시를 실었고, 정지창 문학평론가가 「분단의 장벽을 허물어온 《분단시대》 40년의 기록」이라는 제목의 해설을 통해 이 시집이 지닌 의미와 분단시대 동인의 역사를 분석하고 있다.
저자

김성장,김용락,김윤현,김응교,김종인,김창규,김희식,도종환,배창환,정대호,

저자:김성장
충북청주출생.1988년《분단시대4집》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저서『눈물은한때우리가바다에살았다는흔적』『시로만든집14채』외서예작품집『노랑나븨도오쟎는무덤우에이끼만푸르리라』를펴냈다.

저자:김용락
경북의성출생.1984년『마침내시인이여』를펴내며등단했다.시집『푸른별』『기차소리를듣고싶다』『시간의흰길』『단촌역』『조탑동에서주워들은시같지않은시』『산수유나무』『하염없이낮은지붕』을펴냈다.

저자:김윤현
경북의성출생.1984년《분단시대》동인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창문너머로』『사람들이다시그리워질까』『적천사에는목어가없다』『들꽃을엿듣다』『지동설』『발에차이는돌도경전이다』『대구,다가서보니다詩였네』『반대편으로걷고싶을때가있다』를펴냈다.

저자:김응교
서울출생.1987년《분단시대》동인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부러진나무에귀를대면』『씨앗/통조림』과세권의윤동주이야기『처럼―시로만나는윤동주』『나무가있다―윤동주,산문의숲에서』『서른세번의만남―백석과동주』를펴냈다.

저자:김종인
경북금릉초실출생,1983년《세계의문학》에작품을발표하며등단했다.시집『흉어기의꿈』『아이들은내게한송이꽃이되라하네』『별』『나무들의사랑』『내마음의수평선』『희망이란놈』을펴냈다.

저자:김창규
충북보은출생.1984년《분단시대》,1985년『16인신작시집』(창비)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푸른벌판』『슬픔을감추고』『그대진달래꽃가슴속깊이물들면』『촛불을든아들에게』『별하나를사랑하여』를펴냈다.

저자:김희식
충북청주출생.1984년《분단시대》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옥중공동시집『이렇게시퍼렇게살아』,시집『유월의거리에서서』를펴냈다.

저자:도종환
충북청주출생.1984년《분단시대》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고두미마을에서』『접시꽃당신』『지금비록너희곁을떠나지만』『당신은누구십니까』『흔들리며피는꽃』『부드러운직선』『슬픔의뿌리』『해인으로가는길』『세시에서다섯시사이』『사월바다』『정오에서가장먼바다』등을펴냈다.

저자:배창환
경북성주출생.1981년《세계의문학》에작품을발표하며등단했다.시집『잠든그대』『다시사랑하는제자에게』『백두산놀러가자』『흔들림에대한작은생각』『겨울가야산』『별들의고향을다녀오다』『우리들의수업풍경』,시선집『서문시장돼지고기선술집』『소례리길』외,저서『이좋은시공부』를펴냈다.

저자:정대호
경북청송출생.1984년《분단시대》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다시봄을위하여』『겨울산을오르며』『지상의아름다운사랑』『어둠의축복』『마네킹도옷을갈아입는다』『가끔은길이없어도가야하는때가있다』를펴냈다.

저자:정원도
대구출생.1985년《시인》에작품을발표하며등단했다.시집으로『그리운흙』『귀뚜라미생포작전』『마부』『말들도할말이많았다』『나는그를지우지못한다』를펴냈다.

목차

여는글
《분단시대》문학동인40주년기념시집을내면서

김성장
사경1
사경2
장씨아저씨
바람을하늘에매달다


김용락
대구의페놀수돗물
단촌역
조탑동에서주워들은시같지않은시·6
오브스주울란곰
심우장에올라

김윤현
청도가는길
돌탑1
반반
나무로살기
도배공김씨

김응교
주인잃은신발
검은흙의심장
마지막최고의노동
글쓰는기계
단추

김종인
삼도봉
아침이슬
무위자연
강변에서
개나리

김창규
백두산의얼굴
분단의시대철의장벽
서정시의꽃
모란봉을밀대그리고냉면
시인이라고하는것들

김희식
쓸쓸한상처
조팝꽃필무렵
들꽃눈부시다
어허,나무가꽃이되었다
가을에나는운다

도종환
파멸의시간은홀로오지않는다
끝이아니다
철쭉
두손
태백

배창환

그래,굿모닝
가야산은가야산
암바라와위안부수용소
물고구마이야기

정대호
겨울산을오르며
선배님전상서
지상의아름다운소망
아프가니스탄소년의사진
벼랑에휘어진소나무

정원도
마지한그릇
황금두더지
밥솥사용법
식물적발상
비단잉어

해설
분단의장벽을허물어온《분단시대》40년의기록
―정지창(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갈수록나는그콧구녁앞에쪼그려앉고싶다
소비한것이거의없고
웃음조차소비한적이없는사람
흙빛얼굴로어쩌다한번흰이빨을드러내며
씨익웃던모습이생각난다
도대체무엇이나를자꾸그앞에쪼그려앉게하는지
알수가없다
―김성장,「장씨아저씨」부분

대구로유학나와
일요일저녁이면쌀자루를둘러메고
멸치조림봉지옆허리에꿰차고대합실을나설때
점점이멀어져가던어머니의아련한뒷모습
가슴아프던단촌역
나는오늘별볼일없는중년의사내되어홀로그곳에가보지만
(중략)
내실존의먼지같은단촌역
내쓸쓸한영혼의집
―김용락,「단촌역」부분

박수도반반이모여서소리가나고

악수도반반이만나정겨워진다

보물덩어리지구도반은밤이다
―김윤현,「반반」부분

서른아홉살,영국으로연주하러가요.
눈물을폴란드평원처럼연주해요.
쓸쓸한심장들,위로받으세요
누나,나는심장으로곡을써
어머니,나는심장으로피아노를쳐요.
―김응교,「검은흙의심장」부분

오,봄이오면
잎이나기도전에꽃을피우다가
무시로땅에떨어져
대지를온통노랗게물들이는
아지랑이같은그리움.
―김종인,「개나리」부분

한번도만난적없던동지의손잡고
장군봉에올라보니아주멀리
청산리봉오동도보인다
홍범도장군이올랐던백두산
그리운사람의얼굴은빛난다
―김창규,「백두산의얼굴」부분

겨우내앓던하얀그리움으로
마른슬픔으로
한바탕봄하늘뒤척이는것
얼마나비내리고바람불어야
얼마나더남몰래울어야
뜨겁게활활피어오를수있을까
―김희식,「들꽃눈부시다」부분

왜그들이돌아오지않았는지
늘돌아오던길에서길을잃고사라졌는지
왜벚꽃이바들바들떨면서
꿀벌들의얇은날개를오래오래지켜보고있었는지
왜아카시꽃얼굴이그렇게창백해졌는지
벌들은자기죽음을어느곳으로몰고갔는지
우리는모른다
다만이게끝이아닐수있다는것이다
―도종환,「끝이아니다」부분

가야산은산이고물이고돌이고나무고바람,그냥언제까지나가야산이다.나죽으면가야산흙한줌될거라고,그럼벌초하고성묘지내느라아이들이산에오르는수고할필요없이,먼데서그냥막걸리한잔놓고합장만두어번하면된다고,큰녀석어릴적에말해두면서가슴으론울컥,올라오는게있었는데,다커서제아이낳아기르는아비로사느라정신없는지금,다잊어버렸는지아직도기억하고있는지……모르겠다
―배창환,「가야산은가야산」부분

저나무는바위벼랑에서태어나
죽지않으려고
비바람에떨어지며떨어지지않으려고
뿌리는벼랑을잡고
온몸을비틀며살아남기위해앙버티었으리라.
그때마다머리는하늘을향해들고
나,살아갈수있을까?
자신을향해,
하늘을향해,
한없이물어보았으리라.
―정대호,「벼랑에휘어진소나무」부분

풀잎들도바람에절절하게흩날리며
귀를울리는종소리한소절퍼트리기위해
뼈가으스러지는데

그종소리타고세상을얻은이들은
딛고올라서기무섭게
낭자한푸른피에살이터진종을잊네
종소리의출처를잊네
―정원도,「마지(摩旨)한그릇」부분

여는글

<분단시대>문학동인40주년기념시집을내면서

《분단시대》문학동인은《오월시》,《시와경제》,《삶의문학》문학동인들과함께1970년대의「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이어받은「민족문학작가회의」를재출범하고‘시의시대’‘동인지시대’라는1980년대한국민족문학운동의중심에서주도적인역할을충실히해왔다.그리고지난40년간동인각자는자신의개인적인작품활동에서도한국문학사에서가장주목할만한업적을성취했다.뿐만아니라교육운동,문화운동,언론운동,현실정치의영역에서도각자중요한역할을담당해온것도사실이다.
(중략)
우리동인들은각자의탁월한문학적성취못지않게40년이라는오랜시간을결코변치않는서로간의우정이라는이인간적관계를따뜻하게지속한것에대해더욱감사하게생각한다.이것은문학외적으로동인각자의깊은인격적성숙과서로간의배려에의한것이다.
그런관계속에서이번에《분단시대》40주년기념동인시집을간행하게된것이다.애초이미발행된80년대《분단시대》동인지에서5편,이후작품5편으로1인당각10편의시를모아그간의《분단시대》동인들의작품사와시대상황,문학적성취를점검하고독자들의평가를받고싶었으나저작권문제를비롯해여러가지사정으로각자좋아하는작품5편만싣기로해서처음기획했던것보다는다소소략한시집이되었다는점을밝힌다.
2024년8월11일
《분단시대》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