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비닐새 요리

검정비닐새 요리

$12.00
Description
“사랑할 때 우리는
뜨거운 무덤에서 태어난 무덤새들”

빈칸의 자리에서 피어오르는 존재론적 슬픔
정의와 의미 사이에서 발생하는 기묘하고 고독한 충돌
저자

조우연

충북충주에서태어나2016년《충북작가》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폭우반점』을냈으며‘엽서시’동인으로활동중이다.

목차

1부서서날아가는영혼
물집
돌멩이라는물고기
가을저녁의측량
해골웃음보관법
목련붕대
와장창
더듬
외로움은대개서있다
부속구이
진화론
ㅁ의유용
닫지말아요,그뚜껑

2부비에젖으면보이는무늬
비요리
에일리언
새집증후군
손톱이라는모래언덕
빗물바코드
달인
점심이나먹자는말
빗살무늬토기
모딜리아니초상화
완숙
흥건
우물우물우울우울
두개의제목을가진시

3부검정검정눈물
검정비닐새
돼지껍데기의서
비내리는샤갈의마을
무덤새
붉은물혹눈울음꽃대궁부전나비
비감도
갈대의헤어스타일
달밤의대금산조를듣다가
비의매력
빗자루
비의장례
엽서
로빈슨크루즈

4부꽃의파생에가까운일
후르츠운하의내계인
레드아일랜드
계절하나마음둘
그랑드자트섬의일요일오후
깃발
사랑껍질돌려깎기
나무가모이면숲사람이모이면풋
지음
적성
달이누군가의흰머리뼈일때
아버지가방에들어가셨습니까
깜빡
프리다칼로

해설
우리는모두고독을씹는다
-임지훈(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충북충주에서태어나2016년《충북작가》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한조우연시인의두번째시집『검정비닐새요리』가걷는사람시인선121번째작품으로출간되었다.시집『폭우반점』이후5년만에우리를찾아온조우연의신작은떨어져나간빈칸의자리에서피어오르는존재론적슬픔으로가득하다.
대상이가진고독으로부터타자와연결된흔적을발견하는조우연시인은적막을견디는“생이그렁그렁잠”기는모습을섬세하게그려낸다.“눈물을들키지않는물고기”(「물집」)와“날개는찢어지고/날지못하는저새”(「검정비닐새」),“바람에게/구멍난옆구리를내주고선서어나무”와“서서자는물소”등,자연의생존방식과삶의무게를탐구하는동시에관찰자인‘나’와의관계로부터대상의의미가시작된다는사유를가감없이드러내는것이다.“서있는것들은/이름이불릴때를기다려/몸을돌려세울준비가되어있”(「외로움은대개서있다」)음을알아보는시인은세계가사물을규정하는정의를비롯해개인적이고주관적인의미까지탐색한다.이작업은정의와의미사이에서발생하는기묘하고고독한충돌을,대상과타자가연결되며나타나는보편성을보여주는것으로이어진다.
조우연의시적화자가자신의고유한고독을대면하고마주하는과정은내면으로의침잠뿐만아니라자기안에새겨진타자의흔적을되짚는일을의미하기도한다.그것은때로자신이혼자임을상기시키지만,이는뒤집어말해모든혼자인존재에게도그삶에는늘타자의흔적이남아있다는전언이기도하다.우리는모두고독한혼자이지만,그렇기에위대한혼자일수있으며,그생의흐름안에서는지울수없는타자의흔적이새겨져있는셈이다.그리하여“고독과싸우다선채로죽는진화”(「진화론」)를맞이하게될지라도“모든혼자는결코혼자가아니”(임지훈,해설)라는따뜻하고도애연한진실이완성된다.
조우연의시에서내내이야기되듯‘나’는자기의고유한고독을감내하고버티는존재이지만,그속에는늘타자의흔적이남아있다.그렇기에‘나’는혼자이지만타자의흔적들이모여만들어진것이고,‘나’의고독이란개별적인동시에보편적인것이될가능성을처음부터지니고있었던셈이다.그렇기에조우연의시집에서‘시’란단순히자기생각을표출하는자기애적발로가아니다.누군가의주관을나누어받은흔적이면서,그를통해자신의주관을다시나누는타자적발로이다.그러니고독속에서새로운연결의가능성을보여주는조우연의시적주체를가리켜서정적주체의본원적의미에충실하다고도말해볼수있을것이다.
고독한서정을품은이세계는“안은밖보다왜더적막하고쓸쓸한”(「부속구이」)것인지를오래도록골몰해온시인의마음으로가득하다.“저녁별을보며어디먼데눈빛을적시거나/휘파람으로바람을불러세워도죽을듯이”(「에일리언」)외로움을느껴본적이있다면,조우연이이끄는시적언어를통해자신의고독을직면하고타자와의흔적을되새기는온전한경험을감각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