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일이 봄날의 자랑이 될 때까지 - 걷는사람 시인선 100

시 읽는 일이 봄날의 자랑이 될 때까지 - 걷는사람 시인선 100

$12.00
Description
걷는사람 시인선 100호 기념 시집
김해자 외 『시 읽는 일이 봄날의 자랑이 될 때까지』 출간

“시 읽는 일이 봄날의 자랑이 될 때까지
나는 캄캄한 살구나무 아래에 누워 시를 읽을 것이다”

고독한 순례자가 꼽은 단 한 편의 시−
백(百)은 백(白)과 통하므로,
채워지지 못할 단 한 획의 무언가를 찾아서

저자

김해자외

저자:김해자외
강나무고선주고증식고찬규고태관권상진권지현길상호김개미김경윤김남극
김대호김명기김미소김백형김성장김신용김안녕김애리샤김영미김은지김점용
김창균김학중김호균문신박남준박남희박래빗박서영박소영박주하박진이
박형권배교윤백애송서하손남숙손병걸손음손진은송주성송진송진권
신영순신준영안상학안성덕안지은오광석오선덕오성인원보람유용주윤석정
윤선이경교이기영이돈형이명선이병철이소연이영옥이영종이용임이장근
이정섭이종수이주송이지호이진희이호석임곤택임수현장시우전윤호정덕재
정동철정수자정용기정이경정정화조명희최명진최치언편무석피재현하기정
하상만한경숙함기석현택훈홍경희홍관희황형철휘민희음

목차

1부삽사리문고읽다까무룩잠들면
백수도참할일이많다
막북에가서
소꿈
지구에서십년살아보니
개나리가묻다
발소리
흰것들이녹는시간
수도꼭지교체사
마른꽃
벌레
초식동물
빵은괴롭다
고구마
저물녘
낙법
피닉스
계면활성제
바래다줄게

공책
그대여고독한골목에
안개의시간
고인
베를린

2부밤새우는아기를안은창백하고질긴얼굴
뱀이되려했어
기일
몽골에서쓰는편지
서있는사람
소금쟁이
햇볕의구멍
원더우먼윤채선

하늘로걸어가는나무
커튼콜
섬의비망록
살아있는,유령들
아름다울수있을까요

얼굴의노래
나무숟가락
밤택시
소실점
오늘내게제일힘든일은
파도의기분
데리러온다는말
스물다섯비망록
파도의일과
뼈심부름
민박

3부왜아직거기에있는걸까붉은노을은
몽유도원
검은개와눈이마주친순간
폐역,수레국화옆에서
스팸의하루
목련꽃필때의일
치마의원주율
호수경전
요한의원
시읽는눈이별빛처럼빛나기를

통영
가족력
마카롱
아무것도모르는것처럼
드들강1

낙안댁
고양이였다고할수는없다

비를틀어놓고
터널
반달
우리가모여서우리들
가장희미해진사람

4부한발나갔다가두발물러서는사랑
두절가자미
마감시간
풍경
벌레
마스크팩의여유
뒤로나아가는
그대의앉은자리에내가앉아있고
좁교가간다
머그샷
엄마는꽃등을달고
가파도
꽃멸치
흠이라는집
아버지는뭐하시니
신년계획
추격
광안리1
소낙비와사과꽃과옥수수대궁
허공은힘이세다
아궁이였음좋겠네
미역한타래
고양이를기다리는저녁
개밥바라기

견인

발문
걷는사람과걷는사람들
―송진권(시인)

출판사 서평

걷는사람시인선100호기념시집
김해자외『시읽는일이봄날의자랑이될때까지』출간

“시읽는일이봄날의자랑이될때까지
나는캄캄한살구나무아래에누워시를읽을것이다”

고독한순례자가꼽은단한편의시
백(百)은백(白)과통하므로,
채워지지못할단한획의무언가를찾아서

도서출판걷는사람이‘걷는사람시인선’시리즈를시작한지7년만에100호기념시집『시읽는일이봄날의자랑이될때까지』를출간했다.걷는사람시인선1호(김해자시집)는2018년4월25일세상에나왔고,99호(휘민시집)는2024년8월31일에출간되어지금껏모두98명의시인이참여했다.(정덕재시인이‘걷는사람시인선’이름으로두권의시집을상재하여99명이아닌98명이다.)이번시집은시인선1호에서99호까지함께해온시인들의시집에서대표작1편을엄선해실었다.
걷는사람시인선은“세상의부조리에항거하는리얼리즘시의영토를굳건히지켜왔다”는평을받는김해자시인의『해자네점집』을필두로송진권(『거기그런사람이살았다고』),안상학(『남아있는날들은모두가내일』),박남준(『어린왕자로부터새드무비』),김명기(『돌아갈곳없는사람처럼서있었다』)등중견시인을재조명했을뿐아니라개성있는젊은시인김은지(『고구마와고마워는두글자나같네』),이소연(『나는천천히죽어갈소녀가필요하다』),오성인(『이차는어디로갑니까』),원보람(『라이터불에서로의영혼을그을리며』),김미소(『가장희미해진사람』)등을발굴해내며독자들에게꾸준한호응을받았다.
1호부터99호까지나온시집의표지디자인도이목을끌었다.기존시집들과다르게기하학적패턴을적용한모던하고도신선한감각의표지를선보이며‘시’라는장르적상상력과감수성을한층더부여한것.처음에는다소이질적이라는반응을보인경우도있었지만‘과감하다’‘파격적이다’라는반응이연이어들려왔고저자의특성,화자의어조와시의분위기를색과조형으로표현한데에많은이들이공감했다.

국내출판사들의시인선중여성시인이‘1번’자리를차지한경우는이제까지없었다.출판사걷는사람은최근시인선시리즈를선보이면서김해자시인(57)의네번째시집『해자네점집』을첫시집으로내놨다.걷는사람은시인선을내놓으며“자신만의세계를견고히해가는좋은시인들과시를발굴하고그로써오늘날우리문학장이간과하고있는가치를일깨우는것은물론,다양한채널을통해독자들과가까이에서소통하고자한다”고취지를밝혔다.
《경향신문》2018년5월17일자

시집은1부‘삽사리문고읽다까무룩잠들면’,2부‘밤새우는아기를안은창백하고질긴얼굴’,3부‘왜아직거기에있는걸까붉은노을은’,4부‘한발나갔다가두발물러서는사랑’이라는부제로구성되어있다.비교적초창기에나온시집의대표작으로구성된1부에서는문명에대한통찰과동시대성을견지하고있는김해자·현택훈·최치언·황형철·이진희시인등의작품을만날수있다.2부에서는각지역에서오랫동안창작활동을이어온시인들의작품을폭넓게만나볼수있다.제주홍경희시인을비롯해광주/전남김호균·이기영·백애송,충북김영미·신영순,경남손남숙,대구/경북의안상학·피재현·손진은·임수현,대전/충남의정덕재·이돈형시인등의작품은지역의장소성담긴생생한사투리,구어(口語)등을통해생태적감수성을밀도있게구현하고있다.3부에서는현대인이발담그고살아가는공간(자연/도심/지구)에관한질문과통찰이깊이있게펼쳐지며,4부에서는몸과마음의통증에대한인식,일상속경이로움과위트를포착하는섬세한시선이돋보인다.
“뒤집힌양말처럼다시뒤집을혁명이있는가,나는,시를쓰면서,귀와눈과코와입술이뚜렷한입체적사랑과구체적결말을예견하는가,이모든눈송이를뭉쳐질문처럼던질수있는가,나는”(하기정,「뒤로나아가는」)이라는구절처럼아흔여덟명의시인은저마다의자리에서순진무구한꿈과혁명을담금질했고,그도저하고성실한걸음이『시읽는일이봄날의자랑이될때까지』라는한권의시집으로,살구꽃터지는봄날처럼지금우리앞에당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