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의 슬픔을 아시나요

욥의 슬픔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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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승하 복간 시집 『욥의 슬픔을 아시나요』 출간

“이제 너와 나 사이에는 절차만이 남아 있다
식어 가는 이 행성에 묻는, 묻혀야 하는.”

구체적이고 예리하며 더욱 처절한 시적 언어의 향연
고통의 근원에 육박하려는 시인의 용기로 가득한 세계
오래전 절판되어 더는 서점에서 찾을 수 없었던 우리 시대 대표 시집을 선보이는 걷는사람 ‘다시’ 열두 번째 시리즈로 시인 이승하의 시집 『욥의 슬픔을 아시나요』가 출간되었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김천에서 성장기를 보낸 이승하 시인은 198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 이승하가 그려낸 시 세계는 한 생애의 기저에서부터 고요히, 그러나 치열하게 끌어 오르는 청춘의 결기로 가득하다. 이곳을 표상하는 단 하나의 이미지를 고른다면, 몸은 지상에 있지만 영혼은 천상을 떠도는 누이동생과 불면을 앓는 오빠가 이루어내는 청춘의 방황일 것이다. 폭력과 광기의 날을 살아가면서 “내 누이는 영원히 어린애”라는 사실과 “나와 누이를 연결시켜 주는 끈은 없”(「바람 그리기」)다는 쓰라린 자각을 끌어안은 채, 질병과 죽음의 고통스러운 민낯을 오롯이 마주하는 이승하의 인물들은 언뜻 불행해 보일지 모르나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기어코 생을 견디어낸다. 마음 한구석이 부서져 내릴지라도 앞을 향해 내딛는 걸음을 멈추지 않으려는 굳센 마음으로 가득한 이곳은 마치 서글픈 아름다움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유기체를 연상케 한다. “나는 더 자라야 한다 건강해야 한다.”라고 적막하게 울부짖는 화자가 “영혼 병든 누이의/남은 생을 돌보아 줄 곳을 찾아” 떠난 성분도(聖芬道)에서 “뿌리 없는 어린 풀잎들”과 “가지 꺾인 어린 나무들”(「성분도 직업재활원에서」)을 발견하는 풍경으로부터 메아리치는 애달픈 희망이 눈부시듯이.
박혜경 문학평론가가 주목하듯, 이승하의 시집에 드러나는 아버지와의 싸움은 “시인을 억누르는 기성 사회의 세속화된 가치관과의 절망적이고도 절박한 싸움”이다. 가족이 주는 상처는 “다른 누가 주는 상처보다 깊”(「길 위에서의 약속」)기에 “가장 미운 사람을 가장 많이 닮”(「통나무」)고야 마는 냉혹한 아이러니로 가득한 세계를 바탕으로, 시인 이승하는 가족 관계에 기인한 불화와 절망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세계에 잔재하는 고통은 벌(罰)이 아님을, 누구나 “영혼 가장 은밀한 곳에”(「정신병동 시화전 1」) 저마다의 불행을 부둥켜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진실을 다시금 우리에게 일러 주는 것이다. 그러니 “조화로운 것과 조화롭지 못한 것이/성한 것과 성하지 않은 것이 모여”(「정신병동 시화전 3」) 조화를 이루어내는 풍경에서 시작되는 찬란함이 어떻게 위로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해설을 쓴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구체적이고 예리하며 더욱 처절한 시적 언어를 눈여겨보면서 “타인의 저미는 고통을 들여다보는 일이란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타인의 고통을 통해 자신의 고통을 들여다보는 일이란 정말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를 날카롭게 짚어낸다. 최동호 문학평론가는 이승하의 시에 드러나는 “더없이 순수한 죽음,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관계 맺음이 부재하는 약속 없는 세대의 절망적인 목소리”에 집중하며, 이승하의 작업이 “시인 자신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앓고 있는 광기와 폭력에 대한 하나의 치유 방법”이 되리라는 희망을 포착한다. 이 시집을 새로이 펼친다면, 끝내 발목을 묶는 고통의 근원에 육박하고자 하는 시인의 용기에 전율하게 될 것이다.
저자

이승하

저자:이승하
1984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면서등단
시집
『사랑의탐구』(문학과지성사)
『우리들의유토피아』(도서출판나남):새숲에서개정판
『욥의슬픔을아시나요』(세계사):걷는사람에서개정판
『폭력과광기의나날』(세계사)
『박수를찾아서』(고려원)
『생명에서물건으로』(문학과지성사)
『뼈아픈별을찾아서』(시와시학사):달아실에서개정판
『인간의마을에밤이온다』(문학사상사)…제목을『아픔이
너를꽃피웠다』로바꿔증보판
『취하면다광대가되는법이지』(시학)
『천상의바람,지상의길』(서정시학)
『불의설법』(서정시학)
『감시와처벌의나날』(실천문학사)
『나무앞에서의기도』(케이엠)
『생애를낭송하다』(천년의시작)
『예수ㆍ폭력』(문학들)
시선집
『젊은별에게』(좋은날)
『공포와전율의나날』(문학의전당):시인동네에서개정판
평전
『마지막선비최익현』(도서출판나남)
『최초의신부김대건』(도서출판나남)
『진정한자유인공초오상순』(도서출판나남)
『윤동주,청춘의별을헤다』(서연비람)
한국시인협회사무국장,한국가톨릭문인협회부회장,한국문예창작학회회장역임
2023년현재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로재직중

목차


1부미친누이를위하여
길위에서의약속
바람그리기
성분도직업재활원에서
병든아이
면회
통나무
제광매가(祭狂妹歌)
귀향일기
병원에서쓴일기
밤의유희
정신병동시화전1
정신병동시화전2
정신병동시화전3
정신병동시화전4
정신병동시화전5
예수와대작하는밤
젊은별에게

2부나는숫자와부호들의하수인인가
수렁속의잠
불안
광(狂)
개고기를씹으며
그대,얼음위를맨발로
헌시(獻詩)
전동차막차를타고
상황4
시간의척도
악취
우상만들기
어두운날의주자
3년사이
기계와나
나는숫자와부호들의하수인인가
불안한세대
후유증
서울ㆍ밤ㆍ질주
이땅에살아남기위하여
돌아오지않는새들을기다리며

3부죽음과의싸움
교감
겨울,도시에서
죽음과의싸움
수혈을기다리며
혈연의죽음
병실에서의죽음
축제를찾아서
우리들의행로
늦은귀갓길에
사당동시장에서오는길에
한사람에게
나와너
함께누는똥
실연
꽃차례
흙에게
직지사뒤황악산
권주가
원효와의만남
죽음에대한두사람의반응

해설
고통의제의(祭儀)
―이광호(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걷는사람다시12
이승하복간시집『욥의슬픔을아시나요』출간

“이제너와나사이에는절차만이남아있다
식어가는이행성에묻는,묻혀야하는.”

구체적이고예리하며더욱처절한시적언어의향연
고통의근원에육박하려는시인의용기로가득한세계

오래전절판되어더는서점에서찾을수없었던우리시대대표시집을선보이는걷는사람‘다시’열두번째시리즈로시인이승하의시집『욥의슬픔을아시나요』가출간되었다.경북의성에서태어나김천에서성장기를보낸이승하시인은1984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시가,1989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소설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
시인이승하가그려낸시세계는한생애의기저에서부터고요히,그러나치열하게끌어오르는청춘의결기로가득하다.이곳을표상하는단하나의이미지를고른다면,몸은지상에있지만영혼은천상을떠도는누이동생과불면을앓는오빠가이루어내는청춘의방황일것이다.폭력과광기의날을살아가면서“내누이는영원히어린애”라는사실과“나와누이를연결시켜주는끈은없”(「바람그리기」)다는쓰라린자각을끌어안은채,질병과죽음의고통스러운민낯을오롯이마주하는이승하의인물들은언뜻불행해보일지모르나서로의삶에영향을주고받는방식으로기어코생을견디어낸다.마음한구석이부서져내릴지라도앞을향해내딛는걸음을멈추지않으려는굳센마음으로가득한이곳은마치서글픈아름다움으로이루어진하나의유기체를연상케한다.“나는더자라야한다건강해야한다.”라고적막하게울부짖는화자가“영혼병든누이의/남은생을돌보아줄곳을찾아”떠난성분도(聖芬道)에서“뿌리없는어린풀잎들”과“가지꺾인어린나무들”(「성분도직업재활원에서」)을발견하는풍경으로부터메아리치는애달픈희망이눈부시듯이.
박혜경문학평론가가주목하듯,이승하의시집에드러나는아버지와의싸움은“시인을억누르는기성사회의세속화된가치관과의절망적이고도절박한싸움”이다.가족이주는상처는“다른누가주는상처보다깊”(「길위에서의약속」)기에“가장미운사람을가장많이닮”(「통나무」)고야마는냉혹한아이러니로가득한세계를바탕으로,시인이승하는가족관계에기인한불화와절망을생동감있게그려낸다.세계에잔재하는고통은벌(罰)이아님을,누구나“영혼가장은밀한곳에”(「정신병동시화전1」)저마다의불행을부둥켜안고살아가고있다는진실을다시금우리에게일러주는것이다.그러니“조화로운것과조화롭지못한것이/성한것과성하지않은것이모여”(「정신병동시화전3」)조화를이루어내는풍경에서시작되는찬란함이어떻게위로가되지않을수있을까.
해설을쓴이광호문학평론가는구체적이고예리하며더욱처절한시적언어를눈여겨보면서“타인의저미는고통을들여다보는일이란얼마나두려운것인지,타인의고통을통해자신의고통을들여다보는일이란정말얼마나두려운것인지”를날카롭게짚어낸다.최동호문학평론가는이승하의시에드러나는“더없이순수한죽음,사람들과의아름다운관계맺음이부재하는약속없는세대의절망적인목소리”에집중하며,이승하의작업이“시인자신만이아니라우리모두앓고있는광기와폭력에대한하나의치유방법”이되리라는희망을포착한다.이시집을새로이펼친다면,끝내발목을묶는고통의근원에육박하고자하는시인의용기에전율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