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부모의실제생활상
젊은세대는자라지않을것만같다.기성세대를중심으로돌아가는세상에서젊은세대는현명한적이없었다.언제나이상했고,이해하기어려운존재였다.그들이무언가를케어하고,돌보고,결과물을낸다는것자체가이상하게들리는이유다.지금껏젊은세대는돌봄받아야할존재였지,돌보는존재는아니었다.그래서인지지금의MZ세대는사회의골칫거리로평가받아왔다.쉼없이이직하는존재,자기자신밖에모르는존재로말이다.최근겹친일련의학부모사건들은‘자기중심적MZ세대’라는서사에힘을보탰다.
실제MZ부모들의생활상은어떨까.매번아이에게최고의경험을선사하기위해고군분투하고있고,자기자신의삶과더해가족의삶을유지하기위해최고의방법을찾아나선다.논란의중심에선‘쉐어런팅’과인기를끄는육아플랫폼,살림을도맡아해주는서비스의등장이이를방증한다.저출산시대에아이를낳아기르는MZ부모들에게는유사한페인포인트가있다.모두가짐작할수있는양육비와교육비,돌봄문제만이다가아니다.육아과정에서느끼는외로움과스트레스,가족을위해자신의삶을양보해야한다는딜레마등이그렇다.
“밀레니얼부모들은이전과달리일과육아를성공적으로병행하고자노력하며,이를위해육아에서답을찾고효율성을따지고,각종기술을활용한다.요즘부모들이예전보다육아를더힘겹게느끼는이유는무엇일까?요즘부모들은맞벌이부부로일과가정의양립을도모하면서,동시에내집마련,안정적직장등경제적으로도안정을찾아야한다는부담감이크기때문이다.”(37~38쪽)
“2023년세계행복보고서에따르면,‘내가도움이필요할때의지할수있는가까운친구나친척이한명이상있다’라는질문에한국인은61퍼센트만이그렇다고답하며32개국중최하위권인30위를기록했다.다른국가대비많은한국인들이고립감과상대방에대한불신을갖고살아가는것이다.해체된공동체속에서출산과육아는공동체가아닌개인적인과제로변한다.오로지부모와그가족,즉개인에게육아부담과책임이집중된다.”(45쪽)
좋은부모라는불가능한꿈
이런죄책감과압박감에도그림자처럼드리운이유가있다.지금이,좋은부모만돼서는살아남을수없는시대이기때문이다.요즘부모는좋은부모노릇은물론,좋은어른으로서,사회인으로서살아남아야한다.사회는이소망과점차더멀어지는중이다.맞벌이가선택이아닌필수처럼자리잡은지금,그불가능한꿈을좇기는더더욱어려워지고있는탓이다.
그래서지금살펴야하는것은MZ세대가포기한경제적비용만이아니다.저출산의이면,그리고요즘부모가느끼는스트레스와압박감의이면에는심리적기회비용이있다.저출산이심각한상황에서도유아프리미엄용품의인기는여전하다.국내아동용의류시장은8.6퍼센트성장해2조4488억원을기록했고,아동신발시장역시14.7퍼센트성장한4548억원으로집계됐다.평균출생률0.72명인나라에서아동용품시장이성장하는건어불성설같다.젊은세대는돈때문에아이를낳지않고,겨우부모가된이들도통장잔고를걱정한다.그런데도부모들은더많은옷과신발을,수백만원을호가하는유모차를,어린이의입맛과권장영양섭취량에맞춘라면을포기할수없다.단순한허세가아니다.육아하기어려운요즘상황에서도가장최선의길을찾아나선,요즘세대,요즘부모의선택지다.
“그럼에도불구하고왜요즘부모들은비싼호텔돌잔치를예약하고,값비싼유모차를사고,불필요하게많은장난감을구매할까?이들의허영심때문일까?이이면에는세대의특성이있다.요즘부모,즉밀레니얼세대는20대부터치열한취업경쟁을뚫어내기위해스펙을쌓았고,남들에게뒤처지면안된다는강박관념을가진채‘갓생’과‘루틴만들기’로자신을계발하며살아왔다.완벽주의적성향이강해질수밖에없었던것인데,이러한세대적특성이육아에까지영향을미쳤다.밀레니얼세대부모는육아영역에서도높은기준을갖고완벽을좇는다.”(79~80쪽)
“현재한국사회는표준화되고획일화된성공방정식아래에서작동하고있다.시험에서‘신’수준의고득점을맞는극소수의합격자외에는불행한실패자와불합격자를양산하는것이다.이러한황금티켓증후군의시대에서부모들이느끼는압박감은더욱심해질수밖에없다.아이들의절대적인수가줄어든다고해도,부모가한아이에게투자하는노력과비용이증가하는것이다.그에따라경쟁의압력은더욱거세지고있다.”(87쪽)
경제적비용에매몰된정부
현재정부의정책은대부분돌봄과교육비등경제적비용을줄이는데만치중하고있다.그러나죄책감을느끼는부모가되어야하는상황위에서는출산이가장좋은선택지,매력적인선택지가되기어렵다.완벽한부모가되어야한다는신념,자기자신을그럼에도포기해선안된다는믿음위에서요즘부모는말라가고있다.그런요즘부모를읽어야만저출산문제의해결방법이보인다.
“우리나라의출산관련정책은출산이후1년간현금성지원이집중되는구조다.그러나육아의경제적부담은영유아기이후본격적으로늘어난다.물론현금성지원은일시적으로육아에서비롯되는경제적부담을줄이지만,더장기적이고구조적인변화역시필수적이다.육아현장에실질적으로도움을주는돌봄서비스를확대하고,육아및가사의공평한분담과같은,사회·문화적변화가동반되지않는다면대세는꺾이기어려울것이다.”(116쪽)
“한편으로,지금의저출산을‘국가적위기’로만정의하지않고요즘청년세대들의현실을살펴보는도구로사용하는건어떨까?새로운시각으로저출산을바라본다면기존사회제도의관점을전환할기회가될수있다.사회적,국가적차원에서청년들의삶을어떻게도와줄수있을지를고민할수있다는뜻이다.지금까지기존출산육아관련제도는기성세대관점에서설계됐다.취업,결혼,출산,육아라는정해진프레임을전제로제도가설계된셈이다.그러나청년들에게는취업과결혼,출산,육아어느하나도당연하지않다.”(119쪽)
MZ세대이자요즘부모인저자는회의자리에서‘왜아직도이런책이나오지않았는지의문’이라고말했다.MZ세대이면서,부모가아닌나도마찬가지였다.우리사회는지금껏MZ세대를무수히많이말해왔지만,아직도MZ세대를제대로이해하지못하고있다.부모가된그들의모습,그들의속내에서우리는미래를위한해결책의단서를찾아나설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