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이남긴고전이라할만한것,한시
그속에서찾은‘오늘’을사는법
흔히‘한시는어렵다’고말한다.요즘대중에게익숙하지않은한자로기록된것이첫번째요,한정된글자안에많은뜻을담고있기에그의미를모두파악하기어렵다는것이두번째이유이다.한시를오롯이감상하기보다는분석하는법을가르치는입시위주의교육도여기에한몫할것이다.하지만한시는그리어려운무언가가아니다.옛날의사람과오늘의사람은살아가는시대가다를뿐,결국한생을꾸려나가는한존재라는점에서우리는모두같기때문이다.그렇기때문에한시는오늘날우리가읽는시와다름이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한시에는‘특별한것’이숨겨져있다.그건한시를쓴이들이문인이나학자,승려등당대의지식인이라고불릴수있는이들이었기때문이다.그리고수많은작품가운데에서도사람들의마음을파고드는무언가가있는것만이오늘날까지전해진다.시간과공간을넘어언제든사람들에게울림이있는,그래서‘고전’이라고불릴만한것이현재우리가접하고있는한시다.
이책은불교계대표문장가이자한문고전의대중화에도힘쓰고있는원철스님이옛문헌에서가려뽑은한시의명구만을옮기고,이를바탕으로그속에담긴이야기와의미를더한것이다.하지만이책에서저자가알려주는것은‘한시’를분석하고번역하는방법이아니다.한시는소재일뿐,그안에숨겨져있는‘사람’과우리들의삶,더불어세상을살아가는법에말한다.이를통해옛사람들의가르침을어떻게거울삼아오늘을살아가야할것인지알수있을것이다.
불교계대표문장가이자한문학에정통한
원철스님이한시에서길어올린
혼자라도걱정않는삶을사는법
이책에수록된59편의글은각기다른한시구절을주요소재로삼았다.그가운데에는마음이철렁하다싶을정도로내생각을깨부수어주는구절도있고,나도모르게웃음이나오게하는구절,지난삶을돌아보게만드는구절도있다.여기에저자원철스님은각종문헌과경전을참고하여한시만으로는알수없는‘뒷이야기’를달고,스님나름의의미를더했다.
중국야보도천선사가『금강경』해설로달아유명해진구절인“빈배에가득히허공의밝은달만싣고돌아온다(滿船空載月明歸)”의원작자가뱃사공노릇을하며수행에정진했던화정덕성선사임을알려주면서원저자의공덕에못지않은대중화의공로를치하하는가하면,조선시대최한경이첫사랑에대해읊은“꽃밭에앉아꽃잎을쳐다본다.아름다운색깔은어디에서왔을까?(坐中花園瞻彼夭葉兮兮美色云何來矣)”라는구절을보고‘아름다움’에는시간적인요소가포함될것이라고덧붙인다.그런가하면다산정약용이자신보다먼저입적한10살어린스님친구를위해쓴탑명(塔銘)을보며두사람의나이를초월한우정과이로부터시작된불가(佛家)와유가(儒家)의교류를되짚어보기도하고,계곡물과구름,꽃향기와종소리가만들어내는아름다움이사방으로퍼져나가는모습을노래한백거이의시를통해서시대의화두로등장한관계성에대해사유한다.
이렇듯저자는한시속에숨겨진가치를에둘러짚어준다.사소하게여기고지나친익숙한것들에내가몰랐던의미가있을수있다는것,‘함께한다’는것에는어떤조건도필요없으며예상치못했던힘을발휘할수도있다는것,물흐르듯자연스럽게살아가면서도세상에휩쓸리지않고자신만의중심을지켜나가야한다는것등이다.흔한힐링이나위로,어떤충고도쉽게하지않는스님은우리스스로그답을알아낼수있도록넌지시알려준다.이를통해세상과떨어져혼자라고느껴질때에도두려움없이당당히살아갈수있는힘을얻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