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책들의 도서관 (양장)

이상한 책들의 도서관 (양장)

$28.69
저자

에드워드브룩-히칭

저자:에드워드브룩-히칭EdwardBrooke-Hitching

영국의작가겸다큐멘터리영화제작자.희귀서적상프랭클린브룩-히칭의아들이자,서지학과책보존의역사를다룬책『책의적들TheEnemiesofBooks』을쓴인쇄업자겸서지학자윌리엄블레이드의후손이다.방대한자료를모아기상천외한큐레이션을선보이는작가로도유명하다.저서로는역사에서잊힌스포츠종목을소개하는『여우던지기,문어레슬링그리고잊힌스포츠들FoxTossing,OctopusWrestlingandOtherForgottenSports』,인간의상상속에만있던허구의나라를비롯해지금껏존재해온지도상의오류들을소개하는『유령아틀라스ThePhantomAtlas』등이있다.



역자:최세희

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한후문화콘텐츠를기획하고라디오방송원고를쓰며번역을해오고있다.『렛미인』,『예감은틀리지않는다』,『사랑은그렇게끝나지않는다』,『에마』,『깡패단의방문』,『우리가볼수없는모든빛』,『클라우드쿠쿠랜드』,『데이지존스앤더식스』등을우리말로옮겼으며『이수정이다혜의범죄영화프로파일』을함께썼다.

목차

서문

책이아닌책
살과피로만든책
암호로쓴책
출판사기
괴상한사전들
초현실세계를다룬책
종교계괴서들
이상한과학책
기상천외한크기의책
제목이이상한책

감사의말
참고문헌
도판출처
이책에나오는책들
색인

출판사 서평

금기와규범을어기고,선택받지못하더라도마음껏자유로워진
기록의역사뒤편,창피하고불결하고저속하며아름다운음지의책들

2010년에구글북스가발표한추산치에따르면세상에는총1억2986만4880권의책이존재한다.세계각국의출판목록들을모두그러모은뒤중복된판본이나지도,영상물,누군가의장난으로장서목록에잘못등록된온도계등을빼고난수치였다.여러사람의손을타서훼손된책,재해로인해사라진책,의도적으로분서되고파기된책들역시목록에서제외됐다.
129,864,880이라는숫자안에는“지금까지살아남은위대한고전과역사의정수가담겨있다”.“계속연구되고증쇄되고회자되는”책들,이를테면소포클레스,아리스토텔레스,셰익스피어,공자,맹자의저작들은그판본의수만세어도어마어마할것이다.그러나『이상한책들의도서관』의저자에드워드브룩-히칭은“유구하고무한한책의바다”에서‘위대한고전들’이차지하는비중은“단몇방울”에지나지않는다고말한다.『이상한책들의도서관』은‘위대한고전’의반열에오르지않은책들,즉연구되고증쇄되고회자되지않는바람에세상에딱한권씩만남게된책들,그중에서도너무나이상하고저속하여책의역사에서금세사라지고추방된책들만을모아소개한다.금기와규범을어기고,선택받지못한대신마음껏자유로워진음지의책들은우리로하여금책세계를전에없이광활한모습으로재구성하게한다.

“내가자나깨나관심을가지고찾아헤매는책들은이어마어마한잔여의암흑속에서반짝이는보석들,버려져잊히고만별종들이다.이책들은너무이상해서어떤범주에도집어넣을수없지만한뿌리에서나와명성을떨친책들과비교해도전혀꿀리지않을만큼매혹적이다.짐작건대이런책들은공간,시간,예산의구애를전혀받지않는한명의수집가가기이한책들을망라해놓은위대한서가에꽂혀있을것이다.그런데만약이책들이예상보다더많은것을담고있다면,그책을쓴사람들과그책이쓰인시대에대해우리에게더많은것을알려주고있다면어떨까?”-서문중에서

상상력의역사를새로쓰는
매혹적이고기괴한책들의세계

『이상한책들의도서관』은말그대로기이한책들이빼곡히꽂힌도서관이다.세상에존재하는줄도몰랐던책,존재이유를추측할수조차없는기괴하고수상한책들이끝도없이쏟아진다.희귀서적상인아버지밑에서어릴적부터고서를접하고그자신도결국희귀서적의매력에푹빠지게된인물이자,지도상의오류에서비롯된허구의나라를소개하는『유령아틀라스』,지구상에서사라진스포츠종목을다루는『여우던지기,문어레슬링그리고잊힌스포츠들』등으로사라지고잊힌것들에관한천부적인이야기꾼으로널리인정받은저자는이분야의전문가다.매혹적인이야기와함께큼지막하게수록된삽화들도인상적인데,이를따라가다보면마치거대한도서관안을거닐듯눈이바빠진다.세상어디에도없는큐레이션으로“이음새가터질듯”방대하고육중한책세계의심연이눈앞에펼쳐진다.심연의책들은저마다“그책이존재하지않았더라면곧바로사라져버리고말았을사유와지식,유머를품고서”생생히살아나인류상상력의역사를새로쓴다.

사람의살과피로만든책,상처를입히는책,거짓말만늘어놓는책,비속어를가득모아둔사전,급할때변기로쓸수있는책,입을수있고먹을수있는책,너무작아육안으로는볼수없는책,너무커서우주를파괴하고도남을책,악마가예수를상대로제기한소송기록,악마를소환하는책,유령이쓴책,사기치고벌주고조롱하고복수하기위해만들어진책,단지누군가를한번피식웃게하려제작된책….이책에등장하는책들은하나같이가볍고진지하지못하고별볼일없어보인다.(사라지고잊힌탓에)대다수가희귀본이기는하지만이러한책들의존재가책의역사에서대단히특별한것은아니었다.기원전499년에파견된인간성명서(두피에글자를새겼다)부터서슬퍼런복수의언어가가득적힌고대의서판들,13세기부터시작되어20세기초에와서야사그라든인피제본서의역사,마크트웨인과찰스디킨스,오스카와일드의영혼이쓴근간들까지기이한책들의사례는기록의역사가시작된이래로쉼없이이어져왔다.『이상한책들의도서관』은이러한책들을주제와소재,장정을중심으로분류하여소개한다.

첫번째장인‘책이아닌책’에서는입을수있는책,먹을수있는책,상해를입히는책등쓰임과용도를한정하지않고뻗어나간책들의사례와종이가아닌곳에쓰인책들을다룬다.이어‘살과피로만든책’에서는인피제본서와피를잉크로사용한책,뼈로만든책등신체일부를책의소재로사용한무궁무진한사례를살핀다.‘암호로쓴책’에서는고대부터최근까지암호문역사의압권들을모아소개한다.비밀스럽게전해야만했던갖가지이야기들의배경을살펴보며비밀을필요로하고비밀에매혹되어온유구한역사를들여다본다.‘출판사기’에서는세상을속이고기만하는책들을살펴본다.애초부터사기칠목적으로만들어진책,누군가를조롱하고풍자하고복수하고곤경에빠뜨리기위해만들어진책등저마다의이유로거짓말하는책들이끝없이등장하는가운데어떤거짓말들은지금보아도정교하고,또어떤거짓말들은너무나허술하게느껴진다.각각의거짓말들이왜시도되었고어떻게성공또는실패하였는지를들여다보며이에투영된당대인들의기대와소망,의심과절망에닿아본다.

‘괴상한사전들’에서는한가지주제에집착에가까운열의로파고든갖가지모음집들을소개한다.상상속동물들만을모아놓은중세의동물백과부터조지왕조시대런던에서쓰이던비속어를망라한사전,남태평양원주민들이쓰는헝겊들을모아소개한헝겊도해서,하버드대학교학생들이저지른폭력사건을빼곡하게정리한일탈기록과엉터리영어사전등이소개된다.‘초현실세계를다룬책’에선마법사의마도서,죽은이의영혼이써내려간책,천사와소통하는법을알려주는책등이등장한다.초현실과현실,마법과과학의경계에대해질문하게하는장이다.‘종교계괴서들’에서는물고기의배에들어있던신학논문,경전과혼인한사람들,필경사전담악령티티빌루스의만행,제작자의실수로중요한단어들이누락되는바람에죄악을부추기는내용이되고야만불경한성서들,지옥과사후세계를증언하는책들,악마가예수를상대로제기한소송기록,신속하고편리한고해성사를위한실용서등(저자의의도와관계없이)신성함과불경함사이를마구오가는책들이등장한다.

‘이상한과학책’장에서는고대의의학서부터범죄자들의시신을모델로하는해부학책,벌레를토해내고동물을출산하는이들에관한기록,현미경으로본세상을최초로기록한책,우주를탐구하고인간의정신세계를탐험하는책,비인간생물들과소통한기록,머리가절단되어도생명을유지할수있게하는장치를연구한기록등당대과학지식의최전선에서충격과공포,새로운성취를선사한책들이등장하며‘과학’이라는이름아래우리가무엇을선택하고무엇을폐기했는지를살펴보게한다.‘기상천외한크기의책’에서는‘가장커다란책’,‘가장작은책’과같은단순명료한목표에매달려온집념의역사가펼쳐진다.너무커서다음페이지로넘기려면모터를동원해야하는책,너무길어서우주를파괴하고도남을책,너무작아서육안으로는볼수없는책등극과극을달리는두풍경이시선을사로잡는다.“긴머리의혐오스러움…늙은신과젊은신이긴머리를반대하며내린공동판결”,“자전거타는법:안장에걸터앉은다음두발을저어달려가라”,“오리가돈내게하는법”,“내가알고지낸물고기”,“네가총을쏘면:네총은뜨겁고범인의총은뜨겁지않다.이제어떻게할까?”와같은해괴한제목들이쏟아지는‘제목이이상한책’은제목만으로도끊임없이웃음을자아내며호기심과상상력을자극한다.

의미와무의미,유익함과해로움의경계를묻는
이상한책들의심연과향연

고대부터지금까지가장신뢰받는지식?정보전달매체로서책은인류의위대함을증명하는물건으로줄곧이야기되어왔다.수천년을살아남고도여전히그가치를빛내는,역사의승인을받는좋은기록.이것이책의지향이기에우리는책앞에서자못엄숙하고진지해진다.『이상한책들의도서관』속의괴이쩍은책들이우리를내내충격에빠뜨리는까닭이다.

역사가승인하기는커녕적극적으로부정하고외면해온‘비추천목록들’의자리가궁색했을법도하지만,이책은보란듯이호기롭다.“괴짜들,기인들,오래전에자취를감춘사회부적응자들,다시말해잊힌자들”을씩씩하게불러모으고괴짜들의책에마음을빼앗겨“한권의책을손에넣겠다는일념으로지구반바퀴를돌아야하는지난한여정을감수하고,우정은뒷전이된지오래고,심지어는거짓말에사기에절도까지저지르는사람들”에게도박수를보낸다.『이상한책들의도서관』은상상에는금기가없음을몸소증명하는책,그자신으로부터이상하고창피한상상력의계보를마음껏이어나가기를격려하는책들의매력과힘을믿고지지하는책이다.

나아가정전이란무엇이며,왜어떤책은정전이될수없는지를묻게하는책이기도하다.정전이당대의권력,정의,편견,감정들을반영하는것이라면그로부터외면당하고추방된이책들이우리에게또다른역사를비추어보여주고있는것은아닐까?잃은줄도모르고잃은것,버린줄도모르고버린세계를들추어보며우리는어쩌면새로운가능성과힘을발견할수도있지않을까?위대한책들의서가에서는느껴보지못했던‘창피한것들의역량’을이상한책들한가운데에서생각해보게된다.

책에대한통념과기준을흔들며우리를몰랐던곳으로거침없이데려가는이책을통해책과책아닌것,의미와무의미,유익함과해로움의경계를유쾌하게넘나들며재구축해보자.자신의취향과사유,마음의지평을의심하지않고무한히확장해보기를응원하는책들로부터우리는전보다더자유롭고진실해질수있을지도모르겠다.

“무엇보다중요한건이런책들이진정한이야기를전한다는사실이다.이들은저마다고유한방식으로책이구현할수있는세계를다시정의한다.저마다단박에애서가의심장을뛰게만든다.우리가책을사랑하는방식을고유한언어로다시쓰면서감각을확장한다.이책들은대부분무슨연유인지망각의깊은퇴적층속으로사라져버린책들이다.그럼에도아직까지살아숨쉬는책들이다.그렇지않았다면사라져버렸을사유와지식,유머를품고서.…이런책들을수소문해한권의책으로엮는것,그렇게그들만의도서관을만들어헌정하는것은무조건옳다.그리하여여기에괴짜들,기인들,오래전에자취를감춘사회부적응자들,다시말해잊힌자들을불러모아기린다.”―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