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둠은 지상에서 내 작품이 되었다

내 어둠은 지상에서 내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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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금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논픽션 글쓰기 교수인 멀리사 피보스의 대표작이다. 30대 후반 여성으로서 자신의 10대와 20대 시절을 되돌아보며 어린 시절부터 억압받는 여성의 몸과 자아 그리고 다양한 여성들의 트라우마적인 경험을 고찰하고 오늘날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성공적인 전작들 『휩스마트』와 『나를 버려』로 오늘날 미국 최고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저자는 세 번째 책 『내 어둠은 지상에서 내 작품이 되었다』에서 ‘잡년’ 취급을 받으며 괴롭힘당한 청소년기와 도미나트릭스로서 성노동에 종사한 20대 초반 시절을 주로 다루면서 가부장제 체제가 여성의 10대 시절부터 30대에 이르기까지 자아 형성과 인간관계 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날카롭게 분석한다. 더 나아가, 다른 여성들과의 인터뷰, 문화 비평, 학술적 글쓰기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여성을 착취하는 가부장제의 작동 원리를 낱낱이 해부한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1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비평 부문 수상작

저자

멀리사피보스

저자:멀리사피보스
1980년출생으로,미국매사추세츠주의작은마을에자리잡은푸에르토리코계미국인가정에서성장했다.16세에고등학교를자퇴하고집을나와보스턴과뉴욕에서홀로거주하며공부하고생계를꾸렸다.20대초반시절의도미나트릭스경력을풀어낸회고록『휩스마트WhipSmart』(2010)으로주목을받으며데뷔하였다.『나를버려AbandonMe』(2017),『내어둠은지상에서내작품이되었다Girlhood』(2021),『바디워크BodyWork』(2022)까지논픽션도서네권을출간한베스트셀러작가이다.다섯번째책인회고록『드라이시즌TheDrySeason』이2025년6월출간예정이다.2018년람다문학재단의잔코르도바논픽션상,2022년구겐하임재단펠로우십과국립예술기금펠로우십을수상했다.미국뉴스쿨대학에서인문학학사학위를받은뒤,사라로렌스칼리지에서글쓰기로석사학위를받고논픽션글쓰기를가르쳤다.현재는시인이자반려자인도니카켈리와함께아이오와시티에살면서아이오와대학영문과정교수로논픽션글쓰기를가르친다.에이드리언리치와매기넬슨의뒤를이어지금미국에서가장주목받는여성에세이스트이다.

역자:송섬별
다른사람을더잘이해하고싶어서읽고쓰고번역한다.여성,성소수자,노인,청소년이등장하는책을좋아한다.고양이물루,올리버와함께용감하고다정하게살고싶다.옮긴책으로는《페이지보이》《자미》《젠더를바꾼다는것》《불태워라》《괜찮다는거짓말》등이있다.

목차

추천의말
작가의말

프롤로그―흉터짓기
케틀홀
거울검사
와일드아메리카
침해
테스모포리아
자신을아껴줘서고마워요
레칼랑크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소녀들을구하러가는선장의항해같은글쓰기”_김멜라,소설가
“우리에게해방의감각을선물하는이야기”_장일호,기자
“내몸에게더욱깊이,진실하게귀기울일수있게도와주는책”_권오경,소설가

★2021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비평부문수상작
★2022람다문학상논픽션부문최종후보
★전미베스트셀러
★《타임》,《워싱턴포스트》,《커커스리뷰》,《퍼블리셔스위클리》,《NPR》선정‘올해의책’
★프랑스,독일,이탈리아,폴란드,핀란드,아르헨티나등출간

“몸에는진실이새겨지고지울수없다는것을그곳에서배웠다.
어둠속에서일어나는일이눈에보이지않는다고해서일어나지않는것은아니다.”
_본문에서

●진정한‘나’의관점에서과거를다시쓰면서
무한한감정과가능성을품은‘몸’을이야기하다
모든여자아이가‘깨끗하게맑게자신있게’10대와20대시절을보내는것은아니다.『내어둠은지상에서내작품이되었다』는미디어가비추는소녀나젊은여성의이미지와는정반대의이미지를드러낸다.“아,나야말로지저분한아이였다.”“나는자기혐오로활활탔다.”저자의몸은칠칠치못하고정리·정돈에서툰몸,타인들에의해대상화되는몸,자신을미워하는몸이었다.
특히그는조숙한몸때문에학창시절내내견뎌야했던폭력과지속적으로느껴왔던슬픔과수치심을털어놓는다.16세에고등학교를중퇴하고보스턴과뉴욕에서홀로살며마약에빠져들었고,20대초반에인문대학생이자도미나트릭스로서성노동에종사할당시몸이분리되는것같은해리(解離)또는얼어붙는듯한경직상태를겪었던경험까지가감없이고백한다.영문학과문예창작학으로유명한아이오와대학교의논픽션글쓰기교수인저자는감정에매몰되지않은채적정거리를두고복잡한과거를관찰하기에,내밀한회고에날카로운통찰이뒤따른다.
“그들은처음부터나를잡년이라불렀다.그말을실제로입밖에내기전부터.어느소년이내몸을만지기전부터.…부끄러운건모욕당하는것이아니라,모욕적인내용을포함하도록우리에대한이야기가수정되는것이다.그이야기가진실이아니거나,적어도사실이아니라는걸알면서도,우리안의어떤부분은내심그이야기를믿어버린다.”_본문에서
저자는‘잡년’과‘걸레’등으로낙인찍혔던자신의과거를새롭게다시쓰고자한다.그과정에서가부장제가어떻게소녀시절부터여성의자아형성과정에서작용하고몸에내면화되는지지적한다.그는또래아이들에게괴롭힘당하면서자신의몸을혐오하게되고,16세에처음으로사귄여자친구의몸처럼가녀린몸을동경한다.원치않는스킨십을요청받을때단호히거절하지못하고,성인이되어서도낯선남자가자신을스토킹할때습관적으로자신의부주의를자책하며,불안정한연애관계에서쉽사리벗어나지못한다.저자는“아무에게도하지않았”던이야기를처음으로고백하면서‘잡년’이라불린과거의이면에가부장제가숨어있었음을밝힌다.
또한이책은어두운세계를수동적으로겪어낼뿐만이아니라밝은세계를능동적으로감각하는몸에대한이야기이기도하다.10대시절의저자는캠프에서만난소녀와의스킨십을계기로레즈비언으로서의정체성을확립해가고,첫여자친구를사귀면서쾌락과욕망을발견한다.30대중반에이르러과거의상처를극복하며,반려자와의관계속에서자신의몸을긍정하고진정한사랑이무엇인지깨우친다.몸은취약하지만무한한가능성을품고있기에성장과만남의과정에서부드럽고따뜻한세계를경험한다.
더나아가,저자는한개인의과거를다시쓰는과정에서,여성을억압해온가부장제의유구한역사를톺아보며대담한서사를펼쳐보인다.그에의하면15세기마녀사냥의양상은오늘날의‘잡년’취급과겹쳐볼수있다.또한‘성적동의’를통해이루어진다고여겨지는섹스와로맨스는20세기에야등장한개념이며그전까지는재생산과연관되어여성에게부과되는사회적의무였다.이렇게개인과사회를아우르며보편여성의몸과삶을이야기하는저자의깊고넓은시각은우리가무심코수용해온개념들을비판적으로바라보는새로운관점을선보인다.

●현대의페르세포네들의집단초상화를그려내며
어둠을딛고여성연대와사회변화를향해나아가다
저자는‘나’의기억에서‘우리’의기록으로나아가면서한여성의섬세한내면뿐만아니라다양한여성의다채롭고입체적인면모를보여준다.한편으로어릴적자신을질투하고괴롭히던또래여자아이들이등장하고,다른한편10대시절처음으로유대감과결속감을알려준레즈비언친구제시카,동경과사랑을느끼게해주었던청소년캠프지도자나디아,딸이오랜방황을끝내기를묵묵히기다렸던어머니가있다.이렇게저자는부지불식간에가부장제의공모자가되었던어린여성들을회상하며제도의실체를고발하는동시에,이제도에굴하지않았던주체적인여성들을그리며변화의가능성을제시한다.
이책에서단연눈에띄는부분은저자가인터뷰하거나조사한여성들의증언과폭로이다.저자는인터뷰와연구를통해오늘날여성들이일상에서흔히경험하는감정노동,데이트폭력,성추행등을철저히파헤치며문제를제기한다.여성들은“가부장제귀신”에들려서자신도모르게자신의욕구보다남성의욕구를우선시했고,심지어성폭행을당할까두려워서원치않는신체접촉을받아들이거나성폭력피해자가된뒤에도가해자남성이느낄수치심을걱정했다.저자의회고와성찰사이사이에다른여성들의생생한목소리가교차되면서이야기는한층더확장된다.
“여성중대부분은답변지마지막에,이글속사건들을여태아무에게도,때로는자신에게도자세히이야기한적없다고썼다.‘당신이만약이글을읽지않더라도,전이글을쓸수있어다행이라생각했어요.’그들은누군가가물어보기전까지,자신에게할말이얼마나많은지몰랐다.”_본문에서
저자를비롯한이“평범한”여성들은저마다의어둠을품고살아온,현대의페르세포네라고볼수있다.데메테르와페르세포네신화의서사에여러판본이있듯이,여성들은각자의삶의서사의새로운판본을쓸수있다.그렇기에저자도20여년에걸쳐자신의어둠을정면으로마주하고어머니와의관계를차츰회복하는과정에서과거의고통스러웠던경험을“이야기하기”를통해전생애에걸친하나의작품으로만들었고그안에서새로운의미를찾아냈다.여성으로살아가며“남성들[이만든]어둠”을견뎌낸이들의이야기에서는여러공통점과차이점이발견되고,이를나누는과정에서우리는서로를더잘이해하고함께연대할수있다.
돌아가고싶지않은과거를회고할때저자의목소리는종종불안과혼란으로떨리곤하지만,동시대여성들의이야기에귀기울일때는씩씩하다.흘러온시간만큼단단해진그는가부장제의착취아래여성들이침묵할수밖에없었던경험에구체적인이름을붙이고이야기해야한다고강조한다.독자들의말하기를북돋우며,가부장제의작동을저지하는일은쉽지않지만지치지말고서로의이야기에기대며함께나아가자고말한다.다양한여성들의목소리는우리의이야기가사회전체에가닿아변화를이끌어낼수있다는믿음을준다.

●세계문학부터넷플릭스까지경계를넘나들며
문화속에도사린가부장제와여성혐오를밝혀내다
내면적상처와사회적억압을분석하는과정에서저자는문화비평을경유함으로써가부장제의작동원리를명쾌하게설명한다.그는문학소녀시절에좋아했던이디스워튼의소설『환락의집』을30대후반에다시읽으면서여성의자아를억압하고이중생활을강요하는체제를발견한다.한편대학교수로서매해가르쳐온저메이카킨케이드의단편소설「소녀」를인용하며‘잡년’개념을사회문화적·어원학적으로연구하기도한다.모녀관계와여성의욕망을고찰할때는페르세포네신화,고전학자앤카슨의학술에세이『달콤씁쓸한에로스』,호메로스의「데메테르에게바치는찬가」를촘촘히엮어낸다.
드넓고자유로운사유는인문사회고전과영상매체로까지뻗어나간다.오드리로드의『시스터아웃사이더』속「성애의활용」을끌어와여성의성애와자유를논하고,존버거의『다른방식으로보기』가다루는남성중심적시선과자크라캉의『에크리』에언급된‘거울단계’개념을통해자아형성과정을살핀다.저자의어머니와저자가좋아했던할리우드고전영화〈이창〉과〈현기증〉그리고에마스톤주연의영화〈이지A〉,넷플릭스인기드라마〈마인드헌터〉에까지이르며우리사회에서교묘히작동하는여성혐오를짚어낸다.
다양한문화콘텐츠와학술연구를오가는지적탐구는회고록이라는내밀한장르와만나면서독창적인구조를만들어낸다.남성중심적문화를무심코수용했던어린여성의‘과거’와여성혐오적영화를보며스토킹피해경험을떠올리는페미니스트의‘현재’가교차한다.세밀한회고는공감을자아내고,치밀한비평은가부장제원리를선명히의식하게만든다.시간과장르의경계를넘나들며서정적감수성과예리한통찰력을두루선보이는이하이브리드텍스트는독자에게새로운독서경험을선사하며,《뉴욕타임스북리뷰》가평한대로“에이드리언리치와매기넬슨을포함한,탄탄한이론에바탕을둔페미니스트걸작의반열에나란히이름을올릴만하다.”

20대초반시절의도미나트릭스경력을담아낸회고록『휩스마트』(2010)로데뷔하여,『나를버려』(2017)로수많은수상및후보목록에오르고유수언론의극찬을받으며미국에서이미탄탄한독자층을확보한베스트셀러작가멀리사피보스는세번째책『내어둠은지상에서내작품이되었다』(2021)에이르러30대후반여성으로서여성의삶전반을본격적으로파고든다.여덟편의다채로운이야기를담은이책은앞으로무궁무진하게펼쳐질저자의작품세계를이해하는실마리와도같은핵심저작이다.
삶에대한경험과성찰,글쓰기능력이한껏무르익은멀리사피보스의대표작이한국독자들에게때마침당도했다.스토킹,불법촬영,남성적응시가횡행하는사회에서살아가는여성들에게이제몸과삶에대한이야기를다시쓸기회가온것이다.피보스가보여주는여성들의고유한서사와사회의적나라한풍경은독자에게도각자저마다의어둠을들여다보게만들고목소리를낼용기를준다.마침내우리에게다다른이기념비적인페미니즘에세이걸작은어린여성부터노년여성에걸쳐오랫동안폭넓게읽히면서진정한자아와의대화를그리고사회와의대화를계속해서끌어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