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고단샤 출판사의 편집자들을 대상으로 펼쳐진 명강의가 한 권의 책으로!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뒤르켐, 푸코를 넘어 메이야수까지,
사회를 둘러싼 결정적인 질문이 탄생한 순간들을 따라가며
세상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바뀌는 경험을 선사하는
가장 친절하고 입체적인 사회학 교양 입문서.
『사회를 사고하는 법』은 일본 사회학의 주요 흐름을 이끌어온 거장 오사와 마사치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창적인 해석을 더해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방대한 사회학적 흐름을 명쾌하고 ‘스릴’ 있게 풀어낸 역작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회학의 근본적인 물음은 ‘사회질서는 어떻게 가능한가?’이다. 근대사회에 들어와 신이나 절대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도 사회가 어떻게 유지되는지에 대해 인간이 스스로 인식하고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며 사회학은 탄생했다. 이 질문은 2백 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우리는 넓은 의미에서 아직 근대사회의 논리 아래 살아가며, 우리 개인이 무엇을 욕망하고 선택하는지는 사회의 제도와 규범 및 그 역사적 변화와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를 사고한다는 것은 내가 속한 사회 속에서 새롭게 나 자신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경험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물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제대로 사고하고 있을까?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개인과는 어떤 관계에 있을까? 또 사회는 어떤 힘으로 작동할까?
이 책은 우선 사회학이 성립하기 이전 시대의 아리스토텔레스나 사회계약설을 주장한 홉스, 로크, 루소 등의 사상가들을 일부러 훑어줌으로써 사회학이 어떤 학문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그리스 사회에 대해 고찰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이나 사회계약설을 주장한 홉스 등의 이론은 왜 사회학이 아닐까? 또한, 마르크스의 물상화, 뒤르켐의 연대, 베버의 합리화 등의 큰 축을 중심으로 사회학의 초창기부터 성숙기까지의 다양한 학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각 사상가의 생애와 그에 따른 문제의식을 깊이 있게 다루는 덕분에, 독자는 어떤 사유가 왜 그 시대에 등장했고, 또 사회학, 경제학, 종교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사회를 사고하는 방법’을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다.
저자는 사회를 이해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는 이들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집필하기 위해 고단샤 출판사 편집자들을 대상으로 열띤 강의를 펼쳤다. 생생한 강의를 바탕으로 탄생한 이 책은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듯한 문장과 친근한 일상적인 예시들, 사회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에피소드를 스릴 있게 펼쳐내는 덕에 두꺼운 분량에도 끝까지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게 한다.
“사회학은 다른 인문·사회 계열 지식과 마찬가지로 그 역사를 알지 못한다면, 또는 그 역사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지 못한다면 습득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회학의 역사 전체를 논한 책은 많지 않지요. 그렇기에 저는 유달리 강한 사명감을 갖고 이 책을 썼습니다.”
-본문에서
마르크스, 프로이트, 푸코도 사실은 사회학자라고?
누군가는 처음으로 사회를 발견했고,
누군가는 그것을 자본, 권력, 무의식이라 불렀다.
흩어진 근대의 지성을 하나로 꿰어내는 생생한 사회학 강의.
이 책은 ‘사회’란 개인이 의식하지도,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사람들 사이에서 작동하는 무언가라는 정의 아래 뒤르켐, 베버, 짐멜, 파슨스, 루만 등 익히 알려진 사회학자들은 물론, 마르크스나 프로이트, 푸코처럼 원래는 철학자나 경제학자, 정신분석학자로만 알던 인물들을 독창적으로 해석해 하나의 사회학적 계보 속에서 이해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출발점은 마르크스다. 우리는 평소 화폐가 종이 쪼가리일 뿐이고 약속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의식하지 못한 채 행동을 통해 화폐라는 신을 숭배한다. 저자는 『자본』 속 물상화론과 가치형태론을 쉬운 예시들로 풀이하며, 결국 자본주의란 무의식적인 종교적 메커니즘임을 밝힌 마르크스의 독보적인 사회학적 면모를 소개한다. 또한 이는 무의식을 처음으로 이론화한 인물, 프로이트를 사회학자로 읽어내기 위한 복선이다. 보통 사회학의 역사를 다룬 책에 프로이트가 등장하는 일은 드물지만 저자는 그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로이트 사상의 핵심 개념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개인이 인지할 수 있는 마음 바깥에 존재하는 무의식에 대한 발견을 의미하고, 이는 인간이 자각하지 못한 채 지키는 규범과 도덕의 기원에 대한 발견, 즉 사회의 발견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설명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프로이트의 서로 모순되는 두 작품 『토템과 터부』, 『인간 모세와 유일신교』를 파헤치면서 말년의 프로이트의 사상이 초기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까지 시사한다. 또한, 라캉의 해석을 참조해 프로이트의 또 다른 중요 개념인 거세 콤플렉스를 인공지능과 인지과학의 오랜 난제인 ‘기호 접지 문제’와 연결지으며 현대적으로도 유의미한 가설로 풀어낸다.
한편, 같은 시대에 등장한 뒤르켐과 베버는 각기 다른 방법으로 사회를 연구한 학자로 소개된다. 뒤르켐은 대표작 『자살론』에서 자살하는 사람 개인의 내면보다 그 사람을 자살로 몰아가거나 안전망처럼 받아줄 사회의 응집력 혹은 연대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했다. 한편,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프로테스탄트가 금욕적인 삶을 좇으며 자신의 직업을 ‘천명’으로 여기고 이윤 추구를 올바른 삶의 방식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자본주의 정신’은 신에 의한 최후의 심판에 대한 믿음을 합리화하는 과정과 깊이 얽혀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미리 예정해놓았다고 여겨지는 전지전능한 신은 이미 누가 구원받을지도 예정해놓았을 텐데, 그렇다면 애써 금욕적으로 성실히 살아가더라도 의미가 없지 않을까? 저자는 ‘칼뱅파의 예정설’과 ‘뉴컴의 역설’을 바탕으로, 의식하지 못한 비합리적 전제가 만들어내는 ‘합리화’의 메커니즘을 통해 자본주의 정신과 신앙이 구성되었고, 이것이 결국 미국이라는 사회의 기초 신념이 되었음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해 보여준다. 그리고 뒤르켐과 베버는 각각 정반대의 방법론을 취하고 있지만 결국 모두 개인의 동기, 의도, 신념과 무관하게, 다른 차원에서 발생하는 사회현상에 주목했다는 점도 흥미롭게 짚어낸다.
한편, 사회학 이론 속의 무의식이라는 실마리는 저자가 ‘현재 사회학 이론의 두 거장이자 양대 산맥’이라 칭하는 루만과 푸코까지 이어진다. 저자는 루만의 이론을 강의실에 빗대어 설명한다.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노래를 부르거나 자리를 뜰 수 있지만, 마치 강의를 듣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다는 듯이 앉아 있다. 질서는 ‘다르게 될 수도 있는’ 수많은 가능성이 줄어들 때 생겨나며, 그 가능성을 줄여주는 것이 루만이 말하는 ‘시스템’이다. 푸코의 ‘권력’도 같은 역할을 한다. 감시자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감시가 작동하는 판옵티콘처럼, 근대의 권력은 누구의 손에도 있지 않으면서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의 범위를 조용히 ‘좁혀나간다.’ 저자는 이 두 이론의 접점을 유대교 탄생 메커니즘, 즉 ‘초월적 계기’라는 기발한 은유를 통해 보여준다. 거듭된 패배와 고통 속에서도 신을 버리지 않고 오히려 전지전능한 유일신을 만들어낸 유대인처럼, 감당할 수 없는 가능성 앞에서 무력한 인간 사회 역시 그 약함을 뒤집어 시스템과 권력이라는 강력한 존재를 만들어냈다는 흥미진진한 결론을 이끌어낸다. 독자는 이러한 다양한 이론과 해석, 스토리가 담긴, 사회학사를 넘어 근대사상사라고도 할 법한 이 책 한 권으로 사회학, 경제학, 법학, 종교학, 철학 등의 학술 분야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까지 쉽게 파악하게 된다.
왜 우리는 ‘지금의 사회’에 살고 있을까?
우리는 “전혀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었다.”
사회학은 과거가 아닌 현재를 해석하는 언어.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오늘의 사회로 돌아온다. 소비만으로 자신을 연출하는 사회, 모두가 믿던 거대한 중심 서사가 사라진 사회, 인간이 만든 위험이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사회, 어떤 질서도 단단하지 않은 ‘액체’ 같은 사회. 보드리야르, 리오타르, 벡, 바우만은 저마다의 언어로 근대가 겪고 있는 거대한 전환을 다채롭게 그려냈다.
그러나 저자는 아직 루만과 푸코라는 두 거장을 뛰어넘는 이론은 등장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이들의 상관주의적이며 급진적 구성주의적인 이론의 모순과 문제점을 돌파할 만한 이론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역설한다. 두 거장의 논리 끝에는 계몽된 상태에서 실천적인 행동 없이 사실만 기술하는 냉소만이 남은 듯하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헤쳐나갈 수 있는 키워드로 ‘우연성’을 꼽는다. 이는 언제든 ‘이 세계는 전혀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만이 절대적인 원리라는 점을 증명하려고 한 퀑탱 메이야수의 이론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저자는 일단 메이야수의 논증의 성패는 의문에 부치지만, 메이야수의 사변적 실재론에 타자라는 요소를 더하면 상관주의를 넘어서는 실재론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세계를 나와 전혀 다르게 바라보는 타자가 존재하는 한, 이 세계는 결코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우연성을 출발점으로 삼는 새로운 사회학 이론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언한다.
“우리는 아마 독특한 비틀림을 수반하는 형태로 실천을 위한 지침을 얻게 될 것입니다. 실패에 대한 용기와 같은 것을 초래하는 이론이 나타날 것입니다.”
-본문에서
이 책에서 저자는 흥미롭게도 사회학자를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에 등장하는 ‘천사’에 비유한다. 영화 속 ‘천사’는 그저 인간의 행위를 지켜보고 기술할 뿐 아무 개입도 할 수 없는 방관자에 불과하다. 저자는 사회학자도 정말 그런 존재일 수밖에 없는지 질문을 던지며, 천사이면서 신이 되고자 고뇌했던 막스 베버의 고통과 사생활을 추적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잠시 보류한 채 방대한 사회학의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나가, 결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