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댄스 배틀

환상의 댄스 배틀

$14.00
Description
한때 춤 좀 춰본 작가 5인의
피, 땀, 눈물이 담긴 ‘춤’ 앤솔러지
“춤이 너의 숨을 틔어 주는 통로가 될 거야!”
한때 춤 좀 췄던 작가들이 자신이 경험하고 즐겼던 ‘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춤을 추며 기뻐하고, 갈등하고, 아파하고, 도약했던 젊은 날들이 작품 속에 담겼다. 강렬한 비트에 몸을 맡기고 무아지경이 되는 순간처럼, 책장을 여는 순간 멈출 수 없는 스토리가 가슴속에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줄거리
_거리를 떠돌던 행복은 노숙자에게 금색 동전 하나를 건네받는다. 동전의 끌어당김에 따라 가다 멈춘 곳은 무인 코인 댄스방 ‘나혼춘’, 그 이후로 행복은 멋지게 춤을 추는데, 비결은? 〈춤추는 동전〉 김설아
_나란히 춤추는 걸 좋아했던 쌍둥이 형과 동생. 부모님의 공부 압박에도 반항하듯 춤을 고수하던 동생 민수는 불의의 사고로 깨어나지 못하는데… 〈꿈을 꾸며〉 박훌륭
_무대 위에서 첫 스텝을 떼는 것조차 어려워진 서아에게 아빠의 죽음은 믿기지 않는다. 춤을 추지도, 말을 하지도 않게 된 서아가 간절히 기다리는 것은? 〈유성우가 내리는 날〉 정재희
_뛰어난 발레리나를 꿈꾸는 현이는 자꾸 찌는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발레학원의 에이스 예인이를 부러워하다가 ‘나비약’을 먹게 되는데...〈비 플러스〉 조은정
_누구보다 특별하길 바라는 평범한 소녀 민서. 케이팝 댄스를 혼자 연습하고 장기자랑에서 선 보인 후 아이들의 환호를 받자 춤의 세계에 빠져드는데...〈걸 파이터〉(최하나)

저자

김설아,박훌륭,정재희,조은정,최하나

저자:김설아
2004년〈현대문학〉신인추천단편소설부분에당선되어글을쓰게되었다.어린시절꿈은댄서였다.학창시절에종종장기자랑이나공연등으로무대에서긴했지만정식으로배운건2년전부터다.방송댄스와에어로빅을주로춘다.지은책으로단편집《고양이대왕》,《안드로메다구하기》가있다.같이지은책으로는《환상의책방골목》,《마이너스스쿨》,《요괴도시》가있다.

저자:박훌륭
약사이자작가.〈아직독립하지못한책방(아독방)〉을운영하고있다.재미있는일을항상꿈꾼다.《이름들》,《약국안책방》을썼고《누군가를돕고싶다면이런직업》을번역했다.팝핑이라는말이알려지기전부터팝핑을좋아했고현재에도미래에도마찬가지다.

저자:정재희
어린시절리듬체조를하다기구에서떨어져체조를그만둔후,아이돌연습생으로지낸경험이있다.부상이악화되어더이상춤을출수없게되자,무대에오르는대신무대를만드는사람이되어올림픽과콘서트등에서쇼감독으로일했다.〈엘르〉,〈마리끌레르〉,〈GQ〉,〈객석〉,〈경향신문〉등에문화예술칼럼을썼다.지은책으로앤솔러지《식스센스》,《너의MBTI가궁금해》,《디어,썸머》,《소중열렬》이있다.

저자:조은정
지속가능한방랑을꿈꾸는글쟁이.겉표지는얌전해보이지만알고보면불온서적같은사람이라는평을듣는다.축복받은유연성과저주받은근력의소유자로,9년전건강을위해발레를시작했다.이제는발레를위해건강을챙기는발레중독자.정신을극한으로몰아붙이는글쓰기와신체를극한으로몰아붙이는발레를병행하는중이다.앞으로도계속글쓰기와발레를놓지않고살아가는것이인생목표.지은책으로《행복을부탄해》가있다.

저자:최하나
중학교3학년때부터대학교3학년때까지는K-POP댄스를,30대가되어서는함께추는쇼셜댄스에푹빠져지냈다.소설과에세이를주로쓴다.지은책으로장편소설《반짝반짝샛별야학》,《강남에집을샀어》,청소년엔솔러지소설집《너의MBTI가궁금해》,에세이《직장그만두지않고작가되기》,《생존커피》(밀리의서재오리지널)등이있다.

그림:해노아이

목차

춤추는동전_김설아
꿈을꾸며_박훌륭
유성우가내리는날_정재희
비플러스_조은정
걸파이터_최하나

출판사 서평

줄거리

_거리를떠돌던행복은노숙자에게금색동전하나를건네받는다.동전의끌어당김에따라가다멈춘곳은무인코인댄스방‘나혼춘’,그이후로행복은멋지게춤을추는데,비결은?〈춤추는동전〉김설아

_나란히춤추는걸좋아했던쌍둥이형과동생.부모님의공부압박에도반항하듯춤을고수하던동생민수는불의의사고로깨어나지못하는데…〈꿈을꾸며〉박훌륭

_무대위에서첫스텝을떼는것조차어려워진서아에게아빠의죽음은믿기지않는다.춤을추지도,말을하지도않게된서아가간절히기다리는것은?〈유성우가내리는날〉정재희

_뛰어난발레리나를꿈꾸는현이는자꾸찌는살때문에스트레스를받는다.발레학원의에이스예인이를부러워하다가‘나비약’을먹게되는데...〈비플러스〉조은정

_누구보다특별하길바라는평범한소녀민서.케이팝댄스를혼자연습하고장기자랑에서선보인후아이들의환호를받자춤의세계에빠져드는데...〈걸파이터〉(최하나)

책속에서

“춤을시작합니다.레디?댄스!”
“어라?”
천장의작은할로겐조명이꺼지고미러볼이반짝이며돌아갔다.스피커에서는흥겨운음악이나오고모니터에서는사람들의뒷모습으로북적이는무대앞에서있는,자주색체육복을입은흑인소년이보였다.소년은행복또래같았다.소년은앞뒤로오가더니춤을추기시작했다.
소년은마치투명한유리창을만지는것처럼이리저리움직였다.행복도호기심에따라해보았다.띠링띠링하며점수올라가는소리가들렸다.모니터속소년은동작을멈추고고개를절레절레저었다.
“헤이!몸이왜그렇게굳었어?”
---p.19-20「춤추는동전」중에서

다음날.
뒷문에서행복을기다리고있던사람은혜린이었다.혜린과눈이마주친행복은당황했다.고양이처럼생긴혜린의두눈은정말컸고,운것처럼눈꺼풀이연분홍색이었다.
‘예쁘다.’
과연창민을비롯한많은남자애들이좋아할얼굴이었지만행복은이상하게도그게다였다.
혜린이말했다.
“이동영상좀봐줄래?”
“동영상?”
혜린은휴대폰을내밀었다.SNS의짧은동영상이재생되었는데,교복입은아이들세명이팝송에맞춰운동장에서춤을추고있었다.그중한명이혜린이었다.
행복이말했다.
“다들잘춘다.”
“그래?”
아이들은즐거워보였다.
---p.36-37「춤추는동전」중에서

“아…얘,오디션봐야하는데…2차가보름밖에안남았어요.
그전에일어날수있을까요?”

“글쎄요.그건지금아무도몰라요.지켜보는수밖에는.”
절망적이었다.민수는그상태로이틀을누워있었다.그렇게꿈에그리던,공영방송국이기획한오디션프로그램에출연해서꽤호평을받으며1차오디션을통과한상태였다.2차는팀미션이라연습할시간을주기때문에보름의시간이있지만언제깨어날지모르고,깨어난다고해도바로춤을출수있을지모르는상태.그야말로절망적이었다.더표현할말이없었다.10년을키워온꿈을이렇게포기해야한다니.
그런데이유는모르겠지만누워있는동생을본순간희미하게온몸을따라올라오는느낌이있었다.내가대신할수있을거라는느낌.
---p.56-57「꿈을꾸며」중에서

딱그감정만큼나는공부에파고들었다.
‘꽤괜찮은대학교에가서보란듯이춤을추고말리라.’
다행인건공부에소질이있었다.역시공부는엉덩이로하는거였다.오래앉아서하다보면조금씩성적이올랐다.엄마,아빠눈에는마뜩잖았겠지만나는철저히계획적으로공부해서성적을올렸다.그리고시간대비효율이란말은없는셈치고시간을엄청나게투자했다.그게내공부법이었다.이런공부법은나이외에모두를만족시키는방법이었다.맨먼저일어나서공부했고,엄마,아빠와함께아침밥을먹고학교에갔다.보충수업까지꽉꽉채운후에는독서실에서공부했다.가족중에가장늦은귀가와취침은당연했다.어쩌면나는알리바이를만들고있었는지도모르겠다.이정도는해야쉬는시간에잠깐유튜브를보는것이눈치보이지않
았다.
그러던어느날,나에겐꿈같은일이민수에게일어났다.
---p.61「꿈을꾸며」중에서

관중석이술렁거렸다.우렁우렁퍼지는목소리를가진사회자의요란한소개에이어경쾌한음악이흘러나왔지만,서아는조금도움직이지않고있었다.우뚝서서허공어딘가를바라보는아이는시작할지말지망설이는기미조차없었다.약간넋이나간것처럼보이기도했다.
“윤서아선수맞아?왜저래?”
지켜보는사람들이더안타깝고조급했다.그런분위기를아는지모르는지벌써20초를그냥흘려보냈다.대형사고다.이게대회라는점을감안하면실격사유로충분했다.
---p.97-98「유성우가내리는날」중에서

“별도보이지않고날씨도추운데괜히나왔네.”
밖에만나오면발랄한솜이부러울지경이었다.언덕근처에이르자솜이갑자기빠르게달려갔다.덩달아뛰게된서아는잠시숨을고르다목줄을놓쳐버렸다.먼저오르막길에올라선솜이빨리오라는듯짖었다.헐레벌떡솜을쫓아언덕위에올라선서아의눈이동그래졌다.나무아래에서누군가춤을추고있었다.
발바닥이지면에닿을때마다따닥,딱,따다닥경쾌한소리가났다.서아는홀린듯소년의춤을바라보았다.바닥에얌전히엉덩이를붙인솜도꼼짝하지않고꼬리만맹렬히흔들었다.관객처럼서있던서아가스텝을조금씩따라했다.한사람의스텝을나머지한사람이반복하면,그후에는두사람의스텝이하나로합쳐졌다.
합쳐진리듬은더신이났다.한곡이끝나자,누가먼저랄것도없이손뼉을쳤다.
---p.107-108「유성우가내리는날」중에서

‘조금만,조금만더….’
현이는호흡을작게내뱉었다.한발로까치발을서서중심을잡아야하는파세밸런스.아이들사이에서는은근한경쟁이벌어졌다.호흡을흡하고들이마시는순간중심이흔들렸다.현이의뒤꿈치가바닥에닿으면서작은소리를냈다.
‘아…또쿵떨어졌어.’
현이는못내아쉬운표정을지었다.오른쪽으로고개를돌리자바로옆에서바를쓰고있는예인이의뒤꿈치가사뿐히내려오고있었다.오늘은학원월말평가가있는날.발레학원전공생반에서는한달에한번씩시험을보고,등급을매긴다.바워크와센터워크,각자의작품까지평가요소에들어간다.그리고체중까지도.
발레전공생들사이에서는‘입시몸무게’라는표현이공공연하게쓰였다.자신의키에서120을뺀숫자가적정몸무게였다.그숫자를넘기면감점이되었다.현이는항상체중에서감점을받았다.
---p.139「비플러스」중에서

“이현,비플러스.”
원장선생님의말을들은현이는자기도모르게탄식을내뱉고말았다.눈앞이캄캄해지는것같았다.이후에는선생님이하는말이잘들리지않았다.C등급을받으면학원을그만둬야하기때문에C등급을받은아이들은울음을터뜨렸다.한바탕소란이지나가고,드디어월말평가가끝났다.
“오늘A등급받은애들만로잔콩쿠르나갈수있는거알지?예인이,현서,준우는끝나고남아.나머지사람들도좌절하지말고예고입시긴장놓지말아.”
A등급받은아이들은친구들눈치보느라마음껏기쁜티도내지못했다.현이는예인이에게억지로웃어주었다.
---p.142-143「비플러스」중에서

“말해봐.무슨속상한일있었어?엄마가도와줄게.응?들어줄게.”
모른체하고딸에게조심스럽게물었다.다그치는모양새가되지않도록노력한보람이있었는지갑자기민서가일어나앉아소리치기시작했다.
“평범한게싫다고.응?왜나,이렇게낳았어?나,왜이렇게태어난거야.어?”
어느덧존재론적인질문까지주워삼키는통에엄마는당황스러움을감추지못하고그저민서를놀란눈으로쳐다보기만했다.
“왜난!평범한건데!!!왜!!!”
민서는흥분한상태였다.손톱으로얼굴을있는대로할퀴었는지빨간자국이선명했다.
---p.185「걸파이터」중에서

“학업스트레스에지친여러분,얼마나답답하셨습니까.지금부터그냥막흔들다가자신있는학생들한명씩위로올라오면되겠습니다!자,음악틀어주세요!”
그러자앞에몇소절만들으면바로자동재생이된다는유명케이팝이흘러나오기시작했다.아이들은환호하기시작했다.그때였다.소심하게손뼉치고살랑살랑몸만흔들던민서가턴을돌고안무를제대로따라하기시작한게.좋아하는그룹이라뮤직비디오를아주많이본덕분이었다.
‘어,뭐지?내가이춤을기억하고있었네?’
그리고노래가끝날때까지춤을멈추지않았다.
---p.185「걸파이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