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일본 시인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일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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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왜, 지금,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일본 시인’인가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일본 시인’은 누구인가.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동서고금에 걸쳐 영미권과 중국의 유명 시인들의 이름에 익숙한 우리에게 일본 시인들은 여전히 낯설다. 아니,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물론이고, 들어 본 적도 없을 것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시인이자 번역가이며 일본 시 연구자인 오석륜 인덕대학교 비즈니스일본어과 교수가 펴낸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일본 시인』은 단연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여전히 한국에 제대로 된 일본 시인 연구서가 나오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는 단비와 같은 책이다, 이는 한국에서 신시를 개척하고 발전시킨 최남선·이광수·주요한·오상순·김소월·정지용·백석 등이 당시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일본 시인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에 “우리는 지금, 일본 문학사에서 일본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을 읽어볼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 이는 문학의 본령이 시라는 점에서도, 시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일이다.”라는 자조 섞인 저자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더 늦기 전에 한국인에게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일본 시인’을 엄선하여 그들의 시를 소개하고, 시 세계를 조명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 혹은 소명 의식에서 빚어진 결과물이다. 한국 근현대시의 풍요로운 작품들은 당대의 문화와 긴밀하게 얽혀 있기에, 저자는 “이 작업이 이루어지면 한일 양국의 시적 관련성 혹은 영향 관계를 규명하는 데도 적지 않은 바탕이 될 것이다. 그런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일본 시인』에는 일본의 근현대를 대표하는 시인 열 명을 선별하였 다. 그 기준은 첫째, 각각 일본 시사(日本 詩史)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시인들이라는 점, 둘째, 이들의 작품이 정서적으로 한국인과도 잘 어울리며, 한국 시단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분명, 한국 시를 읽어온 독자들에게는 영향 관계 속에 놓인 일본 시의 묘미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오석륜

(吳錫崙,OhSeok-ryoon)

시인·번역가.
2009년《문학나무》로등단.시집『종달새대화듣기』『사선은둥근생각을품고있다』『파문의그늘』과산문집『진심의꽃-돌아보니가난도아름다운동행이었네』를비롯해,연구서와번역서『일본시인‘한국’을노래하다』『미요시다쓰지三好達治시를읽는다』『일본어번역실무연습』『일본하이쿠선집』『철늦은국화-다시읽는일본단편소설걸작선』등다수의책을출간했다.현재인덕대학교비즈니스일본어과교수.

목차

005 책을펴내며
왜,지금,‘한국인이꼭알아야할일본시인’인가

015 일본근대시의개척자
시마자키도손(島崎藤村)의시
035 일본의국민시인
기타하라하쿠슈(北原白秋)의시
059 이상주의적시세계와독특한개성
다카무라고타로(高村光太郎)의시
081 일본구어시의완성자
하기와라사쿠타로(萩原朔太郎)의시·
103 일본시단에주지주의시를도입한
니시와키준자부로(西脇順三郎)의시
125 한국의백석시인에게영향을준일본시인
다나카후유지(田中冬二)의시
151 기타하라하쿠슈이후의일본국민시인
미요시다쓰지(三好達治)의시
187 개인적체험의보편화
아유카와노부오(鮎川信夫)의시
211 여성으로서의자기성찰
시라이시가즈코(白石かずこ)의시
235 전후시(戰後詩)의큰별
다니카와슌타로(谷川俊太郞)의시

251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한국독자에게꼭알리고싶은일본시인열명을소개한다

이책에서한국독자에게널리알리고싶은시인들은열명이다.시마자키도손(島崎藤村,1872-1943),기타하라하쿠슈(北原白秋,1885-1942),다카무라고타로(高村光太郎,1883-1956),하기와라사쿠타로(萩原朔太郎,1886-1942),니시와키준자부로(西脇順三郎,1894-1982),다나카후유지(田中冬二,1894-1980),미요시다쓰지(三好達治,1900-1964),아유카와노부오(鮎川信夫,1920-1986),시라이시가즈코(白石かずこ,1931-),다니카와슌타로(谷川俊太郞,1931-)이다.태평양전쟁이후(1945년)에태어난시인은다루지않았다.

먼저,시마자키도손은일본문학사에서근대시를여는시인으로평가받으며후대의시인들에게큰영향을끼쳤다는점에서꼭알아야할시인이다.소설가김동인이스스로시마자키도손의제자라고밝혔을정도로그는우리에게소설가로널리알려져있지만,낭만적서정시인으로일본근대시의여명을알리는존재였고,근대시의일인자였다.

기타하라하쿠슈는일본시사에서도일본인에게서도‘국민시인’으로평가받는존재다.일본인들에게메이지유신(明治維新,1868)이후에태어난시인중에서가장영향력을끼친사람을한명꼽으라고하면,기타하라하큐슈가가장많이언급될것이다.그는일본의근대이후의시단에시인으로서의천재적재능을펼친인물이었다.한국시단에‘모더니즘’이라는문학사조를알린정지용은당시일본의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에재학중이었는데,그때맺어진기타하라하쿠슈와의인연은아직도회자되고있다.지금도정지용시인의고향옥천군과하쿠슈의고향야나가와시가정기적인교류를행하고있는것은이러한두사람의인연을말해준다.저자도2019년옥천군관계자와야나가와시를방문하여하쿠슈와정지용의시적연관성을살피고온적이있다.

다카무라고타로는한국인에게는생소한이름이지만,일본근대시단에서그명성이매우높다.그를국민시인의반열에까지올려놓는평가가있는것도사실이다.조각가로도활동한특이한이력을가진다카무라고타로는일본근대시사에서극히이례적인예술인으로평가받고있다.이상주의적경향과독특한시적세계를펼친시인이라는점에서기억해야할시인이다.

하기와라사쿠타로는일본근대시에서구어자유시의완성자로알려져있다.근대시의새로운지평을개척하여‘일본근대시의아버지’라는호칭이붙기도한시인이다.일본문학사에서말하는구어자유시란문어체로쓰인시가아닌시,즉,고전적인말을사용하여지은시를가리키는문어시에대한대립개념이다.다카무라고타로에의해추진된구어자유시는사쿠타로에의해그완성을보게된다.우리가그의시를읽을때꼼꼼히살펴봐야할것은그가단순히구어자유시의영역을넘어‘언어가가진음악성을살렸다’는점이다.또하나는출간한시집마다새로운시형태에자신만의‘독자적인시론을담아내려는의지’를드러냈다는것이다.

니시와키준자부로는일본시단에주지주의시보급자로서의역할이다.‘일본에주지주의시를도입하는데선구자적역할을한인물’,‘근대시를현대시로변용시킨최대의시인’,‘현대시의대종(大宗)’과같은수식어가주류를이루는것은그의문학사적평가를말해주는것이다.그에게특히,‘대종’이란호칭이붙게된것은일본문학사에큰바탕이된인물이라는뜻이내포되어있다.하기와라사쿠타로가구어시의완성자로평가받으며일본에근대시의뿌리를내렸다면,준자부로는기존의독자적인쉬르레알리슴(surrealism)이론을전개하며모더니즘문학운동에커다란영향을준인물이다.


다나카후유지는상대적으로일본시단에서그비중이약해보이지만,일본인이좋아하는시인일뿐아니라,우리나라의백석시인에게영향을준점을고려하여검토의대상으로삼았다.그는‘향수’를주제로하거나그와관련된것을소재로하여,‘자연이나생활에바탕을둔시작(試作)’에천착해왔다.일본을대표하는‘향수의시인’으로서의시적매력과함께한국인이다나카후유지에관심을가져야하는또하나의이유는그와백석시인과의영향관계때문일것이다.백석이습작기에다나카의영향을받았다는것은충분히살펴볼만하다.

미요시다쓰지는일본인에게서기타하라하쿠슈이후의‘국민시인’으로불릴만큼그지명도가높다.특히한국과한국인에관한작품을다수남겨우리에게는흥미로운시인이고연구대상이다.일본문학사는그가일본의문화적전통에충실한정서와섬세한감각을바탕으로풍부한서정성을펼쳐보였다는점.그리고프랑스근대시의영향을받아주지적경향의작품을보여준시인이라는사실에시적위상을부여한다.한국인의입장에서이시인에관심을가져야할중요한이유는한국인의정서와도잘어울리는서정성과주지적경향의시세계를보여주고있을뿐아니라,한국을방문하여‘한국및한국인’과관련된작품을다수남기고있다는사실때문이다.다쓰지와한국과의인연에주목할필요가있다.

아유카와노부오는한국에일본시가잘소개되지않는탓에우리에게는다소생소한시인이다.그러나,일본문학사에서전후(戰後)시단을거론할때빼놓을수없는사람이누구냐는질문을받는다면,‘아유카와노부오’라고답하는독자들이상당히많다.무엇보다그는일본의전후시단에커다란영향을끼친시잡지《황지(荒地)》의이론적지도자역할을했을뿐아니라,태평양전쟁으로한때단절된현대시의전개를이론과창작을통해다시일으켜세우는데헌신한인물이기때문이다.이것이바로일본문학사에기여한그의문학사적업적의핵심이다.

시라이시가즈코는전후에활동한대표적인여류시인으로,남성시인이표현하기어려운여성특유의감각이돋보이는점이다.일본에서그인지도가매우높고일본시단과대중으로부터많은사랑을받고있는시인이다.20세기와21세기에걸쳐활동하고있는이시인의시세계가보여주는가장뚜렷한특징은‘자유분방하다’는것이다.다양하게시의스타일을시도하여음악성도있고감각적인작품도많다.또한,해외시인과의활발한교류를통해일본에만정주하지않는활동성향을보여준다는점에서,‘일본의풍토로부터초월한신화적인시적세계는코스모폴리탄으로서의자질을개화시켰다’는평가를받는다.시라이시가즈코의시적특성을설명하는표현의하나는그가일본에만마무르지않고수많은해외시인과의교류를통해다양한시세계를보여준다는점이다.최근타계한한국의김광림시인과의인연에도주목하자.

다니카와슌타로는전후에활동하고있는시인중에서가장활발하고인기있는시인으로,그인지도가아주높다는점과최근한국의신경림시인과함께시집을출간하여한국인에게도잘알려진인물이다.카멜레온처럼여러작풍(作風)을구사해온이색적인시인이라는평가와함께,그의시는여전히보통의사람들이쉽게만지고느낄수있는소통의능력을보여주고있다.

이책은이러한시인들의각각의특징을토대로그들의작품을소개하였으며,한국인독자들이이해할수있도록쉽게풀어놓았다.각각의시인의대표작혹은시대적특성을반영하는작품들이다.또한,인용하여소개하는60여편의시는저자가직접한국어로번역하였으며,일본어원시도함께실어독자들의이해에도움을주고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