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의 필요 (김지윤 시집 | 양장본 Hardcover)

피로의 필요 (김지윤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2.90
Description
시집 『피로의 필요』는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빗금으로부터〉, 〈작별〉, 〈B-side〉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김지윤

시인,문학평론가,상명대학교교수.2006년「문학사상」신인상시부문을수상해시인으로등단했으며,2016년「서울신문」신춘문예평론부문당선으로평론가로등단했다.연세대학교인문학부(국문학,영문학)를졸업하고연세대대학원에서문학석사를,숙명여대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시집「수인반점왕선생」,「피로의필요」,공저「요즘비평들」,「한국현대문학의쟁점과전망」,「시,현대사를관통하다」,「영화와문학,세계를걷다」,「다시새로워지는신동엽」등이있고다수의평론과국내외연구논문들이있다.2012년제17회시와시학상젊은시인상을수상했으며쓴책이2013년문광부우수도서로선정되었다.

목차

05시인의말


우리가서로의색에가까워질때까지

13빗금으로부터
15데자뷔
16세상모든것들의소음
18봄
20피로의필요
22라스트컷
24당연한말
26B-side
28적우(積雨)
30색상표
32오히려좋은
34오늘의하늘
36겨울잠
38전설(傳說)
40화음
42Microtone
44흰
46미니멀리즘


비를기억하는우산

49우산
51숟가락
52혼동
54무렵
56일요일의옷장
58산성의바다
60스미는숨
63오래된필름
64복원
66당신,어둡고도환한
68산수국
70첫줄
72불면증
74리얼리티마이너스
76케이크레시피
78사과한알


참을수없이가벼운것들

81대나무
8212월의고해
84105동108호
86비
87수선화
88낯선몸
90큰넓궤
92헛묘
94서글픈것들
96둥글고둥근
98병(病)
100참을수없이가벼운것들
102선(線)
104한송이
106혹시
108눈오는날
110충분
112온도차


지울수없는문장

115수정난풀
116우린,
118작별
120늦봄
122이글루
124실수
125새들,날아가네
126놀이동산
127어느날
128가까이에서
130빛을그리다
132닮은사람
134상처
135순간
136소인국
138헨젤과그레텔


발문
143빗금처럼,스미는|신철규(시인)

해설
149진꽃들의기억에숨을불어넣는시|이경수(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피로의필요』:삶의쉼표와빗금,생의깊이를묻는질문

시인이자문학평론가인김지윤의두번째시집『피로의필요』는2012년출간하여시와시학상(젊은시인상)을수상했던시집『수인반점왕선생』이후13년만에묶는시집이다.2006년「문학사상」으로등단후선보인김지윤의첫번째시집에대해김남조시인은“등단작부터적잖이감탄스러운바있었”고“깊고간절한음미와통찰하고관용하는시선이엿보였고,시제의다양함과시어의적절함등이이에보태어져촉망할만한신인”(추천사중)이라고높게평가한바있다.이후김지윤은2016년「서울신문」신춘문예평론부문에당선되어“안정적이고절제된문장,텍스트에대한성실한접근,설득력있는논리전개등이돋보”이는“잠재력을가진비평가”를만났다는평가를받으며다시문단의주목을받았고,그간시를쓰는한편신뢰받는평론가로서활발히글을써오며문단에존재감을나타내왔다.
이번시집「피로의필요」에서는더심화된시인의문학적깊이와확장된사유를만날수있으며,“새로운행과연을위한시작점”(「빗금으로부터」)을엿볼수있다.
표제시「피로의필요」에서‘피로’는삶의소모적부산물이아니라,멈추어야할순간을가르쳐주며잃어버린감각을회복하고삶의방향성을다시묻는자리로확장된다.이시에서피로는존재의내면을파고드는성찰의도구,고통스럽지만불가피한진실을마주하게하며삶의의미를드러내는계기가된다.
“피로는우리에게새로운시선을갖게하고사색을위한어두운방을제공하고,삶의다른국면을열어주는중요한고비,생의문장속에서문득등장하는쉼표,그리고질문의시작점과같은거죠.”(「현대시」2025.1,‘현대시가선정한이달의시인’대담중)라는시인의말처럼,피로가만들어준여백은무엇을원하는지,어디로가고자하는지에대한근원적물음을스스로에게던지게한다.시집『피로의필요』는생과죽음,기억과망각,빛과어둠사이를가로지르는성찰적시선을드러낸다.
“김지윤의시적주체는잊힌기억에생명을불어넣는영매이길자처한다.사람들의시선에서벗어나잊힌기억들을불러내그시간과존재에게새생명을불어넣고자한다.”(이경수문학평론가,시집해설중)는말처럼이번시집은“일상의시간과는다른속도와공기를지니고있”는시적시간을체험하게해주는시들로가득차있다.
김지윤의시는스포트라이트에서벗어난모든구석과변두리에주목한다.“라디오에서틀어주지않는희망곡”(「B-side」)처럼잊혀진삶의의미를발굴하며,세상의모든존재가지닌고유한가치에애정을보낸다.이는생명이살아가는모든과정에대한깊은경외로확장된다.이시집의몇몇시들은기후위기라는전지구적문제에대한날카로운응시를보여주기도한다.
앞의대담에서최진석문학평론가는「작별」이“겨울은/12월과1월이모두있는계절/하나가죽어야새로운하나가태어난다면/추워야마땅한일이다”에서출발해“빙점은물이얼기시작하는온도이면서/얼음이녹기시작하는온도이기도하다는걸/한시절을잃어버린후에야이해할수있다”라는구절로이어지며사유의지평을넓혀가다결국다다르게된“생명에대한역설적통찰”에주목했다.“삶도죽음도분리된실체같은것이라기보다한쪽면이다른한쪽면과맞닿은채공존하는존재의상태”라는생각이김지윤의시에녹아들어있다는것이다.
또한『피로의필요』는제주4·3등역사적비극을다룬시들은과거의고통을현재로소환하며,잊혀가는상흔과애도되지못한죽음을시적언어로복원한다.“죽은이름이산이름을기른다”(「봄」)고표현하는역사적시간에대한통찰은우리가잃어버린공감과연대를회복하려는시인의염원을담고있다.“서로의소리에귀기울여/나는너의빈곳을,/너는나의부서진곳을/기어이찾아”(「화음」)내야한다는절실한목소리가김지윤의시에는깃들어있다.“내입술에서흘러/너에게스미는/희미한숨”(「스미는숨」)이되고자하는열망이다.
이시집에는정해진틀에갇히지않으며존재의여러면을모두바라보려하는다면적사유가돋보인다.“시는고정된해석과정답을지양하고,서로다른가능성을동시에바라보게만듭니다.이세계는모순과역설로가득차있고,삶이란본디복잡하고다층적이기에시또한그러해야한다고생각”(앞의대담중시인의말)한다는관점이깃들어있다.시인은눈을크게뜨고,모순과역설로가득한세계를힘껏응시한다.이경수평론가의말처럼“빗금은/새로운행과연이시작되는지점”이자시인이생각하는‘시가시작되는곳’이다.

시인이바라보는세상에서“빗줄기는사선을그리며내리고/별들은기울어지며흐르”고“넝쿨은비스듬히타올라담장을넘”는다.대단히불온하고전복적인시선은아니지만조금삐딱하게비스듬히바라보는세상은담장을넘는생명력을품을줄안다.“새로운방향으로비스듬하게서”자다른세상이열린셈이다.김지윤이꿈꾸는시는아마도이런힘을지닌시일것이다.(이경수,시집해설중)

정재훈평론가는빗금이기존의문장을지우지않은상태로그어지므로“빗금아래의기존문장은새로운문장을태어나게하는밑거름”이되고「빗금으로부터」의빗금은“모르는세계의첫언어”와“낯선질문”이출현하게하는계기라평하기도했다.
시인은마침표를원치않는다.“마침표를손끝으로오래만져닳게해야지”(라스트컷」)라고끝없이중얼거린다.마침표대신,그는쉼표나빗금을긋는다.정재훈평론가가「빗금으로부터」를평하며“빗금이그어졌다고해서기존의문장이완전히지워진것이라고말할수는없다.빗금아래의기존문장은새로운문장을태어나게하는밑거름”이라고했듯언제든다시시작될수있게,새로운문장이탄생되도록말이다.
“빗금이란나누는힘이면서가까워지게하는힘”이며,“빗금을긋는행위가뭔가를나눈다고생각하면서실은두개념을맞대어두는일”이라고읽는통찰을보여준박다솜평론가는김지윤의작품에“비평처럼예리한시와시적비평이가능해지는어떤빗금의존재”가깃들어있다고본다.그것은‘꿈’과‘삶’이맞닿아있는빗금이기도하다.이는박다솜의표현처럼“(꿈과삶)둘모두를나름의방식으로살아내야한다는것,즉‘나로존재한다는것’의문제가된다.”(박다솜,「빗금으로부터빗금에게로」,「현대시」2025.1중)김지윤의시는이문제를여러방면에서치열하게탐구한다.
신철규시인은이시집을읽으며“묵묵히먼길따라오다가/문득,자기발걸음소리를듣게하는것”(「세상모든것들의소음」)을생각한다.“멈추는순간,우리는그제야자신의발걸음소리를듣게된다.뒤에서따라오던소리가자신의뒤꿈치에달라붙을때만우리는그소리를들을수있다.내가울리는소리와나의안에서울리는소리들이겹쳐질때알면서도모른척했던,들리면서도안들리는척했던,보이면서도눈앞에없는것처럼여겼던것들과대면할수있다.”(신철규,추천사「빗금처럼,스미는」중)는것이다.
김지윤의시는이처럼쉼표속에머무르면서비로소바라보고들을수있게되는것들에깊은관심을기울인다.세상을바라보는다른시야가열리는순간을기다리며,날이밝을것같지않은어둠속에스며드는희박한새벽빛과“세상의모든소음”속에서돋아나는희미한소리에집중한다.
이시집을읽으면,잊혀지고지워진삶의조각들을다시발견하고새로운질문과사유로나아갈수있게하는여백을곳곳에서만날수있다.그것이당신을‘다음시작’으로데려가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