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정한용 시인, 등단 40주년 기념 8번째 시집 『희망이라는 절망』 출간
산문시 형식을 통해 쉽고 친근하게 그려낸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와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
절망을 관통한 웃음과 통찰의 시
산문시 형식을 통해 쉽고 친근하게 그려낸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와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
절망을 관통한 웃음과 통찰의 시
정한용 시인이 등단 40주년을 맞아 여덟 번째 시집 『희망이라는 절망』을 청색종이에서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운문의 형식을 벗어나 독자와 보다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산문시라는 형식을 통해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문단에서 실험성과 깊이를 갖춘 시 세계를 확장해온 시인의 이번 작업은 기존의 시집들과는 또 다른 결을 보여준다. 대중적인 접근과 섬세한 통찰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시집으로, 시인 자신의 문학적 전환점이자 새로운 성과로 여겨진다.
정한용 시인은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1985년 『시운동』 동인지를 통해 시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얼굴 없는 사람과의 약속』, 『슬픈 산타 페』, 『나나 이야기』, 『흰 꽃』, 『유령들』, 『거짓말의 탄생』, 『천 년 동안 내리는 비』 등 일곱 권의 시집을 발표하며 인간 내면과 사회 현실을 날카롭게 조망하는 시 세계로 꾸준히 주목받아왔다. 그의 시는 존재의 부조리와 세계의 불합리함을 정면으로 응시하면서도, 그 속에 숨겨진 감정의 층위를 섬세하게 드러내며 문학적 지평을 확장해왔다.
『희망이라는 절망』은 그 연장선상에서 시인이 시와 평론 양면에서 축적해온 사유의 밀도가 집약된 작품이다. 이번 시집은 제목부터 예고하듯 ‘희망’이라는 단어가 오늘날 어떻게 값싸게 유통되고 있는지를 폭로하고, 그 이면의 절망을 날카롭게 응시하는 언어적 기획으로 전개된다. 시인은 희망의 형해화와 절망의 구조를, 고통과 침묵을 통과한 언어로 정직하게 더듬는다.
첫 시 「꿈에서 시를 쓰다」는 시 쓰기의 본질적 감각을 환상적으로 보여주는 시편이다. 꿈속에서 완성한 여섯 줄짜리 시, 그 시를 듣고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시의 감동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그 시는 현실로 돌아왔을 때 재현되지 않는다. “겨우 여섯 줄인데, 세상을 뒤집어 놓을 걸작인데”라는 문장은 언어의 무력감과 창작의 고통, 그리고 상실의 감각을 환기시킨다. 이 부재한 언어는 곧 존재의 핵심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1부의 시편들은 감각적이면서도 자전적인 정서를 담아내며, 시간과 상실, 결핍의 자리를 섬세하게 탐색한다. 「빠지다」에서는 사라진 자전거 바퀴, 죽은 조카, 채워지지 않는 자리들이 삶의 본질적인 결핍을 드러내며, 「괜찮다」에서는 “아니어도 괜찮다”는 반복을 통해 세계의 무심함에 대한 담담한 수용과 내면의 허무를 고요히 마주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시인의 시선은 언제나 정면이 아니라 한걸음 물러선 지점에서 존재의 결을 성찰한다.
2부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현실과 시대를 겨냥한 시편들이 이어진다. 표제작 「희망이라는 절망」은 ‘희망’이라는 가치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의미를 상실했는지를 블랙 유머의 방식으로 그린다. “상한 희망 한 봉지”라는 이미지는 한편으로는 웃음을 유발하지만, 그 웃음은 곧 자본주의적 허위와 공동체의 붕괴를 폭로하는 비판적 장치로 작동한다. “마트에서 싸게 구할 수 있는 희망”이라는 표현은 허위로 치장된 위안의 민낯을 보여준다.
정한용 시인은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1985년 『시운동』 동인지를 통해 시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얼굴 없는 사람과의 약속』, 『슬픈 산타 페』, 『나나 이야기』, 『흰 꽃』, 『유령들』, 『거짓말의 탄생』, 『천 년 동안 내리는 비』 등 일곱 권의 시집을 발표하며 인간 내면과 사회 현실을 날카롭게 조망하는 시 세계로 꾸준히 주목받아왔다. 그의 시는 존재의 부조리와 세계의 불합리함을 정면으로 응시하면서도, 그 속에 숨겨진 감정의 층위를 섬세하게 드러내며 문학적 지평을 확장해왔다.
『희망이라는 절망』은 그 연장선상에서 시인이 시와 평론 양면에서 축적해온 사유의 밀도가 집약된 작품이다. 이번 시집은 제목부터 예고하듯 ‘희망’이라는 단어가 오늘날 어떻게 값싸게 유통되고 있는지를 폭로하고, 그 이면의 절망을 날카롭게 응시하는 언어적 기획으로 전개된다. 시인은 희망의 형해화와 절망의 구조를, 고통과 침묵을 통과한 언어로 정직하게 더듬는다.
첫 시 「꿈에서 시를 쓰다」는 시 쓰기의 본질적 감각을 환상적으로 보여주는 시편이다. 꿈속에서 완성한 여섯 줄짜리 시, 그 시를 듣고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시의 감동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그 시는 현실로 돌아왔을 때 재현되지 않는다. “겨우 여섯 줄인데, 세상을 뒤집어 놓을 걸작인데”라는 문장은 언어의 무력감과 창작의 고통, 그리고 상실의 감각을 환기시킨다. 이 부재한 언어는 곧 존재의 핵심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1부의 시편들은 감각적이면서도 자전적인 정서를 담아내며, 시간과 상실, 결핍의 자리를 섬세하게 탐색한다. 「빠지다」에서는 사라진 자전거 바퀴, 죽은 조카, 채워지지 않는 자리들이 삶의 본질적인 결핍을 드러내며, 「괜찮다」에서는 “아니어도 괜찮다”는 반복을 통해 세계의 무심함에 대한 담담한 수용과 내면의 허무를 고요히 마주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시인의 시선은 언제나 정면이 아니라 한걸음 물러선 지점에서 존재의 결을 성찰한다.
2부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현실과 시대를 겨냥한 시편들이 이어진다. 표제작 「희망이라는 절망」은 ‘희망’이라는 가치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의미를 상실했는지를 블랙 유머의 방식으로 그린다. “상한 희망 한 봉지”라는 이미지는 한편으로는 웃음을 유발하지만, 그 웃음은 곧 자본주의적 허위와 공동체의 붕괴를 폭로하는 비판적 장치로 작동한다. “마트에서 싸게 구할 수 있는 희망”이라는 표현은 허위로 치장된 위안의 민낯을 보여준다.
희망이라는 절망 (양장본 Hardcover)
$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