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김진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건너가는 사람』이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불 속을 건너는 자의 심정으로 삶의 경계를 통과하는 존재의 기록이자, 사라짐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생명의 찬가다. 불멍에서 시작된 언어는 틈새의 잡초처럼 버티고, 바람과 비, 빛과 소리 속에서 모성의 온기로 되살아난다. 김진환의 시는 절제된 문장 속에 인간 존재의 온기를 담아낸다. 그는 불과 흙, 어둠과 빛의 경계를 넘나들며 ‘건너감’의 미학을 완성했다. 이 시집은 오늘의 한국시가 잃지 말아야 할 깊이와 품격, 그리고 생명의 윤리를 아름답게 증언하는 시적 성취다.
불 속을 건너는 자 - 존재의 기원으로부터
김진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건너가는 사람』은 제목부터 하나의 행위, 곧 건너감의 동사를 품고 있다. ‘건너가는 사람’은 단순한 이동자가 아니라, 삶과 죽음·내면과 외면·자아와 타자 사이의 경계를 오가는 존재이다. 시집의 첫머리에 배치된 「불멍」은 그 상징적 서막이다. “누군가 불 속으로 달려든다/ 텅 빈 낯빛 망설임도 없이”라는 구절에서 우리는 시인이 자기 내면의 한 조각을 불길 속으로 던져 넣는 모습을 본다. 불은 파괴의 이미지이자 정화의 이미지다. 김진환의 시는 바로 그 양가성 위에서 시작된다. 불은 업보와 기억, 억눌린 감정의 잔재를 태우지만, 동시에 언어의 재를 남긴다. 시인은 그 잿불을 “휘저어줘야겠지”라고 말하며, 자신이 불태운 마음의 잔해 속에서 다시 언어를 길어 올린다.
이러한 장면은 시인의 시적 기원을 드러낸다. 시 쓰기는 불 속으로 뛰어드는 행위, 곧 자기를 소멸시킴으로써 새로운 목소리를 얻는 의례다. 김진환의 ‘건너가는 사람’은 바로 그 소멸의 문턱을 넘어가는 존재, 혹은 불길과 어둠의 경계에서 언어를 부활시키는 자로 읽힌다. 따라서 이 시집은 삶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시의 존재론을 탐색하는 장편의 시적 여정이라 할 수 있다.
불 속을 건너는 자 - 존재의 기원으로부터
김진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건너가는 사람』은 제목부터 하나의 행위, 곧 건너감의 동사를 품고 있다. ‘건너가는 사람’은 단순한 이동자가 아니라, 삶과 죽음·내면과 외면·자아와 타자 사이의 경계를 오가는 존재이다. 시집의 첫머리에 배치된 「불멍」은 그 상징적 서막이다. “누군가 불 속으로 달려든다/ 텅 빈 낯빛 망설임도 없이”라는 구절에서 우리는 시인이 자기 내면의 한 조각을 불길 속으로 던져 넣는 모습을 본다. 불은 파괴의 이미지이자 정화의 이미지다. 김진환의 시는 바로 그 양가성 위에서 시작된다. 불은 업보와 기억, 억눌린 감정의 잔재를 태우지만, 동시에 언어의 재를 남긴다. 시인은 그 잿불을 “휘저어줘야겠지”라고 말하며, 자신이 불태운 마음의 잔해 속에서 다시 언어를 길어 올린다.
이러한 장면은 시인의 시적 기원을 드러낸다. 시 쓰기는 불 속으로 뛰어드는 행위, 곧 자기를 소멸시킴으로써 새로운 목소리를 얻는 의례다. 김진환의 ‘건너가는 사람’은 바로 그 소멸의 문턱을 넘어가는 존재, 혹은 불길과 어둠의 경계에서 언어를 부활시키는 자로 읽힌다. 따라서 이 시집은 삶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시의 존재론을 탐색하는 장편의 시적 여정이라 할 수 있다.
건너가는 사람 (김진환 시집)
$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