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친목 (램 카페에선 외롭지 않다)

양들의 친목 (램 카페에선 외롭지 않다)

$17.00
Description
“차 한 잔의 마법이 시작되는 램 카페의 시간,
고요히 이어지는 말들의 친목.”
‘조용하지만 외롭지 않은 장소’를 상상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어딘가의 테이블에 앉는다.
카페 산문집 《양들의 친목: 램 카페에선 외롭지 않다》는 그런 기대에서 태어난 책이다. 카페에서 누리는 익명의 자유, 그런 한편 은근히 스며드는 묘한 연결감. 작가는 이곳에서 흐르는 시간을 마치 독백하듯, 속삭이듯 표현한다. 주소 없이 떠도는 감정들, 말의 무늬로 짠 풍경들, 그리고 정처 모를 하루들이 따스히 머무는 공간. 그곳에선 사람과 창밖 풍경, 화분과 커피잔과도 모두 친구가 된다.

하래연 작가의 이전 책들이 여행과 인형극, 고양이를 매개로 세상을 바라보는 창문이었다면, 《양들의 친목》은 그 창문 앞에 가만히 앉아 있는 ‘나’에 대한 이야기다. ‘램 카페’는 저자에게 소중한 휴식처이자 자아를 되찾는 장소다. 여기서 고요와 생기로 빚어낸 글귀들은, 일상에서 한 걸음 벗어난 홀연한 ‘여행’으로 독자를 이끈다. 휴식이 절실한 이들에게 마음의 쉼표를 제공한다.
이 감각적인 카페 산문집 속에선, 한 잔의 차, 스치는 음악, 눈 내리는 풍경,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카드 한 장까지도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저자는 감각의 언어로 세계를 길들이며, 우리는 모두 조금은 외롭고, 그래서 더욱 연결되고 싶은 존재라고 조용히 말을 건넨다.
저자

하래연

저자:하래연
나의주소는언어다.
그곳에머물고,떠나고,다시돌아온다.
그래서나는언어에집콕하는보헤미안이다.
머묾과떠남이어떻게공존하는지늘탐험한다.

양자리.시인.
고양이와나뭇잎의종교를갖고있다.
무심히던진시선에서예기치않은무언가를마주할때,
나는그것을‘발견’이아니라‘탄생’이라부른다.

작가라는이름으로부터도자유롭고자한다.
다만말과침묵,낱말과숨결의세계를
유영하듯오래걷는다.

《앙리4세의눈썹을가진고양이》,《바람구두를신은피노키오》,《세상아름다운것들은고양이》,《비닐우산을일회용우산이라고쓰면슬퍼진다》등을썼다.

브런치:@henri4
인스타:@ulfeena

목차


작가의말
Prelude:램카페의사계

Automne단풍시럽밀크티:온기의이름,램Lamb
Hiver졸린부엉이눈카페라테:눈이여,이쓰디쓴일상을덮어주세요
Printemps빙글빙글체리코크:천변에앉아사방의장미를본다
Del'eteal'automne시리우스망고스무디:다시은하수다리

Finale:회전목마의리듬으로그려낸고요의소묘

출판사 서평

“카페라는일상의휴식처속에서,
꽃망울터지듯고요히폭발하는언어의온도.”

카페테이블에차한잔이놓인다.순간,작고고요한진동이일어난다.곧차한잔의온기에마음이녹으며,의식이모든경계너머자유로이헤엄쳐다닌다.
문득떠오른작은단어하나,어젯밤에꾼꿈의한조각,카페에오면서본것들,스쳐간생각들이노트지면위로저절로걸어나온다.그날의에피소드가된다.이과정이거듭되며리듬을갖고쌓여간다.카페의사계를흘러가는음악이된다.마침내한권의책이된다.

이렇게태어난《양들의친목》은,카페라는일상공간속휴식이창조의세계로이어지는작고신비로운문들을열어보인다.화자는카페내부에감도는부드러운온기에감싸이면서,평소엔‘여간해선쉬얻지못하는고요’속으로미끄러져든다.이상태에서마치자동기술처럼,어느새글귀들이노트위에안착한다.의도도야망도없는이순수한놀이를일년동안이어간다.하루하루가곧하나의리추얼이된다.
이러한리추얼,목적을겨냥하지않아서더욱아름다운자연발생적세계가펼쳐진다.그것은꿈속의우주와도같다.그리고이세계를담는배경인램카페는,꿈꾸는자아를품어주는모태이자존재의사원이며,꿈속의현실그자체가된다.

“꿈속으로는목적을끌고들어온바없으니,여기를꿈속이라여기는것이다.
꿈은잘체험됨이목적이니,또다른목적을초대할수없다.”

저자는이꿈과자신이나누는대화를필사한다.그기록안에는,‘덧없어서귀한것들을향한시선’,‘예민한자가세계를읽는방식’그런가하면‘창조자와피조물의역전된대화’까지도포함된다.모든생명체의운명이그러하듯,자신의생명력을무너뜨려가는시간의흐름속에놓인필자는,이삶의정처없음과부조리함에얇은종잇장처럼떠는한편,그것에저항하는생명본연의숨결을자신만의리듬으로번역해낸다.이는창조적인간이삶의아이러니에굴복하지않고맞서는자기만의방식이다.그래서이기록은시간의경계,감정의잔물결,언어의여백으로이루어진작고투명한기념비가된다.이산문집에선하래연작가의작품세계가지닌,자연-존재-언어-감정의축이유독뚜렷하고정제된목소리로등장한다.매우고요하지만폭발하는문장들이다.자기존재의파문을음악처럼번역한글이다.부디이언어의조각들이,당신의세계를말갛게지켜주기를!
이글들은,모든필멸의존재에내재된슬픔의사용설명서이며,그슬픔으로뭉친구름이노래하는법을가르쳐주는악보와도같다.무엇보다도시적이고음악적이면서도정확한감각적언어를자유로이부리며,저자는허무와대결하는조용한전사가된다.

“오늘이라는날들이란,제목이없다기보다는제목을기다리는날들이다.”
《양들의친목》속에서,우리일상에흔한휴식처인카페는,이언어의마법과공모하면서몽환적인장소로탈바꿈한다.일상이이상(理想)이되는마법의글쓰기를통해,저자는자신이이런상태에이르기까지의삶의파편들을회고하고되새기며끌어안아,영롱한모자이크로바꾸어놓는다.그러면서자신이마주하는모든‘오늘들’에매번새로운이름을지어준다.

“카페창문너머의침묵과소리들은검고흰건반으로번역된후,다시하나의짧지만뚜렷하고부드러운멜로디로빚어져흘렀다.”
“여기에각자가몰고오는근심과불안,안도와희망들은제각기다른그림으로그려져이갤러리의액자속에담겼다.”

이렇게이작품속에서램카페는음악이되고,갤러리가되고,고요의도서관이되고,동시에기억의창고가된다.이가상현실같은장소는한권의책으로모습을바꾸어독자들을그테이블로초대한다.따로인듯또같이존재하는램카페에서,외로운우리모든이들의고요의연대,‘양들의친목’이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