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흑역사 : 이토록 기묘하고 알수록 경이로운

뇌의 흑역사 : 이토록 기묘하고 알수록 경이로운

$19.00
Description
“이 책은 올리버 색스 책의 더 '기묘한' 버전이다!”
코타르증후군, 신체통합정체성장애, 외계인손증후군, 시간실인증, 사별환각…
읽을수록 두렵지만 멈출 수 없이 매혹적인 뇌의 메커니즘
우리가 가족과 친구들의 얼굴을 알아보고, 떠오른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고,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이유는 '뇌'라는 기관이 제대로 잘 작동하고 있는 덕분이다. 평소에는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뇌가 고장 나면 그제야 실감한다. 당연한 일상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대략 1300그램에 불과한 이 기관이 도대체 뭐길래 삶에 이토록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신경과학 박사 마크 딩먼은 《뇌의 흑역사》를 통해 이 질문에 답한다. 18세기부터 최근까지, 비교적 흔한 현상부터 문헌으로 기록된 사례가 총 서른 건에 불과한 아주 드문 병증까지 수많은 연구 자료에 흩어져 있는 기묘한 사례들을 선별해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 믿기 힘든 사례들은 모두 실존 인물들이 겪은 경험담으로, 병증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뇌의 작용도 함께 소개하여 수수께끼 같은 기관인 뇌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돕는다. 신경과학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는 이 책을 읽고 나면 느낄 수 있다. 기묘한 뇌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을 뿐인데 인간을 더 깊이 알게 되었다는 것을.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마크딩먼

저자:마크딩먼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2013년에신경과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이후같은대학의생물행동건강과(BiobehavioralHealthDepartment)교수로재직하며신경과학및건강과학을가르치고있다.사람들이좀더쉽고친근한방식으로인간의뇌에접근할수있도록자신의웹사이트와유튜브<2분만에이해하는신경과학(2MinuteNeuroscience)>시리즈를통해흥미로운신경과학지식을제공한다.

《뇌의흑역사》는뇌가오작동했을때벌어지는실제사례들을흡인력있는스토리텔링으로우리눈앞에생생히보여준다.이토록기묘하고알수록경이로운기관인뇌의메커니즘에빠져들수밖에없게만드는책이다.



역자:이은정

번역하는사람.바른번역소속번역가로활동하고있으며경희대학교에서영어통번역학을전공했다.옮긴책으로는《게으른완벽주의자를위한심리학》《게으른완벽주의자를위한시작의습관》《거인의통찰》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나는이미죽었다니까요_인지
워킹데드,살아있지만죽은사람들|텅빈껍데기가된몸|고장난뇌시나리오|망상이믿음이될때|가짜로가득한세계|눈앞의세상이‘진짜’현실일까?

2장지하철에두고내린손_신체
늑대인간은어디에나있다|내몸이내것이아닌느낌|존재하지않지만느껴진다면|뇌속의몸|절반만존재하는세상|절단을향한간절한염원

3장버리지못하는사람들_강박
매일담뱃재를먹는여자|거부할수없는욕구|끊임없이반복되는도돌이표|쓰레기더미에서발견된부부|동물을모으는사람들|악독한선동가의조종

4장하루아침에천재가된남자_이례적비범성
보고도믿기지않는경이로운능력|이름표를붙이지않는뇌|어느날갑자기나타난재능|어디까지비범해질수있을까

5장금기시된욕망_성
욕망의대상|비밀스러운취향|옷핀과사랑에빠진남자|이보다기묘할순없다|정상과비정상이라는경계

6장내속엔내가너무도많아_인격
수면아래얼굴들|지나친자기방어의결과|내가왜저기에?|피에대한갈증

7장믿으면이루어질지니_믿음
죽음에대한두려움이불러온죽음|통증을줄여주는믿음의힘|꼭생각때문만은아니다?|해로운믿음|세상과단절하다

8장이름이뭐더라?_소통
읽지못하지만쓸수는있다?|지워진이름들|넘치거나혹은부족하거나|감정이빠진언어도언어라할수있을까|남의말투와함께깨어난아침

9장사이비종교에빠지는뇌_피암시성
공유망상레시피|지나친영향력이만든비극|세뇌당하는뇌|명확한정답vs모두가택한오답|음경을도난당한사람들

10장무엇을잃어버렸나_부재
무지를인지하다|보고,만지고,들을수있다는것|시간을벗어나다|머릿속영사기가꺼진다면|상상력의부재

11장자아가생긴손_단절
외계인손이불러온재앙|숟가락으로이닦기,칫솔로밥먹기|행동을잃다|따로또같이|중지가어디있다고요?

12장매일밤찾아오는반가운유령_현실
이상한나라의앨리스|일상이판타지가되다|암흑속펼쳐진세상|상실을견디는방법|그리움이만든자리

마치며|감사의말|주

출판사 서평

어느날,내뇌가고장난다면?

자신은이미죽었다며어서장례를치러달라는힐데,텅빈몸이물에휩쓸려갈까두려워샤워도하지못하는줄리아,13년동안고양이로살아온데이비드,딸은납치되고남편은살해당하고그자리를사기꾼들이차지했다고믿는마담M,절단을향한욕구로손가락을하나씩자르다가결국손전체를잘라낸칼,숟가락으로이를닦고칫솔로밥을먹는로널드,각기다른나이와성별을가진17명의자아와사는캐런,자신의한쪽손이실은시어머니손이라말하는며느리,담뱃재를먹고싶은욕구를끊을수없었던엘리프,너무사랑한나머지에펠탑과결혼하고이름까지바꾼에리카에펠,죽을것이라믿었기때문에죽음에이른샘,어느날오른손이제멋대로행동하기시작했다는레오,죽은두아들이매일저녁찾아와함께대화를나눈다는사모트라시아….

여기,하루아침에세상을경험하는방식이완전히뒤집힌사람들이있다.흡사SF영화에서나나올법한이야기같지만,놀랍도록기묘한이사례들은외상,종양,감염,뇌졸중등으로뇌에손상을입은사람들의실제경험담이다.또일부사례는별다른원인없이나타나는이상행동,심지어본인이의식하지못하는사이에일어나는뇌활동에서기인한행동에관한이야기도있다.
뇌는우리가인지하지못하는사이에끊임없이이야기를만들어낸다.그중에는정말터무니없는것도있는데,신경과학자들은뇌에논리성을판단하는‘타당성검증기제’가있어서그런생각이떠오르더라도무시할수있다고본다.그러나,부정망상,걷는시체증후군으로도알려진‘코타르증후군’환자의경우이기제가제대로작동하지않을것으로추측한다.이들은자신이경험하는비현실감의원인을‘내가죽었기때문’이라고결론내린다.평소라면‘내가죽었다’는생각이타당하지않다고판단할수있지만,타당성을검증하는능력이손상된뇌는비현실적인상황을타개하기위한나름의자구책을모색한다.‘날조’를하는것이다.그결과,이환자들은다른사람들이망상이라고하는것을확고히믿게된다.멀쩡히살아있는데도자기가죽었다며장례를치러달라고하거나,자기몸이부패하고있다고주장하기도한다.
또다른망상증인‘카그라스증후군’환자는가족을보고진짜가족은사라지고가짜가그자리를차지했다고믿으며,거울속에비치는자기모습을타인이라고생각하는‘거울망상증’환자의경우증상이심해지면자기를상대로피해망상을겪고공포를느끼기도한다.
이와는정반대로,뇌가고장난이후오히려새로운능력이발현되는아주드문사례도있다.음악이나미술,수학,달력계산등에특출난능력을보이는서번트증후군환자가그예다.보통,뇌는경험을토대로대량의정보를범주화하고이름표를붙여놓는다.이에따라,들어오는대량의정보중에서현재중요하다고여겨지는정보들만지각한다.일부연구자들은서번트증후군환자들의뇌는정보에이름표를붙일필요를느끼지못한다고추측한다.그로인해여과되지않은정보들에대한접근성이높아지면서생각지못한능력이발현되었다고보는것이다.어떻게날짜만대면그날이무슨요일인지정확히말할수있는건지,배워본적도,관심도없는악기를전문가처럼연주할수있게되는건지,뇌의메커니즘은아직많은부분이베일에가려져있다.과연우리는어디까지이상해지거나혹은비범해질수있는걸까.

죽음에대한두려움이불러온죽음

사람이믿음만으로죽음에이르는것이가능할까?미도르박사가말기암환자샘을만났을때그는식도암이이미위까지전이되어살날이얼마남지않은상태였다.샘이사망하고난뒤실시한정례적부검결과는충격적이었다.그의몸어디에도눈에띄는암이없었다.간에작은덩어리가보이긴했으나간기능을해칠정도는아니었다.숙고끝에미도르박사는샘의사인을‘죽을것이라는믿음’으로결론지었다.오진을내린의사와그이야길들은가족들이모두같은믿음을반복적으로샘에게들려주었고,샘의뇌가그의몸도이를믿게만든것이다.이러한증상을이성적으로해석한용어가‘심인성사망’이라는병증이다.
우리가흔히아는플라세보효과를떠올려보자.플라세보는19세기의사들이환자에게건넨생리작용이없는‘약으로위장한물질’로,환자는자신의통증을줄여주는약제를받았다고믿는다.이속임약은실제로환자의상태를호전시키는효과가있었다.처음에연구자들은믿음에따른긍정적인사고작용의결과로추측했으나,연구기법이정교해지면서실제뇌의기능에도영향을미친다는점을깨달았다.신체에서자연생성되며모르핀과비슷한작용을한다고알려진‘엔도르핀’이신경계에작용해뇌에닿기전에통증신호를차단하는것이다.
어떤일의결과가온전히믿음때문이라거나,뇌의기능문제때문이라고단정짓기는어렵다.우리가알수있는것은뇌와신체는불가분의관계라는사실정도다.무언가에대한강력한믿음이고통의완화라는좋은결과를낼수도있고,죽음이라는돌이킬수없는결과로이어질수도있다면,이왕이면긍정의믿음을고수하는편이어떨까.

지금내눈앞의현실이‘진짜’현실일까?

데이비드는병원에입원하기전까지무려13년간고양이로살았다.고양이들과생활하며놀고,동물원의암컷호랑이에게연애감정도느꼈다.‘임상적라이칸스로피(늑대인간)’‘조앤스로피(늑대외동물)’라고불리는이런동물화망상사례는의학적현상으로처음기록된1850년대를기점으로비교적최근까지도종종발견된다.환자는실제로자기몸이동물의몸처럼변하는감각을느끼기도한다.
연구자들은적어도일부임상적라이칸스로피사례의경우신체도식(bodyschema)을형성하는뇌기능에문제가발생했다고추정한다.우리가눈을감고팔을들었을때팔의위치를눈에보이듯그릴수있는것을심적표상이라고하며,이를형성하는기제가바로신체도식이다.뇌는이내적지각을활용해특정공간에서내몸의위치를파악하고자세를유지하는데,실제이과정은우리가알지못하는새이루어진다.그런데자기몸이변신하는것을느낄수있다고주장하는환자들의경우,오히려몸의변화를지각할수있다는점이이들의비정상적인믿음을뒷받침하는근거가되기도한다.
지하철에손을두고내렸다는사람,자기발이아닌소의발을달고산다는사람,다리를절단한후태어나처음으로‘완전한사람’이되었다고느끼는사람…신경생물학적표상이왜곡되면몸에대한우리의느낌도왜곡될수있다는점을보여주는사례는이밖에도많다.우리눈에보이는것이전부진짜가아닐수도있다.

명확한정답vs모두가택한오답

린다와어머니는밤새양옆집에서노랫소리,아기울음소리가들린다며고통을호소했다.증상이심해지자,집에서멀리떨어져있어도소음이들리는지경에이르렀다.사실린다는처음엔아무소리도듣지못했지만,어머니의같은주장이반복되면서자신도점점소음이들리는것같았다고말했다.의사는모녀가‘공유정신병적장애’중에서가족구성원이같은망상에빠지는가족감응정신병을앓는다고판단했다.
이러한공유망상은집단내에서영향력이큰사람이망상적사고를지니며시작된다.최초의망상은조현병이나치매등정상적사고를왜곡하는질환에의해발생할수있지만,망상을이어받는사람에게선보통눈에띄는질환이발견되지않는다.전문가들은뇌에서의심생성회로가위치한전전두피질의비정상적인활동이원인이될수있다는가능성을제시했다.여러이유로전전두피질이완전히발달하지않았거나다소위축된사람은무언가를의심하는능력이떨어지고,여기에사회적고립환경까지더해지면공유정신병적장애로발달할수있다는것이다.비슷한생활환경과사고를공유하는가족의경우라면이가설로어느정도설명이된다한들사이비종교에빠지는사람들처럼,가족도아닌사람들이같은망상을공유하는경우는어떻게설명할수있을까?
심리학자솔로몬애쉬가연구한,동조압력과인간행동의상관관계에관한유명실험이있다.학생들에게선하나가그려진카드를보여준다음,서로다른길이의선이세개그려진카드를제시하며처음에보여준선과길이가같은것을고르게했다.몇번의진행후본격적인실험에서,진짜피험자를제외한모두가동일한오답을말했다.이제피험자는선택해야한다.누가봐도명확한정답을말할것인가,아니면무리를따라오답을말할것인가.진짜피험자중75퍼센트는여러번의실험중적어도한번은오답을택했다.답이뻔한질문임을고려하면꽤높은수치다.그런데,각자서로의선택을모른채답을종이에적어내는조건으로실험했을때의오류발생률은1퍼센트도되지않았다.
이처럼때로뇌에생긴문제그자체보다사회·문화적요인이뇌에더큰영향을미치기도한다.큰흐름,다수의흐름을따르는것은인간에게아주자연스러운현상이다.바른판단을뒤집고세상을바라보는직관적인시선을왜곡할정도로극단적인경우만아니라면말이다.

우리의정상성이란얼마나취약한가?
뇌를통해보는인간의모습

캐런에게는이름도,성별도,성격적특징도다다른17명의자아가있었다.대체인격이전면에나설때면캐런은기억을잃었다.치료는대체인격을없애는대신이들모두를캐런의의식에통합하는방식으로이루어졌고,치료9년만에증상은사라졌다.다중인격장애로잘알려진이‘해리성정체감장애’의증상은실제로이게가능할까싶을정도로아주낯설게느껴진다.캐런처럼일관된정체성을유지하는능력이손상될만큼심각한수준인경우도있지만,병증의대표적인특징‘해리’에우리는이미꽤익숙하다.잠시창밖을멍하니바라보고있었다는걸깨닫는주의력상실경험이나백일몽등은일상에서겪을수있는가벼운형태의해리이다.
정신의학은전통적으로환자에게장애가있거나없거나즉,양자택일식접근법을취해왔다.그러나이제는,어떤유형의행동이든인간성향의범위에속하며한쪽끝은행동의과잉을,반대쪽은결핍을나타낸다는생각에동의하는과학자가점점늘어나고있다고한다.어느쪽이든극단으로치우치면문제가되지만,그중간에머무르는사람중에서도이상증세를보일수있으며장애의진단유무는그정도와빈도에있다고보는것이다.
저자마크딩먼은뇌를연구하면할수록‘정상적인뇌’라는개념이다소비현실적이라는사실을깨닫는다고말한다.이책에등장하는사례들이아무리이상해보여도결국우리와별반다를게없는사람들이겪은일인것이다.누구나나의정신은일관되고안정적이라고믿고싶어하지만,실은내안에여러자아가있는게아닐까싶을정도로복잡한생각들로가득하지않은가.인간은모두어떤면에서는불완전하다.그리고평범한인간적특성도지나치면병이되어고통스러워질수있다.도무지그진짜모습을온전히알수없는기묘한뇌의세계처럼,인간역시다알수는없겠지만,이책을통해뇌가어떤방식으로작동하는지조금이나마이해하게된다면인간에대한이해도도더높아질수있을것이다.
우리가영위하는지금의삶이언제고영원할순없다.모든기계부품과마찬가지로뇌도고장날수있기때문이다.저자는,그러니할수있을때뇌의모든기능을활용하라고조언한다.잊지못할추억을만들고,다양한감정을경험하고,몸을움직이자고말이다.책을읽다보면당연해보이는현실이일순간사라질수있다는두려움속에서도,일상에서사랑하는이의얼굴을알아보고언어로마음을표현할수있다는사실에감사함을느끼게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