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라는 세계 : 30년간 연기를 가르치며 생각한 것들

배우라는 세계 : 30년간 연기를 가르치며 생각한 것들

$17.00
Description
배우들의 스승 신용욱 첫 에세이
30년간 연기를 가르치며 쌓아 올린 사유의 조각들
배우들의 스승 신용욱 첫 에세이
30년간 연기를 가르치며 쌓아 올린 사유의 조각들

아는 것 같지만, 실은 잘 모르는 미지의 세계가 있다. 무대 위에서, 혹은 사각형의 프레임 속에서 언제나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드는 ‘배우’라는 직업이 그렇다. 많은 사람에게 선망의 대상이지만, 정작 베일에 가려진 일. 이 책은 그런 배우라는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살며시 문을 열어 준다.
강동원, 원빈, 한지민, 한효주, 김지훈, 이준혁, 홍경 등 수많은 유명 배우의 연기를 지도해 온 저자가 보여 주는 세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무대 위 화려한 배우의 모습이 아니다. “이 책은 잘 정리된 연기 교재가 아니라, 연기를 하고 또 가르치며 겪은 시행착오들을 토대로 써 내려간 연기를 대하는 태도, 결국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저자의 말처럼, 30년간 연기를 가르치며 겪어 온 지난한 시간이 페이지 곳곳에 새겨져 있다.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경험이 오롯이 담긴 이 책 자체로 아주 특별한 배우 수업인 셈이다.
책은 인내하고(1부), 발견하고(2부), 배우고(3부), 채워 나가는(4부)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배우를 꿈꾸는 이들이 꼭 한 번 들어 보고 싶다고 정평 나 있다는 저자의 수업도 마찬가지다. 마치 앞에서 거울을 들어 주듯 배우 각자가 자신을 들여다보고 특성을 알아차릴 수 있게 도와주고, 그 발견을 토대로 연기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준다고 한다. 수업 자체가 삶을 읽고, 감각하고, 호흡하는 연습이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을수록 알게 된다. 배우를 꿈꾸는 이들은 물론, 지금의 자리에서 더 나은 내가 되고자 애쓰는 모든 이를 위한 수업이라는 것을.

저자

신용욱

저자:신용욱
한양대연극영화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석사과정을수료했다.배우와연기코치일을병행하다가본격적으로연기를가르치기시작하면서강동원,원빈,한지민,한효주,김지훈,이준혁,홍경,황인엽등수많은배우의연기를지도했다.배우를꿈꾼다면누구나꼭한번가르침을받아보고싶어하는그의수업은연기에관한딱딱한방법론이아닌,배우각자가자신의특성을깨닫고나아갈수있게하는방식으로이루어진다.
“연기는예술이다.연기를가르치는것역시예술이다”라는최고의액팅코치샌포드마이즈너의말을모토삼아제자들이누군가의기억에깊이각인되는배우가되길바라는마음으로30년째가르치고있다.


목차


추천의말
프롤로그언제나거울을들어주는일

1부인내의시간
지루함에도내성이생겼다|어떻게기다릴것인가|몸이된언어|선택과집중이필요한시간|재능이없어서라는변명|실이있으면득이있는법|중간지대에서|누구나배우가될순있지만아무나배우가될순없다

2부발견의시간
Actor’snightmare|‘나’라는악기다루기|취향이라는약과독|올바른질투사용법|약점은어떻게무기가되는가|불편함이매력이될때|불안이라는동행자|막힐땐걷기|세계속의세계

3부배움의시간
가르치면서배우다|삶을읽어내는일|활자이면의감정까지|하나의인생을사는두사람|어떤기술도극에달하면예술이될수있다|유머가필요해|과한친절은독이다|의도를마음껏들켜도되는일|감정전달자|인생주기를함께하는영화|액팅메이트

4부채움의시간
단단하지만유연하게|기꺼이솔직해지기|안전한선택아닌최선의선택|소신있는모방의힘|소통투성이일|내가그사람이되거나그사람을나로만들거나|울림은에너지에서나온다|더나은배우,더나은인간|깐깐한사랑을이어나가는일

에필로그습관이라는나침반
부록QnA

출판사 서평

“이책은잘정리된연기교재가아니라
결국삶의태도에관한이야기다.”

배우지망생들사이에서는꼭한번듣고싶은수업으로‘이사람’의연기수업을꼽는다.연기라면이제더배울게없을것같은경력배우들도새로운작품에들어갈때마다대본을들고‘이사람’을찾아간다.강동원,원빈,한지민,김지훈,이준혁,홍경등수많은배우가믿고따르는스승이지만,대중에게는이름이잘알려지지않은신용욱이바로그주인공이다.왜이토록많은사람이그를찾는걸까?

제자인홍경배우가백상예술대상신인연기상수상소감에서말했듯이“배우가거울속자기자신을마주보고알아갈수있게앞에서거울을들어주기때문”일것이다.거울을들어준다고해서모두가거울속자기자신을순조롭게마주하는것은아니다.어떤이는도망가거나화를내기도하고,또어떤이는울기도한다.매순간내가누구인지깨닫는일은생각보다쉽지않다.자기자신을알고싶어하는이들만이거울속을들여다보려고무진장애를쓴다.

대본에서나를,가족을,주변인을만나고그들의삶을살아내야하는배우는자기자신을안다음에야점차다른삶의얼굴이될수있다.신용욱은배우들이이지난한과정을‘인내’하며내가누구인지깨닫고,어떤연기를해야하고또할수있는지를‘발견’하며,감정을느끼고기술을익히는법을온몸으로‘배우고’,더나은배우가되는데필요한것들을하나씩‘채워’나갈수있게돕는다.

배우가배역에달라붙어그인물이되어호흡할때사람들은어느새작품에빠지게된다.다른삶을사는건배우뿐만이아니다.사람은한번태어나하나의삶밖에경험하지못한다지만,배우를통해관객들역시다른삶을살아볼수있게된다.그러니연기수업자체가삶을읽고,감각하고,호흡하는연습인것이다.

가르치는제자가모두알만한유명배우가되었어도,연기를가르치는그의삶은예나지금이나별반달라진것이없다.여느직장처럼진급이나직급의개념이없는이일은스스로그만두지않는한,연기의초석을잡아주는비슷한과정을매번반복해야한다.

이책은그렇게지난30년동안연기를가르치며생각한것들을솔직하고도담담하게,정제된언어로써내려간기록이다.빛나는무대위가아닌무대뒤에서,길고고된시간을배우들과함께걸어온그가건네는말은꼭배우가아니더라도각자의자리에서더나은내가되고자애쓰는이들에게조용히힘을건넨다.

“아마도이책은잘정리된연기교재가아니라연기를하고또가르치며겪은시행착오들을토대로써내려간연기를대하는태도,결국삶의태도에관한이야기일지도모르겠다.정답이없는연기의세계처럼,이글도어떤정답을향해가는것이아니다.그저지난한이과정을함께,즐겁게걸어갔으면좋겠다.”_본문18쪽

“어떻게기다릴것인가?”
기다림은정지된시간이아니다

배우만큼자기차례가올때까지기다리는직업이또있을까?기다림의끝이언제일지짐작하기어려울뿐더러,무수히많은오디션을거쳐작품에캐스팅된다해도,다음작품이계속있으리란보장이없다.원치않는공백기를가지게되는경우도허다하다.누군가가찾아주어야만지속가능한일이기때문이다.전문시험이나가산점을받을수있는자격증이없는배우일에서의성공은기다림의시간을어떻게보내는지에달려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저자는연기를가르치면서같은수업을들어도기다림을대하는자세에따라결과가달라진다는것을자주목격했다.처음엔모두의욕적이지만,시간이지나면점차마음이조급해지면서아무런결과가없는하루하루가불안하게느껴진다.의욕적이던이들도금세나가떨어져버리곤한다.

하지만황인엽은달랐다.이미3년이라는시간동안모델로서빛을보지못했던그는또다시얼마나기다리게될지예상조차불가능한배우일을선택하고,그누구보다열심히준비했다.기다리는시간동안자기가어떤것을잘하고또못하는지,어떤연기를할수있고해야하는지,계속질문을던지며답을찾으려애썼다.결국배우로서이름을알리는제자들은거듭된실패에좌절하면서마냥기다리고만있던이들이아니었다.기다리는시간을자신에게주어진기회로사용하는이들이었다.

물론짧게기다리고빨리성공하는게가장좋겠지만,그런일은잘일어나지않는다.일어난다고하더라도,배우로서생명력이얼마나길지는알수없다.기다림의시간은사람마다그길이도,형태도다다르다.하지만,정지된시간을뜻하지않는다는점에서는같다.다양한장르의작품을섭렵하거나,하고자하는연기에필요한대사를모아나만의연기노트를만드는등각자의방식으로그시간을보낼수있다.한순간도정체되어있지않으려고시도한다양한노력이기다림을두려워하지않는,단단한배우로성장할수있는토대가되어줄것이다.

누구나배우가될수있지만
아무나배우가될순없다

연기를잘하고싶다는진심어린마음만있다면배우가될수있을까?배우려는자세가빠져있다면,마음은욕심일뿐이다.

대학시절,주목받는배역은늘자신의몫이아니었음에도어떤상황에어떤역할을맡든최선을다하던후배가있었다.특유의성실함은감탄을자아낼정도였다.글을쓸때와달리말할땐문장부호를생각하지않는다는교수님의가르침을듣고는,곧바로띄어쓰기를없애고문장부호를넣지않은자기만의대본을만들어연습할정도로배움에대한의지가가득했다.남들은연기를잘하고싶다는욕심만넘칠때,그친구는연기가무엇이고연기와친해지려면어떻게해야하는지늘고민하고공부했다.‘신스틸러’‘주연보다기억에남는조연’이라는수식어가붙는배우로거듭난이정은이야기다.

저자는습득하는감각이다를뿐,연기도일종의공부라는것을늘강조한다.지금까지와는다른감각을새롭게시간을들여‘배워야’한다고말이다.연기는머리가아니라몸으로배운다는말이있을정도로,몸에익을때까지배움을게을리하지않아야한다.

연기할때유독대사에쫓기는이들은아직대사가몸에체화되지않아서그렇다.배역의언어가내몸에체화되어결국내호흡으로말할수있어야언제든자연스럽게흘러나올수있다.대본자체도작가의말법으로쓰였기때문에우선배역의언어로만들고난다음,그배역을연기하는나의언어로만들어야한다.암기과목보듯글자만달달외워서는표현이빈약할수밖에없다.

흔히많은배우가모방을부정적으로생각하지만,저자는연기를공부하는여러가지방법중모방도하나의선택지가될수있다고말한다.다른배우의연기를관찰하고카피하는과정에서연기의속성을파악하기도하고새로운기술들을알아차리게되는장점이있다.문제는‘어느한배우만’을모방해서성대모사수준에그칠때발생한다.여러배우를대상으로,원본배우가독특하게해석한부분을발견하고,특정구간은자기만의색다른연기를넣어보기도하는등이과정이모두연기공부가된다.모방하면서도자기색을잃지않는게중요하다.

홀로빛나는일이아닌
소통투성이일

Actor’snightmare라는용어가있다.배우들이흔히꾸는꿈으로,무대위에올랐지만준비된대사를내뱉지못한채당황하여눈앞이깜깜해지는상황이꿈의주내용이다.수많은사람앞에서는배우내면의두려움과압박감이만들어낸악몽이아닐까.스타(STAR)라는의미도어두운밤하늘에홀로반짝이며떠있는별아니던가.그래서인지,배우를떠올리면홀로빛나는일이라고느끼는사람이많다.

연기를하는그순간만큼은무대앞의혹은스크린너머의수많은눈을홀로마주해야하는지독히외로운일이지만,그보다훨씬더많은부분,아니일의대부분에‘소통’이필요하다.배우는대본과배역은물론,대본을통해작가와도소통한다.그뿐인가.상대배우,촬영감독,스태프,관객과도소통할수있어야양질의연기를만들어낼수있다.그야말로‘소통투성이일’인것이다.

특히소통능력이연기에강점으로작용한배우로는강동원이있다.누군가의의견이자기생각과다르더라도납득이가면명쾌하게수용하고,대본과의소통능력도뛰어난편이라는강동원은영화〈전우치〉대본수업때도그소통능력을여과없이발휘했다.대본에는“분신술을쓰는전우치”라고만되어있던짤막한문장을일본만화영화〈나루토〉에서영감을얻어전우치에게수많은캐릭터를부여한것이다.
대본에적힌글자를창조적인아이디어로이미지화하고그걸연기로표현해낼줄아는것도,연기를즐기는것을넘어여유로울수있는것도,모두소통에서시작한다.생각해보면,이세상에완전히혼자하는일이라는것은없지않은가.어떠한상황에서도흔들리지않고연기할수있는자기만의단단한연기공간을만들되,늘소통의문을열어두는것을잊지말아야한다.

“삶과예술이라는중간지대에서”
단단하지만유연한생활예술인으로살아가는법

예술과돈은대척점에있는것같지만,예술을업으로삼으면이야기는달라진다.윤여정배우도과거한인터뷰에서말하지않았던가.“배우가연기를제일잘할때는돈이급할때”라고.

저자는수업시간에자기혼자알아들을수있을정도로대사를중얼거리는제자에게묻곤한다.지금그연기를돈으로환산했을때어느정도의가치가있을것같냐고.배우는그저낭만적인예술가가아니다.연기를하고그에따른대가를받는‘생활예술인’이다.TV앞으로,스크린앞으로,무대앞으로,사람들을끌어모아야하는막중한임무와책임이있고,다른직업과마찬가지로당연히업무스트레스도크다.생활인과예술인의중간지점을잘영위하지않으면,둘중하나에너무치우쳐버려인지부조화가생기기쉽다.

배우라는직업을택할때도,연기를배우며나아가는과정에서도,늘이‘중간지대’를잘기억해야한다.세계적인소설가무라카미하루키도출퇴근이있는직장인처럼정해진시간에글을썼듯이말이다.저자역시오랜시간정답이없는이일을가르치며한가지는확실히알게됐다.모든것이복잡하고모호할땐오히려단순하게생각해야한다는것.배우도직업이라면,직업인으로서배우에게필요한좋은‘습관’을찾아나가는과정이곧더나은배우가되는과정이라고이야기한다.

좋은습관의힘은의심할필요없이강력하다는것을저자는누구보다잘안다.어렸을때부터연극이나영화를많이접하고연극동아리활동등을해온대학친구들의남다른영화지식은늘자신을주눅들게했다.스스로그문제를극복하고싶어서그때부터매일한편씩영화보는습관을들였고,그습관은30년이지난지금도유효하다.배우가어떤장르의,어떤캐릭터를맡았든모든대본을수업할수있다는자신감의원천이되었다.약점을이겨내려고들인습관이연기를가르치는일을하는데엄청난무기를선물해준것이다.

연기에는정답이없고,연기를하려는이들의방향성에도정답은없다.그저배우들스스로가삶과예술이라는중간지대에서좋은습관을들일수있도록여러방법이담긴메뉴판을펼쳐주는것이자신의역할이라고저자는믿는다.어떤메뉴를시도해볼지,그선택이성공할지실패할지는누구도알수없지만,그저연기가흥미로운작업임을매순간일깨워주려고노력한다.

배우각자에게맞는습관을들이는일은그들의몫이다.그과정이미숙하고서툴지라도믿고기다려야한다는뜻이기도하다.저자는말한다.“기다린다는것은배우에게도,배우를가르치는나에게도숙명”이라고.

“배우로서의앞날이끝이보이지않는기다림같겠지만,좋은연기습관을찾아나가며그시간을잘견뎌내보자.그렇게쌓아온시간이있는한,정답이없는이길위를헤매더라도결코,길을잃진않을것이다.”_본문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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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연기를배워본적없어서막연했던스물한살의나에게“배우라는세계”는신용욱선생님과함께시작됐다.거칠고투박하지만섬세하고도집요하게,배우로서오래오래성장할수있는뿌리를심어주셨다.혹독하고도오랜시간을견뎌내야만하는게배우의숙명이라고들한다.괴롭고도지난한시간을버텨낼뿌리를이책과함께성장시킬수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