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지지 말아요 (희망으로 다시 쓰는 청년 여성의 민주주의 에세이)

세상에 지지 말아요 (희망으로 다시 쓰는 청년 여성의 민주주의 에세이)

$19.00
Description
계엄군 총부리가 국민을 겨냥했던 ‘내란의 밤’으로부터 사계절이 지난,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퇴진광장’의 소중한 불꽃 기록을 공유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 《세상에 지지 말아요》는 계엄 당일 ‘서울의 밤’을 기점으로 ‘빛의 혁명’ 123일의 기나긴 여정은 물론 윤석열 파면 이후에 펼쳐진 광장 민주주의 현장을 질주했던 28살 청년 여성의 생생한 서사를 담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난 1년간의 광장에서의 경험담을 추억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이 책의 출발점은 모든 차별과 혐오를 종식하겠다는 다짐이다. 세상에 지지 말자! 사랑합니다. 투쟁!!” 이 같은 외침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이 가리키는 지점은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희망의 끈질김’으로 광장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현재진행형의 외침과 연결된다. 또한 온갖 배제와 혐오의 이데올로기를 이겨내며 민주주의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는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를 지켜보며 “야만의 시대를 단절하고 내란 청산의 사회적 대개혁을 제대로 실현하고 있는가?”를 묻고 있는 시선과 오버랩된다.
저자

유하영

1998년서울에서태어났다.이화여자대학교에서경영학,여성학,미술사학을전공했다.창작자를꿈꾸던와중,지식을만드는일을하고싶어서대학원으로갔다.사회학을공부하며실천없는이론은죽은지식이라는것을깨달았다.그때부터말하는연구자이자행동하는시민으로살고싶었다.기지촌성착취근절을위해활동하는시민단체‘두레방’의자원활동가가되어현장에서더많은것을배웠다.부조리앞에서침묵하기싫어광장에나갔다.페미니스트로서발언하고글을썼더니,어느새책도쓰게되었다.창작자에한걸음더가까워져가는매일이감사하다.세상을바꾸는건한명의영웅이아니라서로를지켜주는평범한사람들이라고믿는다.

목차

프롤로그늑대가나타났다
1장한페이지가될수있게
솔직히말할게지금이오기까지마냥순탄하진않았지/오늘을위해그저견뎌줘서고마워/아름다운청춘의한장함께써내려가자
2장임을위한행진곡
사랑도명예도이름도남김없이/세월은흘러가도산천은안다/앞서서나가니산자여따르라
3장바위처럼
우리모두절망에굴하지않고/시련속에자신을깨우쳐가며/마침내올해방세상주춧돌이될
4장우리의꿈
내어린시절우연히들었던믿지못할한마디/세상은꿈꾸는자의것이라고용기를내넌할수있어/끝없이펼쳐진수많은시련들밝은내일위한거야
5장다시만난세계
눈을감고느껴봐움직이는마음너를향한내눈빛을/특별한기적을기다리지마눈앞에선우리의거친길은/이세상속에서반복되는슬픔이젠안녕
6장세상에지지말아요
무슨일이있어도나서지말라고하네/관습이라는불편한편견을깨고/세상이만만하지않지만,우리도만만하지않잖아요
에필로그그날이오면
발문광장에서우리가얻은가장큰열매는‘다르면서도같은사람들’이서로의존재를알아보게된일

출판사 서평

“외신기자옆에있으면‘죽지는않겠구나’했죠.”
두려움가득안고국회앞으로,어느새광장을밝히는2030청년여성의대변자로
역사책에서나봤을법한비상계엄을처음경험한2030세대가받았던충격은어떠했을까?당시27세의대학원생이었던저자는자신이겁쟁이였기에“국회로가면죽을까?”하는두려움이엄습했다고한다.망설임끝에국회앞에도착했을때마침국회로향하는외신기자를목격하면서“외신기자옆에있으면죽지는않겠다.”라는생각으로따라달렸다한다.
12.3‘서울의밤’은저자가광장민주주의를직접경험하는대장정의출발점이었다.탄핵광장의열기는뜨거웠고,2030청년여성들이주도한응원봉시위가밤하늘을수놓으며겨울의한기를녹일때,저자는모든집회에빠지지않았고어느새광장의불을밝히는연설자로변신했다.노동운동을했던어머니를따라어릴때부터각종집회에참여했던‘선행학습’도움을받으며자신의재능인‘글쓰고말하는능력’을발휘해겁쟁이에서용감한시민으로탈바꿈했다.
저자는3월에만다섯번이나무대위로올라가시민들을향해연설했다.연설횟수가많아짐에따라광장에기여하겠다는의지가더욱구체화되었고시민들의가슴을후련하게만드는‘핵사이다’발언으로제법유명한연사로주목받게되었다.더재미있고통렬한메시지를전달하기위한과감한변신도마다하지않았다.내란수괴와공범들을향한풍자와조소를통해신랄하게비판하는연설을통해폭발적인반응을이끌어내기도했다.각종집회에서했던20회가까운연설중에서저자가가장기억에남는장면은남태령에서‘경찰분들께드리는조언’이라는제목의‘돌려까기’연설이었다.

“노조없는경찰은그냥민중의곰팡이,권력자의지팡이일뿐입니다.여러분들이단결하면가장무서워할인간은검찰독재정권의내란수괴!윤석열씨겠죠?노조있으면항명한거,파업한거다노동권으로보장받을수있습니다.어떻게만드는지모르겠으면여기민주노총한테물어보시면됩니다.차빼면동지로받아주실겁니다.그렇죠?제가이귀중한시간을바쳐민중의곰···이아니라지팡이분들께조언을왜드리냐면요,경찰이농민다음으로총파업하면좋을것같아서그래요.화요일은농민,수요일은경찰,목요일은모든노동자!단결한민중은패배하지않습니다.”

이남태령발언은시민들의열화와같은환호를받았고여러채널에서소개되어소문이나면서유명세를탔다.이에대해저자는“무대에서말하는걸즐기면서도,그것을준비하는건귀찮고피로하다.그래도광장의민주주의에약간이나마보탬이되었다면그자체로영광이다.민주주의는거창한게아니다.우리들의이야기가,광장에서의하루하루가주권을실현하는무대였다.각자의자리에서각자의목소리를냈던모든순간이민주주의였다.”라고밝힌다.
이책《세상에지지말아요》에는계엄당일부터4월4일윤석열파면선고일까지의여정은물론파면이후에이어진각종집회에참여했던여러활동상과격동의순간에대한소감이소개되어있다.또한연설내용과현장사진을덧붙여치열했던‘빛의혁명’과정을생생하게떠올리게한다.더불어쉽게얘기하기어려웠을자신의가족사,연애경험담등의개인사를솔직하게드러내고있고자신의정체성인페미니스트와오타쿠얘기를당당히밝히고있다.이대목은2030청년여성의내밀한정서를엿보게하는지점이될수있다.

“우리는강해서승리했던것이아니다.사랑하는세계를지키고싶었기때문에끝까지포기하지않았던것이다.사랑으로연대하면절대패배할수없다.국경과성별그리고차원을넘나들며자유롭고평등하게사랑하는것,그게민주주의아닐까?검열과비웃음을견디면서우리는우리가좋아하는것을좋아하겠다고다짐했다.이것이저항이고민주주의가아니면무엇이란말인가?사랑은언제나정치였고,우리는덕질로민주주의를만들었다.”


“광장에서함께불렀던노래는시민들의열망과연결되어있다.”
민중가요와K-pop이버무려진,서로가다르지만소통하며전진하는광장의의미
이책의구성은20대감성이녹아든창의적인발상이돋보인다.프롤로그와에필로그그리고1~6장모두의제목이퇴진광장에서울려퍼졌던노래들이다.이8개의노래는기존의운동가요와2030세대들이즐겨하는K-pop이어우러져있다.순서대로〈늑대가나타났다〉,〈한페이지가될수있게〉,〈임을위한행진곡〉,〈바위처럼〉,〈우리의꿈〉,〈다시만난세계〉,〈세상에지지말아요〉,〈그날이오면〉등이다.저자는광장에서시민들이함께불렀던노래를중심으로각장의민주주의장면과자신의경험담을배치했다.이같은구성은광장에모였던시민들의절절한열망이노래와맞닿아있으며,그노래들의의미와울림이‘광장민주주의’본질과연결되어있음을드러내기위해서다.
이는서로다른사람들이함께하는광장,누구도배제하지않는민주주의의참된가치가이노래들을통해소통하고통합됨을가리킨다.그랬기에한겨울이지만광장과시민들의모습에서지켜든깃발너머로푸르른봄의희망이피어났다고저자는덧붙인다.또한사회적약자인여성,성소수자,장애인,농민,노동자,청년등이저마다의정체성을발산하고,이것들이섞이고버무려져서한층다른상위의어우러짐을통해‘빛의혁명’을만들었음을의미한다.
이책에는8개외에도매집회마다떼창을부르며흥겨워했던노래들이곳곳에소개되어있다.이중에는저자가직접연단위에올라가연설하면서불렀던노래도포함되어있다.직접불렀던노래가공명되어겨울광장전역으로퍼져나가는것을상상하는것은이책을읽는큰즐거움이될것이다.아울러이책을읽으며서로다르지만소통하며전진하는광장의의미를이노래들을통해공감할수있을것이다.


추운광장에서마이크를잡으며당당하게외쳤던28세청년여성의목소리!
그리고언제나마지막인사는아름다운얘기,“사랑합니다.투쟁!!”
반짝이는응원봉,그것을들고율동에맞춰춤을추는2030청년여성들의미소,절실함과흥겨움이뒤섞인채로외치는함성은‘빛의혁명’의참모습을단적으로보여주는광경이다.퇴진광장에서20회가까운연설을했던저자의마지막인사는늘“사랑합니다.투쟁!!”이다.이는퇴진광장에서의외침이윤석열과파면과내란세력척결이라는정치적요구에그치지않고,배제와척결을뛰어넘는‘사랑의민주주의’를만들었으면하는바람과만들겠다는의지의반영이라할수있다.사회대개혁이라는꿈을향해함께나아가자는‘광장의약속’을반드시지켰으면하는열망이기도하다.

“나중으로밀리지않기위해우리는다시한번윤석열이후의세계를상상한다.트랜스젠더도안전하게화장실을가고,이주민도민생회복소비쿠폰을받고,기후위기로목숨을위협받는노동자가사라지고,여자라서죽지않는세상···.그런세상이올까?아니,오는게아니다.우리가만드는것이다.민주주의는우리가만들어가는것이니까.”

사회생활경험이없는20대저자의눈에비친현실세계는여전히차별과억압구조의두터운장벽에가로막혀있다.절망의끝을헤치고의지와연대의깃발들고광장민주주의를외쳤던시민들의우려또한이와무관하지않다.이에관련한저자의시선은단호하며청년다운결기와저항의식을내비친다.

“강력한어른이되어여성혐오헤게모니로점철된윤석열정권과낡은질서를끝장내러광장의주체로서이곳에있습니다.윤석열을끌어내리고국민의힘을해산시킨뒤다른정부가들어선다해도,그들이우리를외면한다면우리는다시광장으로나올것입니다.차별과혐오를박살내기위해반드시돌아올것입니다.”

“우리는광장에서윤석열즉각퇴진뿐만아니라사회대개혁도주창했습니다.사회대개혁과제로삼았던모든것들이진짜민주주의입니다.차별금지법,성착취산업근절,식량주권쟁취,노조법2,3조개정등이요.민주주의의사각지대를없애지않으면,이것은곧‘당신’의이야기가될것입니다.(중략)정치무대에서우리의존재를지우지않는것이진짜민주주의의근간입니다.여성들은,청년들은,소수자들은더이상가만히있지않습니다.우리는가만히있으라는어른들의말을듣지않기로한세대거든요.”

저자와같은청년세대인김후주씨는이책《세상에지지말아요》의발문에서“이책을읽은더많은,더다양한동료시민들이더크게,더시끄럽게세상을누비며언제나어디서나자신의노래를이어가길바란다.우리가겪은일들을이야기하며세상에지지않길바란다.”라고했다.이말처럼시끄럽게떠들며청년의심장으로쓴광장의기억을나누는게이책을읽는관전포인트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