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참귀한아이야”
민화속으로걸어들어간우리집반려동물
반하라구작가가그림으로전하고싶은것은‘예쁨’이나‘기교’가아니다.함께한시간에깃든‘온기’다.그래서그림을시작하기전“가장그아이다운모습은무엇인가요?”라고질문한다.그렇게완성된그림에는있는그대로의모습,통통한몸도부정교합도숨기지않은얼굴이담겨있다.예쁘게다듬기보다정직하게담아내는방식이야말로반하라구작가의그림을특별하게만든다.화려한기교대신평범한일상과소박한바람을담아온민화의정신처럼,복과장수,화목을상징하는소재들도반려동물을꾸미기위함이아니라이미소중했던존재임을다시바라보게하는장치다.작가는그렇게우리곁을지켜준반려동물에게가장아름다운자리를내어준다.
《그림으로만나는너》는반려동물을아름답게꾸며서보여주는책이아니라,사랑했던존재를다시바라보게하는따뜻한시선을선물하는그림에세이다.‘우리집아이가민화속주인공이된다면어떤모습일까.’책장을넘길수록그상상은하나의깨달음으로이어진다.“소중한존재는처음부터충분히귀했고,사랑받을이유또한이미그자체로충분했다는것.”
반려동물과함께한시간을그리다
반려동물초상화를그리는일은단순히모습을남기는작업이아니다.반려인이오래바라보았던시간을함께들여다보고,사랑했던마음을천천히되새기는과정이다.그래서그림한장이완성될때마다한편의이야기도함께탄생한다.
이책에는120여점의민화풍반려동물초상화와함께,그림곳곳에깃든작가의소소한생각들이고스란히담겨있다.그림을설명하는글이아니라,그림이태어난마음을기록한글들이다.함께산책했던날,여행을떠나기전발걸음을붙잡던아이,오래병을이겨낸용감한시간,말없이곁을지켜주던하루까지.그림과글은함께어우러져사랑했던시간을오래붙잡아두는작은기억의방이된다.
길위의고양이도,이름없는생명도
모두한편의이야기
반하라구작가는가족처럼함께살아온반려동물도,골목에서우연히마주친길고양이도,잠시스쳐간작은생명도모두같은시선으로바라본다.중전이되어귀한자리에앉아있는길고양이,푸른용의등에올라세상을향해나아가는고양이,곱디고운한복을차려입고산책을나선강아지까지.작품마다반복해서들려오는메시지는단하나다.
“너는참귀한아이야.”
이책에는강아지와고양이뿐아니라햄스터,토끼,물고기,고슴도치,스컹크까지등장하여,저마다의매력을뽐내며그림속에서생생하게살아난다.종이나크기가중요한것이아니라,누군가에게세상전부였던존재라는사실이중요하기때문이다.그래서이책은반려동물을사랑하는사람만의이야기를넘어,생명을바라보는우리의시선을조금더따뜻하게바꾸어준다.
사랑은기억이되어오래머문다
함께살아가는시간에는언젠가이별도찾아온다.그래서우리는사랑하는존재를오래기억할수있는방법을찾는다.반하라구작가는그답을그림에서발견했다.먼저떠난아이와지금곁에있는아이를같은풍경속에담고,다시만나기를바라는마음을한폭의그림으로이어붙인다.그래서이책은슬픔을붙드는애도의기록이라기보다,사랑했던시간을오래간직하기위한다정한기록에가깝다.
작가는“반려동물의초상화를그리는일은결국기억을그리는일”이라고말한다.
《그림으로만나는너》는지금곁에있는아이를조금더오래바라보게하고,이미떠난아이를미소로떠올릴용기를건넨다.책을덮고나면마음속깊은곳에오래머물러있던‘너’하나가조용히떠오른다.그리고함께한시간은사라지는것이아니라,우리안에서또다른모습으로살아간다는사실을다시한번깨닫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