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네 종말 탈출기 : 대환장 스펙터클 지구 종말 탈출 가족 소동극

최씨네 종말 탈출기 : 대환장 스펙터클 지구 종말 탈출 가족 소동극

$18.00
Description
미스터리, 범죄, 컬트, 코믹, 어드벤처!
감동과 반전의 가족 대활극
내 이름은 최한라, 초등학교 1학년.
‘가족’을 주제로 그린 미술 숙제 발표 시간,
친구의 할아버지가 손수 지어준 별명이야말로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
“이 그림의 제목은 ‘콩가루’입니다.”

어느 날 최씨네 일가에 어둠처럼 스며든 지구 종말의 예언! 집안 서열 1위인 괴짜 외할아버지 ‘최씨’,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남동생으로 무엇이나 잘 뚫는 ‘뚜러정’, 한때 큰삼촌이었다 이모가 된 ‘히메’, 은둔형 외톨이 막내 삼촌 ‘척척’ 그리고 싱글맘인 엄마와 여덟 살 된 딸아이 ‘최한라’. 파탄 직전의 삼대 가족이 펼치는 포복절도 지구 종말 탈출 소동극.
선정내역
한겨레문학상 최종심후보작
제주4.3평화문학상 최종심후보작 / 한경신춘문예 최종심후보작

저자

김은정

저자:김은정
명지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석사과정을수료했다.단편소설「멸치는집어치워」로2016년미래에셋생명주변인과문학신인상을수상했다.장애인권익잡지<함께걸음>기자와국방FM라디오작가로도일했다.등단후첫장편소설인『최씨네종말탈출기』는한겨레문학상최종심후보작,제주4.3평화문학상최종심후보작,한경신춘문예최종심후보작으로연이어선정되었다.

목차

프롤로그
D-100/D-69/D-26/D-1/D-day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지구종말의위기를모면하기위해모종의지령을수행해야만하는최씨네가족.각자아픈사연과설움을가지고해체된삶을살아가고있는이들구성원의모습을통해각박한현대사회에서참다운가족의의미를되새긴다.소설에서‘종말’은지구종말과가족해체의중의적의미를담고있다.

일명콩가루집안이라일컬어지는최씨네일가사람들,
해체에서화합으로탈바꿈한삼대가족의요절복통울컥이야기

소설의화자이자,일년전엄마와함께외할아버지인최씨네로들어와살고있는여덟살최한라는사람들의아픔을치료해줄투명반창고발명가가꿈일만큼사랑이많은아이다.반목하는가족들의유일한말상대가어린한라이기에와전되기일쑤인대화내용들이소설의웃음포인트이기도하다.가족구성원은집안서열1등인외할아버지최씨와,반대하는결혼을했다가싱글맘으로되돌아온최씨의큰딸,그리고어린한라이외에한라가별명으로지어부르는척척과히메,뚜러정이있다.척척은척척박사의준말로엄마의막냇동생인데방에서도무지나오는법이없으며,엄마의바로아래동생인히메는사실하마를닮았지만차마그렇게부르지는못하겠고서로합의하여발음상비슷하면서‘공주’라는뜻을지닌일본어단어를갖다붙이게됐는데못생기고목소리가좀이상해도상냥하고착하다.그리고세상천지못뚫을것이없다고해서이름붙인뚜러정은돌아가신외할머니의하나뿐인동생인데히메가집으로들어오면서방을내주고지하실로내려갔다.몇달만얹혀살겠다며최씨네로들어와집안일을도맡아하던엄마는애초다짐이무색하게한라가어느덧초등학교입학하기에이를때까지별다른대책이없고,그런최씨네일가엔찰떡같은별명이붙은지오래다.그건바로‘콩가루’.

아무튼영민이할아버지와우리최씨는아는사이였는데이따금길거리서마주치면우리처럼손을흔들거나메롱을하는대신헛기침을하거나혀를끌끌차곤했다.언젠가『세계의인사법』이란책에서보았는데에스키모들은서로코를비비는것으로,물이귀중한아프리카의일부부족은얼굴이나발등에침을뱉는것으로인사를대신한다니최씨가유별난건아니다.내가최씨에게영민이할아버지가우리집별명을콩가루라고지어줬다고하자최씨역시혀를내두르더니영민이네집에도공평하게별명을지어화답했다.‘속빈강정’이라고.
우리들처럼돼지나코끼리따위의동물이아닌음식을활용하는그들의별명짓기는인사법만큼이나상당히독특했지만최씨가지은별명이훨씬그럴싸했다.그렇다고팔이안으로굽어서그런건아니다.콩가루보다는강정이더달고맛있기때문이다.(p.25)

전대미문의캐릭터들이등장하는역대급가족,
각인물의뒷이야기로뭉클한울림을주는숨겨진삽화揷話

한라의외할아버지인최씨는77세의괴팍한인물로과거에는사진사였고,현재는본인소유의공터에사설주차장을꾸려소일로삼고있다.큰전망없던공터가얼마뒤기도원설립명목하웃돈에매매되지만그기쁨도잠시,사이비기도원의수상쩍은행적과무당이옥련할머니의등장이그간코웃음치던지구종말을가시화하는것같아초조해진다.40대중반의최고은은고지식하고가부장적인부친에대한원망이깊다.어릴때부터아버지에게순종했지만반대하는결혼을강행하며최씨와사이가틀어졌고그러다이혼후다시본가로들어왔다.40대후반의정두섭,일명뚜러정은돌아가신외할머니의늦둥이남동생으로중장비기사일을하고있다.일찍이부모님을여의고터울이많은누이와함께상경해최씨와한가족이됐지만불미스러운사건으로한때집을나간적이있다.40대초반의최고윤,일명히메는착하고똑똑한아이였지만보통의또래들과다른성지향성에혼란스러운학창시절을보냈으며가족들을위해자신의성향을숨기고살다가어머니임종이후성전환수술을받고여자로거듭났다.사회적차별로인한극심한생활고와폭행시비에연루되는등우여곡절을겪다결국본가로들어왔다.그리고30대초반의최고준,일명척척은최씨의외도로태어난배다른자식으로중학교때자신의과거를알고일탈하여최씨내외의속을썩인인물이다.이렇듯각양각색의숨겨진사연들이소설속에서또한편의서사를만들어내는삽화揷話가액자구도로펼쳐진다는점또한이작품의특별한매력이다.

사회전반을뒤흔든지구종말의예언,
그리고한가족에게은밀히전달된종말탈출의기회,
소외된자들의좌충우돌위기극복기

이런저런속사정으로최씨네가한지붕아래살게된어느가을,백일후닥쳐올지구종말예언으로사회가시끄럽다.그러던중최씨가소유하던작은부지가팔리고그자리에노아의방주형상을띤기도원이들어선다.이른바‘영생구원기도원’.신도들이행방불명되는등정체가묘연한이기도원의전도사는반목하던최씨네사람들에게십계명을전달하며교화하려고도했지만엉뚱한일로엮이면서차츰서로적대감이쌓여간다.공교롭게도이와때를같이하여집안의먼친척이자영험한무당할머니가최씨네를찾아와이들가족에게믿기힘든예언을한다.모월모일,가족모두가과거최씨의사무실,즉현재기도원의개집으로사용되고있는장소아래벙커를만들어숨지않으면최씨네가전멸한다는것.그날은하필지구종말이예견된날이기도해서최씨네를더불안에떨게만든다.

“긍께요.최씨네씨가마른다고.씨가마른다고.집을나가라고하대요.”
“집을요?”말꼬리를낚아챈사람은뚜러정이었다.
“응.나도당최무슨말잉가싶어서물었쩨.그란디이유는말을안하고땅속으로,땅속으로들어가라하대요.”
“땅속이요?지하요?삼촌방이요?”이번엔히메였다.
“그랴서나도통무신소린가싶어설랑물었쩨.성님네지하냐?허고.그란디고개를저어쌌기에그람어디지하냐,어디를가야최씨네씨가안마르느냐했더마…….”
(중략)
“거기라고하대요.왜그짝사무실…….”
할머니가최씨를향해턱짓을했다.
“사무실이요?거기지하가있어요?”
뚜러정이되묻자최씨는넋나간표정으로고개를저었다.
“나도몰러.무조건거기야헌댜.거서다들숨어있어야헌댜.그려야씨가안마른댜.그란디내가옴서봤더니그땅에시방뭔일이여.까무룩혀서자세히는못봤다만건물이들어섰더구먼.꼭요상한배한척같더구먼.”(p.128~129)

이제최씨네일가는종말의위기를극복하기위해난생처음힘을합치고최씨가그선봉에선다.홀로어린딸을양육하며때때로과민한모습을보이거나고지식한부친의성격을그대로답습하던엄마도위기를헤쳐나가기위한과정에서그동안볼수없었던주도적이고능동적인면모를찾아간다.한동안떠돌이생활을하다가다시최씨네로들어와눈칫밥을먹으며생활하던뚜러정,골방에틀어박혀은둔형외톨이처럼생활하던척척,서로앙숙이었던이들역시탈출작전이시작되고부터는힘을합쳐벙커를만들어간다.집안의수치로치부됐던히메도본연의기질을발휘하여가족들의식사준비를하는등안살림을도맡는다.가족들의이런모든변화가한라의시선에무지개처럼환한모습으로비친다.

그렇게말하는최씨의볼에또무지개가떴다.그무렵엔이상하리만치숱하게무지개가출몰했다.공부를하는엄마의얼굴에,요리를하고사진을찍어두는히메의얼굴에,다큐멘터리를만드는척척의얼굴에,헤어지고돌아서는아줌마의뒷모습을바라보는뚜러정의얼굴에,심지어내가쓰다듬으면꼬리를흔들며반달눈이되어바라보는미키의얼굴에까지말이다.(p.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