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 홍단영

가인, 홍단영

$19.00
Description
조선시대 풍수지리와 전통 건축의 영묘함이
궁궐의 어두운 권력 암투와 맞물려 펼쳐지는
스릴과 반전의 풍수사극 점혈點穴 로맨스

사람을人 기쁘게兌 이롭게利 배부르게饇 만드는 인태리어 기술로
집을 짓는 목수단, 안궐安橛!
하늘이 내린 잘못된 운명을 바꾸고자 하는
안궐의 행수, 가인家人 홍단영!

저자

이은비

저자:이은비
어릴때부터시대물을,특히조선시대를배경으로한작품들을좋아하였다.시대의제약에도불구하고조선의다양한분야에서장인이된여성들의일과사랑을집필하는중이다.
2014년<이상한집의앨리스>로웹소설데뷔,이후<지오르다노의남자>로‘저스툰,제1회웹툰웹소설공모전’에입상.<화공,해란>,<다비,아찔하게흐르는>,<혐오관계>등과거와현대를넘나드는배경과소재로다양한로맨스소설을집필중이다.<화공,해란>과<다비,아찔하게흐르는>은동명의웹툰이제작되어각각184만,136만의조회수를기록중이다.『가인,홍단영』은웹소설이아닌일반소설로쓰인첫작품이다.

목차

터닦기
양택을위한인태리어/살을당할악지/의뢰/방화

주춧돌놓기
조성도감/창원군/나주금성관/무위사극락보전

기둥세우기
나경/안산군와리산/첫번째혈지/개토제/두번째혈지

지붕올리기
가인의정체/강무/풍월정/입택

담장두르기
귀환/푸른토시에아홉발가락/다시,봄

입택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이렇듯안궐에선집으로땅의기운을다스려사람을보하고자하니,사람들은이를가리켜인태리어,즉‘사람을기쁘게,이롭게,배부르게만드는방안’이라하더라.안궐의인태리어방안을듣기위해사람들은오늘도끝없이몰려들었다.(p.27)

여인이면서도남장을해야했던조선시대여성건축가,홍단영!시대와신분,성의한계를뛰어넘어신묘한건축을향하는그녀의담대하고섬세한열망은하늘과땅의기운을동시에아우른다.하지만궁가영건의그늘과권력암투의격랑에휩싸인월산대군이정과의위험하고비밀스러운사랑에빠져들며마지막파국을맞는다.

“의술이한사람의운명을좌우하는것이라면,점혈은한집안의역사를좌우한다하였습니다.대군자가의궁가영건을소인에게허락하여주십시오.저희안궐이,자가의역사를지켜드리겠나이다.”(p.125)

사주는하늘이적은것이라바꿀수없을지라도
팔자는굳건한희망으로새로열수있는것!

홍단영은인태리어기술로집을짓는목수단,안궐의주인이다.대목도아니요,지관도아니요,하물며점술가도아닌그녀는스스로를‘가인’이라소개한다.집지으면서산다하여가인,육십사괘의‘풍화가인風火家人’(위는바람이고아래는불.가인은집을지키는사람을뜻하며,동생이언니아래있어그뜻을따르니일가가편안히다스려진다는의미)처럼안궐과안궐에서집을짓는모두가평안하길바라서가인이다.8년전,상지관이었던오라버니단건이억울한누명을쓴채유배지에서죽은후충격으로병든아버지마저돌아가시고혼자가된단영은아버지가남긴안궐을이어받아‘땅을뛰어넘는집’을짓기위해,오로지그집념으로살아왔다.그러던어느날안궐에‘궁가영건’이라는예상치못한의뢰가들어오고,오라버니를죽게만든왕실을저어하던단영앞에그렇게조선의대군,월산대군이정이나타나면서이야기는새로운국면에접어든다.목수,기와공,단청장이등안궐식구들과함께단영은거듭되는우여곡절속에서과연새로운궁가를완성해낼수있을것인가.

“사주는바꿀수없어도팔자는고칠수있다는말,들어보시었소?”(……)
“흔히사주가길이라면팔자는문이라하오.주어진길을떠나걷는것은불가능하지만,문을열지말지결정하는것은오직스스로의선택이란뜻이지.풍수도이러한오행에서크게벗어나지않으니,좋은문은더많이열어두고나쁜문은최대한걸어잠가화를피하게하는것이오.”(p.22)

애초에풍수란것이하늘의명을받아땅이그려낸것이니,이런기이한일하나쯤어찌없다할수있을까.(p.336)

명당을차지하고싶은마음은같으나그것을이룰수있는자와없는자로귀천이나뉘니…안궐의존재이유는바로이것이었다!
안궐.‘편안한말뚝’이란이름을지닌목수단으로,이곳에선주로집터에관한의뢰를받아집을지어주었는데,명당이아닌곳에집을지어도신기한인태리어방안으로화는피하고복을얻게한다하여양반평민할것없이너도나도안궐을찾는다.손님이미리봐둔땅을제쳐두고들어서는족족패가망신하여나간다는흉지에집을지어주었다는데,그집을어찌나잘지었는지일가가화를면한것은물론이거니와큰부자가되었다고도한다.이러한연유로안궐은사람이워낙많이몰려들어지금당장의뢰를한다하여도족히석달은기다려야순서가돌아올만큼명성이높다.

그렇다고명당이없는자들만안궐을찾는것은아니었다.안궐의인태리어는겉으로보이는형상과기운을따지는형기론이아닌천기天氣를보는향법론에그뿌리를두고있어어쩔수없이땅을차지하지못한이들의지푸라기가되곤하였는데,이에대한소문이자자해지며고관대작들도심심찮게이곳의문지방을넘게되었다.

명당을차지하고싶은마음은귀천을따지지않으나그마음을이룰수있는힘은애석하게도귀천을따지니,명당이아닌곳에집을지어야하는사람이더많을수밖에없었다.하여안궐을찾는이마다실낱같은희망을붙드는것이었다.지기는유한하나천기는무한하니,대귀대부大貴大富할수는없더라도눈물날일만큼은어떻게든줄이고싶어서.(p.76)

살殺을당할악지惡地,최악의흉당에지어질새궁가의운명은………
나라에연이어이어지는이상징조들.한명회를비롯한조정대신들은이를빌미로눈엣가시같은존재인월산대군이정을와리산으로보내어재액을막으라청하고임금은어쩔수없이이를따른다.충심이깊었던이정은두말없이수긍하고민가에소문이자자한안궐을찾아가와리산에자신이기거할궁가영건을의뢰한다.왕실에감정이좋지않았던데다필살지에궁가를지을수없다판단한단영은단칼에거절하지만어쩔수없는이끌림에마침내의뢰를수락하고만다.그러나조정과연루된영건과정이순탄할리없다.흙비와지진도모자라닭의암수가바뀌는등또다시나라에연달아괴변이일어나는데한낱사공장들이왕족의궁가를지으려하기때문이란소문으로안궐에대한인식만안좋아질뿐이었다.

와리산이어디인가.조선팔도최악의흉당으로일컬어지는곳이아니던가.와리산은폐왕후권씨의소릉이파헤쳐진후이듬해부터지진과재해가끊이지않는곳이었다.그로인해온갖사건사고가연달아일어나사람의왕래도끊긴지오래였다.오죽하면들어서는모든것들을필살한다하여‘살을당할악지惡地’라불릴까.(p.29)

아름다운우리의옛건축양식을배경으로
새로운구도의풍수風水로맨스가완성되다.

이소설속에는조선시대건축,풍수,세도가들의권력욕으로인한피비린내나는다툼만있는것이아니다.운명을거스르듯거듭되는반전과비밀스럽고긴장감넘치는스릴은물론남장목수단영과월산대군이정,두사람사이의아슬아슬한로맨스가호기심을자극할뿐만아니라소설속에산재하는각종전통건축용어와아름다운우리말그리고신비롭기까지한옛풍수지리설을비롯하여집짓는과정을간접체험하게하는현장감이책읽기의즐거움을배가시킨다.더불어생소한건축용어와우리말뜻풀이가담긴각주읽는재미또한이작품의빼놓을수없는묘미라하겠다.특히나소설전체분위기를감싸는두남녀주인공의비밀스럽고애련한상황에빠져들게된다.

망건을맨이마는반듯하고깨끗한빛으로봉긋이솟아있었고,그아래솜씨좋은화공이일필휘지로옥산을그린듯단아한눈썹이자리잡고있었다.지그시감은눈꺼풀은붉은기를머금고,그아래촘촘히뻗은속눈썹은누에나방의그것인양가늘고길게굽어져있으니,금방이라도날갯짓을할듯여리게떨리는것같더라.미간사이로곧은선을자랑하는콧대는입가리개아래로수줍게숨어들었으나,높이솟은등마루로그모양을충분히가늠할수있었다.사내의얼굴이이리고운선을띨수도있다던가.(p.197~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