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무지개 (공중인 탄생 100주년 기념 시집 | 양장본 Hardcover)

또 하나의 무지개 (공중인 탄생 100주년 기념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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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낭만시의 잃어버린 별,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시 부르는 노래
2025년은 공중인 시인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로, 이를 기념하는 시집 『또 하나의 무지개』가 출간되었다. 공중인은 1957년 발표한 첫 시집 『무지개』에서 “온 누리에 무지개를 깔아 놓으리라”고 노래했으며, 생의 마지막 시 「묘비명」에서 “내 노래의 무덤은 하늘의 무지개”라 썼다. 이러한 맥락으로 『또 하나의 무지개』는 그의 시 세계가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영원한 서정의 상징임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집은 시인의 아들 공명재가 『무지개』 이전과 이후에 남겨진 미수록 작품과 미발표 시, 그리고 시인의 시와 삶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수필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정리해 세상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이 시집은 한국 시사(詩史)에 공중인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깊이 새기는 데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오늘의 독자들에게도 그의 문학적 깊이와 울림을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참고로 본 시집에서 최초 공개 발표되는 미발표시는 마지막 10장의 4편이다. ‘조용히, 조용히, 썩도 조용히‘, ’눈물’, ‘눈’ ‘너를 위한 나의 노래‘ 등. )
저자

공중인

孔仲仁,1925∼1965
시인,출판인,기자.아호는서양曙洋.함경남도이원利原출생.경성고등보통학교를졸업했다.1946년김윤성·정한모·조남사등과함께《시탑》동인으로활동하면서동인지를펴냈다.1949년종합잡지인《신세기》의편집기자로활동하였고,1950년부터는한국문화연구소에서작가최태응과함께《별》을편집하였다.이후《희망》,《현대여성》,《여성계》등의편집장을역임하였고《자유신문》,《삼천리》의주간을지내기도했다.영국낭만주의와프랑스상징주의에영향을받아현대적감각에밀착된서정의세계를묘파한것이작품특징이다.

목차

『또하나의무지개』를펴내면서

1.봄
봄/아지랑이/라일락/종달새/조춘서곡/오월의서곡/물레방아/화조연/대관령/수련/
춘효서정/춘야애장
2.바다의월광곡
갈매기/독산의전설/새벽/여운/해수/남표애가/바다의월광곡/나는바다로가야겠다/
꿈속의동해/전설
3.영곡
갈잎의노래/우의곡/백자부/신라서장/신라비가/진달래꽃/영곡/해바라기/오후의리리크/
전설의메아리/중추절
4.애수
애수/마음을……/비창/망향/돌/만도/구원의모상/제야의종/리나/코스모스
5.밀어초
꿈/오월의밀어/대화/밀어초/화하/추억/밀어제17장/밀어33번/제3밀어/
부인婦人이여그것은……/미완성
6.산곡집
유랑/낙엽/저녁노을/그늘/봄바람/머언날의기념비/메아리/거리/도시의숲/별
7.청춘무곡
1999년/금립시인/여름노래/헌사/타고르여/동방시의나라민국이여/신개지/비정의강/
밤의노래/청춘무곡/일출동해
8.귀거래사
귀거래사/달에게/고향/창경원/경회루/탑
9.나무와시인
새벽전(산문시)/소년시절/해야솟아라/거리에내리는비/8월제/종다리/나무와시인/
어머니의손/낙엽/하늘은지붕위에
10.종다리바람
종다리바람/애욕/환상곡/이땅에봄은와서/백두천지송/동방의등촉/슬픈제신에의노래/
소묘/조용히,조용히,썩도조용히/눈물/눈/너를위한나의노래

시인의말
동해의정화情火
도화유수桃花流水
공중인시인의시문학노트-시를지향하는여러분에게
해설
낭만의기치旗幟와겨레의노래
탄생100주년에부쳐
나의아버지,시인공중인
부록
공중인시인의연애편지
공중인시인의수필-시와진실
[공중인시인가계도]
[공중인시인연표]

출판사 서평

정열과순수로물들인아름다운시절,
온누리에무지개를깔아놓으리라!

“시를찾기전에먼저‘언어’를구하라.그거짓없는언어가내포하여오는시야말로장래의크나큰‘국민의시’의소지를발견할수있으리라…”

1950년대가장유명한시인중한사람으로일컬어지는공중인은낭만주의와상징주의의경계에서활약하며조지훈,박목월,김광섭과더불어한국서정시의전통을이끌었던인물이다.또한신경림시인의말에따르면‘당시신문가판대에서그의시가실리지않으면신문이안팔릴정도였다’고할만큼동시대를살아가는독자들로부터열렬한사랑을받은시인이기도했다.그러나그가우리시사에남긴족적은단두권의시집이전부다.1949년《백민》에「바다」,「오월송」등을발표하면서본격적으로작품활동을시작하였던그는1957년첫시집『무지개』를발간한데이어1958년에두번째시집인『조국』을발간했다.시인의아들공명재는“온누리에무지개를깔아놓으리라”고노래한아버지를기리는의미로『무지개』에실린「조춘서곡」을떠올리며100주년기념시집『또하나의무지개』제목을구상했다고밝히기도하였다.

내일.
신의이름같은나무밑에서
초록의여신들은봄을배여,
온누리에무지개를깔아놓으리라

풀잎들은
옛날과다름없이
영원한기쁨으로
부활의첫장을외우고있으리라

다소곳호르흐르는강변에
누이처럼바람은와서
저만치해를띄워놓고
따스한고향의말을속삭이리라

나는,그바람이거니는
오솔길을따라,
오늘.
불안과초조와곤패를잊으니,
옛님처럼바라보는
봄의아침이청아롭다

지금은이른봄-
어느누군가에포옹이라도당한듯이
소녀의그림자가
녹은땅,물방에
담백한연정을오색지어부서진다

구름아래,아침의메아리를
들로,시내로울어,울리며,
새들은황금의빛발을날개삼아,
하늘의푸름을길어오자고,
불의입김을꽃에담아두자고,
내마음과함께그지없이나래쳐간다.
-「조춘서곡」전문(p.20~22)



순수한자연과정열의언어속에서피어난시혼의세계

“시는어디까지나자연의거짓없는감정의유로流露’라는것이다.
시는이미모든인간의정신의기초가되어있는것이다.
시에접촉하는것은우리들의행복을더하는것과다름이없는것이다.
시를이해한다는것은이세상에서그무엇보다도아름다운것이정신과악수하는것이다.”

우리시사에서공중인시인에대한평가는미미한편이고지금그를기억하는사람또한거의없지만,분명그는짧으나마한시대를풍미한시인으로주목받은인물이었다.시인김광섭은“그의시는대상을심미적감동속에서포착하는정열의언어”라평했고,한성대교수전완식화백은“공중인시인의감성이작용한시어는자연을떠올리게하며인간의내면을비추어내는거울같기도하다.그의시는글이면서그림이고우리한국인의영혼이라는생각이들었다.”라고표현하기도했다.이재복문학평론가가‘그의시의낭만성이지니는문학사적인의미와우리시의낭만주의적흐름’에대한고찰을언급하였듯후대에그의시가담고있는문학적깊이가어떤식으로재해석될지모를일이다.이밖에이번100주년기념시집에는특별히공중인시인이부인최금선여사와주고받은연애편지라든가수필,그리고시를지향하는독자들에게쓴‘시문학노트’가실려있다.더불어책에는공중인시인의젊은시절사진과가족사진몇점이소개되어있으며2015년『무지개』를복간했을당시전완식화백이시집을읽고떠올린시상을그린「서양을생각하며」가함께실려있다.

쓴다는것은그무엇보다도힘이되는것이다.그러나막연히쓴다고하여서언제나되는대로써서는안될것이다.힘과혼을기울여쓰는것이다.고심하고쓰는것이다.생각하고쓰는것이시작에있어서가장중요한것임을필자는여러분에게다시금강조하는바이다.만약에시를쓰는데있어서어떻게하면좋으냐고묻는사람이있다면그것은많이읽고많이쓰고많이생각하는그것이라고답변할수밖에없을것이다.그런즉쓴다고하여서결코난작亂作하여선안된다.난작이란단지무의미하게쓰는것밖에안될것이다.감흥없이써서는비약이없을것이다.썼으면몇번이고잘다듬어야하는표현의고심이여기에있는것이다.-“공중인시인의시문학노트”중에서(p.245)

『또하나의무지개』는아버지영혼의주옥같은노래들입니다!

이시집의목차에서전반부를구성하는항목인‘봄’,‘바다의월광곡’,‘영곡’,‘애수’,‘밀어초’,‘산곡집’은시인이생전이미각장으로분류해놓은시들을따라편집한것이고이후이어지는‘청춘무곡’,‘귀거래사’,‘나무와시인’,‘종다리바람’은100주년시집을준비하면서아들공명재가아버지의뜻을고민한끝에새롭게적어넣은것이다.또한책의말미,시인의아들이어릴적아버지에대한기억과그리움그리고존경을담아쓴100주년기념사를통해서도우리는공중인시인의생애와철학을엿볼수있다.공명재는아버지의시와수필들을읽으며아버지의철학,인생관,그리고생계를책임져야하는가장으로서의무감등을알수있었다고말한다.「구원의모상」에서그가느낀바와마찬가지로“‘안녕히’라는말조차남기지못한채”헤어진어머니를그리워하는시인의마음은우리를눈물짓게만든다.

4.망향
-“어머니!……”
-“얘-,부디몸조심해라,응!”
기적이울린다…….그것은영영내심중의말을
가로막아버렸다.비정하게도
‘안녕히’라는말조차남기지못한채,
열차는남으로소리없이미끈다
십여년전,봄날고향의역두
어머니!……어머니어머니
어머-니
(중인아-)
어-머-니-
(중-인아-)
엄-마
어엄마-
어엄마아-
……아-그리운모상이여,모상이여!
-「구원의모상」부분(p.88)

어린나이에아버지를여읜탓에아버지의젊은시절을알지못하는아들이글을통해20대의아버지를알았다고말하듯이,우리는「동해의정화情火」를읽으면서20대젊은시인의절절한마음을느낄수있다.시인이26세때쓴「동해의정화」는꿈속의여인달례(달禮)를부산범어사에서만나게된감동을전하고있다.

“쪽빛진바다원시原始무르녹아
노을진너와나의울렁이는랑데부
하늘의푸른왈츠나래쳐
울려줄8월의심포니-
오-천년의밀어젖빛진
-달禮의눈부신혼례식!
비둘기떼지어날을초대장이윽고
오색진설계의보랏빛퇴적堆積이여
달禮야목마른늬입술나에게부딪쳐라”

월하의이태백의환상을시시로아로새기며흩어지는나의노래는이꿈속의여인을절대의대상으로파동波動한다.-꿈은깨[覺]어야지만한다.-숙명의옥루몽에서나는다시금공포의나락-현실속에사로잡히지않으면안된다.나는두손으로얼굴을가리운다.그러나이범어사짙은유원의고요속에서‘달禮’를발견하였다는것은다시없는기쁨이아닐수없었다.
-「동해의정화」부분(p.226~227)

또한공중인시인이30대에쓴「도화유수桃花流水」에서“아,헤렌은진실로진실로나의귀촉새였었는가!”라고노래한대목은그영혼의절규를바라보게한다.시인의아들공명재가이책을엮으며글로써아버지영혼의발자취를좇아부자간깊은영혼의대화를경험한다고하였듯우리도그를따라시인의20대,30대,그리고생애마지막순간까지의삶들을엿볼수있다.그의말처럼한편한편의시가시인의영혼깊은곳에서나오는진주같은노래의결정체임을절감하게한다.

아름다움은영원히참다운것이나그아름다움은가서돌아오지않는다.영원히돌아오지않는다.아름다운,누구나다간직한저마다의아름다운회상그처럼,나의헤렌은나의가장아름다운환상속에자리잡고있다.인생에일어나는모든비극도미움도사랑도저주도그리고죽음도모두가부하負荷된운명인줄을알면서도나는헤렌과의인연을단념할수가없다.헤렌에의그지없는추억은나의노래속에영원히살아있다.헤렌은나에게시를쓰게하기위하여이세상에태어났는지도모른다.아,헤렌은진실로진실로나의귀촉새였었는가!헤렌의영혼은저도화유수의무한한슬픔속에나를눕혀주고또다시뮈세의노래를저머얼리서읊어주는것만같다.
-「도화유수」부분(p.239~240)

공중인의시와낭만성의지평
-해설중에서(p.222~279참조)

그가자신의시적대상을개인의차원을넘어조국이나민족으로정한데에는1950년대라는실존적위기상황에서그나름의현실적비전을제시해야한다는낭만주의자로서의고뇌를반영한것으로볼수있다.공중인시의낭만성에대한논의는시사적詩史的인차원에서다루어질필요성이있다.우리현대시사에서다루어진낭만성이라고해야1920년대다양한문예사조의유입차원에서간단하게언급된것이고작이다.

우리시사에서낭만주의혹은낭만성은서구의그것처럼비중있게논의된바가없다.이것은우리현대시사에서이러한흐름이미미하다고판단해서그럴수도있고,아니면그것의존재를제대로발견해내지못해서그럴수도있다.서구의경우낭만주의는고전주의와함께예술사조를대표하는양대산맥이다.어쩌면서구의예술은이둘의길항관계속에서형성되어왔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비록서구의경우이기는하지만우리의경우에도낭만주의는어느한시기에일시적으로나타난흐름이아니라고할수있다.

우리현대시사에서낭만주의를이런관점에서살펴본다면그흐름은지금까지계속되고있다는것을발견하게될것이다.낭만주의에대한이해가이차원에서이루어지면자연스럽게낭만주의의계보가만들어지게되고,이렇게되면공중인시의낭만성내지낭만주의도이런맥락에서이해되고또평가될것이다.그의시가보여주고있는정감의충만과비전의투사로서의낭만주의와원시와원형회귀로서의낭만주의에대한시사적인의미와가치가보다선명하게드러나야그의시세계의전모가밝혀질것이다.

1950년대우리시의낭만성은전쟁으로인한파괴,궁핍,폭력,환상,불안,공포등과깊은연관성을지닐수밖에없다.그의시의낭만성역시이러한시대와의관계하에서해석되어야할것이다.우리시인들의시에내재되어있는낭만성을찾아내어그차이를해석해낼때그의시의낭만성혹은낭만주의는보다구체성을띠게되리라고본다.이번에그의시에서읽어낸낭만성의보편성과특수성을다른시인의그것과서로비교하다보면자연스럽게그의시의낭만성이지니는문학사적인의미도드러날것이고또이것이모이면우리시의낭만주의적흐름도드러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