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밭에 비가 내리면 나는 찻잔이 된다 (제 21회 풀잎문학상 수상 시집)

녹차밭에 비가 내리면 나는 찻잔이 된다 (제 21회 풀잎문학상 수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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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시집은 ‘기억’, ‘자연’, ‘도시’, ‘속도’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통해 인간의 실존을 다층적으로 조망한다. 기억은 단순한 회상이 아닌 존재의 토대이며, 자연은 감정의 외피이자 감응의 언어다. 도시는 고단함 속에서도 삶을 꿰매는 실천의 공간이며, 속도는 치유와 공명을 위한 윤리적 선택의 리듬이다. 이 네 축은 서로 교차하며, 김덕진 시인의 시편들을 다층적 감각과 철학으로 이끈다. 각각은 단일한 주제가 아니라 복합적 정서와 실천의 통로다.
저자

김덕진

1967년세종(충남연기)출생
1990청주교대졸업
초등교사(1990~2024)
교육부장관표창,옥조근정포장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회원
수원문인협회회원
빈여백동인
한국예술인복지재단예술인작가
1996『백수문학』수필등단
2022『시사문단』시등단
제1회수곡문학상(청주교대,1986)
제18회빈여백동인문학상수상(2023)
제21회풀잎문학상수상(2024)
제10회나혜석문학상수상(2025)
2023,2024북한강문학제추진위원이사
저서:『봄의손짓』공저(제18,19,20호)

목차

시인의말


1부소나기

녹차밭에비가내리면나는찻잔이된다
3월에눈이내리는까닭은
5월에비가내리면
비오는날
가을비
소나기
겨울비가하얗게내린다
엄마강
강물
썰물
얼음호수의눈물
겨울이호숫가에서졸아도좋은날
그리움
첫사랑
時節
이른아침숲으로가는까닭
나무에걸린오래된연의소망
걸인에가까울수록


2부소금밭의쓸쓸함에대하여

소금밭의쓸쓸함에대하여
거미
버스정류장에서
길가의빈집앞에
북촌을걸으며
착각
소금바람
가을장미
인계동의밤거리
오래된미래책방
직지사천불상前에서
지금은너를떠나보내야한다는생각으로
이석증앓는사회
휴일아침에나는카페에간다
오늘겨울은춥다
조개껍데기


3부그리움이내안에서더크게그립다

그리움이내안에서더크게그립다
감나무의회귀
평창의밤하늘에별들이밝다
1990년봄,신기리에서
냉이꽃이피었습니다
낙화
아버지,꽃밥한그릇잡수세요
산책
팔달문밥집에앉아
비둘기,숲으로가는길을잃었습니다
수원화성서장대에올라
을왕리해변에서
고물장수
여름과가을사이
겨울과봄사이
안목해변카페에서
그리움두개


4부가을나무의외출

가을나무의외출
광교산형제봉
가을날,암자뜰에앉아서
키오스크사용설명서
산장
구멍
칡과소나무
내발에굳은살이생겼다
낙타의꿈
무명용사의거울
알람시계
마음닦기
당근을씻으며
어른시절
그네
꽃의마음


5부너는오후2시의커피

너는오후2시의커피
말린꽃을바라보면서
자율속도조절기
처음살아보는인생이니까
행복속도
용화사의가을
의자에대한프롤로그
괭이밥꽃
히어리
매미가내창가에머물수있는확률
팔달문꽃집앞에서
순두부찌개는사랑을끓입니다
신데렐라수선집
진료실앞에서
나는너에게봄이고싶다
감사합니다
비빔밥한그릇권합니다
퇴고
짱뚱어다리

해설

출판사 서평

김덕진시인의시집은감각과사유,일상과철학을정교하게직조한서정시의뛰어난성취다.이시편들은단순한회고를넘어서기억의윤리를형성하고,자연과도시,가족과사회를깊이감응하는방식으로삶을사유하게만든다.정제된언어,유연한구성,탁월한이미지감각은그의시세계를독보적인미학으로이끈다.무엇보다도시인은고통을애도로,애도를사랑으로,사랑을언어로전환시키는능력을통해독자에게지속가능한감동을제공한다.
특히,전통적서정시의언어를재구성하면서도,현대인의감각과정서를정직하게반영한다.정서의밀도를유지하되결코무겁지않고,감각의깊이를확보하되난해하지않으며,서정적태도를견지하면서도고루하지않다.김덕진시인의언어는삶을구성하는다층적감정들을조용한언어로호출하며,독자의내면에온기있는울림을남긴다.이러한조화속에서그는독창적인미학과감응의리듬을완성해낸다.

-손근호(시인·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