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자란 기도

내 안에서 자란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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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 안에서 자란 기도』는 시인 겪은 일상적 삶의 경험, 특히 돌봄, 자연, 이별 등을 주요 소재로 삼아 존재와 관계의 본질을 성찰한다. 표현 면에서는 반복과 은유를 활용해 언어의 침묵성과 윤리성을 동시에 드러내며, 감정의 직접적 표출 대신 상징적 이미지와 사유로 주제를 형상화한다. 특히 기도, 자연, 침묵과 같은 모티프를 통해 고통이나 상실을 단순히 고백하지 않고, 존재의 본질을 되새기며 윤리적 태도로 승화한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정제된 언어와 조용한 어조 속에서도 깊은 감응을 이끌어내며, 시인은 자기 고통뿐 아니라 타자의 고통까지도 안고 가는 시적 주체로 자리매김한다.
저자

조지영

1967년광주광역시에서출생했으며현재초등학교에서근무중이다
아이의탄생과함께다시태어난엄마
삶의기쁨과고통,희망과기다림을시로길어올려왔다
특히발달장애를가진아들과의여정을통해
말보다깊은사랑의언어를체득하며,
그날그날의감정과기도를시로기록해왔다
2022년부터꾸준히창작을시작해
자연과계절,사랑과이별,
그리고잊히는것들의의미를껴안는
섬세한시세계를펼쳐오고있다
본시집『내안에서자란기도』는
그녀의첫시집으로,
엄마로서,여성으로서,그리고한사람으로서의
진솔한삶의기록이기도하다
그리고제22회풀잎문학상수상도하였다

목차

시인의말



1부기적처럼,너를안고

처음만난너에게
꽃처럼피어나길
씨앗의노래
처음불린나의이름,엄마
내안에서자란기도
다르다는말
날려보내다,풍선
너의세상속으로
엄마라는이름의시간
거꾸로가는자동차
숨결하나,너를위해
너의웃음앞에서
그날,세상이무너졌다
살아있어줘서고맙다
멈춰진시간속에서
네가기억하는세상
양말위의대화


2부계절의숨결을따라

톡,봄이터진다
봄!봄!봄!
꽃피는봄이오면
봄,비에젖다
여름,봄의등을쓰다듬다
머무는마음,떠나는계절『틈』
그늘이오기전,여름을마신다
느티나무아래,여름
갈여름,문열음가을
가을은내곁을걷는다
겨울,붕어빵
내안의겨울나무
겨울지나어느새봄


3부사랑,그리움그리고이별

사랑보다더오래곁에있고싶어
그대와나
그대오는길
물내음짙은날이면
바람의속삭임
우리사이,살구빛
유월,초록빛으로물든
별빛아래너를생각하다
물든흔적
기억의길위에서
가을비,그대의그림자
그리움이피는뜨락
별이울던밤
기다림
고래없는바다
그늘진꽃잎처럼
부치지못한
대답없는너
비내리는카페에서
저무는발자국
파도를보내는법
시간의강위에흐르는구름은
이별,은행나무처럼
그날의기억은여전히
나혼자만의것
사모곡


4부꽃이말을걸다

봄을깨우는이름,복수초
봄날의너,만리화
목련,조용한시작
봄이살짝웃던날,홍매화
나도,너처럼
노란속삭임,황설리화
민들레,봄의언저리
꽃잎의언어
자줏빛속삭임
빗속에핀꽃


5부자연의숨결안에서

편백나무숲에서
1흰구름이머무는자리
내어주던나무
숲의속삭임
풀꽃향기따라
바람도머무는
청아한울림
한여름밤의콘서트
산,내게말하다
물빛울음이지나간자리
금빛구멍
기다림끝에오는너


6부하루라는기적

감사1
감사2
오후네시,빛에묶이다
쌍화차한잔의기억
향기를마시다
골목길에피어난웃음꽃
찰나의선물
메주익는시간
멈추었을때,비로소
문득,뚝배기처럼
천천히익어가는
나도,가을처럼
달빛을품은누름돌

집게
맨발로걷는아침
파도가물러간자리
맨발의청춘
소풍의끝에서
푸른강에띄우다
나는행복합니다
다시그리고시작
다시피어나는나
오래된향,오래된마음
1980,꽃이피기까지
구름처럼
내마음속의얼룩
물위의그림자
어머니를닮아가는얼굴

작가에세이
해설

출판사 서평

조지영의시집은한국현대시에서드물게‘기도’와‘돌봄’을중심축으로인간존재와윤리를사유한작품이다.특히여성시인이모성경험을단순한희생이아닌철학적수용과윤리의언어로형상화한점에서,시적주체성의확장을보여준다.아울러,생태적감수성과동양적사유가결합된이시집은,감정의절제와사유의깊이면에서현대서정시의한흐름을새롭게계승하고있다.
조지영시의조용한힘은언어의절제와감정의깊이에서비롯된다.향후,일상의미시적감각을포함해사회적,생태적타자에대한윤리적응답까지시적세계를확장해가면서더깊고넓은울림을독자들에게전할것으로기대한다.‘기도’와‘존재’라는핵심주제를유지하면서도더다양한화자와시적구조를실험함으로써그녀만의윤리적서정성을한층확장해나갈가능성이매우크다.침묵속에서울리는그녀의시적인힘이우리에게여전히큰기대를품게하기때문이다.

-손근호(시인·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