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에 웅크린 바람처럼

돌담에 웅크린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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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백윤 시인이 매일 바라보는 바다와 호수, 갈대와 오름의 색은 원래부터 그곳에 존재했다. 거기에 마당의 초록과 초가의 갈색, 돌담의 검은빛이 풍경을 완성했다. 한 사람의 세계관이 오롯한 풍경 속에서 빚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거칠지 않은, 작가의 인상에서 풍기는 여유가 바다를 닮았다.
저자

김백윤

· 『수필과비평』 수필 등단(2014)
· 월간 『시사문단』 시 등단(2023)
· 제주수필과비평작가회 회장
· 시사문단제주 회장
· 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원
·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
· 제주도문인협회 회원
· 구좌문학회 회원
· 빈여백 동인
· 운앤율 동인
· 에세이집 『365일, 교도소를 읽다』
· 수필집 『해녀와 초가집』
· 시집 『돌담에 웅크린 바람처럼』

목차

시인의 말



1부 바다에 새긴 생의 무늬

소라 껍데기
해녀
숨비소리
바다의 무늬
바다의 여인
생명줄
뭍에서
아내의 바다
우뭇가사리
다시 바다로
파도를 품다
시간의 흔적
뒤척이는 바다



2부 삶의 모서리를 다듬으며

이엉 줄
돌담
해녀와 초가집
팽나무
낮아지는 길
마당의 시간
골목의 하루
초가를 보내며
남은 자리
바람의 일
까치
또리
가로등



3부 흔들려야 보이는 것들

갈대의 언어
흔들림에 대하여
호수의 하루
쓰지 못한 시
파문
철새는 떠나고
사라지다
여백
기다린다는 것은
바다를 읽다
둑을 쌓던 날
푸른 숨
일흔의 시간



4부 바람이 들려준 말

바람을 해독하다
바람을 만나다
가벼운 생
억새의 문장
바람이 지나는 길
흔들린 자리
흰 꽃의 안쪽
고사리
겨울비
제주의 봄
바람의 기억
저녁 하늘에 쓰다
저무는 빛



5부 상실을 건너는 마음

벽
둘이 하나 되어
벽 안의 벽
자화상
어름사니
지울수록 환해지는
비에 젖는다는 것은
비는 멈추지 않았다
시간의 발자국
비워진 자리
저물다
친구를 보내며
저물녘 바닷가



6부 당신에게 이르는 길

만남
잎맥처럼
당신은 어디에
서정의 얼굴
마주침의 시간
섬에서 섬으로
내 안의 당신
눈빛
검이를 보내던 날
연둣빛 줄기 하나
우도 등대
바람의 이면
바람은 지나가고



7부 다시 뿌리를 내리기까지

포승줄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수인번호 554
외로움은 외로움을 낳고
어둠 속에서
바닥과 마주하다
머리와 머리를 맞대고
둥근 식사
빨랫줄과 바지랑대
달, 달, 무슨 달
추석과 어머니
어머니와 감나무
민들레

해설

출판사 서평

김백윤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하나의 초점이 생긴다. 그는 단순히 풍경을 읊은 게 아니라, 뒤늦게 자신의 시간을 건져 올린다. 해녀의 바다에는 아내가 있고, 초가에는 어머니가 있으며, 고사리에는 세대를 이어온 손의 기억이 있다. 용왕포가 호수로 바뀐 자리에는 마을의 역사가 있고, 이름을 잃었던 시간마저 자신의 일부로 끌어안는다. 자연과 기억, 사람이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한 생의 안쪽에서 뒤섞이는 게 독특한 지점이다.

또한, 자연은 몸속으로 들어와 풍경이 된다. 바람은 몸에 스미고 바다는 아내의 하루를 품은 삶의 안쪽이 된다. 고사리는 세대를 거쳐 자신에게 건너온 시간이고, 돌담은 묵묵히 공간을 지킨 존재의 형상이다. 사라지는 것에도 그는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 그것은 맹목적인 향수도, 현실에 대한 비판도 아니다. 가버린 것과 현재 함께하는 것, 다가올 미래를 어느 한쪽으로 밀어내지 않은 수용이다.

-장미숙(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