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리 : 자유와 진실을 향한 외침

장하리 : 자유와 진실을 향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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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경이롭다!
용감하다!
감동적이다!

작가 추미애의 입체적이며 디테일이 살아서 복기해내는 시대의 기록.

조롱과 고립을 당하면서도 한 여자가 당당하고 용감하게 헤쳐온 검찰개혁 격랑.
단단하고 뚝심 있는 마침내 외롭지 않은 따뜻한 연대를 만나는 마음과 광장에
관한 이야기.

헌정사상 최초 지역구 5선 여성 국회의원을 지냈고 김대중 · 노무현 ·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기여하며 ‘킹메이커’라는 별명을 갖고 2016년 촛불혁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로서 대통령 탄핵에 성공하고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추미애. 제67대 법무부장관으로 발탁되어 검찰개혁의 선두에 섰던 그녀가 작정하고 아픈 검찰개혁에 관한 소설을 썼다.

절정으로 치닫는 국민의 분노와 시대의 소명을 광장의 촛불로 밝혀낸 주인공으로 재탄생했다.

〈장하리〉가 완성하려던 검찰개혁의 이야기가 불씨를 다시 살려내고 모아서 시대의 어둠을 비로소 환하게 밝히며 그토록 바라던 민주주의의 미래가 통쾌하게 열리며 완성되는 소설로 만난다.

두근두근 겨레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해방 후 이승만의 친일 경찰을 통한 ‘경찰통치’, 박정희의 중앙정보부를 통한 ‘정보통치’, 전두환의 군부를 동원한 ‘군사통치’에 이은 ‘검찰통치’의 역사. 법치를 가면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자유와 인권의 실종.

소설은 ‘장하리’가 대한민국을 흔든 검찰 관련 사건들이 에피소드로 등장한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민주주의 역사 속에서 생생하게 등장하는 검찰개혁에 대한 다양한 인물들과 입장들을 만날 수 있다. 소설보다 ‘더 소설스러운 현실’을 소설로 담은 아이러니는 검찰개혁의 선두에 섰고 온몸으로 경험했던 저자만이 구현해낼 수 있는 서사이다. 이 소설의 읽는 묘미 중 하나는 현실과 소설 속에 팩트 체크, 시점과 시간의 입체적 구성, 인물에 대한 작명센스와 감정묘사 등이 읽는 이들에게 ‘블랙코미디’를 선사한다.

우울하고 암울한 시대, 미래에 대해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낙관을 품는 광장에 나온 소시민들은 일상의 무게와 버거움을 잠시 잊고, ‘자유와 진실을 향한 외침’ 속에 촛불의 온기로 개혁과 민주주의 미래가 열리는 통쾌한 감동을 경험한다. 소설 〈장하리〉가 주는 가장 큰 미덕이다. 우울한 시대, 다행히 소설은 비극이 아닌 해피엔딩의 결말이다.
저자

추미애

저자:추미애

그녀는바닐라아이스크림을좋아한다.밤샘회의,자구하나하나신중히검토하다가도떠먹는아이스크림하나면주위가온통환해진다.늦은밤피자먹는것도꺼리지않는다.

심각한얼굴로요동치는정세를분석하다가도지친참모들의얼굴을살피곤피자를주문해크게한입베어물며함께한이들을위로한다.새우과자는그녀의최애간식이다.

긴침묵이이어지는회의장의무거운공기를바삭거리는과자소리로한순간바꿔놓는다.

그녀의입은언제나함박웃음을물고있다.

혹자는매섭다고하고또혹자는무섭다고하지만,그녀와통쾌한웃음을나눠본사람이면곧그녀의팬클럽이된다.그런그녀가작정하고소설을썼다.절정으로치닫는국민의분노를

절정으로향하는시대의과제를외면하고있을수없어서다.단언컨대시대는‘절정’으로달음질치고있다.

그녀는경쾌하다.상쾌하다.유쾌하다.이제그녀의통쾌한이야기속으로빠져들어가보자.



작가는1958년대구에서태어났다.경상북도와대구광역시를가로지르는달서천끝자락달성군다사읍의자그마한세탁소집딸로서부모님의사랑을듬뿍받으며밝고바르게자랐다.

어려서부터책읽기와글쓰기를좋아했던문학소녀는커서글로써사회정의를실현하는기자나법률가가되고싶어했다.그포부를담아정의롭고따뜻한세상을만들기위해불의한기득권에맞서서국민의삶과개혁의가치를지켜내려는다짐을담은책〈물러서지않는진심〉을집필했다.1998년초선의원이던시절‘제주4ㆍ3사건진상규명특별위원회’의부위원장으로서군법회의수형인3,000여명에대한기록을최초로발굴하고〈제주4ㆍ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제정에앞장서는등‘시대의목격자’로서자신에게주어진소명이무엇인지생각하고두려움없이행동하는그녀를사람들은‘추다르크’라고부른다.

2023년추미애는다시언덕위에서있다.다가올폭풍에돌아서웅크리지않고당당히맞서응시하며,절망의차양을거두고다시거리로나가절정의꽃을피울때를준비하고있다.

위기와희망의기로에선대한민국의성찰과비전을담은〈한국의내일을말한다〉,중산층이살아나기위한방법으로‘동행경제’를제시한〈중산층빅뱅〉,진실의힘을통해정의로운세상을만들고자기획한〈깃발〉에이어서발간하는책〈장하리〉는드라마보다더드라마같은현실을목도하며‘지연된정의’와‘물러설수없는개혁’을완수하기위해지난일들을점검하고새로운개혁의동력을확보하고자기획되었다.

목차

프롤로그_시작에앞서5

Ⅰ숨겨진진실
1.한젊은검사의이름을걸고17
2.아무도말리지않았다22
3.산산조각34
4.어머니의꿈38
5.복기40
6.재신임국민청원43

Ⅱ용건석사단의탄생
7.가을전주곡49
8.충성부대의상갓집추태58
9.99만원불기소세트60
10.총장님한테힘이좀실린것같네63
11.수사지휘Ⅱ67
12.부하가아니라고하니영웅이되네69
13.‘임기를지켜라’72
14.검왕무치(檢王無恥)75

Ⅲ꿈틀거리는거악(巨惡)
15.코끼리사냥은왜실패할까?83
16.백척간두에서의큰결심89
17.크고밝고충만한주문93
18.콘트롤에대한헛된자신감96
19.왜하필이시각이냐103
20.쇼하지마!106
21.목소리대역이필요하다113
22.꽁꽁숨긴악의씨앗115
23.수면위로올라온진실120
24.나는빠져야돼!129
25.검찰과한배를타는것136
26.든든한보험146

Ⅳ검찰쿠데타
27.누구든맞서면처참히짓밟는다153
28.네가눈에뵈는게없냐160
29.그냥술이아니라정의인겁니다168
30.나를찾지마라173
31.비정상의자유,진실앞에끝나리라182
32.쟤들은플레이못해186
33.칼과펜의집중공격195
34.맹수는바뀌지않는다204
35.장관을바꿀명분찾기207
36.조직을배신한대가를감당할수없으니211
37.장관이조직을존중하지않는다고?218
38.용과호랑이를서로싸우게하는꾀224
39.같은목표,다른역할226
40.쇠심줄보다더질긴조직보호본능231
41.포획된황태자236
42.출국금지공익제보에깃든음모243
4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고발된특수직무유기249
44.크리스마스이브에던져진폭탄253
45.상황관리만하고만결과258
46.‘중대흠결’보고에도불구하고‘속았다’265
47.딴마음271
48.한경찰의양심이쏘아올린작은공274
49.‘이게바로독재국가입니다!’279
50.법정폭로후사라진검사288
51.특별검사가반드시필요하다297
52.진실보다눈치가대세300
53.대통령님!뒤를돌아보십시요304

Ⅴ점화
54.장모님은치외법권자311
55.인간성이없는겁니다317
56.사람의향기321
57.짐이곧국가다327
58.쿠데타주역김종필중령이부러웠을까?334
59.사라져가는평화의향기339
60.다시푸른하늘을346
저자후기_얼어붙은겨레의심장을다시뛰게하다353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검찰통치”의문을열어준것은명백한정치의실패이고,개혁의실패이다.그런데정치의실패로인한결과는다시국민의몫이되고말았다.뼈아픈성찰과점검은다시시작하기위해서반드시거쳐야하는과정일것이다.왜실패했는가?실패의연유를알아야극복할길을찾을수도있는것이다.”
---「프롤로그,시작에앞서」중에서

“정치는예술이어야한다.끊임없는투쟁의예술이다.자신과의투쟁이며고독한투쟁이다.신념을지키고관철해내기위한투쟁이기때문이다.정치가사술이나권술이안되도록경계해야한다.궁극적으로정치는선(善)의예술이어야한다.악마의기술이아니다.악마의기술이된정치를선의예술이되도록끊임없이담금질하지않으면안된다.”
---「프롤로그,시작에앞서」중에서

“그의이름은김홍영검사였다.배려심깊고정많음을알수있는그는‘부장검사의폭행과폭언을견디지못하겠다’는말을친구에게남기고자취방에서스스로목숨을끊었다.박철순검사장의안내로김홍영검사가근무했던방으로갔다.책상위에놓인액자위에오전가을햇살이부드럽게부서지고있었다.사진속의고인은막공을차고난후땀에젖은운동복차림으로동료들과함께환하게웃고있는싱그럽고아름다운청년이었다.
...
마음속에이는분노를가라앉힌장하리는일행과함께하얀국화화분이가지런히놓인화단한편의나무를심을빈터앞에서멈췄다.고인을기리기위해미리준비한곧고푸른주목나무를깊게심고그위에삽으로흙을몇차례떠서다진후유족과함께먼저고인을위한묵념기도를했다.그리고검사가된아들이비록이세상을떠났지만이주목처럼기품있고당당하게기억되라고유족을위한기도를했다.마지막으로명예를상징하며‘살아천년,죽어천년’이라고하는장수나무주목처럼남은검사들이미혹에빠지지않고바르고명예로운길을계속걸어갈수있도록오래지켜달라고기도했다.”
---「한젊은검사의이름을걸고」중에서

그러하니이제장관이결단을해야하는때가왔다고장하리를바라보며말했다.대통령의말을얼른이해하지못한듯장하리가놀란표정을지었다.
“제게물러나라는말씀인가요?”
대통령은그렇다고짧게대답했다.
“대통령님께서제게힘을실어주십시오!”그러나대통령은장하리의호소를누르고곧재보궐선거를치러야하는당의입장도있고장하리도당대표를지낸경험이있는만큼그런정도는이해해야하는것아니냐고“기승전사표”로답을미리정해둔듯말했다.
---「아무도말리지않았다」중에서

징계청구이후여론조사에서대통령지지율도폭락했다.그런데일시적으로여론이내려갔다고불안해하면아무것도못한다.더구나개혁을정면에서가로막고검찰권력을수단으로정권을노리는검찰총장을상대로한검찰개혁이었다.이미한명의장관이취임한지겨우한달만에용건석은그가족을기소하고구속시켜물러나게하지않았던가?그걸지켜보고도아무런위험을감수할의지가없이그저우아하고점잖게개혁할수있기를바란것이라면의리가없거나한심한것이다.원칙을세우고법적정당성을가지고돌파해내지않으면악당에게정권을바치게될것이라고장하리는속으로걱정했다.
---「산산조각」중에서

나중에장하리가무직자신세로설날이되어친정에찾아왔을때가되어서야지나간꿈이야기를꺼냈다.
“야야,니꿈을꾸고생각해봤다.결국에는니를아무도안돕고니한테다떠넘기고니를쫓아내고했던거제!그꿈이맞는기라,그기맞제?”
장하리는아직도앞날을걱정하는어머니를위로해드리는것말고는아무말도할수가없었다.”
---「어머니의꿈」중에서

“2019년6월경,라임이연필부사장이A변호사를소개해저는수표로그변호사에게1억을지급하고구두로선임했습니다.한달후에A변호사와검사3명에게1000만원상당의술접대를했습니다.그때그들은용건석사단들로서삼성특검수사팀에함께근무했다고했습니다.나중에라임수사팀을만들경우합류할검사들이라고했는데실제한명은수사책임자로참여했습니다.…
A변호사는2017년문도일검찰총장청문회때신상팀장으로참여한검사였습니다.그때그를단박에알아본대통령이‘저사람저기왜있어요’라고했습니다.그는노무현대통령을조사한주임검사였었습니다.그래서당시노무현대통령의변호사였던지금의대통령이알아보았던것같았습니다.그일이후A검사가2018년변호사개업을했습니다.”
---「가을전주곡」중에서

장하리는단호했다.먼저라임사건에서용건석이수사개입을하지못하도록지휘를내렸다.이어서지검에서수사중인용건석과관련한여러비리사건에대해서도지휘를내렸다.이미고소·고발되어있었으나여태까지제대로수사가이루어지지않고있었던용건석의처김신명의주가조작사건과용건석이중앙지검장으로있을때처김신명이각종전시회를개최하면서거액의협찬금을받은의혹,용건석장모의요양병원보조금부정편취사건,용건석의오른팔로알려진부하검사의친형의뇌물사건에서여러번영장이기각되고불기소된사건들이있었다.때문에장하리는라임사건과마찬가지로독립적으로수사가이루어져야한다고판단해,용건석이수사지휘를하거나중간보고를받지못하도록수사지휘를했다.지난7월에첫번째수사지휘를내린지3개월만에장하리가내린두번째수사지휘였다.
---「수사지휘Ⅱ」중에서

“법리적으로검찰총장은법무부장관의부하가아닙니다.장관의부하라면정치적중립과거리가먼얘기가되고검찰총장이라는직제를만들필요도없습니다”
용건석이언성을높여답변하고난후질의차례가된김의원이이를캐고들어갔다.
“그럼총장이장관과친구입니까?상급자입니까?대통령과도친구인가요?”
“그렇게말씀하시면안됩니다!”용건석이반발했다.
“총장이먼저그렇게말해서지적해드린겁니다.한번살펴보자고요.검찰사무는대통령이법무부장관에게위임한것이지요.정부조직법상검찰사무는법무부장관이관장하게되어있고,그아래외청으로검찰청을둔것이니법무부장관은검찰총장의명백한상급자입니다.검찰청법에도장관의업무지시감독권이명확하게규정되어있지요?
---「부하가아니라고하니영웅이되네」중에서

야당의마원제의원이목소리를높였다.
“라임사태를가지고수사지휘권을뺏고,검찰총장을모욕주고찍어내려고가족사건을가지고치졸한방식으로수사지휘권을박탈하는게과연민주적통제인가요?독재인가요?”
“이런상황에서총장거취문제에말들이많은데사퇴의향이있는지말해주세요!”마원제의원이총장을엄호하면서연달아총장의거취도물었다.
“임명권자인대통령께서임기동안소임을다하라고했고,에또마,여러복잡한일들이벌어진총선이후민주당에서사퇴하라는이야기가나왔을때도대통령이적절한메신저를통해서흔들리지말고임기를지키면서소임을다하라는뜻을전했습니다.에,또저는뭐,제가임기동안할일을충실히하는것이임명권자뿐아니라국민에대한책무라고생각하고,흔들림없이소임을다하겠습니다.”
---「임기를지켜라」중에서

어떤판사가‘술마시고다음날늦게일어나영장심사에불참했다’라는식의판사의약점이되는민감정보나그로인해‘물의야기법관’리스트에올랐다는정보도판사의사생활을침해할수있는위험한것이라고생각했다.그리고명성장관가족재판부재판장인김판사가수원지검검찰고위직과처제와형부의관계라는것도그형부검사를통해영향을미치겠다는의도가엿보이고,김판사가‘우리법연구회’소속이라는것도성분분석용도로보였다.마치과거공안정국이하던수법과하나도다를게없어보였다.심지어대통령과같은출신대학교판사도따로분류했는데만약재판진행이나판결결과에불만이있으면‘어용판사’라는딱지를쉽게붙일수도있을것만같았다.대통령은법조인배출이적은대학교를나왔다.현재같은대학출신판사도매우적었다.장하리는선이넘은행태를보면서그전노무현대통령이검사들에게“이쯤되면막나가자는겁니까?”라고질타했던말이생각났다.
---「검왕무치(檢王無恥)」중에서

낙산사는15년전큰화재로다타버리고2년뒤복원됐다.낙산사보타전에는노무현대통령의영정이모셔져있었다.개혁에대한열망을안고출발한정치의길에숱한저항에마주치고깨지고다시일어나넘어서며,결단이필요할때주저하지않았던분,그러나퇴임후다음정권의정치검사들로부터실오라기하나남김없이낱낱이발가벗기듯털리고아내의인격도자신의인격도다짓밟히자‘삶과죽음모두자연의한조각’이라며몸을던져,때묻고탁한이세상을버리고홀연히가신그분앞에섰다.
‘제가이짐을짊어지고저건너강가로져다나르기로결심했습니다.끝까지이겨낼수있도록제게용기를주십시오’
삼배를올리고일어선장하리의표정이편안하게바뀌어있었다.대통령의편한미소가장하리에게무한한위안을주었던것같았다.
---「백척간두에서의큰결심」중에서

용건석을키운보수언론은용건석의교활함을과소평가했다.그를도구삼아정권을가져오면얼마든지그들의입맛대로통제할수있다고계산했다.반면보수지지자들은그를과대평가했다.극렬지지자들은특검수사로유신공주마마박근혜의탄핵근거를마련한용건석임에도그가대통령에게맞짱뜨는모습에서열렬히환호했다.자신들의불만이모두지금의좌파정권이불러온것인양굳게믿으면서좌파정권응징에가장유능한인물이라고보고큰기대감을가졌던것이다.‘용건석대통령만들기’에나선사람들중유일하게그의처김신명만은그의진짜실력을알고있었다.
---「콘트롤에대한헛된자신감」중에서

어쨌든언론의관심은징계청구사유에있지않았다.그들의취재보이콧은조직적저항이었고크게잘못된검언유착이었다.만약언론이그때라도용건석사단이검찰권을사유화해서엄청난불법을저지르고있는것에조금만관심을기울였더라도2년후용건석사단이나라를거덜내는일은예방할수있었을것이다.
---「왜하필이시각이냐」중에서

검찰과언론의위력은‘명성죽이기사건’부터힘을발휘했다.대통령이유난히강조한공정과정의를실추시킨위선의이미지를씌워명성을죽이는데성공하자다음타깃은노무현대통령을기념하는재단의이사장유민주였다.마침그는자신의의사와무관하게여권의가장유력한대선후보로인식되던때였다.
---「쇼하지마!」중에서

대통령주변과여권을겨냥한정치수사로용건석의검찰은총선을목표로한“검찰의정치”를구사했다.대통령의신임을받던민정수석명성을옭아매어‘살아있는권력을수사한다.’는명분을얻어냈다.장관으로취임할당시에는장하리도알수없었지만용건석은라임과신라젠사건도총선을앞두고정치사건으로바꿔치기를준비하던중이었다.‘명성사태’로검찰은공정의가면을쓰고합법을가장한‘초법조직’으로변했다.
---「누구든맞서면처참히짓밟는다」중에서

‘법기술’은이날장하리가처음말한창작용어다.용건석검찰조직문화에서자행하고있는수사기소권사유화를드러내기위해고심했던표현이었다.다음날장하리는용건석의도넘은측근감싸기에제동을걸지않을수없다고판단했다.하도훈을고검차장검사의직무에서배제하고법무연수원연구위원으로발령냈다.그리고하도훈의비위에대해법무부가직접감찰에착수한다고밝혔다.
---「그냥술이아니라정의인겁니다」중에서

장하리가검찰총장의주가조작비리와장모의요양병원보조금횡령비리혐의등에대한두번째수사지휘를내리자야당과언론은연일정치적의도를가진‘검찰총장쫓아내기’라고몰아붙였다.그들은총장과가족의비리혐의에는애써눈감아주었다.대신“장하리-용건석갈등”프레임을씌웠다.그프레임이극에달하던무렵11월중순야당의한여성의원이법사위전체회의에서장하리가개인적인정치목적을가지고직무수행을하는것인양몰아가려고집요하게추궁했다.
---「장관을바꿀명분찾기」중에서

“어제의범죄를벌하지않는것은내일의범죄에용기를주는것과똑같이어리석은것이다.”오늘악을함부로관용하는것은내일의더큰악을키우는것이다.장하리는융건석검찰정권의도가깊어지는악행을보면서카뮈의말이딱들어맞는현실을개탄했다.그리고무도한검찰정권2년차에민주당일각이아직도거대한악의축에대해경계하고경고하는자세가없다는것도이해할수없었다.개혁저항세력에대해서마땅히경계하고경고를해야할때그러지않았기때문에검찰정권을탄생시키고말았음에도여전히반성이없었다.
---「쇠심줄보다더질긴조직보호본능」중에서

검찰과거사위원회는‘길하기사건’을정식조사하라고권고했다.대검에꾸려진진상조사단은길하기에게출석을통보했으나그는불응했다.그러자언론이길하기의소환불응으로관련의혹이밝혀지지않을수있다는취지의보도가이어졌다.‘장자연리스트’등사회지도층의심각한성범죄사건으로좌절한피해자가극단적선택을해도제대로밝혀지지않는데대해사회적비난과분노가들끓었다.이에대통령도철저한진상규명을지시했다.대검진상조사단은일단조사기한을연장신청했다.이에법무부가활동을연장하기로결정하고사흘후2019년3월22일늦은밤길하기가인천국제공항에나타났다.새벽0시20분출발하는방콕행비행기표를사서11시에출국심사대에섰다.그는자신과비슷한외모의남성을앞세우고본인은검은선글라스와야구모자를착용하고얼굴을가린채뒤를따랐다.그러나출국장에서비행기탑승대기중출입국직원에의해출국을제지당했다.

출국시도가무산된이후언론은‘길하기가자신에대한출금조치가이루어지지않았다는정보를사전에입수해출국을시도한것아니냐’라는의혹을제기했다.이에법무부출입국본부는출입국관련정보유출여부에대한감찰과수사를의뢰했다.그로부터3개월후,길하기는윤한천과함께사건발생6년만에뇌물등혐의로구속기소됐다.
---「출국금지공익제보에깃든음모」중에서

장하리가장관에서물러나고2년반뒤,묵언수행을깨고언론인터뷰로장관사퇴가자의에의한것이아니라당의요구에의한사실상해임인것을밝히자분노와실망,한숨등여러반응이나왔다.대통령이어떤준비된계획또는큰그림이있어법무부장관을사퇴시켰을것이라고믿었던사람들이가장먼저실망을드러냈다.그러나청와대참모들은격앙된반응을보였다.‘지난일을왜들추느냐’라는취지의원망도했다.거기에대해서장하리는‘개혁의승기를잡고도왜실패했는지비추어보지않으면국민이믿음을가지지않을것이고다시일어설수가없기때문’이라고답했다.“결국은인사실패가가장큰원인입니다.오히려개혁을구상하고추진할수없도록방해하는인사를한것입니다.”장하리가말했다.
---「상황관리만하고만결과」중에서

용건석의두얼굴에대한최선욱의회상은놀라운것이었다.용건석은검찰총장임명장받던그날청와대에처음들어와보고신기해하면서붕떠있고좀흥분돼보였다.그는임명장을받고난후검찰선배들로부터축하를받는자리를가졌다.그자리에서방금전임명장을받아들던겸손한모습과는달리호칭도없이대통령이름을그냥불렀다고전해졌다.그후로도그는‘솔직히말해서대통령어떻게됐겠어,내가박근혜수사를안했더라면대통령이됐겠어?’라는말을무용담처럼했다고전해졌다.최선욱은인터뷰에서‘두얼굴’이라고표현했으나장하리는‘딴마음’이라는생각이들었다.전직검찰고위간부는이렇게말했다.“검사들은인사직전까지만충성합니다.막상인사를하고나면자기실력으로올라간것이라고생각합니다”
---「딴마음」중에서

‘역사는우연인가,필연인가’를따지지만긴안목으로보면우연인것은없다.단기간에는비본절적인것에휘둘리는듯이보이더라도언젠가는본질적인것으로돌아오게된다.어느날경찰관송씨는금융수사분야공부에참고하기위해친구황경위로부터보고서하나를건네받았다.황경위는몇년전시중에풍문이돌던주가조작사건을내사했던담당수사경찰이었다.황경위는내사종료된그자료를건네준것이었다.그런데그자료를읽어보던송씨는‘김신명’이라는낯익은이름을보게되었고그자료에는김신명에대한언급과함께도이치모터스주가변동과일일거래내역거래량과거래대금이기재되어있었다.
기사를검색해2019년7월에취임한당시검찰총장의배우자라는사실을알게됐다.그런데주가조작의혹은이미총장인사청문회장에서야당국회의원이의문을제기했었던것이다.
---「한경찰의양심이쏘아올린작은공」중에서

그것을단순히그녀가도이치모터스의내부정보를알고미리주식을팔아치워손실을회피한것으로만보았다.검사도판사도통정매매,가장매매만보았으나그것이전부가아니었다.2011년10월부터2011년12월사이의산업은행의수상한자금제공과신주인수권의흐름을금융감독원도제대로조사하지않았고수사도기소도재판도이루어지지않았다.신주인수권가격조정수법으로막대한이익을낚은후그범죄수익의행방을찾는것도특별검사가해야할일인것이다.
---「특별검사가반드시필요하다」중에서

용건석이명성을법무부장관에임명하지마라,그러면자신이물러나겠다고민정수석을통해엄포를놓았다.그러나인사권자에대한노골적항명을그냥눈감아주었다.장하리가채널A검언유착사건으로측근을감싸기위해감찰방해와수사방해를한이유로1차수사지휘를했을때지휘를불수용하고검사장회의를소집하는난동을부렸을때두번째해임할기회가있었다.그러나놓쳤다.그다음으로,용건석총장본인과부인,장모의비리를한데묶어서이른바‘본부장비리’라고하는데장하리가이를수사하도록두번째의수사지휘를했을때가세번째의해임기회였었다.그러나아무일없이지나갔다.그리고마지막으로,장하리가감찰결과확인된비위로대통령이징계의결을재가하면서도검찰총장의거취를봐주었다.오히려장하리를물러나게함으로써용건석의간을더키웠다.그것이네번째놓친기회였다.이런복기만으로도장하리는예리한면도날로가슴을도려내는것처럼아팠다.
---「인간성이없는겁니다」중에서

보름후소년원에서만난유현서가편지를보내왔다.“저는‘보호받아야한다’는라는따뜻한말을그때처음들었습니다.포기하지않고앞으로제가인생을살아가면서힘들때마다제게해주신말씀을떠올리며희망을잃지않도록하겠습니다.추운날씨에감기에걸리지않도록옷따뜻하게입고다니세요!”
그렇게또박또박쓴글씨의편지를읽으니유현서는이미사랑의언어를제대로표현할줄아는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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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현장에서느낀것은아이들이자기가버려졌다는느낌에서빠져나오지못하는것입니다.아이들이실수로부터포기하거나좌절하지않고자기극복을하도록돕는확실한처방은사랑의지지를보여주는것이무엇보다중요한것같습니다.”장하리는다시눈을감은채소년원에서맞이한설날아침소년들과마주앉아떡국을먹으면서보았던반짝거리던소년들의눈빛을상기했다.그때자신을극복하고다시일어서겠다는새해결심을확인할수있었다.그흐뭇했던순간을그려보던장하리는복도까지나와작별인사를하는그들에게서사람의향기를느꼈었다.
---「사람의향기」중에서

“검찰업무는법무부가하는일가운데하나에불과합니다.그럼에도검찰의법무부로잘못인식되어있습니다.법무부개혁은인권부로제자리를찾는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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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이태어나출생에서사망까지국민으로서누리는권리와의무를인권적으로보살피는일을하는데가법무부다.범죄자처벌만이능사가아니다.죄를지어수사를받고기소되어재판을거치고수감되더라도사회복귀를정상적으로할수있게제대로관여해야한다.
---「사람의향기」중에서

브라질의연방판사세르지우모루는이른바‘세차작전’이라는음모를꾸미고부패를소탕한다는명분을세우고브라질민주세력을숙청했다.검사와판사들이연합작전으로자신들이표적삼은정적을수사하고기소하고구속하고재판으로가두는식으로대대적으로제거해나갔다.브라질대통령룰라도그렇게투옥했다.그것이가능했던것은언론들이앞장섰기때문이다.그런식의민주주의제도를이용한특권엘리트의사법쿠데타를연성쿠데타19라고했다.장하리는결코남의일만은아니라고생각하면서강하게경고했다.
---「사라져가는평화의향기」중에서

2023년봄미국CIA가용산국가안보실을도청한것이드러났다.그런데대통령실의반응이무덤덤했다.‘동맹국인미국이우리에게어떤악의를갖고했다는정황은발견되지않았다’고해마치남의나라일인것처럼반응했다.그러나주권침해를당하고도악의가없으니그냥넘긴다는것은매우굴종적인처사였다.대화를묵묵히듣고있던장하리는지식인이침묵만하지않는다는생각이들었다.미국과의역학관계속에서미숙한검찰정부가국운에치명적인방향으로나라를몰고가는것을예리하게지켜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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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초한반도의운명을미국과일본이결정해버린태프트카쓰라밀약(1905년7월미육군장관태프트와일본외무대신카쓰라사이에맺어진비밀협약으로미국이일본의한반도에대한지배를인정하는것을내용으로함.그리고일본이그해11월을사늑약으로외교권을뺏었음)처럼다시21세기대한민국의운명을우리국민이모르는사이에바이든기시다가결정하고우리대통령이신나서장단을맞추기만한다면평화구축은점점더멀어질것이다.장하리는파탄난평화외교의과정도더듬어보았다.
---「사라져가는평화의향기」중에서

저녁밥을먹고있던장하리의남편은유튜브방송을보다가고개를숙였다.그는흐르는눈물을감추고있었다.
“나도당신이그런일까지겪은줄은몰랐네”하며미안해했다...
장하리는원래의밝은기운으로되돌아와싱긋웃어보였다.
“밥먹고다시힘을냅시다.밥심으로버텨야지요!”
잠겼던목도다시돌아왔다.그녀는살아있는만큼할일도끝이없는것이라고대범하게생각하기로했다.
‘그렇다!조롱도두렵지않다.고립도두렵지않다.더디더라도결국에는무엇이본질인가로수렴되어올것이다.’그날밤장하리는오랜만에깊은잠을잤다.
다음날아침일찍잠을깬장하리는베란다에서은빛을내며반짝이는한강을바라보며마음을가다듬었다.
‘개혁은관용으로건설되지않는다.개혁저항이관용과통합으로포장되더라도꿰뚫어보고넘어가는용기를심자,무너진본질을회복하는개혁의주춧돌을다시만들자.이제부터중요한것은목적없는통합이아니라사회를제대로바꾸려는강력한의지의연대여야한다.’장하리의내면에서강한반동의에너지가힘차게올라왔다.
한여름내내햇볕을받고잘자란로즈마리가한층높아진푸른가을하늘을이고바람에하늘거리며향기를발산하고있었다.
---「다시푸른하늘을」중에서

거짓을분간하기위해거짓을알아야한다고생각했다.거짓이왜어디서어떻게왔는지알아야한다.거짓을모르고지나치면진실도알아보지못하기때문이다.진실은어떤고난속에서도앞으로나아가게하는힘을주지만거짓은언제나역사를퇴행시켰다.거짓으로눈앞의승리를잠시쟁취한듯보이지만머지않아진실이안개처럼날려버릴것이다.권력의절정에서더욕망을채우려는헛된꿈을꾸는사람도보인다.그러나진정한역사의영웅은저만주벌판극한에서도희망의절정을품고얼어붙은겨레의심장을다시뛰게한이육사시인일것이다.가장절망스러울때가가장희망의절정에이를때라고외치는소리가들린다.
---「얼어붙은겨레의심장을다시뛰게하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