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인 듯 눈물인 듯

꽃인 듯 눈물인 듯

$17.00
Description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한국인이 사랑한 시, 김춘수 시인의 〈꽃〉 수록!

20년에 걸쳐 완성된 두 거장의 예술적 실험
고(故) 김춘수 시인과 최용대 화백이 만들어 낸 새로운 세계로의 환대
20년 전, 김춘수 시인은 시 세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싶었다. 그는 자신의 예술적 세계를 이해해줄 화가를 찾아가 함께 작업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제안했다. 그 제안에 화가는 ‘왜 하필 나냐’고 되물었다. 시인은 그 당돌한 질문에 지긋이 웃으며 “무엇보다 내 시와 잘 맞아.”라고 대답했다. 새로운 시적 세계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많은 시 중 단연 눈에 띄는 시는 김춘수 시인의 〈꽃〉이다. 〈꽃〉은 김춘수 시의 초기세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꽃’과 ‘언어’의 관계다. 꽃의 존재 또는 세계의 존재를 관통하는 철학적 사념을 담고 있다. 누군가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꽃’(사물)이 되는 그 과정과 세계를 인식하고 존재로서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 인식론적 세계와 예술적 실험의 결합이 담긴 《꽃인 듯 눈물인 듯》은 20년 전 두 거장의 혼이 담긴 시화집을 재발간한 책이다. 이 시집에는 문학평론가 강경희 평론가와 김춘수 시인의 손자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김현중 작가의 김춘수 시인을 향한 애틋함 또한 담겨 있다. 2005년, 그 실험이 세상에 내보일 당시의 여운을 기억하며 2024년 다시 한번 새로운 탄생을 기약한다.

저자

김춘수

저자:김춘수

경상남도통영시동호동에서출생했다.경기고등학교를졸업하고일본으로건너가1943년니혼대학(日本大學)예술학과3학년에재학중중퇴하였다.경북대교수와영남대문리대학장,제11대국회의원,한국시인협회장을역임했고,제2회한국시인협회상,대한민국예술원상,문화훈장(은관)등을수상하였다.

1945년유치환,윤이상,김상옥등과〈통영문화협회〉를결성하면서본격적인문학활동을시작했으며,1946년광복1주년기념시화집《날개》에〈애가〉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하였다.대구지방에서발행된동인지《죽순》에시〈온실〉외1편을발표하였다.1948년에첫시집《구름과장미》를내며문단에등단한이후,〈산악〉,〈사〉,〈기(旗)〉,〈모나리자에게〉를발표해주목을받았다.

주로《문학예술》,《현대문학》,《사상계》,《현대시학》등의잡지에작품을발표하였고,평론가로도활동하였다.초기에는릴케의영향을받아삶의비극적상황과존재론적고독을탐구하였으며,1950년대에들어서면서사실을분명히지시하는산문성격의시를써왔다.그는사물의이면에내재하는본질을파악하는시를써‘인식의시인’으로도일컬어진다.

시집으로첫시집외에《늪》,《기》,《인인(隣人)》,《꽃의소묘》,《부다페스트에서의소녀의죽음》,《김춘수시선》,《김춘수전집》,《처용》,《남천(南天)》,《꽃을위한서시》,《너를향하여나는》등이있으며,시론집으로《세계현대시감상》,《한국현대시형태론》,《시론》등이있다.이외에도《한국의문제시명시해설과감상》(공저)등의저서가있다.



그림:최용대

1963년경북청도생으로프랑스빌쥐프미술학교를졸업하고1993년부터1998년까지파리에서작품활동을했다.1992년부터2024년까지반디트라소갤러리,금호미술관,오베르쟝빌시립미술관등한국과프랑스에서22여회의개인전을열었고,1989년부터2023년까지한국과독일,벨기에,프랑스,일본등에서350여회의그룹전에참여하였다.1996년벨기에브뤼주국제미술전에서최고상을수상했다.2003년에평론가44인이선정한우리가주목해야할젊은작가100인에선정되었다(월간미술1월호).

저서로는김춘수시인시화집《꽃인듯눈물인듯》,세계의명시시화집《그깊은떨림Poem》이있다.현재경기도양평작업실에서작업하며활발하게활동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시적모험을위한최후의구상이자詩作의완성│최용대4

소년17
서풍부(西風賦)19
부재21
가을저녁의시23
밤의시25
길바닥27
곤충의눈29
꽃31
분수33
꽃을위한서시37
나목과시서장(序章)39
나의하나님41
샤갈의마을에내리는눈43
겨울밤의꿈45
봄바다49
눈물51
리듬Ⅰ53
물또래55
석류꽃대낮59
처서지나고61
은종이63
이중섭365
내가만난이중섭67
호도(胡桃)69
토레도소견71
마드리드의어린창부73
에리꼬로가는길75
처용단장제1부눈,바다,산다화(山茶花)77
산보길81
노부부83
너무무거우니까85
알리바이87
소냐에게89
드미트리에게93
영양(令孃)아그라야97
의자99
시(詩)와사람101
계단103
슬픔이하나105
거울107
명일동천사의시109
하늘에는고래가한마리111
매우기(梅雨期)113
발가벗은모래들115
홍방울새117
제1번비가(悲歌)119
제28번비가(悲歌)121
제36번비가(悲歌)123
행간(行間)125
시안(詩眼)127
장미,순수한모순129
찢어진바다131
anevent133

숲에서있는희맑은,희맑은하늘소년│강경희(문학평론가)135
나가며바다의부활│김현중143

출판사 서평

“故김춘수시인의20주기를추모하며”

20년이라는시간을지나다시한번선보이는‘미학적실험’
인간존재의비극과삶의아름다움에대한착실한단초

그리움으로하여
왜너는이렇게
산산이부서져서흩어져야하는가,
-「분수」부분

“김춘수시의매력은이해가없어도수용되고해석이없어도폐부에스며든다는것이다.(중략)김춘수는언어밖을지향하며의미에포획되지않는비상을꿈꾸는시인이다.언어이며음악이될수있는예술,문자이며그림이될수있는세계,소리이자향기가되는차원,땅에떨어지는눈물이자빛으로날아가는동경.지정과경계로구획되지않는자유의지대를시인은활보한다.시인자신은이를‘무의미시’라고명명했다.”
-강경희,문학평론「숲에서있는희맑은,희맑은하늘소년」에서

김춘수시인이전하고자하는이별,그리움이자상실이란“안타까운눈짓”(「분수」)이다.어째서인가.슬픔과아름다움이공존하는세계는왜우리가이렇게“산산이부서져서흩어져야하는가”(「분수」)에대한고뇌다.“모든것을바치고도/왜나중에는/이찢어지는아픔만을/가져야하는가,”(「분수」)에대한명명이다.“왜너는/다른것이되어서는안되는”(「분수」)지에대한깊은안타까움과그리움은곧“선연한무지개로”(「분수」)다시솟아난다.다시솟아나는탄생에도문득고독한자아와세계를마주하게된다.그의시세계가전하고자하는날카롭지만고요한,고독하지만푸른눈빛은곧독자들의가슴에뚜렷한파동을일으킬것이다.

삶의고통을가로지르는과묵한시선,피동적인움직임
문학과미술의영감으로쌓아올리는현대예술,그너머

“인용된문자텍스트는원문에서의의미론적측면과함께,그자체가말하자면모든상형문자와그림문자가그렇듯일정하게는그의미와는무관한일종의조형적인효과역시겨냥하고있는것으로보인다.더불어나무이미지와문자텍스트에서의의미가서로중첩되거나충돌하는것으로부터제3의의미를축출해내고있는것이다.그러니까최초의의미를재맥락화하는과정을통해나무의이미지에서도그리고문자텍스트에도속하지않는또다른해석의가능성을열어놓는것이다.”
-고충환,미술평론「인간과자연을매개하는존재론」에서

김춘수시인의초기작을포함해53편에이르는시세계를조망할수있는시화집『꽃인듯눈물인듯』은월간미술평론가44인이선정한우리가주목해야할작가100인중한명인최용대화가의작품이어우러져새로운감상의기회를제공한다.프랑스에서활동했던화가최용대는그동안문자텍스트가도입된회화(평면,입체)와설치작업등을통해새로운언어를제시하는작품들을선보여왔다.흑과백,원색,이미지와문자텍스트등의대비를통해시인과미술가의언어를뚜렷이보여준다.이미지와텍스트의의미가중첩되고충돌하면서또하나의예술적확장을기다린다.그의미는바로김춘수시인과최용대화가가만들고자했던새로운시세계이자그림세계이다.이두세계의충돌이자결합이현대예술에서의도전적실험이었던셈이다.『꽃인듯눈물인듯』을통해그새로운영감을만나보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