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주의자 선언 : 공적 슬픔과 타인의 발견

이타주의자 선언 : 공적 슬픔과 타인의 발견

$17.80
Description
“조용히 그의 뒤를 밟고 싶을 만큼 나는 그가 궁금했다.
지극하게 솔직한 것은 왜 이토록 아프고 아름다울까.” - 추천사에서

시대가 만들어낸 오해의 늪에서 이타심을 건져내고
타인이라는 가능성을 찾아 떠나는 섬세하고 치밀한 탐구

타인의 고통과 사회적 슬픔 앞에서도 극단으로 분열되는 시대,
오롯이 위로하고 애도하는 방법에 대하여
이 책은 이타적 마음을 강요하거나, 칭송하거나, 이타심으로 가득한 세계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는다. 각자의 곁에 살아가는 타인에 대한 소고이자 타인에 대해 생각하는 나에 대한 기록이다. 또한 수많은 타인 사이에 가능성으로서 존재하는 이타심의 흔적들을 찾아가는 이정표다. 우리는 ‘너’에 대해서 말하고, ‘너’를 위해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고유의 맥락을 가진 타인에 대해서 고민하는 데에는 서툴다. 또한 이기심의 대상이 ‘나’를 돌아보는 데에도 익숙하지 않다. 누군가의 타인으로 존재하는 ‘나’에서부터 고민을 시작할 때, 추상적이고 막연한 존재로서가 아니라 하나하나의 세계로서 ‘너’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진정한 이타주의의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저자 최태현은 강의의 충실성, 학생들과의 소통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육상(2023)을 수상하고, 제도와 마음의 공공성에 관한 논문으로 한국행정학회 학술상(2019)을 받은 교육자이자 연구자다. 그런 그가 모니터 안의 데이터를 통해 제도와 정책을 연구하다가 “문득 모니터 바깥의 사람들을 보고 싶어졌다. 더 정확히는 세상과 어울리고 싶어졌다”며 상아탑 밖의 사람들 곁으로 뛰어들었다. 투쟁의 현장에 직접 방문하여 순수한 마음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공동대표 박경석을 따라다니다가 그에게 발각되어 혼이 날 뻔했던 에피소드는 ‘운동판’의 사람들에게는 꽤 알려진 이야기다. 그가 타인의 고통과 사회적 슬픔 앞에서 오롯이 위로하고 애도하는 방법을 고민하며 첫 에세이를 펴냈다. 《이타주의자 선언》은 “학문의 자리에 살던 이가 ‘현장’의 사람들 곁에 어떤 마음으로 다가왔는지에 대한 아주 사적이면서 이타적인 기록”(홍은전)이다.

저자

최태현

저자:최태현
2013년부터서울대학교행정대학원에서학생들을가르치며정책결정과공공성,행정윤리등의분야를연구하고있다.2024년에는“분열의시대,다양성과포용이희망이다”라는주제로개최된‘경향포럼’의강연자로힐러리클린턴,캐시박홍등과함께대중앞에서기도했다.
‘타인을생각하는마음’에대한책을썼지만여전히타인을모르겠다고고백한다.기어코타인을이해하기위해몸부림치다가도그런의지가때로는어떤선을넘을지도모르기에주저하고망설이기를반복한다.모든아픔의무게는다르지않다고여기지만공적슬픔을남긴기억에마음이조금더기운다.이책을쓰던가운데문득“나의이야기가타인이욕망할만한가?”라는질문을던지고‘서사없음’의서사라는역설에다다랐다.
좋은사람들이일으킨삶의미세한기욺에서운명과진실을읽어내기,오후햇살드는연구실에앉아멍하니있기,합창,밀크티,〈반지의제왕〉의프로도배긴스,〈스파이패밀리〉의아냐포저등을좋아한다.
《모두를위한사회연구》(2021),《절망하는이들을위한민주주의》(2023)등을썼다.

목차

들어가며 ̄타인이라는아름다움

1장타인들
너와나|타인을향한감정|아픔이아픔에게|마음의거리

2장태도들
배려|합창에대하여|희생하지마세요|나의언어,우리의언어|그하나의이름

3장가족이라는타인
모쿠슈라|딸:일기들|어느별이되었을까

4장시민이라는타인
늦게만난세계|인간,자연,그리고거리|헌정|영웅과시민:달의어두운면

5장내려놓음
시간,사람,깨달음|당신은좋은사람입니까|누구나어디선가멈춘다

6장죽음
또랑이의죽음|아버지가가시던밤|나를위한다고말하지마|무엇을위해살고,싸우고,죽을것인가

나가며 ̄늦은고백

감사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조용히그의뒤를밟고싶을만큼나는그가궁금했다.
지극하게솔직한것은왜이토록아프고아름다울까.”―추천사에서

시대가만들어낸오해의늪에서이타심을건져내고
타인이라는가능성을찾아떠나는섬세하고치밀한탐구

타인의고통과사회적슬픔앞에서도극단으로분열되는시대,
오롯이위로하고애도하는방법에대하여

★백온유(소설가),장일호(《슬픔의방문》저자),홍은전(인권활동기록가)강력추천!

이책은이타적마음을강요하거나,칭송하거나,이타심으로가득한세계의청사진을제시하지않는다.각자의곁에살아가는타인에대한소고이자타인에대해생각하는나에대한기록이다.또한수많은타인사이에가능성으로서존재하는이타심의흔적들을찾아가는이정표다.우리는‘너’에대해서말하고,‘너’를위해살아가려고노력하지만,고유의맥락을가진타인에대해서고민하는데에는서툴다.또한이기심의대상이‘나’를돌아보는데에도익숙하지않다.누군가의타인으로존재하는‘나’에서부터고민을시작할때,추상적이고막연한존재로서가아니라하나하나의세계로서‘너’에대해생각할때,우리는진정한이타주의의시대를맞이할것이다.

저자최태현은강의의충실성,학생들과의소통에서높은평가를받아서울대학교학술연구교육상(2023)을수상하고,제도와마음의공공성에관한논문으로한국행정학회학술상(2019)을받은교육자이자연구자다.그런그가모니터안의데이터를통해제도와정책을연구하다가“문득모니터바깥의사람들을보고싶어졌다.더정확히는세상과어울리고싶어졌다”며상아탑밖의사람들곁으로뛰어들었다.투쟁의현장에직접방문하여순수한마음으로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공동대표박경석을따라다니다가그에게발각되어혼이날뻔했던에피소드는‘운동판’의사람들에게는꽤알려진이야기다.그가타인의고통과사회적슬픔앞에서오롯이위로하고애도하는방법을고민하며첫에세이를펴냈다.《이타주의자선언》은“학문의자리에살던이가‘현장’의사람들곁에어떤마음으로다가왔는지에대한아주사적이면서이타적인기록”(홍은전)이다.

나를잘아는이기심이출발선,‘나’로부터시작해서‘너’에게로뻗어가는이타심

우리는이타주의(이타심)라는단어자체에대한편견이있다.보통순수하게나아닌존재를위한행동이나태도를두고이타적이라고말한다.하지만과연그런가.예를들어‘거액을기부한연예인’은이타적인가,이기적인가.기부금으로어떤이의삶이더나아졌으니이타적인행위인가,기부행위로명성을쌓아더거액의광고를따내려는목적이었을수도있으니이기적인행위인가.딱잘라서이타적인것과이기적인것을구분하기는어렵다.

한편으로는이타적인행동혹은사람에대한왜곡된시선도존재한다.사회적자본으로서의신뢰가넉넉하지못한시대에서누군가를돕는행위는곡해된다.어떤행위가누군가에게분명도움이되었더라도위선이라고비판하며고깝게여기는사람들이있다.자기잇속을챙기기위한다른마음이있을것이라는편견에서쉽게벗어나지못하기도한다.선의에따라행동했지만“휴머니즘이사람살리는거아니다”와같은비아냥을들을때도있다.종종‘자선사업’이라는단어를현실감각없고순진하기만해서실속못챙기는사람에게놀림조로쓰기도한다.

저자는시대가만들어낸오해의늪에서이타심을건져내고그것의가능성을찾아떠나는탐험을시작한다.우선이타심을“나의행복과다른사람의행복이겹치는영역을알아채고신경쓰는마음”이라고정의한다.이렇게되면이기심과이타심이뒤섞인,마치갯벌과같은공간에진입하게된다고저자는말한다.그리고한가지당부의말을남긴다.역설적이지만이타심의시작을‘너’가아닌‘나’로설정하기를권한다.“어쨌든그나마내가알고있는존재는‘나’”이기때문이다.우리안에는“‘나’만있는것이아니라‘우리’의조각들이있기”때문에안전할것이라고말하며걱정을덜어주기도한다.그런다음타인이자리하고있는마음과태도에대해서(1,2장),구체적인대상으로서의존재하는타인인동료시민과가족에대해서(3,4장),타인을이해할실마리로서의쇠락과죽음에대해서(5,6장)이야기를이어간다.

사회적참사의고통을겪은이들에게건네는고백

책을관통하는또하나의큰맥락은세월호참사다.행정학교수로서공공성,민주주의,시민참여등을연구하고학생들을가르쳤던저자의삶은2014년4월16일의비극으로인해송두리째흔들렸다.저자는운명이라고부르고싶을만한지난날의기억을있는그대로드러낸다.2014년어느날,저자는세월호참사와관련된국제세미나를성공적으로마치고집으로돌아와서아내에게세미나가얼마나좋았는지이야기를했다.“그래서,유가족들에게도움이된대?”라는아내의질문을들은후멈춰버린그는고심하게된다.인식의지평이얼마나좁았는지,타자의경계가어디까지였는지돌아보게된저자는자신의마음속에서“참사를겪은이들이아니라세미나그자체가주인공”이었다는사실을깨닫게된다.이순간이하나의변곡점이었다.이후에도이와같은계기들을마주하며당황하고,부서졌다고회고한다.저자는세월호참사유가족,이동권투쟁의현장에서살아가는이들,장애당사자이면서사회와인간을탐구하는연구자등을만나면서“삶의균형추가기울기시작했다”고털어놓는다.그기울어짐의순간들이이책에담겨있다.

2024년세밑에마주했던제주항공참사는다시한번온국민을슬픔에잠기게했다.세월호참사,코로나팬데믹,10·29이태원참사,아리셀공장화재참사등늘마지막이기를바라지만종종다른모습으로우리를찾아오는아픔들이있다.참사의고통을함께견뎌내는방법은무엇인지,공적슬픔에적절한그리고충분한애도의과정과태도는무엇인지고민할수밖에없는우리에게이책은하나의답이되어줄것이다.저자는“이해가선행되지않은이타심은그마음이향하는타인에게모멸감을줄수있기에위험하다”고말한다.슬픔,아픔을겪고있는이를보면자연스러운감정적반응이일어난다.문제는즉각적이고본능적인마음에머물면서“타인을동등한존재로여기지않는태도”가상대방에게줄수있는모멸감이라고지적한다.이는위로와애도의과정에서도본의아니게드러날수있다.참사의당사자,유가족은‘시혜와동정’의대상이아니다.연민에그치지않고,그들을진정위하는것이무엇인지끊임없이고민하는데에서시작해야한다.

타자도생의시대

무엇이인간을인간답게만드는가.인간다움의구성요소로이타심을꼽지않을사람은드물것이다.하지만생사가교차할때,일확천금의기회가눈앞에있을때와같이결정적인순간을앞두고많은이가가장먼저버리게되는마음또한이타심일것이다.“과연그런가?이것이우리의전부인가?”아니다.아니어야한다.우리안에타인의조각들을찾고,모으고,조립하는과정을통해각자도생의통념이끊임없이주입하는강박,‘결국혼자서살아남아야한다’는속삭임에서벗어날수있다.

진정한이타주의의시대는‘타자도생’의시대라고부를수있을것이다.‘나’와‘너’를한사람의타자로서정중하고예의바르게인식하고,그것에걸맞은대우를하는세상.그래서이해없는공감,즉동정과연민의대상으로만누군가를바라보는세상이아니라“타인을기어코이해하고자하는의지”로충만한세상.“타인을생각하는존재가가장아름답다”는저자의말처럼타자도생의시대는가장아름다운시대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