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세상을구원할것이라믿었던이상주의자,순진한희망이었다고고백하다
세라윈윌리엄스는20대중반부터‘세상을구하는일’을해오고있다고믿었던뉴질랜드출신의변호사이자,유엔과뉴질랜드대사관(워싱턴DC소재)에서활동한외교관이다.수년간세상을바꿀무언가를찾아헤맨저자는2009년당시,출범한지5년도채되지않은페이스북의가능성에“압도당했다”.문명사의흐름자체를바꿀거대한무언가가새롭게등장했다는것이다.사회적연결을촉진하는페이스북의기술이세상을구원할것이라믿었던저자는,순수한열정과기지를발휘해이‘혁명’의한가운데로들어가게된다.그이후의이야기는“희망찬코미디로시작해어둠과후회로끝났다”라는저자의말로갈음할수있다.
이순간에도이뤄지고있지만,페이스북이수집하는정보의규모는전례가없었다.역사상유례없는양의,인간에관한거의모든데이터이자믿을수없을정도로가치있는자산이었다.정보는곧힘이다.일상의모든측면에서페이스북의힘이발현되는것을본저자의예상대로페이스북은이후압도적인새로운권력이되었고,세상을실제로바꿨다.안좋은쪽으로훨씬더많이.
“최종결정은내가내려”
여느권위주의국가못지않은,페이스북의1인독재체제
만약에당신의회사대표가외국출장을가야하는데여권을집에두고왔고,그책임을전적으로직원들에게떠넘기며,직원들은이것이전부자기탓이라고사죄하고,대표는여권없이입국할수있는방법을알아보라고진지하게말한다면?또는오전에는절대약속을잡지않는다는철칙을다른나라국가원수와의회담에적용하려고고집을부린다거나말도안되는핑계를들어회담에늦는다면?혹은정당한의견을제시한후에“최종결정은내가내려”딱네글자만적힌이메일을받았다면?
저자에따르면,페이스북에서는마크저커버그1인이거의모든의사결정을내리는사실상의독재가이뤄지고있다.상장기업의운영이한사람의기분과기준에따라좌지우지되는것자체도문제지만,그한사람이경영인으로서결격사유가될만한태도와생각을가졌다면당신은그회사에대해서결코좋은평가를내릴수없을것이다.신경질적이고,옹졸하며,유치하고,고집불통에무신경한사람은얼마든지있다.그런개인의성격이잘못됐다고말할수없다.다만,공적인일에그런면들을있는그대로나타낸다는게문제다.콘퍼런스에서피력한자신의견해가무시되고조롱당했다고하여최고경영진과직원들이모두있는자리에서계속씩씩거리며격분하는모습을보이는것은빙산의아주작은한조각이다.이책또한빙산의전체는아니지않을까하는의심은자연스레뒤따른다.
출산의순간에도노트북을꺼내야했던워킹맘의피눈물나는직장생존기
분만대위에서일하는여성직장인의모습이상상되는가.저자의상사인셰릴샌드버그가“다보스에서갑작스럽게브라질대통령을만나게되었으니발언요지를정리해서보내달라”는메시지를저자에게보냈을때,그녀는분만실에있었다.다리를거치대에올린상태에서진통이진행중이었다.그녀는의사를비롯한주변사람들의만류에도불구하고노트북을집어들었다.그리고절규했다.“제발,‘보내기’만누르게해주세요.”그녀를이렇게까지몰아넣은것은무엇일까.
이책은셰릴을필두로,저자의상사들이저자로하여금회사에서‘엄마역할’을지우도록종용하는에피소드들을담고있다.절대,어떤경우에도아이에관한이야기를하지말것.이것이페이스북이직원들에게기대하는바였고,조직문화였다.아이러니한점은셰릴샌드버그가잘나가는여성의아이콘이었다는사실이다.셰릴은《린인》으로단숨에세계적영향력을지닌유명인이된,여성과워킹맘들의우상이었다.여성성공신화의위선과기만,노동에대한후진적인인식,그리고언제어떻게터질지모르는폭탄같은성미의셰릴샌드버그를저자는세세히기록한다.전용기안에서저자에게자기침대로와서동침하자는말,육아문제로고민하는저자에게“필리핀보모가딱이에요.서비스마인드도훌륭하거든”이라고말하는모습까지.
저자의또다른상사인조엘캐플런은하버드대학교를졸업한백악관출신의엘리트남성이다.저자가부당하게해고당하는과정에서결정적인역할을했던사람이다.그는물욕,권력욕,성욕의화신이었다.저자는그의화려한경력에정확하게반비례하는저속한언행들에대해구체적으로기록한다.하나만소개하자면,생사의경계를넘나든출산이후에출혈이계속되어추가적인수술이필요하다고말한저자에게조엘은“그런데어디에서피가나는거예요?”라고집요하게물었다.저자는꼭이렇게까지해야하냐고반문하며“눈은아니잖아요”라고답했더니돌아온것은화난목소리였다.심지어이대화는출산휴가중에있었던일이었다.저자는이일을비롯하여조엘이저지른성희롱,성추행에대해사내조사관에게진술하지만,조엘은그런기억이없다고말했을뿐이다.그리고저자는이것이빌미가되어해고당했다고주장한다.
도널드트럼프는백악관으로,청소년은중독의늪으로인도하다
마크저커버그는페이스북의가짜뉴스가선거에영향을미쳤다는주장을“꽤미친생각”이라고단언했고,“그게선거에어떤영향이라도미쳤다는생각자체가상당히엉뚱하다”라고말했다.과연그럴까?필리핀대통령두테르테가페이스북을무기로삼아권력을잡은것은익히알려진사실이다.심지어저자에따르면,페이스북은트럼프캠프가있는샌안토니오에수개월동안직원들을상주시켰다.그들은유권자들을겨냥해허위정보와선동적인게시물,모금메시지를퍼뜨렸다.전술은비교적간단했다.예컨대“아프리카계미국인은슈퍼프레데터다”라고한힐러리의1996년발언을소재로만든만화를흑인유권자에게계속노출시키는것이었다.
글로벌부문책임자였던조엘캐플런은이런페이스북의선거광고에대해전혀개의치않는듯했다고저자는회고한다.조엘은오히려그게무슨해가되느냐고반문했다.트럼프는페이스북광고에힐러리클린턴보다훨씬더많은돈을썼기때문이다.선거를앞둔몇주동안트럼프캠프는전세계적으로도페이스북의최상위광고주중하나였다.조엘은어차피힐러리클린턴이이길게뻔하지않냐고말하기도했지만,결과는모두가아는대로트럼프의당선이었다.
이런알고리즘은선거뿐아니라수많은기업의상품과서비스에도활용되었고,광고주의입맛에맞게페이스북사용자들이특정키워드나콘텐츠에반응하도록설정되었다.예컨대셀카를삭제한직후‘뷰티’광고에노출되도록하는것이었다.문제는이런알고리즘의주요타깃이청소년이었다는점이다.최근미법원은페이스북(메타)의중독성알고리즘이청소년들에게치명적이라는점을인정해유례없는징벌적손해배상평결을내리기도했다.
무엇이든할수있었지만,아무것도하지않은민주주의붕괴와학살의방관자
저자는“페이스북이얼마나해로울수있는지를가장극명하게보여주는사례”로미얀마를꼽았다.미얀마의인권침해및집단학살을조사한유엔의보고서는증오확산과정에서페이스북이수행한결정적인역할에스무쪽이상을할애했다.미얀마는2015년11월,수십년만에처음으로완전한자유경쟁선거가치러질예정이었다.정치적,사회적으로격랑의시기에있던미얀마에서페이스북이도대체어떤역할을한것인가.저자는2014년에처음사태의심각성을인지했다.미얀마의비정부기구들과비밀리에접촉하기도하며콘텐츠운영에관한문제를지속적으로제기했지만소용이없었다.
결론은,페이스북은아무것도하지않았다는것이다.마땅히해야할일가운데어떤것도.가짜뉴스가퍼지는것을막지않았고,혐오및인종차별콘텐츠를방치했으며,극단주의단체가살해위협과괴롭힘,폭력선동을하는데효과적인도구로서동원되었다.심지어미얀마군부는페이스북에서조직적으로허위정보유포작전을펼치기도했다.무심한방치의결과,2017년8월에최소1만명의시민이군부의잔혹한탄압작전에의해살해되었다고유엔은밝혔다.
치명적인무심함,
그저비즈니스일뿐이었다
‘큰힘에는큰책임이따른다’는건상식이다.혁신과파격이었던페이스북의수뇌부는이런상식마저깨뜨려버린셈이다.저자의말처럼“정말로이렇게까지될필요는없었다”.저자개인에게일어난일도,전세계에서페이스북이저지른일도그렇다.다른길은분명존재했고,바로잡을기회가분기점마다있었다고저자는반복해서말한다.감정적으로가장취약한연령대의청소년을타기팅하는알고리즘이한소녀를죽음으로몰아넣기전에,걷잡을수없이번져나가는혐오와폭력이피어오르기전에,민주주의자체가파괴되는현장을지켜봐야만하는상황이되기전에말이다.하지만마크와경영진은그들이초래한지속적인고통을바로잡기는커녕무관심으로일관했다.억만장자가되는일은기꺼워하면서그외에는눈곱만큼도관심이없었다.말그대로‘케어리스피플’이었다.
도덕의파산
썩은내나는실체가드러나기전까지는,법정이아닌곳에서도무죄추정의원칙을고수하는게인간의추함가운데하나다.아,물론실체가폭로된이후에도모르쇠로일관하는편이기는하다.걸리지만않으면된다는그담대함은,수많은허위매물과그것으로인해피,땀,눈물을흘린피해자들이또렷이증명한다.애초에가지고있지않았던것을버젓이있는것마냥떠들어대면서호도한다.그것이꼭손에잡히는것일필요는없다.허울뿐인구호,비전,목표그자체일수도있으니.이책의글쓴이가몸담았던그곳에서도덕이그런것이지않았을까.진작에바닥나버린그어떤것,어쩌면처음부터존재하지않았을수도있는것.
동서양을막론하고여러현인께서지식없는실천은위험하고,실천없는지식은무용하다고전한다.비교하자면전자가조금더위험하다고믿지만,그래도둘모두결여한것보다는나을것이다.끔찍하지만,도덕적삶에대한지식도실천도없다면어떨까?디스토피아적상상이라는울타리에가둬놓을수만있었다면좋았을텐데현실에이미들어와버린듯하다.우리의곁에,당신의옆에.“다른선택이충분히가능했다”라는문장이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