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 읽는 집: 지금 당장 알고 싶은 역사책 29

역사책 읽는 집: 지금 당장 알고 싶은 역사책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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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초장수 팟캐스트 ‘역사책 읽는 집’이 책으로 돌아왔다. 2013년, 한국현대사를 전공하는 사학과 대학원생 ‘탕수육’과 국제 정치를 기반으로 한 지역학 전공 대학원생 ‘라조기’가 의기투합하여 ‘역사책 읽는 집’의 발신을 시작했다. 2025년 6월 현재 구독자는 9천 명, 회당 2만회 가량의 평균 조회수를 기록한 에피소드가 230회를 넘어섰다. 저자들은 ‘나’라는 개인을 돌아보고 ‘우리’라는 세상을 통찰하는 시각을 가르쳐 주는 ‘역사(학)’의 용도를 ‘책’이라는 통로를 통해 탐험해 보자고 제안한다. “와인마다 향이 다르듯 역사책도 종류에 따라 읽는 재미가 각양각색”이라고 자신하면서. 이 책의 출발점이 된 팟캐스트 〈역사책 읽는 집〉의 SNS 계정 프로필에는 이런 말도 쓰여 있다. “우리 삶의 ‘뿌리’를 찾아보고자 역사책을 읽습니다. 웃기고 재미있고 심지어 유익합니다. 정말이에요.”
저자

라조기,탕수육

저자:라조기
한때대학원생이었던회사원.가방끈이길어지다말았다.공부모임에서알게된탕수육과는십수년째서로존대하는어색한사이인데어쩌다보니계속만나고있다.궁금한게많은편이다.일하고,아이들이랑놀고,틈날때마다읽고쓴다.

저자:탕수육
읽고,수놓고,달리는,그러다종종쓰기도하는역사학도.좋은연구자가될자신은없지만성실한독자는될수있을것같다.책읽고이야기하는것이세상무엇보다즐겁다.앞으로도계속그럴것이고,또그럴수있기를바란다.

목차


들어가는말
1부드라마보다재미있다
1.피살자없는살인사건,범인을찾아라
『가짜남편만들기,1564년백씨부인의생존전략』,『유유의귀향,조선의상속』
2.200년에걸친수봉이네신분상승연대기
『노비에서양반으로,그머나먼여정』
3.북한으로탈출한사람들
『북한행엑서더스』
4.해방직후,우리에게도기회가있었다
『26일동안의광복』
5.1972년일본,아사마산장집단살인극의전모
『적군파』

2부격투기경기만큼긴박한
1.같은사람이야기하는거맞죠?
『광해군』,『광해군,그위험한거울』
2.역사를둘러싼어두운욕망과의싸움
『유사역사학비판』
3천하제일역사학자대회
『고종황제역사청문회』
4편갈라서싸움붙이는게능사는아닙니다
『우린너무몰랐다』

3부밥은먹고다니냐고묻는역사책
1.조상님들의해외출장보고서
『슬픈아시아』,『사신을따라청나라에가다』
2.주머니속의한국전쟁
『마을로간한국전쟁』
3.같은신앙,엇갈린행보
『윤치호와김교신』
4.1882년생김지영들의이혼법정분투기
『이혼법정에선식민지조선여성들』
5.나와우리가만든역사
『나의한국현대사』
6.어떤생선의씨가말라버린사건에대하여
『대구』
7.소주한잔에담긴교류의역사
『소주의세계사』

4부역사학자의질문속으로
1.홍타이지는왜그렇게일찍철수했을까
『병자호란,홍타이지의전쟁』
2.한국인은왜그렇게예절을따질까
『미야지마히로시의양반』
3.도무지이해할수없는저나라는대체어디서온걸까
『북조선』
4.북한이여태껏망하지않은이유는무엇일까
『극장국가북한』
5.그시절,사람들은왜만주국에열광했을까
『키메라?만주국의초상』
6.그조선인들은왜일본제국을위해목숨을바쳤을까
『나는조선인가미카제다』

5부베스트셀러삐딱하게읽어보기
1.기둥과서까래가썩어버린대궐
『한권으로읽는조선왕조실록』
2.서구가인정할수있는만큼의반서구중심주의
『총,균,쇠』
3.어딘지모르게개운치않은뒷맛
『사피엔스』
4.너무도용감한요약
『역사의역사』

맺는말

출판사 서평

‘역사커뮤니케이터’가전하는쓸모있는역사책독법

‘공공역사(publichistory)’라는개념이있다.학계바깥에서역사전문가및비전문가가참여하고소통하는역사재현및역사실천을뜻한다.‘역덕’이라는말도있다.역사덕후의줄임말,나무위키에는‘역사동호인’이라는항목으로소개되어있다.이두가지를포괄하는키워드로는‘역사대중화’가언뜻떠오르지만,대중화가가진양날의검중안쪽칼날은호시탐탐우리를겨눈다.이를테면역사왜곡논란이불거지거나역사를그저지식조각의모음으로단순화하고흥미위주의예능차원으로팔랑팔랑소비하는상황이다.대중에쉽게영합하지않고말그대로‘공공성’을담보하면서역사학의안팎을연결하는‘역사커뮤니케이터’의존재는그래서소중하다.

초장수팟캐스트‘역사책읽는집’,책으로돌아오다

12년전인2013년두대학원생은팟캐스트‘역사책읽는집’을시작했다.그중한명은역사관련기관의연구원으로,한명은대기업금융팀샐러리맨으로신분은바뀌었지만황금같은직장인의주말을반납하고꿋꿋이녹음을이어가고있다.유튜브시대로전환된지금도이들이생존,아니건재할수있었던이유는즐거움을추구하는태도와입담,그리고‘케미’다.무엇보다끊임없이출간되는흥미로운역사책이이들을백업하고있다.“(역사학이라는세계는)내삶과밀접해관심을기울일만한데다가,입문한후에는여기저기헤집고다니면서오래도록즐길거리가넘칩니다.몹시재미있다고소문난넷플릭스드라마가있어찾아보니,시즌이20개쯤되고각시즌에에피소드가100개씩있는셈입니다.흥분하지않을재간이있겠습니까.”
이들이선별한스물아홉권의역사책은시대별,지역별이아니라그책을읽으면서느꼈던즐거움의성격에따라분류되었다(각장의끝에는주제와관련해서병렬독서할책도안내해놓았다).흥미진진한이야기로독자의혼을빼놓는역사책,같은주제를다룬책과관점과해석의차이로치열한논전을벌이는‘싸우는’역사책,우리네인생을현미경으로들여다보는역사책,묵직한질문을던지고성실히답하는역사책,마지막으로너도나도읽어(드물지만)종합베스트셀러에까지오른역사책까지다섯개의카테고리다.

지금당장알고싶은역사책29!
이토록다채로운‘역사읽기’의즐거움

우리는대체로상상의결과물인순도100%의픽션보다,실제있었던드라마틱한이야기에더큰관심을보인다.1부〈드라마보다재미있다〉에서는흥미로운줄거리를유려한문장과매력적인서술방식으로풀어나간역사책을소개한다.과거에있었던이야기를사료에기초해오늘날의시각에서해석한결과를역사라고부른다면,1부에서소개하는책들은흥미진진한역사적사건에역사가의솜씨있는이야기구성능력까지가세한책이기도하다.첫장에서는16세기조선에서일어난가족막장극‘유유가출사건’(드라마〈옥씨부인전〉의모티프가되기도했다)의배경과원인을조금다른접근법으로파헤친두책을비교한다.장장200년에걸친수봉이네집신분상승프로젝트를추적하는책을소개할때는수봉가의신분상승이경제력덕분이었다는점을읽으며‘현대판노예’인직장인으로서감정이입하는자신의모습을돌아본다.60년전벌어졌고지금도아스라한환상처럼회자되는재일조선인의북송사업을다룬책앞에선거대한역사앞에서꺾이고상처입는기구한개인의인생을되짚는다.한편의정치드라마를보는것처럼생생하고흥미진진한묘사가일품인책을통해해방정국의다양한정치인캐릭터도만나본다.1972년일어난일본적군파의아사마산장집단살인극을다룬책을이야기할때는확신이라는이름으로우리안에내재된폭력과소수자배제의문제를떠올린다.

2부〈격투기경기만큼긴박한〉에서는‘싸우는’역사책을소개한다.역사학의논쟁이스포츠와다르다면어느한쪽의승리나패배로끝나지않고,근거가없는것이아니라면어떤주장이든경청해볼만하다는점이다.논쟁적인역사책은“내가지금갖고있는지식과주장을끊임없이허물고수정하고새로쌓아가는,그렇게해서어제보다좀더나은지성을만들어가는”과정을선사한다.2부에서는광해군을현군(賢君)과암군(暗君),같은임금이맞나싶을정도로정반대로조명한두책을포함하여,‘유사역사학’이라는역사를둘러싼어두운욕망의기원과계보를추적하며정면승부를벌이는책,아예책한권속에서링을만들어격렬한토론의장을펼치는『고종황제역사청문회』까지박진감넘치는책을소개한다.

3부는〈밥은먹고다니냐고묻는역사책〉이다.살림살이는좀나아졌냐고묻는역사책,어쩐지내이야기같다고생각하게되는책,인생선배의에세이를읽는듯한기분에빠져들게하는책들이기도하다.직장인으로해외출장을가면서밥벌이의무거움과함께떠올리는조상님의해외출장보고서읽기가대표적이다.『마을로간한국전쟁』에서는단일한서사로공식화된‘대문자역사(History)’가아니라다양한주체가경험한다양한‘역사들’을의미하는‘소문자역사들(histories)’의입장에서장삼이사들의한국전쟁의양상을살피기도한다.『이혼법정에선식민지조선여성들』에서는가부장적질서를깨는사회적냉대속에서이뤄진‘신여성’의이혼법정분투를기억한다.그들의분투덕분에지금우리가누리는것을잊지말자는의미에서그녀들을‘1882년생김지영’들로명명한다.우리삶에서밥상위에서만만났던생선대구를중심으로펼쳐지는파란만장한천년의이야기를소개하는장도있다.으레인간의계급,민족등의이름으로호명되는전형적인인간주체가아니라대구라는비인간주체가중심에놓였을때만들어지는역사서사의새로운관점을보여준다.

4부〈역사학자의질문속으로〉에서는저자의문제의식이분명한,질문이선명하게드러나는역사책을소개한다.자신이가진호기심,책을쓴이유를밝히며추론의세계로독자를초대하는책이다.역사학자의질문이어떤가에따라우리가보는세상의색도달라진다며저자는이렇게덧붙인다.“역사학자가던지는질문을따라세상을보는관점을넓혀가는것이야말로우리가역사책을읽으며느낄수있는즐거움중에서도가장농밀한것“이라고.질문의결도다양하다.병자호란때,청나라의2대황제홍타이지는기껏인조의항복을받아낸후왜그렇게서둘러철수했을까?평소엔털끝만큼도생각해보지못했던질문이(심지어홍타이지가누군지도잘몰랐던우리에게)흥미롭게다가오는의외의경험을제안한다.생활가까이서문득문득떠올랐던질문도있다.“한국인은왜그렇게시시콜콜예절을따질까?”‘유교’때문이라고막연하게생각하던우리는한국경제사를전공한도쿄대명예교수출신의일본인역사학자로부터더세밀한진단과분석을제공받는다.한때‘바로알기’의대상이었지만도무지이해할수없고어째서저리끈질기게버티고있는지알수없는윗동네‘우리민족’에대해서도마찬가지다.10년의터울을두고출간된두책이설명하는‘유격대국가’와‘극장국가’라는개념을통해북한의체제와사회에대해보다나은이해의길로안내한다.괴뢰국가만주국에대한이상열기의원인,일본제국을위해목숨을바쳤던식민지조선인들의심성구조등근대사를돌이켜봤을때솟아나는질문에답하는역사책의소개도빼놓지않는다.

마지막5부는〈베스트셀러삐딱하게읽어보기〉다.전부그런건아니지만베스트셀러는분명장점이있다.주장이몹시매력적이거나,세상을보는색다른관점을제시하거나,이야기를풀어내는솜씨가기가막혀서페이지가술술넘어간다.가장큰매력은자기가읽은책에관해다른이들과이야기할수있는기회가많다는것이다.그래,이래서사람들이좋아하는구나싶은부분도있지만,반대로이건아닌것같은데싶은내용도있다.그래서다들책이참좋다고,재미있다고,감동적이라고하는데나혼자다르게읽는재미를알아보자고제안한다.출판계에서는그리메인장르가아닌역사책코너에도분명베스트셀러는있다.『사피엔스』,『총,균,쇠』,『한권으로읽는조선왕조실록』,『역사의역사』같은이름만들어도알만한책들이다.이런베스트셀러역사책을다소간삐딱하게읽고아쉬움을덧붙이는,‘비판적독서’의즐거움을소개한다.

그런데표지엔왜‘새우’인가?

다소뜬금없이표지에등장한새우!
디자이너이기준의변을들어보면이렇다.

“십여년전인가소래포구에갔을때일이다.어느횟집앞에설치된원통형활어수조를들여다보니물살이거세게회오리치는가운데아마도수백마리의새우가젖먹던,아니플랑크톤먹던힘을다해다리를젓고있었다.전력질주하는우사인볼트따위는슬로모션으로보일만큼격렬한움직임이무색하게뒤로밀리는새우들의일사불란한모습에실소가터졌지만곧숙연해졌다.역사의거대한흐름속에서자신의운명에맞서허우적거리는인간의무력한모습이겹쳐보였던것이다.모든존재가제각각자신의의지로움직이는것같지만저위에서보면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언젠가역사책을만드는날이오면기필코새우를섭외하겠다는다짐이마침내실현되었다.새우여,그래도힘껏헤엄치는것이우리가할일!“

이컨셉트를들은저자들은이렇게맞장구쳤다.
“살아보겠다고하루하루버둥대지만실제로는뒤로헤엄치고있는새우같은직장인의독서일기,라고도할까요?”

서평집이나독서일기는보통진입장벽이있기마련이다.내가아직읽지도않은책을소개하는책이라면더더욱그럴것이다.하지만“웃기고재미있고심지어유익하다”면허들을너끈히뛰어넘을수있다.게다가십년넘게꾸준히일상생활속에서틈틈이읽고서로의감상을나누는장을마련한두직장인이건네는흥미로운제안이라면….온라인서점의장바구니에역사책이늘어나는즐거움과더불어지갑이얇아지는부작용조차즐기게될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