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본미술 순례2: 이 한 장의 그림엽서

나의 일본미술 순례2: 이 한 장의 그림엽서

$23.00
Description
2023년 12월 타계한 재일 디아스포라 작가 서경식의 마지막 미술 순례기. 그가 삶의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었던 질문은 이런 것이었다. “이 엄혹한 시대에 예술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비극이라는 간단한 말로 끝내버릴 수 없는 사건들을 예술은 어떻게 표상할 수 있을까, 가능하기는 할까?”
이에 대한 진지한 답변이 나고 자란 일본의 미술을 통해 펼쳐진다. 이 책은 그의 유고와 미공개 글을 포함한 총 3부로 구성되었다. ‘나의 일본미술 순례’에는 아오키 시게루, 기시다 류세이, 마루키 이리와 마루키 도시, 근대 일본미술가의 삶을 따라가며 아름다움의 의미를 되묻는 여정이 담겼다. 별세 이후 서재에서 발견된 소책자 속 글 모음 22편이 새롭게 수록되었다.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서 모은 엽서 속 카라바조, 오토 딕스, 케테 콜비츠, 그리고 낯설지만 강렬한 그림들이 마지막 순례의 여정을 이어준다. 1부, 3부의 미술 순례기를 잇는 수필「부서진 말」(2005년 10월 발표, 국내 첫 공개)이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2부에서는 전쟁과 재난의 표상 불가능성에 도전하며 ‘증인으로서의 괴로움을 떠안은 사람’이었던 피폭 문학가 하라 다미키의 삶을 반추하며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안긴다.
저자

서경식

저자:서경식
1951년일본교토에서재일조선인2세로태어났다.와세다대학불문과를졸업하고1971년‘재일동포모국유학생간첩단사건’으로구속된형서승,서준식의구명과한국의민주화를위한운동을펼쳤다.2000년부터도쿄경제대학에서교수로재직하며인권론과예술론을가르쳤으며,도서관장을역임하고2021년정년퇴직했다.『소년의눈물』로‘일본에세이스트클럽상’을,『시대의증언자쁘리모레비를찾아서』로‘마르코폴로상’을받았고,민주주의와소수자인권신장에기여한공로로‘후광김대중학술상’을수상했다.2023년12월18일72세를일기로일본나가노현에서세상을떠났다.지은책으로『나의서양미술순례』,『디아스포라기행』,『청춘의사신』,『난민과국민사이』,『고뇌의원근법』,『언어의감옥에서』,『나의조선미술순례』,『시의힘』,『나의이탈리아인문기행』,『나의일본미술순례1』,『어둠에새기는빛』등이있다.

역자:최재혁
출판사연립서가에서책을만들며예술서및인문서번역작업을한다.도쿄예술대학에서동아시아근대미술을전공하고박사학위를받았다.공저로『아트도쿄』,『서경식다시읽기』,『비평으로보는현대한국미술』,『영감의공간』등이있고,서경식의저서『나의조선미술순례』,『나의이탈리아인문기행』,『나의영국인문기행』,『나의미국인문기행』,『나의일본미술순례1』을옮겼다.그밖의번역서로『성스러운동물성애자』,『이중섭,그사람』,『한가함과지루함의윤리학』,『나는왠지떳떳하지못합니다:공정하지않은세상을향한인류학에세이』,『재일의연인』,『무서운그림2』등이있다.

목차

나의일본미술순례
1.미리절망해버린낭만주의자-아오키시게루,〈바다의선물〉
2.조증적일본근대를살아가다-기시다류세이,〈도로와둑과담(기리도오시사생)〉
3.피해자의시점에서가해자의시점으로-마루키이리·마루키도시,〈원폭도-유령〉
4.국가로부터의독립투쟁-마루키이리·마루키도시,〈오키나와전투도〉

부서진말-하라다미키의「알프스의한낮」에부쳐

이한장의그림엽서
아르놀트뵈클린,〈페스트〉
루이장모,〈악몽〉
헨드릭테르브뤼헌,〈원숭이와바칸테〉
로비스코린트,〈살로메〉
에곤실레,〈나무네그루〉
요하네스그뤼츠케,〈야외의축하행사〉
장푸케,〈성모마리아와아기예수〉
에밀놀데,〈바다와붉은구름〉
오토딕스,〈전쟁(전쟁제단화)〉
히에로니무스보스,〈십자가를지고가는그리스도〉
마리노마리니,〈어린기수〉
카스파어다비트프리드리히,〈달을바라보는남녀〉
알프레드허들리카,〈플뢰첸제의대규모처형〉
미켈란젤로메리시다카라바조,〈토마스의불신〉
지크프리트노이엔하우젠,〈주앙보르헤스데소자기념비〉
펠릭스누스바움,〈유대인신분증명서를쥔자화상〉
조지벨로스,〈이클럽의두회원〉
알베르마르케,〈퐁네프다리와사마리텐백화점〉
케테콜비츠,〈독일의아이들이굶주리고있다〉
마티아스그뤼네발트,〈이젠하임제단화〉
벤샨,〈사랑으로가득찼던수많은밤의회상〉
페데리코가르시아로르카,〈1900년대일러스트레이션〉

옮긴이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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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에게‘미술’과‘순례’라는낯선조합을자연스럽게매개한서경식.그의여정은명작을향유하며유유자적하는것이아니라아름다움이란무엇인가를되묻고의심하면서걸어가는길이었다.희망에대한회의와기대모두를거두지않았고,희망과절망어느한쪽도과대평가하지않았던자가걸어온마지막순례의기록이우리에게도착했다.

“굳이말하자면나의예술관은인간주의적이다.”그의두번째일본미술순례는전편에이어근대에활동한미술가와그들의작품에초점을맞춘다.1장과2장에서다룬아오키시게루와기시다류세이는뛰어난기량으로‘천재’라는평가를받았지만삶에서툴고치기어린화가들이었다.그들을통해서경식은동경과절망,야심과실의가격렬히교차했던자신의청춘을돌아본다.“나는작품자체에두근거리기보다,인간으로서의예술가에관심을갖는다.굳이말하자면나의예술관은‘인간주의’적이다.”라고말한지론이잘드러나는글이다.

재난의표상가능성과불가능성을가늠하다근대는이성의힘과계몽주의라는빛이일출처럼떠올랐지만,차차폭력과전쟁의먹구름이드리워져“이것이인간인가?”라며탄식하게만든시대였다.서경식의사유와실천은이러한고민의싸움터에서펼쳐졌다.3,4장에서다룬마루키이리·도시부부는히로시마원자폭탄투하라는파국적결말이후〈원폭도〉와〈오키나와전투도〉를합동제작했다.전쟁으로어둠이빛을삼켜가던일본근대의형국은거꾸로암흑을찢는핵폭탄의섬광으로일단락되었다.이런근대의아이러니속에서마루키부부는피해자와가해자의위치를,재난의표상가능성과불가능성을가늠하면서붓을놓지않았다.

“미술관에갑시다,전시를본후그림엽서를두장삽시다.”서경식선생의별세후편집자및번역자는그의서재를정리하다가일본출판사가게쇼보가발행한소책자뭉치를발견했다.『가게쇼보통신』이라는제호의이잡지는서승,서준식,서경식형제의책을다수출간한출판사가게쇼보에서1993년부터2001년까지계간으로펴냈던소식지다.서경식선생은이소책자의편집을맡았다.잡지의권두페이지에는「이한장의그림엽서」라는제목으로스물두편의글이수록되었다.여행지에서사왔던엽서속그림과화가에관해적은짧은수상록이다.글중일부는이후그의미술순례와인문기행에서확장되며씨앗역할을했지만이번기회에처음소개되는그림과글도적지않다.덕분에네꼭지의글만으로마지막순례기를맺어야하는아쉬움을에세이스물두편을더하면서달랠수있었다.표지에는카라바조,오토딕스,케테콜비츠등익숙한화가외에도낯설지만기이한빛과정념을뿜어내는그림들도실려있었다.유예된그의순례를이어가는마음으로덧붙였다.

편집자의말

2023년12월18일,서경식선생이세상을떠나고두번째가을이왔습니다.며칠전『나의일본미술순례2』의표지시안이도착했습니다.책제목에‘이한장의그림엽서’를‘나의일본미술순례2’와같은크기로넣기로했습니다.‘이한장의그림엽서’는미술순례길에서사온엽서속그림에관한에세이로서경식선생이1993년부터2001년까지썼던글모음입니다.그림엽서와관련된이야기는선생의기행문에종종등장합니다.『나의서양미술순례』에서는감옥에갇힌형에게미켈란젤로의노예조각상이담긴그림엽서를쓰려다주저했던기억이,『나의일본미술순례1』에서는자신의고독감을대변해주는사에키유조의〈모랭교회〉엽서를벗들에게보낸이야기가나옵니다.정년퇴임마지막강연에서도마음에드는그림엽서를친구에게건네며자신의미의식을자유롭게표명해보기를제안했습니다.서경식선생이‘이한장의그림엽서’를쓰기시작한1993년이라면저희가대학에입학해그의첫미술에세이인『나의서양미술순례』를읽은해입니다.글이이다지도마음을흔들수있다는사실에놀랐고언젠가이런문장을쓸수있을까,라는동경을품기도했습니다.선생의책을읽고단지마음이흔들릴뿐아니라생각의변화를행동으로옮기는독자도적지않습니다.작년별세1주기에맞춰발간한『어둠에새기는빛』을읽고팔레스타인연대집회에나갔다는독자들의소식도듣습니다.“이무자비한세계에서‘공감’하고‘연대’하려는것이인간이아닐까?”라는선생님의질문을향한응답이라고생각합니다.선생의마지막방한이되었던2년전가을,앞으로발간할책들에관해이야기를나눴던북한강변산책길을종종걷습니다.그가구상했던원고는남아있지않지만『나의일본미술순례2+이한장의그림엽서』에이어3주기에는『사라지지않는사람들:20세기를온몸으로살아간49인의초상』의복간을준비하려합니다.서경식선생의사라지지않는질문과그에대한응답으로이어질길을독자여러분과함께걷고싶습니다.
(연립서가박현정,최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