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선 작업 노트: 사람의 도시

서용선 작업 노트: 사람의 도시

$28.00
Description
이 책은 미술가 서용선의 일기와 메모, 작업 노트, 매체 기고문 등의 ‘텍스트’를 그의 작품 ‘이미지’와 연관지어 살펴보는 새로운 기획의 아트북이다. 작가의 주변에서 유독 눈에 띄는 물건을 꼽아보라면 각종 노트를 들 수 있다. 떠오른 단상과 아이디어를 그때그때 메모한 수첩, 일상과 작업 상황을 기록한 다이어리, 여행 때마다 몸에 지니는 작은 스케치북, 표지에 프로젝트명과 작업 시작 날짜가 적힌 공책까지. ‘기록하는 화가’라고도 말할 수 있는 그가 글로 남긴 생각과 감각은 그림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그의 작업 노트 속에서 첫 번째로 그러모은 주제는 ‘도시’ 그리고 ‘사람’이다. 서용선은 단종과 한국전쟁 같은 역사적 비극과 사건,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실존과 불안을 인문학적 사유를 통해 그려 왔다. 이러한 주제 의식은 시간적으로는 인간 상상력의 원형을 보여주는 ‘신화’로, 공간적으로는 뉴욕, 베이징, 베를린 등 세계 각지의 도시와 국내의 ‘풍경’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방대한 주제의 작업 가운데 ‘도시’에 초점을 맞춘 까닭은 도시가 서용선의 “그리기가 시작된 지점이면
서 지금도 여전히 진행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도시적 삶은 “그의 예술 의욕이 촉발된 태생적 모태”(이인범, 《서용선의 도시 그리기: 유토피즘과 그 현실 사이》(금호미술관, 학고재갤러리, 2015) 전시 도록)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

서용선

서울대학교미술대학서양화과명예교수.2009년국립현대미술관‘올해의작가’에선정되었고제26회이중섭미술상을수상했다.주요개인전으로《미래의기억》(일민미술관),《2009올해의작가》(국립현대미술관),《시선의정치》(학고재갤러리),《신화,또하나의장소》(조선일보미술관),《서용선의도시그리기:유토피즘과그현실사이》(금호미술관/학고재갤러리),《한국전쟁정전60주년특별전:기억·재현,서용선과6·25》(고려대학교박물관),《역사적상상:서용선의단종실록》(아트센터화이트블럭),《2016아르코미술관대표작가전:확장하는선,서용선드로잉》(아르코미술관),《내이름은빨강》(아트선재센터),《서용선의단종그림》(영월관광센터외)등이있다.작품과글을모은책으로『서용선2008→2011』,『서용선작업노트:사람의도시』가있다.

목차

1:도시의사람들:서울
2:광장,감시,자유:베를린
3:되돌아온기억:베이징
4:인간과의접촉:뉴욕
5:대화:서용선×이영희×안성진

텍스트가보여주는풍경:간판
제한적이되자유로운휴식:카페
정지된시간의흐름:대중교통

출판사 서평

내밀한기록을통해새로보는그림들
전시장에서종종볼수있는‘작가노트(Artist’sStatement)’는관객을대상으로작품을이해하기쉽게배경이나작업동기를소개하는경우가많다.말하자면요청에의한작품해설이나공식입장의성격이강한미술가의‘진술’인셈이다.그러나작가의일기장을저본으로삼아‘작업노트(Artist'sJournal)’라는제목으로묶은이책의글은기본적으로파편적이고자유로운‘진행형’기록이다.아이디어를구상하고,실험하기위한메모에서시작해작업중떠오른상념이나감정,그리고붓을든날몸의감각을꾹꾹눌러쓴기록들까지.
서용선은‘기록하는미술가’로잘알려져있다.어느공립미술관은그의‘아카이브’에초점을맞춘개인전을개최하기도했다.작품에사인대신나열된숫자는작품을그린날들을기입한것이기도하다.이책에서는서용선의서재에있는수많은일기장과노트와이에기반하여작성한기고문,그리고인터뷰기록까지비교검토하며관련작품을찾아매칭했다.이미지와텍스트의연관과길항을살펴보며사유가이미지화되고,역으로이미지가사유를촉발하는생생한현장을확인할수있을것이다.

도시그림
서용선에게‘도시’는작품세계뿐만아니라삶체험에서중요한역할을한다.한국전쟁이끝나지않았던1951년서울에서태어난그는,공동묘지가있던미아리외곽의유년시절의시각경험을이야기한다.폐허에서재건되는도시서울이구조화되는과정과함께성장했던그에게‘도시생태’가하나의그림주제가되는것은자연스러운일이었다.때로는차가운무기물같은,때로는살아꿈틀거리는유기체와같은현대도시,그리고그속에서삶을일궈가는사람들의모습을강렬한색채와거친선으로드러난다.

네도시이야기
50여년간지속되고있는도시그림의양상을파악하기위해이책은네개의공간을구획했다.작가가거주했거나자주방문하는도시서울,베를린,베이징,뉴욕이다.서울은작가가태어나고자란도시다.전쟁으로파괴된공간이극적으로변화하는과정을보며성장했고,성북구자택에서관악구의직장까지서울을관통해다니면서본시각체험은초창기부터지금까지변함없이중요한테마로이어지고있다.도시화가진행되는과정을담은1970년대후반의드로잉부터빌딩숲으로변한메트로폴리스서울에이르기까지다채로운변화를담았다.
베를린에서는가라앉은녹색과갈색,무채색이주조인도시의색에먼저주목한다.그가종종사용하는원색과새로운환경으로주어진도시의색이어떻게충돌하고어우러지는지를볼수있는기회다.또한분단이라는정치적상황을경험한도시인베를린에서작가는어떤기시감이든다.경직되고폐쇄적인사회에서어릴적부터느껴왔던서늘한감시자의눈빛을베를린장벽기념관의영상과사진속감시병에게서떠올린다.
2000년대중후반몇차례베이징에서레지던시활동을했던작가는과거서울에서목도한도시화과정과의유사성과차이에주목한다.198-90년대서울의대중교통안에서스케치했던넥타이부대의직장인들을떠올리기도한다.중국에서그린인물들은노동자,블루칼라계급이지만틀에박힌노동을한다는점에서는동일한연민을느낀다.
뉴욕은최근작가가도시의풍경과일상을가장많이화면에담고있는도시다.그이유중하나는현대도시의기능적인측면및자본주의의발달과연결되어돌아가는하나의구조체로서의특성이가장두드러지기때문이다.또한19세기말에지어진구조가그대로보이는뉴욕지하철에서는쇠를찢는듯한소리와밀폐된공간에서갇혀이동하는도시인의소외와애환에공명하기도한다.

세사람이야기
책의후반부에는이기획을제안한갤러리스트이자컬렉터와의대담을수록했다.서용선은그간다양한대담집,대화록에서인터뷰이로서참여한바있다.(심은록,『사람에대한환원적호기심 -서용선과의대화』/이영희,『화가서용선과의대화』)이는미술가의사유와실제작업사이의관계를흥미롭게보여주는사례다.
오랜시간작가와예술적교감을이어온이영희(전LeeC갤러리대표)와안성진(마산청과시장대표,사진가)은서용선과나눈대화의중요성을자각하고,그의글과말을책으로묶어내자고제안했다.그들은자신이어린시절경험했던미술수업이나예술을접했던추억,작가의모델을섰던일,컬렉션의동기등을이야기하며다채로운대화를나눈다.그리고서용선에게사람과도시를그린다는것의의미는무엇인지,차츰그의예술관에접근한다.책의말미에는작가가도시에서주목했던간판,카페,대중교통이라는세가지키워드로그림을모아게재했다.도시속텍스트가보여주는풍경,제한적이되자유로운휴식,정지된시간의흐름을감상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