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선의 단종 그림

서용선의 단종 그림

$48.00
Description
이홍위, 노산군, 단종. 2026년, 세 이름으로 불렸던 소년 왕이 스크린 속에 되살아나 그 반응이 뜨겁다. 조카를 죽인 삼촌, 충절을 지키기 위해 죽어간 신하들, 폐위된 임금의 마지막을 함께한 이들이 얽힌 역사 속 이야기는 비애, 분노, 허망함 등 다채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1986년, 우연히 영월을 찾았다가 단종의 비극적 삶을 현장에서 생생히 추체험한 미술가 서용선은 40여 년간 이 사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역사적 자취를 찾아다니며 ‘단종 그림’을 그려 왔다. 서용선은 자신의 ‘단종 그림’이 “사건을 통해 인간성을 드러내는 극적 주제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했다고 말한다. 미술사학자 정영목은 현대적 의미의 ‘역사화’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며 인간의 권력욕과 야만성, 비극성을 표현해 온 서용선의 단종 그림 170여 점과 관련 드로잉을 집대성했다. 단종애사를 단순한 역사의 복원이 아닌, 강렬한 색채와 붓질을 통해 시각적으로 재해석해 온 서용선의 인문학적 그림 속으로 초대한다.
“단종의 주검을 시작으로 제작된 연작들은 수십년간 인물과 공간을 넓혀가며 가지를 쳐 나갔어요. 모호한 역사적 사실과 배경에 대한 호기심이 작업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었지요. 근본적으로 저의 단종 역사화 연작은 인간 조건에 대한 물음을 담고 있어요. 인간의 슬픔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역사 속에서 기억과 권력, 감정은 자연과 어떻게 어울리며 나타나는가라는….”(서용선, 《한겨레》 2026. 3.26)
저자

서용선

1951년서울에서태어났다.1980년대초반소나무를하이퍼리얼리즘양식으로다룬작품을통해화면의평면성과형상성의문제를제기했다.1980년대중후반부터단종페위,동학농민운동,한국전쟁등역사적사건속에휩쓸린인간의비극을비롯하여,도시에서살아가는현대인의실존과불안등을인문학적사유를통해그려냈다.이러한주제의식은시간적으로는인간상상력의원형을보여주는신화의시대로,공간적으로는뉴욕,베이징,베를린등세계각지의도시와국내곳곳의풍경으로확장해나갔다.한편작가생활내내지속하고있는자화상연작은‘그리는자’로서인간을연구하는기본단위이자자의식을보여주는중요한테마중하나이다.2009년국립현대미술관‘올해의작가’에선정되었고제26회이중섭미술상을수상했다.주요개인전으로《미래의기억》(일민미술관),《2009올해의작가》(국립현대미술관),《시선의정치》(학고재갤러리),《신화,또하나의장소》(조선일보미술관),《서용선의도시그리기:유토피즘과그현실사이》(금호미술관/학고재갤러리),《한국전쟁정전60주년특별전:기억·재현,서용선과6·25》(고려대학교박물관),《역사적상상:서용선의단종실록》(아트센터화이트블럭),《2016아르코미술관대표작가전:확장하는선,서용선드로잉》(아르코미술관),《내이름은빨강》(아트선재센터),《서용선의단종그림》(영월관광센터외)등이있다.작품과글을모은책으로『서용선2008→2011』,『서용선작업노트:사람의도시』가있다.

목차

머리말:독보적인연구분야로떠오른서사적이며표현적인역사화

1계유정난
역사화,서용선의역사그리기……정영목

2단종복위
김시습과‘자규사’……심경호

3유배의길
서용선의역사화:역사적사색,이해의조건……최윤정
서용선의생생한생각들:단종역사드로잉……강주연

4역사의창
우리는왜500년전죽은어린왕을이렇게오래기억하고되살리는가?……김효원
단종과계유정난그림_‘계유정난의역사화제작’에관하여……서용선

서용선의단종그림전시리스트

출판사 서평

그림으로읽어가는계유정난,그리고단종애사

1)계유정난
이책에서는서용선의‘단종그림’을총네개의장으로구성했다.문을여는그림은1453년의비극적사건을붓으로반추하는화가자신의모습을그린〈계유년그리기〉다(10쪽).‘조형’으로역사에개입하며해석하는작가의‘서사적자화상’이라고불러도좋을까.역사적사건은현대를살아가는우리의기억과기록,상상속에서작동되기에단지작가에게만적용되는일이아니다.기억을갖고있는한오늘을살아가는우리자신도역사에개입하며각자의‘서사적자화상’을만들수있다.
1장의제목은비극의서막인‘계유정난’이지만,화가는그이전의배경까지거슬러올라가며다양한인물을호출한다.이를테면윗세대를그린〈세종과양녕〉(12쪽)은어떤배경으로연결될까.양녕은동생에게왕위를물려주며권력에초탈한인물로우리에게익숙하지만한편으로수양을부추켜조카를죽이게끔한인물이기도하다.하나의결로단순하게해석될수없는복잡한인간사,그이율배반성을바라보는화가의의식이드러난다.문종이승하하며세자의앞날을부탁하는〈고명〉(16쪽),정난을모의하는수양대군일파의긴장된모습,살해되는김종서와고명대신들,그위태로운상황속에서단종의불안정한심리가드러나기도한다.

2)단종복위
2장‘단종복위’에서는왕이었던자와왕이된자,그리고그들을둘러싼신하들의이야기가펼쳐진다.성삼문,이개등사육신의처절한고통이서용선특유의강렬한원색과거친붓질로아프게되살아난다.이어서‘역모의땅’으로불리게된순흥에서있었던금성대군과이보흠의복위운동의실패,생육신의대표격인매월당김시습의고절한모습도주제로담겼다.서용선의인물들은때로는각각의마음속풍경을드러내며독립적으로등장하기도하고,때로는서로다른시간과공간속에서벌어진사건의흐름이재구성되어종합적으로나타나기도한다.

3)유배의길
작품집의클라이맥스라고도할수있는3장은영화〈왕이사는남자〉에도등장했던시공간과인물들이주를이룬다.화가는영월청령포로떠나는단종일행과그를바라보는백성들의모습과표정에서그들의생각을읽어내게만든다.한양을바라보며시름을달래면서두견새를노래했다던매죽루(자규루)에서의단종의모습도찾아볼수있다.(246,248쪽),다양한방식으로표현한청령포의풍경도흥미롭다.폐위된왕을가두었던공간은때로는단순하고명확한색면의산과물속에덩그렇게남은집한채로그려지고,때로는현재를살아가는화가가그곳의소슬한바람결까지느껴지게끔그린생생한현실속풍경화로나타난다.(252~267쪽).이장에서는무엇보다40년째이어지고있는단종연작의출발점인작품이등장한다.서용선은1986년청령포물가에앉아서단종이야기를들으며강물에시신이떠내려가는환영을보는듯한강렬한체험을했고막연하게생각해왔던역사와비극을그려야겠다는실마리를잡았다고한다.그첫작품이서강의푸른물살속에붉은알몸의시신이되어일렁이듯떠도는〈청령포,노산군〉이다.(269쪽)‘절망’이라는부제가붙은작품〈노산군〉에는세상에작별을고하듯,혹은하고싶은말이아직남았으니잡아달라는듯,왼손하나만푸른강물위로솟아나왔다.(281쪽)

4)역사의창
마지막장〈역사의창〉은단종사후와복권,그리고남은사람들에관한이야기다.처음등장하는인물은소년왕의마지막을지켰다고전해지는엄흥도다.3장에서가로놓인물길을두고마주보는모습으로나타난엄흥도는(274쪽),단종의시신을거두면삼족을멸한다는엄명에도어느달밤,결의하듯웃통을벗고청령포앞강물속으로뛰어들려고한다(310쪽).거침없이물살을헤치며떠내려가는단종을붙잡는모습(312쪽),축늘어진소년의시신을들쳐메고나무를헤치며산을오르는엄흥도의모습이시공간을넘어우리에게전해진다.(314쪽)그밖에도단종을모시던궁녀와시종이봉래산자락바위에서몸을던진모습을그린〈낙화〉(317쪽)도등장한다.단종이죽은후태백산의산신령이되었다는전설,그의묘지인장릉의풍경,그리고세조의이야기가담긴상원사를지나책을닫는마지막그림은〈역사의창,중앙청〉(347쪽)이다.1990년대초반경복궁이보이는중앙청(구조선총독부건물)창을그리면서작가는조선시대와현대를이어주는역사의창이라는느낌을받았다고한다. 단종애사역시현재를사는우리에게남겨진기억과흔적의이야기이다.

5)서용선의역사화와단종애사를조명하는여섯편의글
이책에는서용선의단종그림을보다잘이해하기위해여러분야의필자가쓴여섯꼭지의글이수록되어있다.첫번째글은서용선의단종연작및역사화를초기부터주목했던미술사학자정영목의「역사화,서용선의역사그리기」이다.이책의기획자이자엮은이기도한정영목의글은역사화라는미술사의장르를개관하며‘현대역사화’로서서용선의작품을자리매김한다.또한언문가사형태로전해져오던〈한양가〉의필사본(필자정영목의모친이필사)『한국28대왕세계』속단종관련기사전문을따라가면서사건과그림을해설하며책전체의길잡이역할을한다.
『김시습평전』에서‘고독한자유인’김시습의삶을불러낸고려대학교한문학과명예교수심경호는「김시습과자규사」에서생육신김시습에초점을맞춰‘단종애사’를재구성한다.특히단종이불렀다는자규사가이름없는선비나민중이널리부르게된노래로바뀌는과정에서김시습이어떤역할을했는지흥미롭게전해준다.
미술비평가이자큐레이터최윤정의글「서용선의역사화:역사적사색,이해의조건」은서용선의작품이역사적사건을매개로인간을이해하는조건을회화적으로재구성한다고밝힌다.사건의재현을넘어“삶의조건과의미구조를시각적으로탐구하는회화적사유이자인간존재접근에대한철학적사유가교차하는이해의장“으로단종그림을새롭게정의내렸다.
아트디렉터강주연은「서용선의생생한생각:단종드로잉」에서완결된조형적요소가많은페인팅보다드로잉이가진선의감각성에주목하면서특히마음속의불분명한구상을선명하게하는정신성을강조한다.즉서용선의단종드로잉은인문학적연구와현장을누빈체험으로엮어낸“생각과감각의뭉치”로서자리매김하고있다.
언론인이자영월출신의작가김효원은「우리는왜500년전죽은어린왕을이렇게오래기억하고되살리는가」에서“비록어린나이에친족의손에무참하게죽임을당했지만,그비극성으로인해역설적으로영원히잊혀지지않고되살아나는불멸의왕이된”신격화과정을살펴봤다.
마지막으로작가서용선이단종과계유정난그림의제작동기와역사,역사화에대한관점을서술한「단종과계유정난그림‘계유정난의역사화제작’에관하여」를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