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죽던 날

천사가 죽던 날

$14.00
Description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 같아. 이제 네 차례야.”
세상 끝에서 깨어난 다섯 아이들의 이야기

전태일문학상·청강문학상 수상작가 김옥숙 첫 성장소설
지금 우리 곁의 누군가는 살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장편소설 《천사가 죽던 날》은 삶을 등지고 저승에 간 수호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또래들을 만나 서로 풀어놓는 이야기를 담았다. ‘청소년 자살’과 ‘죽음’ 그리고 ‘청소년 문제’에 관해 비껴가지 않고 마주하는 용감한 소설이다.

세상 모두에게 하나씩 주어지는 건 생명 아닐까. 주인공 수호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최선의 선택과 어쩔 수 없다는 마음뿐이었을 거다. 그렇기에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뜨고 저승사자를 보았을 때 자신의 죽은 상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머리에 붉은 뱀 두 마리가 붙어 있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수호는 끔찍한 뱀을 떼려면 자신처럼 스스로 죽음을 택한 아이들의 사연을 들어 줘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천사가 죽던 날》은 다섯 청소년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어두운 현실, 암울한 단어를 통과한다. 소설은 ‘완벽한 아이와 성적’ ‘학교폭력과 왕따’ ‘가정폭력’ ‘자아정체성과 퀴어’ ‘그루밍’ 같은 주제를 담고 있다. 작가는 청소년들이 갖는 고민과 현실의 날것을 드러내 보이기보다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한다. 바로 지금 경청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이제 이 ‘일’은 회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면한 과제라고.
김옥숙 작가는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전태일문학상과 천강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를 이루어 왔다. 오랜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 자살’이라는 소재에 세심하게 접근한 이번 소설은 날카로우면서도 따사로운 서사로 독자를 사로잡는 것은 물론이고 청소년들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작품이다.
저자

김옥숙

저자:김옥숙
매일신문신춘문예에시〈낙타〉와제12회전태일문학상에소설〈너의이름은희망이다〉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반핵인권운동가김형률의삶을담은《김형률》,《평화의불꽃이된핵의아이,형률이》가있으며,장편소설《배달의천국》,《식당사장장만호》,《서울대나라의헬리콥터맘마순영씨》,《흉터의꽃》이있다.첫시집《새의식사》가있으며,소설〈소파에뚫린작은구멍〉으로제14회천강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저승에온걸환영해!
내가뱀머리귀신이되다니!
현성의이야기-완벽한아이
팽나무아래서기다릴게
로운의이야기-해로운아이
붉은뱀머리귀신넷이간다
은서의이야기-부서진아이
넌아무잘못이없어
채은의이야기-가짜로웃는아이
보름달이떠오르는밤
수호의이야기-고장난아이
끝까지살아만줘!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괴물이된아이들도한때는천사라불렸다!
십대의문제를정면으로바라보는용감한소설

여기,현실의문제를세밀하게파고드는소설이있다.《천사가죽던날》은세상을등진주인공수호가저승에서깨어나지난날을되짚는다.장소는저승이라는현실너머이지만수호는유쾌한행동과재치있는아이임이틀림없다.죽었다고슬퍼하기는커녕저승사자와농담을주고받는다.하지만막상‘죽음’이란단어와맞닥뜨리자망설이고만다.아직아무에게도말하지못한수호만의이야기가있는것이다.

“정수호!너왜죽음을선택했지?”
최녹사는바보같은질문을했다.
“죽고싶어서죠.”
바보같은질문엔바보같은답을해야마땅했다.
“왜죽고싶었지?”
“살기싫어서죠.”
당연한대답이었다.
“왜살기싫었을까?”
왜살기싫었냐고?나는대답을못하고머뭇거렸다.한숨을길게내쉬고는최녹사를똑바로응시했다.무슨스무고개도아니고왜곤란하게자꾸묻고난리야?
“난죽어마땅한놈이었어요.살이유도,살가치도없었어요.나같은건…….”
최녹사는고개를끄덕였다.이해한다는눈빛이었다.그눈빛에잠시마음이누그러지는것같았다.
_p.26

수호는저승사자최녹사의질문을뭉개며대답을피한다.죽을때까지아무에게도말하지않았던이야기를이제와서말해봤자무슨소용이겠는가.작가는수호라는인물을죽음으로몰고가는것이아니라,그후에야드러날수있는이야기에대해말하고자한다.그리고수호뿐아니라같은선택을한아이4명이더있다.

“대한민국청소년사망원인1위가뭔줄아니?”
자다가뭔봉창두드리는소린가?입만열면귀신씻나락까먹는헛소리나지껄이는최녹사가얄미웠다.
“그게이뱀대가리랑뭔상관이에요?”
“바로자살이야.청소년다섯중한명은자살생각에빠지고사흘에한명꼴로자살하지.출산율은꼴찌인데청소년자살률은세계1위,대한민국은그야말로‘자살공화국’인셈이야.”
최녹사는무슨박사처럼썰을풀었다.청소년자살대책회의에다녀온다고하더니그말이헛소리는아닌모양이다.
_p.25

소설은청소년들이겪는여러어두운현실,암울한단어를통과하며현실을직시하고작품의메시지로엮어간다.‘완벽한아이와성적’‘학교폭력과왕따’‘가정폭력’‘자아정체성과퀴어’‘그루밍’같은주제를이야기하고있다.그리고이야기중심에수호를배치해우리에게이‘일’은회피가아닌바로봐야할과제라고느끼도록한다.

“고마워,내얘기끝까지들어줘서.”
서로에게귀열고다가가는세상이되길

수호는머리에달려있는붉은뱀두마리를알아채고소스라친다.자신이가장무서워하는것이뱀이었으니놀랄수밖에.최녹사는수호처럼자살한아이들의이야기를들어주라고한다.그리고마지막에는수호의이야기도숨김없이털어놓으라는것이다.하필수호는‘듣기’를제일못하는아이였다.소설은여기서‘경청’에주목한다.

“단지만나기만해선안되지.내가도진보노인이야기를왜했겠니?그처럼자살자의이야기를진심으로들어주어야해.그리고마지막날엔그애들앞에서네이야기도숨김없이다털어놓아야만뱀이떨어진단다.”
낯선아이들에게내이야기를털어놓아야한다고?오마이갓!나는입을다물수가없었다.
“내이야기를해야한다구요?내가왜요?왜모르는애들앞에서내이야기를털어놓아야해요?그리고제가제일못하는게듣기라니까요.”
_p.33

그저남의말을들어주는정도는쉬울거라고생각할수있다.하지만진심을다해,마음을기울여누군가의이야기를들어본기억이언제였던가.수호를포함하여다섯명의아이는각자의이야기를품고있다.누구에게도말하지못하고가슴속에만묻어두었던말들.아이들은용기를내어자기이야기를할수있을까?과연수호는남의말을경청하고자신의이야기를고백할수있을까?수호는첫번째친구현성이를시작으로아이들을찾아다닌다.그들은‘혼자’멀거니있다.저승에왔어도‘남겨진’거다.
뱀을떼기위해건넨물음은어느새응답과소통으로번진다.아이들은이걸바랐을거다.
『천사가죽던날』은죽음을재조명하며지금우리가마주해야할이야기를풀었다.어쩌면나의듣기혹은포옹이필요한사람이있을지도모른다.잠시만여유를가지고주위를둘러보면어떨까.그리고유일한‘한’사람으로서또다른‘유일’에게손을내밀어보는것은어떨까.

줄거리

누군가부르는소리에수호가눈을떴다.그러자저승사자최녹사가저승에온것을환영한다고말했다.수호는자신이죽었다는사실을떠올렸다.그러고는주변을둘러보았다.하지만그곳은‘천사의정원’이라는납골당이었다.안치단에는고인의유품과사진,메시지등이담겨있었다.최녹사는이곳이저승에가기전잠시머무는저승임시대기소라고했다.그리고수호의머리에는두마리의붉은뱀이붙어있었다.뱀을떼려면자신처럼죽은다섯아이의이야기를들어줘야했다.하지만수호는이승에서도남의말을듣는걸제일못하는아이였다.과연수호는머리에붙은뱀을뗄수있을까.그리고수호와다섯아이저마다의사연이서서히밝혀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