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그의 동네 도랑물은 흘러서 어디까지 가고 있는지, 그 둠벙에서 멱을 감는 형제가 떠오른다. 형의 숟가락에 생선 발라 올려주는 동생의 젓가락이 움직인다. 형의 휠체어를 밀고 길을 가는 그의 뒷모습에 자못 소금꽃이 피어난다. 물은 졸졸졸 흘러 하나의 서사를, 하나의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변하고 있는 것들을 변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는 추억이 지그시 지켜본다. 그는 퇴직 후 고향으로 돌아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려 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향의 낮은 노래에 물들어갈 것이다. 그 박자로 계절의 리듬을 타게 될 것이다. 시인의 그 노래를 듣는 날이 또 있었으면 좋겠다 (길상호 시인)
네 안에 너를 멸망시킬 태풍이 있는가?를 질문하는 시인은 이미 소멸된 것들 속에서 새로운 생성을 찾고 있다. 다시 올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기억은 오히려 새로운 추억을 낳는다. 그는 멀리 떠난 길들을 거두어들인다. 사라진 사람들을 호명한다. 어딘지 불편한 우리에게 “아직도 아프신가, 나 여기 있네”라고 은밀하게 자기 곁을 내준다. 이 시집은 이 불화의 세상에 “용서의 집”을 지으며 한 통의 안부를 전하고 있다. 가히 “목숨으로 새긴 문법”답다. (나금숙 시인)
네 안에 너를 멸망시킬 태풍이 있는가?를 질문하는 시인은 이미 소멸된 것들 속에서 새로운 생성을 찾고 있다. 다시 올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기억은 오히려 새로운 추억을 낳는다. 그는 멀리 떠난 길들을 거두어들인다. 사라진 사람들을 호명한다. 어딘지 불편한 우리에게 “아직도 아프신가, 나 여기 있네”라고 은밀하게 자기 곁을 내준다. 이 시집은 이 불화의 세상에 “용서의 집”을 지으며 한 통의 안부를 전하고 있다. 가히 “목숨으로 새긴 문법”답다. (나금숙 시인)
길은 심부름 가서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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