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의 여신

요하의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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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강상윤 시인의 이번 시집은 기억에 대한 회고와 여행을 통해 발견한 고대에 대한 상상적 기억의 재구축이 서로 연관되면서 시인의 ‘현재’를 성찰하고 보여주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런 ‘발견’의 감각은 한편으로는 시인의 ‘자아 찾기’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데, 급격한 시대의 변화와 흐름 속에서 한 생을 정신없이 살아온 시인의 세대론적 ‘정체성’에 대한 성찰과 고민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집 전반부의 여행 시편이 ‘고대사에 대한 내셔널리즘적 감성’에 어느 정도 경도된 면이 없지 않지만, 이 시집의 전반적 시편들은 오히려 일상적 삶 속에서 고립되고 소외되어 가는 장년 세대의 현재와 과거에 대한 회고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이 시집의 무게 중심도 이런 일상의 시편에 있다고 판단된다.
한국사와 연관된 ‘상기적(플라톤의 아넴네시스를 포함하는) 감각’은 현재의 너무도 가벼운 삶에 대한 보상적 감성의 산물이기도 하다. 먼지처럼 사라져 버릴 ‘시간성’을 살아가는 존재란 한낱 100년의 삶도 살지 못하는 ‘한계’ 속에 있고 이런 ‘순간성’을 보상하는 상상이 영원성이나 고대성에 대한 회고의 감각을 만들어 낸다. 플라톤의 아넴네시스(상기로 종종 번역되는)는 인간의 영혼이 자신의 탄생 이전에 보았던 이데아적인 영원불멸에 대한 기억을 말하는데, 일상적인 삶 속에서 이런 감각은 종종 기시감이나 자신의 개체성을 넘어선 영원한 것에 대한 ‘순간적인 자각이나 계시’ 같은 것으로 나타난다.
시에 나타나는 고대성이나 과거의 유적, 유물에 대한 감성은 이런 눈앞의 물질적 사물에 대한 ‘상기의 감각’을 종종 소환하는데, 이런 고대성에 대한 감성이 ‘문화적 내셔널리즘’이나 ‘풍속적 공동체성’에 대한 자각과 연관되면 이런 발견은 한 개인의 사적 일상을 넘어서 공동체로서의 ‘민족’이나 ‘민족사’의 발견으로 확장된다.
- 김춘식(문학평론가·동국대교수)
저자

강상윤

1958년제주출생.동국대국문과졸업.
2003년『문학과창작』에「수평띠톱기계」「푸른세상」「자기생을흔들다」등이추천되어시단에나옴.
2004년첫시집『속껍질이따뜻하다』를간행한이후『만주를먹다』『너무나선한눈빛』『요하의여신』등을간행함.
2004년문예진흥기금수혜.한국시인협회,한국작가회의회원.

목차

시인의말

1부천지에걸린해
박찬희씨의돌막 12
거란의아이 14
요하(遙河)의여신16
시라무렌강에서19
적봉(赤峰)의하루22
요서지방 24
발해만을바라보며 26
천지에걸린해28
비사성(卑沙城)30
압록강유람선33

2부붉은여뀌와달개비,쑥
콰이강의다리 38
어느시인 41
어떤부탁 44
온통꽃밭이었네요 46
바다를지켜주세요 48
이태원참사 50
우리가서이초교사다152
우리가서이초교사다254
뜨거운지구 56
껄껄 58
씨앗하나 60
무릇 62
붉은여뀌와달개비,쑥64

3부아래아랫집의수탉
현상과존재 68
아래아랫집의수탉 70
살다보면살아진다 73
서울거저리 74
고마운노동 76
심야N-버스 77
밭거울78
수요일토요일 80
황금의집 81
은행 84
신월인천강지곡86
시꾸다 88

4부자귀나무꽃
중랑천걷기 92
후박나무차 94
오세암(五歲庵)96
파꽃 98
살채기정낭 100
자귀나무꽃 102
형제 105
동행 108
마루밑으로숨다110
도솔천 112
수락산114

해설
난경(難經)을걸어가는방식│김춘식(문학평론가·동국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