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인은 경계에 서 있는 자이다. 굳어진 상징계의 기표에서 새로운 기의의 탈주선을 만들고, 기표들의 공백에서 파괴의 사물성 언어들을 창조하는 자이다. 고경자 시인의 작품들은 상징계로 굳어진 기표들의 경계에서 새로운 개념의 파괴를 시도한다. 상징계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영토에 들어선다. 무한의 세계, 또는 깨달음의 속탈적 경지로, 하늘을 걷는 것이 세계를 구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식은 곧 자신을 구원하는 양식이며, 이상을 실현하는 방법으로써의 글쓰기다. 고경자 시인의 행갈이는 법칙이나 원칙의 억압적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작품세계의 추구이며, 생존의 늪을 벗어나고 싶은 변화의 방식이다. 약속된 언어의 죽은 상징계에서 행갈이 할 수 있는 날개를 달고 날마다 팽창하는 시의 우주적 스페이스를 걷는 것을 시인은 꿈꾸고 있다. 매일 붉은 심장으로 날개를 만든 고경자 시인의 작품이 온 세상에 밝은 빛으로 펄럭이기를 기원한다.
(김기덕 시인)
(김기덕 시인)
날개는 붉은 심장으로 만들어졌다
$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