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들 (양장)

시선들 (양장)

$18.80
Description
빛소굴 세계산문선 ‘세리프’의 첫 도서. 존 버거가 극찬한 스코틀랜드의 마카르(국가 시인), 캐슬린 제이미의 걸작 산문. 저자는 자연, 여행, 고고학, 여성, 시각 예술 사이를 자유롭게 비행하고, 그 심오하고도 자유로운 여정을 아름다운 언어로 구현해내는 데 탁월하다. 이 책 『시선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병원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세포의 세계, 보존 작업 중인 고래 턱뼈의 구멍, 스코틀랜드 섬 위에 뜬 위성, 빙산이 흩뿌려진 바다 위를 환히 비추는 북극광, 절벽들 사이를 휘도는 범고래, 떠들썩한 가넷 서식지, 동굴 깊은 곳에 숨겨진 그림을 시적으로 묘사한다.

제이미는 수동적인 인간이 아닌,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나아가는 능동적인 인간을 꿈꾼다. 거친 바람을 맞으면서도 야생 새의 서식지를 관찰하고 그 안에서 지혜를 얻으려는 마음, 고래를 조금이라도 더 오래 보고 싶어서 숨넘어가기 직전까지 내달리는 마음, 땡볕에서 녹초가 될 때까지 흙을 파고 또 파면서 인간의 본질을 발굴하려는 마음……. 그 마음을 읽어 내려가면 잔잔하게 시작하다가도 어느새 절정에 치달아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어버리는, 한 편의 장엄한 오케스트라를 감상한 기분이 든다. 이제 그 멜로디를 독자에게 건넨다.

저자

캐슬린제이미

저자:캐슬린제이미

1962년스코틀랜드서쪽지방에서태어나에든버러대학교철학과에서공부했다.스코틀랜드를대표하는시인이자에세이스트이다.스코틀랜드의풍경과문화에뿌리를두면서도여행,여성문제,고고학과시각예술등을아우르는작품을쓰고있다.2012년출간한시집『오버홀TheOverhaul』로코스타문학상을받았다.논픽션도활발하게집필하고있는데,자연과풍경을다룬에세이집『발견들Findings』과『시선들』,『서페이싱Surfacing』(근간,가제)이폭넓은찬사를받았다.저명한평론가존버거는『발견들』을읽고‘에세이형식을마술처럼주무르는마법사’라는찬사를보냈다.두번째에세이『시선들』은존버로스메달과함께오리온북어워드를수상했다.『시바의여왕TheQueenofSheba』으로서머싯몸상을받았고,『나무집TheTreeHouse』은2004년포워드상시문학부문과2005년스코틀랜드예술위원회올해의작품상을수상하였다.『지젠Jizzen』,『오버홀』등네편의작품집이T.S.엘리엇상최종후보작에올랐다.이외에도폴햄린상,크리에이티브스코틀랜드상,제프리파버기념상등여러권위있는상들을수상했다.2016년영국왕립문학협회회원으로,2018년에든버러왕립학회회원으로선출됐으며2021년스코틀랜드마카르(Makar,스코틀랜드정부가지정한국가시인)로임명되었다.



역자:장호연

서울대학교미학과와음악학과대학원을졸업하고,음악과과학,문학분야를넘나드는번역가로활동중이다.『스스로치유하는뇌』『나는내가죽었다고생각했습니다』『뮤지코필리아』『소리의마음들』『가짜환자,로젠한실험미스터리』『리얼리티버블』『기억의과학』『콜럼바인』『고전적양식』『클래식의발견』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감사의말

1장오로라
2장병리학
3장들판의여자
4장가넷서식지
5장빛
6장발살렌
7장달
8장세인트킬다를찾은세번의방문
9장라쿠에바
10장줄노랑얼룩가지나방
11장로나에대하여
12장쇠바다제비
13장바다의여행자
14장바람

캐슬린제이미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우리는풍경속에위치하고시간속에놓인다.
그러나그안에서도자유롭게움직일여지는있다.
어느정도는스스로운명을결정할수있다.
나는운좋게도그것을배웠다.“
(본문에서)

존버거가극찬한스코틀랜드의마카르(국가시인),캐슬린제이미
그녀가자연을예찬하는열네가지아름다운시선들

책소개를하기에앞서,캐슬린제이미의화려한경력을늘어놓는것이얼마나의미있을지고민했다.그녀는스코틀랜드의대표적인시인이자에세이스트이며,몇권의굵직한시집과에세이를펴내여러상을받았고,2021년에이르러서는스코틀랜드마카르(Makar,스코틀랜드정부가지정한국가시인)로임명되었다.그녀를대표하는몇가지키워드가있다.자연,여행,고고학,여성,시각예술.캐슬린제이미는이키워드들사이를자유롭게비행하고,그심오하고도자유로운여정을아름다운언어로구현해내는데탁월하다.그녀의언어는간결하고단정하다.더하기보단빼는방식으로글을직조하는데,오히려그단어와단어,문장과문장사이의여백이독자에게풍성한심상을불러일으킨다.

이책『시선들』에서도마찬가지다.가령이런식이다.그녀는병원현미경으로들여다본세포의세계,보존작업중인고래턱뼈의구멍,스코틀랜드섬위에뜬위성,빙산이흩뿌려진바다위를환히비추는북극광,절벽들사이를휘도는범고래,떠들썩한가넷서식지,동굴깊은곳에숨겨진그림을묘사하며,그것들을단순히눈으로보고귀로듣는데서그치지않는다.그녀는빙하사이에서침묵을듣고,그침묵을“산이내뿜고얼음과하늘이내뿜는침묵,아주먼곳에서흘러나와우리의몸을강력하게짓누르는무기질의침묵”(13쪽)이라부른다.선사시대유적지에서옛물건들을발굴하면서는그행위를시쓰는행위와나란히병치시키고,“시를쓰는것도요란하지않다뿐이지비슷했다.단어의무게와힘,소리의유희,진정한뭔가가조심스럽게모습을드러낸다는느낌,항상‘의미’를나타내지는않지만예컨대자아나의식같은것을참되게표현하는인공품의느낌을준다.그리고마찬가지로짜릿했다”(78쪽)라고묘사한다.

비평가이자소설가인존버거는캐슬린제이미를두고이렇게말했다.“에세이형식을마술처럼주무르는마법사.손에잡힐듯생생한언어로여러분을사로잡는다.”마술을관람한적있는지.분명그자리에있었는데순식간에사라져버리거나여러모습을자유자재로오가며우리를곧장신비의영역으로이끄는마술.그녀가우리앞에정갈하게늘어놓은이야기들을따라읽다보면한사람의경험이독자에게어떤마술을일으키는지목격하게된다.

그녀의문장을읽고있노라면이세상에서아름다운것을찾는것보다아름답지않은것을찾는게훨씬더어렵겠다는생각이든다.나태주시인의저유명한시구처럼,“자세히보아야예쁜것”(「풀꽃」)들이있다.어쩌면세상만물이그럴지도모른다.심지어는변이되고뒤틀리고오염된인체의장기세포속에도아름다움은깃들어있다.제이미는그미미한조각들을자세히들여다보고,자신이본것을졸졸흐르는깨끗한냇물에씻어우리앞에내놓는다.그리고말한다.이사소하고아름다운것들을좀보라고.이런것들이,우리주위에무척이나많다고.

자명하게아름다운것,
아름답게여겨야마땅한것,
아름다움에서탈각된것들을해부하는당대최고의자연에세이

“작가의숨결이담긴풍경과소리가영원토록여러분과함께할책.”-「선데이텔레그래프」

그렇다고캐슬린제이미가단순히자연을예찬하는데서자족하는시인은아니다.그녀는자연의어제,오늘,내일을고고학자의시선으로해부하고거기에서인간이개입한흔적을예리하게끄집어내경종을울릴줄안다.또한무한한자연앞에서인간과그삶이얼마나작고희미한것인지역설한다.

“우리가날았던바다가한때는땅이었다는이야기가있다.옛날에,그렇게오래전은아니었을때,나무들로들어찬숲이었는데해수면이상승하여바다가덮어버린것이다.바람과바다.그것말고는모두임시적이다.언제어떻게될지모른다.날갯짓한번이면사라진다.”(262쪽)

날갯짓한번이면사라지는것이란얼마나무력한가.언뜻인간의나약함을염세하는태도로비칠지도모른다.하지만그녀는이어고백한다.

“우리는풍경속에위치하고시간속에놓인다.그러나그안에서도자유롭게움직일여지는있다.어느정도는스스로운명을결정할수있다.나는운좋게도그것을배웠다.”(83쪽)

그리하여캐슬린제이미는수동적인인간이아닌,자연과함께호흡하고나아가는능동적인인간을꿈꾼다.거친바람을맞으면서도야생새의서식지를관찰하고그안에서지혜를얻으려는마음,고래를조금이라도더오래보고싶어서숨넘어가기직전까지내달리는마음,땡볕에서녹초가될때까지흙을파고또파면서인간의본질을발굴하려는마음…….그마음을읽어내려가면잔잔하게시작하다가도어느새절정에치달아사람의마음을뒤흔들어버리는,한편의장엄한오케스트라를감상한기분이든다.이제그멜로디를독자에게건넨다.

빛소굴세계산문선,세리프(serif)
세리프는글자획의시작이나끝부분에있는작은돌기를말합니다.
빛소굴세리프는작가고유의언어와감성,통찰을아름답고개성있게구현한시적산문을소개합니다.세리프의산문들은때로시공간에제약받지않은채비선형으로뻗치기도하고,뜻밖의소재를색다른시각에서바라봄으로써일상에균열을내기도합니다.자유롭게변주되는언어의향연,이아름다운돌기의세계로여러분을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