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말(큰글자책)

창백한 말(큰글자책)

$33.00
Description
‘폭탄과 권총과 펜’으로 요약된 삶

카뮈에게 영감을 준 작가

격동의 삶을 살아간 혁명가이자 문필가

보리스 사빈코프의 대표작

『창백한 말』
장동건, 이준호, 김상중 주연의 영화 〈아나키스트〉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너 제2의 사빈코프가 되고 싶다고 했지?’
사빈코프는 당시 많은 혁명가들의 목표이자 이상이었다. 수많은 권력자들을 공포에 떨게 한 절정의 암살 능력과 카뮈를 비롯하여 많은 문인들에게 영감을 준 그의 탁월한 글들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사빈코프가 진정 혁명가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위계적 권력에 대한 그치지 않는 투쟁, 민중의 자유를 믿고 그것을 위해 온몸을 불살랐던 삶. 민중의 이름으로 혁명에 성공한 볼셰비키가 점차 권력 그 자체만을 탐하는 괴물이 되어가는 와중에도 사빈코프는 약자의 편에, 민중의 편에 서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바위보단 계란이 되길 택했고, 그래서 그의 삶은 숱한 고난과 고초로 가득했다.
테러리스트라는 무시무시한 직업에도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는 일제강점기사를 공부한 우리들이 연민과 존경의 감정을 안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독립운동가들과 많이 닮아 있다. 독립 운동을 통해 ‘영원한 쾌락의’ 삶을 살고자 한 이봉창 의사의 사진처럼, 사빈코프의 인생과 삶을 보면 범인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단단한 신념과 굵은 신경줄을 갖고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린 『창백한 말』을 통해 고뇌하는 인간 사빈코프를 마주할 수 있다. 그는 민중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은 내려놓으면서도, 그리스도의 목소리만은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 무자비하게 권력자들에게 총탄을 박으면서도 자신의 살인이 그리스도 앞에서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자문한다. 증오로 똘똘 뭉친 수류탄을 던지지만, 그는 이 수류탄이 세상에 진정 사랑을 퍼뜨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뇌한다.
그런 의미로 그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는 독립운동가들의 마음속을 휩쓸었을 번민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또한 사빈코프의 소설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는 ‘알을 깨고 세상에 나가려는 새처럼’ 각자만의 투쟁을 하고 있다. 모두의 인생엔 저마다의 좌절과 고뇌, 이상과 목표가 있다. 우리는 누군가를 증오하고 분노하며 때론 그것이 어떤 일의 강력한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 우리를 꼭 안아줄 누군가를 간절히 원하는 연약한 존재이다. 그렇게 우리는 세상을, 우리 자신을 증오하고 사랑하며 각자만의 고유한 답을 찾게 된다. ‘『창백한 말』은 과거에서 온 미래의 소설이다’라고 말한 정지돈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우리네 삶의 힘든 여정에서도 끊임없이 그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간략한 줄거리

이야기는 나, 조지 오브라이언이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는 사회주의자로서 러시아 황실의 압제에 핍박받는 민중들을 해방하기 위해 테러를 행한다. 그의 이번 목표는 모스크바 총독이다. 그는 단원 바냐, 표도르, 하인리히, 에르나를 이끌고 총독 암살 계획을 세운다. 바냐는 인류를 사랑하기에 살인하고, 표도르는 증오하기에 살인한다. 하인리히는 사회주의라는 대의를 위해, 에르나는 사는 게 부끄럽기에 그들과 함께한다. 그중 주인공 조지 오브라이언은 가장 냉정하고 실력 있는 킬러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마음속엔 그 누구보다 깊은 고뇌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사랑과 살인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하지만 총독 암살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암살단이 실패와 위기를 맞게 되자 그에게선 걷잡을 수 없이 격렬한 증오가 자라나기 시작한다.
한편 여성 암살단원 에르나는 조지 오브라이언을 사랑한다. 조지는 그녀와 입을 맞추지만 그녀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에겐 오래전부터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옐레나이다. 우연히 그녀를 모스크바에서 조우한 조지, 그에게 오랫동안 잠재워져 있던 사랑의 감정이 다시 되살아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이다. 그 둘은 위험한 만남을 이어가고 결국 강렬한 감정 앞에 결혼이라는 약속은 힘없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옐레나는 조지를 사랑하면서도 남편에 대한 사랑을 저버리지 않고, 조지는 이에 크게 분노한다. 조지 오브라이언은 살인하기 위해, 사랑하기 위해 살아간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희열이 아닌, 심연 같은 고뇌뿐이다.
저자

보리스빅토로비치사빈코프

우크라이나의하르키우에서태어난사빈코프는바르샤바에서어린시절을보내고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에서수학했으며그과정에서사회주의를접하고혁명활동에들어서게된다.
그의가족은귀족이었으나,황실의압제에저항하는진보적지식인이었다.사빈코프는이런혁명적기질을고스란히물려받았다.1897년열여덟살에처음사회주의활동을하다가체포된다.그이후석방과체포를반복하던그는끝내감옥에서탈출하여제네바에도착하고,그곳에서활동중인러시아혁명가들과만나게된다.이를계기로그는본격적으로테러에뛰어든다.
러시아로돌아온그는1904년재무장관플레베암살,1905년당시모스크바총독이던세르게이알렉산드로비치왕자암살에성공한다.그는모스크바총독암살사건의전말을『테러리스트의수기』에상세히기록하였다.
1906년이중간첩의밀고로수감된그는탈옥하여파리로망명한다.파리에서그는앞서언급한『테러리스트의수기』를완성한다.1909년롭쉰이라는필명으로『창백한말』을출간한다.
1차세계대전이발발하자프랑스군에서종군기자로복무했다.1917년러시아혁명이후귀국하여케렌스키임시정부에서군사총지휘관,국방차관을역임했지만정치적마찰로인해중앙위원회에의해제명된다.이후러시아내전이발발하자백군과함께볼셰비키의권력독점에맞서싸웠다.혁명에서부터내전으로이어지는이시기그의이야기는소설『검은말』로1923년파리에서출간되었다.1920년에는소비에트정부가폴란드를침공하자바르샤바로가폴란드를위해싸웠다.
1924년소련비밀경찰이기획한함정에빠진그는소비에트러시아로입국하려다체포되었고이듬해감옥에서사망한다.

목차

1부
2부
3부
역자해설(저항하는지식인의초상)-정보라
추천사-정지돈

출판사 서평

보리스사빈코프는기록하고,기록한것을지키고,지키기위해행동하는자였다.
삶의끝까지그는저항하는혁명가로남았다.
사빈코프는모든권력에저항한진정한민중주의자였다.(…)
(그의)창백한말은무척재밌는작품이다.

번역가,소설가정보라

누구나한번쯤은인생소설을만나게되는법이다.
나는매일『창백한말』을읽고필사했고어느순간부터출구가보이지않던
내소설도거짓말처럼써지기시작했다.(…)
창백한말은과거에서온미래의소설이다.

소설가정지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