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명 :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해명 :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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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유두진

2012년〈머니투데이〉경제신춘문예에단편「옵션」이대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23년장편소설『그남자의목욕』이세종도서교양부문에선정되었다.이외저서로장편소설『일렁이는시절』,단편·콩트집『급소』,산문집『끼니』등이있다.

목차

해명

해설│질투는나의힘_조형래(광주대문예창작과교수,비평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가지말아야할길’에대한당당한자기변호‘해명’

메모장입력을마친뒤휴대폰을핸드백에넣었다.그리고해안선을따라계속걸었다.얼마후연한불빛이나타났다.군사용해안경계선에서내뿜는빛이었다.철조망에걸린전등들이안내간판을비추고있었다.

돌아가십시오.길이아닙니다.
-「해명」에서

초등학교교사인수희는“유력공공기업체에서중역을역임한남편,미국사립고등학교에서유학중인수재아들,시집(詩集)을펴낸자신의이력까지”누군가물어오면내세울만한게꽤많다고자부하는인물이다.그러니마지못해참석한중학교동창회에서“오랜만에만난자신에게별질문을하지않는친구들이얄밉기”까지하다.촌스러움과음식앞에서의게걸스러움,그리고알수없는그들만의대화가수희는못내불편하다.그곳에명주가나타난다.명주는여전히예뻤고재일교포재력가와결혼했다는그녀는부(富)로치장하고있었다.게다가그녀는자신처럼시집을출간한시인이었다.학창시절자신을동경했던명주의변화는수희를가지말아야할길로들어서게한다.세속적욕망으로달려간그길의끝에서수희는어떤선택을하게될까.

직진하는속물성이이르는파멸

담담한척말했다.곧바로수락하면값싸보일것같아확답은안했지만,이미머릿속에선‘어떤시를새기면좋을까?’선별작업을하고있었다.시를새로쓸필요까진없을것같았다.
_「해명」에서

일부러말끝을흐려상대방이알아서질문하도록만드는수희는‘내보이고싶은것이많은’속물적인물이다.욕망은채워지지않으면불안을낳고,그초조함은다른길은보지못한채한곳만을향해달려가게한다.그렇게타인에게자신을전시하고자하는속물성은빛처럼직진한다.작가는수희를통해불을향해달려드는부나비처럼자신의욕망을채워줄것만을보고달리다보면그끝에서“돌아가시오.길이아닙니다”라는삶의경고같은안내판을만나게될것임을이야기한다.몰론안내판앞에서돌아설지아니면계속직진할지는각자의몫일것이다.

한시절,문학작품에서인간의‘속물성’은진부할정도로자주등장했다.하지만이번작품에서그것은,전작에서“그래도바람직한방향은있다고믿으며그것을위해노력하는것만으로도충분한가치가있다고생각하는소시민”이라자신을소개한작가의믿음이더해져진부함에가려져폐기되어서는안될의미를전한다.

인간의허영과속물성(과부차적으로역사이후의인간의동물성의문제)에관해오래전부터지적되어왔던문제를다루고있다는것도분명하다.하지만이러한내용과형식의한국소설을좀처럼찾아볼수없게된지오래되었다는사실을감안할필요는있겠다.하물며‘작가의말’에서드러나는바와같이이것을오늘날의문제의식과결부시키려는나름의치열한노력이경주되고있었다는사실을확인할수있었으므로더욱그렇다.
_「해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