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이야기’의본질,
트라우마와스토리텔링의본질에대한
눈부신통찰을담은최고의안내서
이책은자신의의지와상관없이도래하는폭력적사건의기억때문에현재의삶을고통속에서살아가는사람들의문제를크게두가지주제로집약하여다루고있다.타자가경험한‘사건’의기억을나누어갖는다는것은어떤것인가.어떻게하면그것이가능한가.이물음에대한실마리를저자는소설,영화,르포르타주등다양한장르의서사비평을통해찾아보는한편,과거의사건을사회속에서어떻게기억하고,어떻게사건의기억을함께나누어가질것인가에대한질문을던진다.
이책을관통하고있는핵심논지는과거사건의폭력성으로인해정신적외상을입고‘타자’의삶을사는이들의기억을그들과동시대를살아가는우리가나누어가져야하고상기해야한다는것이다.하지만‘타자’가겪은폭력적사건의기억을나누어갖기란쉽지않다.그이유로저자는폭력적사건자체를부정하는역사수정주의와타자를부인하는내셔널리즘,폭력적사건을완벽하게재현하고표상하려는리얼리즘적욕망등을들고있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책은다양한‘사건’을둘러싸고벌어지는기억의항쟁한복판에있는현재,‘사건’의기억을어떻게이해하고공유할것인가에대한문제의해법모색을시사한다.
사건의기억과
폭력적사건의표상불가능성
과거폭력적사건에놓여있었던사람들의기억은여전히명징한언어로표상되지않았는데,전쟁은여전히현재진행형이다.저자는사건을“이세계의시공간에새겨넣어진상처일지도모른다”라고말한다.기억속에서여전히생생하게현재를살아가고있기때문이다.사건은본인의의지와는상관없이통제불가능하게습격해온다.따라서사건의회귀는근원적인폭력성을숨기고있다고할수있다.
저자는폭력적인사건이현재진행형으로일어나고있을때폭력의한가운데에있는당사자는이야기하지못하고사건속에서살아갈뿐이라고말한다.우리가이야기할수있는사건은‘경험’이라는말로사건을과거형으로언어화한것이기때문이다.사건을언어화하는일은사람이사건을‘과거’로길들이는것일수도있다.하지만사건을언어화한이면에는“현재형으로,폭력적으로회귀하는사건은과거형으로언어화될수없는사건,단순히경험이라고말할수없는사건의잉여가있다.”따라서언어화한사건은사건의잉여로인해언어로는표상할수없다.그럼에도불구하고저자는그불가능성의가능성을고민하고타자와기억을나누어가져야만한다고말한다.
말할수없는사건에대해말하는것
기억의분유
작가는표상불가능한폭력적사건을타자와나누어갖기위해이사회와그곳에서살아가는자들을향해일관되게질문한다.하지만현재다양한방식으로작동하는망각의정치학으로인해기억을분유하기란결코쉽지않다.그럼에도불구하고저자는왜사건의기억을어떻게해서든지타자,즉사건외부에있는사람들과함께나누어갖지않으면안된다고말하는것일까.‘사건’을경험하지않은살아남은사람들과기억을공유하지않으면사건은없었던일,일어나지않았던일이되어버려폭력적사건을경험한사람들의존재는역사에서잊히기때문이다.지금존재하는세계와는다른세계를만들어살아가기위해말할수없는‘사건’이라하더라도말해야만한다.
‘사건’을경험했고그‘사건’내부에있었기때문에,그래서‘사건’의폭력을지금도계속겪고있기때문에그사건에대해말할수없는사람들을위해사건외부에있는제3자가증언해야만한다.사건의폭력이남긴흔적을상처로서현재의이야기에기록함으로써사건의기억을나누어가질수있는가능성을엿볼수있다.그러려면기억을나누어가져야한다.
*이책은岡理,『記憶/物語』를번역한,『기억·서사』(소명출판,2004)를재출간한것이다.
‘교유서가어제의책시리즈’
짧은시간동안우리는너무나소중한것들을잊었고잃어왔다.
이제는사라진것들을복원할시간이다.
세상의모든책은어제의책이다.
어제의책은오늘을해석하고내일을비춘다.
그러므로어제의책은오늘의책이고,내일의책이며,언제나살아있는책이다.
〈교유서가어제의책〉시리즈는절판된비운의도서를찾아독자에게다시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