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있어서 구원

우리에게 있어서 구원

$15.00
저자

채기성

저자:채기성

2019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앙상블」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소설『언맨드』로2021년제17회세계문학상을수상했으며,장편소설『반음』으로2022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받았다.

목차


57분
우리에게있어서구원
소리만들기
로만티셰슈트라세
앙상블
수아에게
감각과지각
내일은판매왕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죄를짓지않고사는사람이어딨어.그것도삶의일부지”

“찾을수없을만큼의세월이흐르면그땐,
지우고싶은부끄러움같은건느끼지않을수있을까”

한국문학에당도한섬세한기척,
세계문학상수상작가채기성의첫번째소설집

2019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한이후,제17회세계문학상에호명되며작품성을넓혀온채기성의첫번째소설집『우리에게있어서구원』이교유서가에서출간되었다.
이번소설집은동시대한국사회의단면을면밀히조망할수있는8편의이야기가실렸다.특히인물의내면을섬세하게그려내는특유의감성으로동시대인들의관계와양태를다양한화각의렌즈로포착하는채기성작가의예리한시선이담겼다.
무엇보다『우리에게있어서구원』이라는도발적인제목의표제작을내세운이번소설집에서‘구원’이라는테제는소설집전체를꿰뚫어관통한다.다양한관계로엮인인물들이이질적인상황앞에서겪는갈등과대립,상처와연민,사랑과그이면의폭력,지워낼수없는시간의흔적,관계와운명의딜레마등을통해‘구원’의가능성을현대적인감각과감성으로서술한다.소설집에담은작가의의식과대담한시선은다름아닌지금의한국사회에던지는질문이기도하다.

전작인『언맨드』,『반음』등에서인물군상들의내면을세밀하게비추며동시에사회적문제를놓지않고견지한다는평단의호평을얻은작가의미덕은이번소설집에서도여실히드러난다.
시간의시차를통해흔적과기억의문제를제기한「57분」,관계를통한구원의가능성을조망한문제작「우리에게있어서구원」,데이트폭력을주제로소리를다루는인물들의감각을섬세하게펼쳐낸「소리만들기」,팬데믹시대를관통하며돌아갈수없는시절과다가오는것들을그린「로만티셰슈트라세」,자기삶의주인으로살수없는우리네인생의단면을포착한「앙상블」,학교폭력을감춰지지않는전쟁의상흔으로비유한「수아에게」,N번방을소재로실재와인식사이의결핍을다룬「감각과지각」,성과주의에내몰린한국사회의모습을표본으로제시한「내일은판매왕」등동시대한국사회의단면이각각의소설속에서선명히빛을발한다.

이처럼개별군상들을통해‘구원’이라는주제의식을선명히밝히면서도동시대한국사회의면면과풍경을섬세히드러내는이번소설집이야말로,전에없이유일무이하게지금의한국현대문학에당도한섬세한기척이라고할수있다.

도발적감성으로예리하게직조해낸관계의단면,
동시대의풍경과면면을드러낸섬세한이야기들

지금까지는내안의내적인울림과목소리에귀를기울였다면,이제는말할수없는누군가의목소리를대신해주는글을쓰고싶다.
_「작가의말」에서

「57분」은57분교통방송의세계를배경으로대립하는두인물의흔적과현재를더듬어가는이야기이다.작품에서작가는허구와실재의경계를뒤섞어독자로하여금기이한경험을하게만든다.어느날교통방송리포트인주희가57분방송멘트를놓치면서시작된이기묘한이야기는같은직장에근무하는사촌,지원과의오랜갈등관계까지뻗어나간다.매시간57분방송을이어가지만,어느순간부터시간이앞으로가는것이아니라뒤로향하고있다는것을알게된주희는묻어두었던진실을향해한걸음씩다가서기시작한다.

「우리에게있어서구원」은사제가되려고했으나,연민과죄의식사이에서방황하며현실의관계를끊어내지못한한사람의이야기를통해구원의문제를되짚는이야기다.이야기속에서서로중첩되는인물들은신을통해혹은관계맺고있는상대방을통해자기구원으로가는길을찾고자하지만,그어디에서도구원의해답이쉽게모습을드러내지는않는다.

게임속사운드를만들어내는게임회사사운드디자이너의세계를배경으로한「소리만들기」는소리에예민한인물들의내면과일상을통해그속에파편화된사랑과잔인한이면을그려낸이야기이다.수직화된상하관계처럼예속된연인관계에서의모순을깨닫고진정한소리와자아를찾으려는주인공을통해관계의구원을조망한다.

「로만티셰슈트라세」는팬데믹을경계로다시돌아갈수없는어떤시절과기억을반추하며시작하는이야기다.직장생활을하며자기한계를규정지은채생활하던승아는프로젝트를진행하며갈등을겪었던정율과의경험을통해생각지못한자신의잠재성을새삼확인하게된다.소설은누군가의기대나사회적기준을충족하기위해살아가는것이아닌,자기나름의길을찾는것에대해생각하게끔한다.

「앙상블」은자기삶의주인이될수없는인간군상에대해세밀한감성으로묘파한이야기다.각박한현실속에서점점멀어져갔지만,버스안에서우연히만난경희는그러나지금세상에존재하지않는다.있는그대로의모습을그대로받아들이기보다,원하는모습의상대방을마주대하려고하는우리자신의모습을이소설은담담히이야기하고있다.

「수아에게」는한국사회에편재된학교폭력으로부터자유롭지못한인물들을통해죄의식의문제를꼬집는다.타인의폭력으로부터일상이흔들리지만그자신조차실은학교폭력가해자였던수아를반추하면서현진은과거의일상속어느지점에자신역시가해자로서존재했음을깨닫게된다.

「감각과지각」은구치소청소년재소자종래의삶을통해실재와인식간의괴리를그린이야기다.재소자들과한공간안에서구분되는것을낯설어하던동주는불운했던가난과생활이이어진끝에범죄를저지른종래에게서인간적인관심과연민을느낀다.하지만어떤방식으로든죄를보상하거나대체할수없다는사실에번민한다.

「내일은판매왕」은성과주의에매몰되어초라한존재가된광호의이야기이다.세일즈성적이좋은직원들은제주도로부부동반인센티브여행을떠나지만실적이좋지않은광호는본사에서파견된강재원부장으로부터세일즈코치를받게된다.유수의이력인강재원부장으로부터광호는억눌리고부당하다는느낌을받지만차츰그역시조직에서성과의압박을받는한인간이라는것을체감한다.

『우리에게있어서구원』은삶과일상의한단면만을펼쳐놓기보다입체적인사건과이야기를통해독자의공감을불러일으킨다.이야기속사건은어느시점에그대로머무르지않고과거와현재,미래에연결되며개인들의삶에영향을미친다.이런상황속에서갈등하고대립하는인물군상들의내면을낱낱이밝히며작가는구원과관계,가족과조직,죄의식과연민에대해독자들에게묻고있다.독자들은각기다른결로읽히면서도감성적이고섬세하게그린8편의이야기끝에던지는질문을마주하며예기치않은곤혹스러움이함께하는문학적즐거움을동시에느끼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