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여자, 작희

쓰는 여자, 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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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는 무엇을 위해 쓰려고 하는 걸까요?”
“글이 너에게 뭘 해줄 거라 바라고 글을 쓴 건 아니지 않니?
그냥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괴로울 때나 행복할 때나 매일같이 쓴다고 하지 않았어?
네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사는 거지.
작희야, 그렇게 글에 기대 사는 거다.”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 작가 고은규, 9년 만의 장편소설!

시공간을 초월한 ‘쓰는 여자’들에게,
‘글쓰기 자체가 꿈’인 이들에게,
‘청탁’ 없이도 그저 좋아서 홀로 몰두하는 모든 장르의 창작자들에게
고은규 작가가 내미는 따듯한 연대의 손길.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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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은규

저자:고은규
2007년「급류타기」로『문학수첩』등단.『트렁커』로제2회중앙장편문학상을수상했다.장편소설로『데스케어주식회사』『알바패밀리』,단편집으로『오빠알레르기』와에세이집『당근에너를보낼래』등이있다.
인스타그램@catbookstar

목차


쓰는여자,작희

해설:글쓰기의어려움_오민석(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일기의주인은이작희,작희의어머니는김중숙.
두사람모두세상에이름을알린적없지만글을쓰는여자들이었다.

이야기는소설을쓰는은섬과작업실동료들이‘작가전문퇴마사’를초빙한데서부터시작하여,일제시대에무명의‘쓰는여자’로살았던두여인사이를오가며진행된다.

은섬은같은작업실을쓰는드라마대본작가경은과시나리오작가윤희의주도로‘작가전문퇴마사’를불러이들의글쓰기를방해하는‘잡귀’를퇴치하기로하는데,퇴마사에게서은섬곁에‘작희’라는여성이서있다는말을듣는다.최근은섬은팔십여년전에이작희라는여성이남긴일기장을들여다보고있던참이었다.

작희의어머니김중숙은부유한상인의집에서고명딸로태어나부모의사랑속에성장했으나,오라비들이만주로건너가독립운동을펼치면서집안이위험한상황에빠지게되고아버지의뜻에따라학업을중단하고혼인을하게된다.덕망있는시아버지와달리중숙의남편은계집질을일삼으며성정이포악한자였고,당찬성격의중숙은시어머니와시누이에게서도차가운눈길을받으며외로운나날을보낸다.그러던중뜻하지않은임신을하게되고,푸른파밭에서붓을심는여자아이가나오는태몽을꾼후,아이가‘이야기를지으며기쁘게살았으면하는마음’을담아작희(作囍)라는이름을지어준다.중숙은밖으로나도는남편을대신해서포를운영하며살림을꾸려나가고,작희는중숙의바람대로이야기쓰는걸좋아하는소녀로자라난다.작희는서포에서만나게된오영락작가와연인사이가되는데,영락은작희가신년문예공모전에낸소설을훔쳐자신의소설로발표하여문단안팎의찬사를받으며승승장구하고,그작품「미쿠니아파트」는훗날수능국어지문으로도실리는등오래사랑받는작품이된다.

은섬은작희의일기장과함께작희의필체로추정되는소설초고를통해이런사실을알게되고,‘쓰는여자’로살았으나세상에이름을남기지못한작희의생에함께아파하며,작희를이세상으로다시불러낼수있도록이야기를써나간다.

훌륭한작품을만들었지만이름을가지지못한사람들이많잖아요.그쵸?어머니도그렇고요.어머니가쓴소설을올해신년문예에낼거예요.제소설도요.당선이되면좋겠지만안되어도저는계속글을쓰려고해요.아무리어려운일을만나도쓰는여자로살거예요.(116-117)

“……나는행복했습니다.내문장이있어좋았습니다.그러니나를가엾게여기지말아요.당신이더슬퍼질거같아내마음이안좋습니다.나도……궁금합니다.당신은지금,당신의문장이있나요?그리고행복한가요?”(295)

도대체무엇이우리를계속쓰게하는가.
대단한큰보상이있는것도아닌데,왜끝내쓰고마는가.

이소설속에는글쓰기로인해상심도하고좌절도하면서도(오죽하면글쓰기를방해하는‘잡귀’를쫓아내겠다고‘작가전문퇴마사’를불렀겠는가!)끝내쓰고야마는,결국은‘쓰는’시간속에서살아갈이유를찾는‘쓰는여자’들이등장한다.‘등단도겨우겨우하고,책이라고낸것도아무주목을못받’은소설가은섬,‘방영을앞둔드라마가허무하게엎어진’드라마대본작가경은,‘아홉번이나작품을고쳤지만영화관계자에게첫번째초고가제일훌륭하다는말을들은’시나리오작가윤희,‘마감이있다,마감때문에힘들다,이런말을할수있는작가’들이부러운작희,글을쓰다가도‘그만붓을놓고부엌으로들어가야할때’마다‘마음이괴로웠’던중숙.하지만이들곁에는‘써나갈수록이야기에도,이야기를쓰고있는자신에게도믿음이안생기는’순간들이찾아와도‘그불신과싸워야한다고,무조건이야기와이야기를쓰는자신을믿어야한다고다독’여주는작가의목소리가,그냥‘그렇게글에기대’살아가자고내밀어주는작가의손길이,‘너무고단한날들이었’지만‘오늘은맛있게밥을먹었고이포만감이참좋다고’,그러니‘이젠정말괜찮아질거라고’다정하게토닥여주는작가의온기가곳곳에흐르고있다.

설사아무도알아주지않아괴로워도충분히참을수있다고생각했다.
글만쓸수있다면그어떤고독이라해도친구처럼곁에두고오래오래쓸터였다.(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