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소다!
손홍규작가의본격산문집
“무화과씨는경계에선담에서도살아남았고
세월이흘러기어이무화과나무로자랐다.
그러나꿈을이룬순간스스로무너져야했다.
우리는살아남았다.살아남았으니이제인간이되어야한다.”
『마음을다쳐돌아가는저녁』(교유서가,2018)재출간
이책은2018년이상문학상대상을수상한손홍규작가의산문집이다.슬픔은어디에서태어나는가,절망한사람들은왜절망한사람처럼보이지않는가,운명을이해해보려는시도는왜늘실패하는가,언어란무엇이며문학은무엇을할수있는가.우직하면서도치열하게이땅에발을딛고사는사람들의이야기를풀어내는소설가이자탐독가인저자가안으로짊어온물음과세상을향해던지는질문들,그리고이에대해지금까지찾아낸자신만의대답을아름다운문장에담았다.더불어사는우리네삶을바라보는따뜻한눈,현대사회의숨겨진야만성을지적하는냉철한시선으로빚어낸개성넘치는문장은이번산문집에서도차분히만날수있다.문학에대한존중과글쓰기에대한진지한태도,책읽는사람의준비된마음과자세,그리고인간성에대한깊은사유의흔적을이산문집에서확인할수있다.
“세상이들려준이야기를받아적는것만으로도
소설이되는비장하게희극적인삶을삭제할수없는
나로서는여전히,문학은소다.”
‘산문정신이란무엇인가’를보여준다
저자는내심이번에낸두번째산문집이독자들에게첫산문집으로불리기를바란만큼무척공을들였다.3년전에출간한『다정한편견』에대해신형철평론가는“이문구소설의한대목처럼,잘감추어더환해진불빛이두근거리고있”다고평했고,신용목시인은“그가말하는사랑에는도취가없고희망에는미래가없다.그때사랑과희망은세속적인생론이덧씌워놓은윤리와초월의영토에서해방되어비로소최대치의사랑과희망에이른다”며추천했다.독자들은저마다추천인이되어책속문장을자신의SNS에기록하고전파할정도로사랑을받은산문집이었다.하지만발표지면상원고지4.5매라는짧은형식에담은소품이라자신의문학세계를제대로보여주기에는부족했다고여기고,다음산문집을벼려오던터였다.산문이범람하는시절이지만,이번산문집은산문정신이란무엇인가를여실히보여주는묵직한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