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화vs형세:서양과중국의문화적습벽
전략은국가들간의전쟁에만적용되는것이아니다.돈,사랑,도덕등가장구체적인일상부터국제정세에이르기까지영역의차이만있을뿐우리는효율성의추구에서벗어날수없다.저자는전략에관한근본적인질문으로문화적편견또는습벽을살핀다.그러면서계획과실행,이론과실천의이분법구도를희랍사상에서정초되어기독교와근대계몽주의에이르기까지서구문명전반에퍼져있는일종의습벽으로규정한다.
생산영역에서모델화는효과가크지만,적대적주체들이상호대립하고반응하는전쟁에서모델화는효력을발휘하지못한다.전쟁이론가클라우제비츠는유럽의사유가전쟁을사유하는데실패했다고보았다.실제로전투는항상상황에의한변수와마주치게되어있다.모델로구상한절대적전쟁과실제로전투가벌어지는현실적전쟁사이에는마찰이발생하기마련이다.실제전쟁에서발생한상황을해결하기위해서는모델화와무관한천재적능력혹은영웅적행동이요구되기때문이다.이책에서저자는변화와이행과정에서침묵하는모델화의고정성,모델화를대체하는영웅주의를유럽사유의습벽으로본다.유럽사유가존재를제시한다면,중국사유는변통(變通)을말한다.
『손자병법』에나타난계(計)의개념
중국의고전『손자병법』1편에나타난계(計)의개념은이념이나모델화와완전히대치된다.서구의모델화가최선을목적으로하여관념적구상을계획하고실행에옮기는미래지향적구조라면,중국의계는미래에실현할계획이아닌철저히현실적인것이다.중국적전략의핵심은철저한상황평가를바탕으로상황의흐름을타는데있다.중국사유에서전략,도덕,제도등모든것은계절이변화하듯자연스럽게전개된다.이는병법,유교,도교,법가등모든중국사상이논의의필요도느끼지않은채암묵적으로인정하는전제같은것이라고저자는파악한다.중국사유의또다른특징은전략적효율성과유교적도덕의연결에있다.최대의효율성은최대의덕에의해달성되므로선한군주의덕은세계전체에대한권력이되는것이다.
중국사유의맹점을지적하며유럽사유의가치를재발견
이책의역자는해설에서저자줄리앙의논의가중국예찬으로잘못이해되는것을경계한다.중국사유의맹점을지적하면서유럽사유의가치를재발견하고균형을맞추고자하는저자의문제의식과성찰을놓쳐서는안된다는것이다.개인주의가서양근대의전형적정치관이라면유기체적공동체주의는유교적정치관이라할수있다.저자는정치적문제에서개인과사회의관계가근본적인문제라는점에공감하고,핵심적문제는‘개인과사회의연계를모색’하는방식이라는점을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