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먹는 아이 : 도대체 이야기집

기억을 먹는 아이 : 도대체 이야기집

$17.00
Description
“힘겨운 시절에 이 이야기를 쓰면서 스스로 위로받았듯, 독자 여러분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인간은 어쩌면 이토록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또 후회를 하며,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은 채 비밀스러운 소원을 하나씩 품고 삼는 걸까. 이런 궁금증을 오랫동안 품어온 도대체의 이야기들은 한 편 한 편이 시대도 시기도 알 수 없는 배경 속에서, 때론 존재를 알 수 없는 화자의 목소리로 전개된다.
한 자리에서 수백 년을 살았을 은행나무 이야기부터 시작해, 백성들 대신 근심을 모두 지고 살고 있는 왕,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슬픈 표정으로 혼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아이, 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일들이 생겨 움막에 들어가 울고 있는 사람들, 몸도 마음도 말도 안 되게 연약한 인간들이 어떻게 살아남은 것인지 연구하는 우주인, 어느 날 갑자기 손목에 매인 풍선을 타고 세상을 날아다니게 된 한 남자, 곁에 있는 존재에게까지 악몽을 꾸게 만들어 깊은 산속에 홀로 사는 사람, 세상이 너무 궁금하지만 어떤 곳인지 전혀 알 수 없어서 두려운 마음으로 구름 위에 머물고 있는 눈송이까지…. 그 이야기들은 제각각 뭉클하기도 하고 먹먹한 위로를 주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을 위한 우화로 다가온다.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해 슬픈 사람, 세상 모든 근심과 걱정은 다 짊어진 사람, 떠올리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기억이 많아 괴로운 사람, 사랑하고 싶지만 아무도 사랑할 수 없어 외로운 사람, 끝내 아무런 복수도 할 수 없게 되어 절망적인 사람, 누구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는 비밀스러운 소원이 있는 사람… 등등이 등장하는 이야기들 속에는 도대체 작가가 썼던 이전의 에세이에서 그랬듯, 달콤하고 쉬운 위로보다는 괴롭고 고통스러운 위기를 넘기는 슬기로운 상상력을 발휘해 이야기를 펼친다. 읽다 보면 어쩐지 위로가 되는 삶의 통찰들이 곳곳에서 빛나는 야이기집으로 따스한 공감과 적절한 유머를 보여주는 도대체의 특기가 소설 곳곳에 살아 있다.

당신이 슬프고 또 슬픈 날, 공원 벤치에서 그 아이를 만난다면

버스 정류장 앞 가로수 위, 비닐봉지 안에 담긴 채 발견된 그 아이. 존재만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는 자신만의 능력을 일찌감치 깨우치고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접근한다. 주로 표정이 어둡거나 슬픈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면서.

“세상에서 영- 영- 없어졌으면 하는 거 없어요? 내가 다 먹어줄 수 있거든요.”

어떤 기억은 누군가가 지옥에 살기를 바라며 복수를 다짐하게 하고, 어떤 기억은 악몽보다 더 현실을 지옥으로 만들어 차라리 악몽 속에서 깨어나지 않게 바라게 만든다. 떠올리기에 괴로운 기억, 깡그리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 그런 일을 겪은 적이 있다는 사실조차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다면…… 무엇이든 먹어주는 아이를 마주치게 되면 그 기억들을 꼭꼭 씹어 먹어달라고 부탁하게 될까. 그 기억을 깨끗이 지우고 난 이들은 홀가분하게 앞으로의 삶을 살게 될까. 아무리 보아도 생각나지 않는 낯선 이의 이름이 적힌 청첩장을 들고 어떤 인연이었을까 끝없이 의심하게 될까.
그런 상상 끝에, 도대체는 다시 그 아이의 마음으로 시선을 옮겨간다. 배가 고프지만 친구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은 먹지 않았던 아이. 취한 것이 부끄러울 것 같아서 가로등을 먹어준 아이. 세상에 자신을 반기는 사람이 있어 기뻤던 아이. 여전히 길에서 추레한 모습으로 헤매고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아이를.

“눈송이로 존재하는 거지. 그리고 눈송이여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겠지.”
_ 「눈송이」 중에서

책 속의 책과 같이, 마지막 이야기로 수록된 그림 동화 「눈송이」는 도대체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세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구름 위에서 세상으로 뛰어들 용기가 나지 않아 고개만 내밀고 미지의 세계를 궁금해 하고 있는 꼬마 눈송이. 다른 눈송이들은 어쩜 별다른 고민도 없이 힘차게 구령에 맞춰 세상 위로 점프하는지, 아직 많은 것이 궁금하기만 한 눈송이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구름 위로 올라오는 존재들을 향해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세상은 어떤 곳인가요?”
저마다 겪은 세상 이야기들을 들려주지만 눈송이는 대답을 들으면 들을수록 하나로 맞춰지기는커녕 점점 더 고민 속으로 빠져든다. 어느새 이 작은 눈송이는 무언가를 처음 시작할 때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꼈던 그때의 나와 겹쳐진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눈송이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은 어쩌면 그때의 나를 애정 어린 염려로 바라보던 누군가의 마음과 꼭 같지 않을까.
『기억을 먹는 아이』는 인간 외의 존재가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목격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그에 대해 골똘히 상상력을 펼쳐간다. 이렇게 인간사를 관찰하는 시선은 평생 어딘가에 소속되었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별로 없던 작가의 경험을 통해 관찰하고 고민했던 에피소드들이 각각의 이야기들로 재탄생한다. 그 이야기에는 크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안쓰러움이 담기고, 지구를 살아가는 하나의 생물인 인간이 결코 다른 생물들의 생존방식과 다르지 않다는 단순한 사실로 위로를 전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을 채울 수 없어 헛헛한 당신이, ‘사는 게 이렇게까지 힘들 일인가’ 싶은 당신이, 마음을 잠시 내려두고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러 도대체의 이야기 집으로 숨어들기를. 탁자 앞에 쿠키를 건네듯 다른 복잡한 세상사 들을 모두 잊게 할, 오직 당신만을 위한 재밌는 이야기가 쏟아질 것이다.

저자

도대체

저자:도대체

마음이힘들때마다머릿속에는끊임없이이야기가쏟아졌다.그이야기들을오랜시간동안쓰고다듬었더니이야기집『기억을먹는아이』가완성되었다.쓰면서스스로위로받았듯,읽은이들에게도위로가되었으면한다.에세이『일단오늘은나한테잘합시다』『어차피연애는남의일』『뭐라고?마감하느라안들렸어』『태수는도련님』『그럴수록산책』『이왕이면행복해야지』등을썼다.

춤출수있을때춤추는사람으로살면서계속해서이야기하는사람으로살아가고자한다.

목차


나무앞에서
근심의왕
기억을먹는아이
비행
그아이
지옥
움막마을
한마디
치유
아가씨의과자
풍선
아버지
청첩장
단풍잎하나

석공
집착의왕
별을주우러간광대
소원이루어주는아이
악몽
꿈속으로
높은곳에서
눈송이

부록고양이자객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힘겨운시절에이이야기를쓰면서스스로위로받았듯,독자여러분에게도위로가되었으면합니다.”
_작가의말중에서

인간은어쩌면이토록끊임없이무언가를하고또후회를하며,그럼에도희망을잃지않은채비밀스러운소원을하나씩품고삼는걸까.이런궁금증을오랫동안품어온도대체의이야기들은한편한편이시대도시기도알수없는배경속에서,때론존재를알수없는화자의목소리로전개된다.

한자리에서수백년을살았을은행나무이야기부터시작해,백성들대신근심을모두지고살고있는왕,길거리를돌아다니며슬픈표정으로혼자앉아있는사람에게말을거는아이,살다보니어쩔수없이인정할일들이생겨움막에들어가울고있는사람들,몸도마음도말도안되게연약한인간들이어떻게살아남은것인지연구하는우주인,어느날갑자기손목에매인풍선을타고세상을날아다니게된한남자,곁에있는존재에게까지악몽을꾸게만들어깊은산속에홀로사는사람,세상이너무궁금하지만어떤곳인지전혀알수없어서두려운마음으로구름위에머물고있는눈송이까지….그이야기들은제각각뭉클하기도하고먹먹한위로를주면서,이시대를살아가는어른들을위한우화로다가온다.

살아갈이유를찾지못해슬픈사람,세상모든근심과걱정은다짊어진사람,떠올리는것조차고통스러운기억이많아괴로운사람,사랑하고싶지만아무도사랑할수없어외로운사람,끝내아무런복수도할수없게되어절망적인사람,누구에게도들켜서는안되는비밀스러운소원이있는사람…등등이등장하는이야기들속에는도대체작가가썼던이전의에세이에서그랬듯,달콤하고쉬운위로보다는괴롭고고통스러운위기를넘기는슬기로운상상력을발휘해이야기를펼친다.읽다보면어쩐지위로가되는삶의통찰들이곳곳에서빛나는야이기집으로따스한공감과적절한유머를보여주는도대체의특기가소설곳곳에살아있다.

당신이슬프고또슬픈날,공원벤치에서그아이를만난다면

버스정류장앞가로수위,비닐봉지안에담긴채발견된그아이.존재만으로세상을놀라게한아이는자신만의능력을일찌감치깨우치고거리에서마주치는사람들에게접근한다.주로표정이어둡거나슬픈사람들에게,이렇게말을건네면서.

“세상에서영-영-없어졌으면하는거없어요?내가다먹어줄수있거든요.”

어떤기억은누군가가지옥에살기를바라며복수를다짐하게하고,어떤기억은악몽보다더현실을지옥으로만들어차라리악몽속에서깨어나지않게바라게만든다.떠올리기에괴로운기억,깡그리잊어버리고싶은기억,그런일을겪은적이있다는사실조차지우고싶은기억이있다면……무엇이든먹어주는아이를마주치게되면그기억들을꼭꼭씹어먹어달라고부탁하게될까.그기억을깨끗이지우고난이들은홀가분하게앞으로의삶을살게될까.아무리보아도생각나지않는낯선이의이름이적힌청첩장을들고어떤인연이었을까끝없이의심하게될까.

그런상상끝에,도대체는다시그아이의마음으로시선을옮겨간다.배가고프지만친구들이좋아하는장난감은먹지않았던아이.취한것이부끄러울것같아서가로등을먹어준아이.세상에자신을반기는사람이있어기뻤던아이.여전히길에서추레한모습으로헤매고있지않을까걱정이되는아이를.

“눈송이로존재하는거지.그리고눈송이여서할수있는일을하게되겠지.”
_「눈송이」중에서

책속의책과같이,마지막이야기로수록된그림동화「눈송이」는도대체작가만이쓸수있는세계를명확하게보여준다.구름위에서세상으로뛰어들용기가나지않아고개만내밀고미지의세계를궁금해하고있는꼬마눈송이.다른눈송이들은어쩜별다른고민도없이힘차게구령에맞춰세상위로점프하는지,아직많은것이궁금하기만한눈송이는좀처럼움직이지않고있다.그러면서도구름위로올라오는존재들을향해하나의질문을던진다.“세상은어떤곳인가요?”

저마다겪은세상이야기들을들려주지만눈송이는대답을들으면들을수록하나로맞춰지기는커녕점점더고민속으로빠져든다.어느새이작은눈송이는무언가를처음시작할때두려움과설렘을동시에느꼈던그때의나와겹쳐진다.어떤결정을내리든눈송이가행복했으면하는마음은어쩌면그때의나를애정어린염려로바라보던누군가의마음과꼭같지않을까.

『기억을먹는아이』는인간외의존재가인간이살아가는모습을목격하면어떻게생각할지,그에대해골똘히상상력을펼쳐간다.이렇게인간사를관찰하는시선은평생어딘가에소속되었다는느낌을가진적이별로없던작가의경험을통해관찰하고고민했던에피소드들이각각의이야기들로재탄생한다.그이야기에는크고복잡한세상을살아가는인간이라는존재에대한안쓰러움이담기고,지구를살아가는하나의생물인인간이결코다른생물들의생존방식과다르지않다는단순한사실로위로를전한다.

바쁜일상속에서마음을채울수없어헛헛한당신이,‘사는게이렇게까지힘들일인가’싶은당신이,마음을잠시내려두고따뜻한차한잔마시러도대체의이야기집으로숨어들기를.탁자앞에쿠키를건네듯다른복잡한세상사들을모두잊게할,오직당신만을위한재밌는이야기가쏟아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