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일기 (잘 아는, 그러나 알지 못하는)

몸의 일기 (잘 아는, 그러나 알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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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몸은 실재한다.
몸이 곧 ‘나’인 것을 늦게 알아차렸다.
몸을 기록하기 시작하자 다른 이야기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몸을 기록하며 공부하고 글을 쓰다.
잘 알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몰랐던 몸을 살피기 시작했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마음과 몸은 따로라고 생각했다. 몸이 자신의 소리를 내기 전까지는 “몸”을 그대로 직시하지 않았다. 늘 함께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한 몸, 몸은 곧 나였지만, 그걸 모르고 살아왔다. 그렇다면 몸은 무엇일까. 중요하지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몸, 몸은 왜 그런 존재가 되었을까. 젊을 때는 젊어서 신경을 안 쓰고, 늙으면 늙었다고 대충 대해지는 몸, 그러나 우리는 함께 공부를 해나가며 어느 순간 알았다. 몸이 곧 마음이고, 몸이 곧 “나”임을 말이다.

신경 쓰지 않는 몸, 그러나 신경 쓰이는 몸, 몸에는 이야기가 있다
앎과 삶의 공동체 문탁 네트워크에서 우리는 다니엘 페나크 〈몸의 일기〉라는 소설을 읽으며 세미나를 진행했다. 〈몸의 일기〉는 한 남자가 1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몸에 대해 내밀하고 충실하게 써 내려간 방대한 일기이다. 십 대 시절, 친구들의 장난으로 숲에 버려졌던 저자는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여 바지에 볼일을 보고 만다. 이 경험을 통해 저자는 몸의 작은 반응까지도 놓치지 않고 기록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렇게 몸을 정확히 직시한 기록은 한 사람의 거대한 대서사시를 완성한다. 우리는 몸에 대해 잘 알고 싶어하지만 때로는 몸을 역겨워하기도 하다. 내 의지대로 몸이 움직일 때는 상관없지만, 통제 불능의 몸 앞에서 우리는 눈을 돌리기도 하니까 말이다.
〈몸의 일기〉를 읽은 뒤 세미나에 참석한 “우리”들은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글을 써보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늦은 나이에 피아노를 배우는 손에 대하여(박연옥), 한국에서 오랫동안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살다 미국이라는 나라로 떠난 퀴어인 몸(코요테), 남들처럼 고난이도 요가 동작은 못 하지만, 즐거이 요가 수련을 하고 자신을 인정하는 몸(작은물방울), 유방암이라는 진단 앞에 항암을 하고 수술을 하고, 다시 재활을 하는 몸(노라), 사는 동안 내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몸과 공포증을 달고 사는 몸을 되돌아보는 시간까지(이유하). 몸에 대해 쓰기 시작하자 다양한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개인의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로 귀결되었고, 공통점이 없어 보였던 몸의 이야기는 여러 곳에서 교차점을 가졌다. 그렇게 몸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주었다.
몸은 그동안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내 의지대로 움직이는 몸과 통제되지 않는 몸 사이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갈등과 고민을 해왔을까. 그러나 몸은 또렷하고 몸은 정확하다.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순간에도 말이다.
저자

박연옥

글쓰기및인문학강사.읽기와쓰기로이루어진간소한삶을꿈꾸며,생활과생계사이에서난리블루스를추고있다.『문학처방전』『영혼과정치와윤리와좋은삶』을썼고,함께쓴책으로『문탁네트워크가사랑한책들』이있다.@illich_pharm

목차

프롤로그‘몸들의네트워크’와몸의일기 5

퐁당퐁당피아노_박연옥 14
나의퀴어_코요테 56
아무것도되지않아도_작은물방울 102
암과함께_노라 142
어디까지가나일까_이유하 188

에필로그‘몸’을출발점으로시작하기 223

출판사 서평

몸을다시바라보자,‘나’가보였다
몸은소리없이존재하지만,때로는시끄럽게존재한다.몸과마음의삐걱거림으로자신의존재를드러낸다.아프지않을때는,마음에이상이없을때는없는듯이있다가,어느순간몸은“나여기있소”하고소리를지르고길게경련을일으킨다.마치몸이곧주인이라는듯이말이다.몸을과소평가하고무시하며살아온지난시간들이문득떠오른다.몸을모른척하고살아온시간이당신에게묻는다.몸이무엇이냐고,몸은전부라고,몸은개별적이지만때로통합적이라고말이다.
개별적인몸의일기를읽으며나역시그안에속한내몸을발견했다.아프고왜소한몸,작고허약한몸,몸이없으면나도없다.몸이곧‘나’임을이책을만들며정확하게알아차린다.타자를치는손과모니터를바라보는눈,매순간나의몸은나를지배하며,나를사유하게만들고앞으로걸어가게만든다.
여기실린몸의이야기들은당신에게물을것이다.당신의몸은무엇이냐고,또어디에있냐고말이다.몸을들여다보면,‘나’가거기에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