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의 밑바닥(에스페란토 한글 대역판) (한센병 환자들의 사랑과 희망 | 에스페란토 초보자용 읽기 책)

빈곤의 밑바닥(에스페란토 한글 대역판) (한센병 환자들의 사랑과 희망 | 에스페란토 초보자용 읽기 책)

$15.00
Description
한센병 환자들의 사랑과 희망, 에스페란토 한글 대역판
저자

바츨라프세로셰프스키

바츨라프세로셰프스키(1858~1945)는러시아ㆍ프로이센ㆍ오스트리아삼국에의해폴란드가분할점령당했던‘비운의시대’에독립운동가의집안에서태어났다.젊은시절반(反)제정러시아독립운동에적극적참여했다.그결과러시아정부에의해시베리아로유배되면서자신의체험을소재로한일련의단편들-『기소된소년』〉(Skaonychłopak),『밀림의끝에서』(Nakresachlasów),『빈곤의밑바닥』(Dnondzy)등을출판하여문단의주목을받았다.1921년부터1930년까지폴란드문인노조연맹(ZwizekZawodowyLiteratówPolskich)의위원장을지냈고,1933년부터1938년까지폴란드문학아카데미(PAL)의대표직을역임했다.2차대전동안독일의강제점령으로또다시국권을상실한폴란드에서말년을보내야만했던세로셰프스키는꿈에그리던조국의독립을보지못하고,1945년4월에세상을떠났다.

목차

1장.격리된남편을찾아나선안카/7 17

2장.고향소식이궁금한환자들/27 38

3장.다가온축제와회상/50 62

4장.환자두사람의죽음/74 90

5장.플루오와비테르카이/107 119

6장.물가에나타난곰/132 140

7장.난폭해진메르겐/149 159

8장.안카와비테르카이/169 183

9장.왕자님과만남/198 211

10장.돌아온플루오와메르겐/225 234

11장.메르겐의방화사건/244 260

12장.곰의습격과비테르카이의운명/278 282

역자후기 287

편집자의글 292

출판사 서평

역자후기



코스모스한들한들피어있는길
향기로운가을길을걸어갑니다
기다리는마음같이초조하여라
단풍같은마음으로노래합니다
길어진한숨이이슬에맺혀서
찬바람미워서꽃속에숨었네....
-가수김상희〈코스모스피어있는길〉중에서-

2024년추석뒷날아침,마을뒷동산을올랐습니다.평소걷던산책길에서어느벤치에서쉬어가기도하고,체육공원같은곳에서이것저것운동기구들을만져보았습니다.그러다가
어느길목에서발앞에보이는도토리들이여기저기놓여있음을보게되었습니다.아직무더위가사그라지지않은추석이지만,시절은그래도가을로가는입구에서있나봅니다.
도토리중새파란것하나를손에집어들고,사진도찍어보았습니다.
그때제머리위로도토리하나가떨어지는것이아니겠어요!
그래서저는내머리를때린상수리나무가어떤모습인지올려다보았습니다.아직푸른잎들이풍성한가지들이달린상수리나무한그루가4내지5미터높이로굳건하게서있었습니다.
그나무저위로아직도무더위를쏟아내는파란하늘이드높이보였습니다.
나는어제까지번역해갈무리해놓은작품『빈곤의밑바닥』에대한‘역자후기’를쓰고싶은마음에집을향해서둘러내려와,컴퓨터모니터앞에앉았습니다.

지난봄부터,인터넷에서구한폴란드작가바츨라프세로셰프스키(WaclawSieroszewski,1859-1945)의작품『빈곤의밑바닥』(Dnonędzy)(1900)의에스페란토번역본『LaFundodel’Mizero』를우리글로옮기는작업을시작했습니다.

작가바츨라프세로셰프스키는폴란드인으로서한국은물론이고중국,일본,몽고,야쿠트(사하공화국)등동양의여러나라를소재로수많은작품을쓴폴란드작가이자민속학자이자독립투사이자정치인이었습니다.

바츨라프세로셰프스키가폴란드에서작품활동을하게된계기에는『마르타』(Marta)의작가엘리자오제슈코바의적극적인권유와추천이있었던것으로알고있습니다.

이폴란드원작『빈곤의밑바닥』은폴란드번역가카지미에시베인(Kabe)이에스페란토로번역한첫작품이기도합니다.카지미에시베인은이후엘리자오제슈코바의단편작품들-『중단된멜로디』,『선한부인』,『전설』-을번역해냄으로써에스페란토문학에큰발자취를남겼습니다.

작품『빈곤의밑바닥』은우리에게많은생각을하게해줍니다.
‘코로나19’라는전대미문의전염병이온세상을강타해,우리는2020년대초반을그두려움속에서지내야했습니다.그전염병으로인해국내외가어려운환경속에서역자인나는그동안번역해둔작품들을진달래출판사를통해소개해왔습니다.그러면서에스페란토번역가들의관심을다시한번살펴보게되었습니다,그러다가카지미에시베인의단편번역작들을챙겨읽게되었습니다.
『빈곤의밑바닥』을쓴폴란드작가바츨라프세로셰프스키가1903년동양탐험여행에참가하면서,일본,몽고,중국,한국을방문했다는사실도알게되었습니다.
작가는당시일본선편으로부산에도착한후신포까지배로가서,다시원산을거쳐말을타고서울에들러약두달간여행을했다고합니다.그방문을통해광범위한기행문형식의한국보고서인『한국,극동의열쇠』(1905년)를러시아어와폴란드어로출간했는데,이작품은당시한국사회를속속들이소개해놓고있습니다.

이작품은100년이지나서울에서『코레야1903년가을:러시아학자세로셰프스키의대한제국견문록』(김진영외옮김.서울:개마고원,2006)으로우리말로소개되었습니다.역자인나도이작품을한글로읽게되었는데,그작품속에는당시한국을방문하면서찍은사진자료들이정말흥미로웠습니다.1906년폴란드어로출간된『기생월선이』-대나무는스스로자신의잎을떨군다-(1906년폴란드어로출간,양정숙옮김,도서출판남지,서울,1995년재판)도한글로번역되어읽을수있었습니다.이작품의한국어판서문에1990-1994년주한폴란드대사를지낸엥졔이끄라꼬프스끼가서문에쓴한구절을여기에소개하고자합니다.
“바츨라프세로셰프스키의한국에대한열정의원천은뚜렷합니다.그는단지작가였던것만이아니고폴란드독립을위해활발히투쟁한투사이기도합니다.자신의활동으로인해그는수차례에걸쳐감옥에갇혔으며폴란드를지배한러시아정부에의해시베리아로유배당했습니다.날카로운관찰자로서그가한국을방문할당시한국은오래된훌륭한문화와오랜전통을가진나라로서외국세력에의해자주성을잃어가고있다고보았습니다.그래서불의를참지못하고압박에흔들리지않는사람인그는한국인들의편에자신의사랑을보냈습니다.”

민속학자이기도한작가는한국에대한남다른관심을그렇게자신의작품으로남겨놓았습니다.

다시우리작품『빈곤의밑바닥』으로가볼까요?
폴란드독립을위해싸우다가투옥된작가는재판을받고시베리아로10여년유배를당하게되었다고합니다.그곳시베리아원시림타이가지역의야쿠트족사람들의생활상과민속등을또한속속들이체험하게되고,야쿠트족여인과결혼도하게됩니다.그런경험이이『빈곤의밑바닥』작품속에도들어있지않을까요?

이작품의소재인한센병에대해서번역자인필자도한센병에대한지식이없던어린시절에는마을사람들이나,또급우들이전하는말에따라,그병자들을길에서만나게될까봐,-물론한번도직접대면하지는않았지만,무서움의대상이었습니다.한적한시골신작로에서소년이혼자길을걸으면근처보리밭이나밀밭에서그환자가곧장내앞에나타날것만같은무서움말입니다.

인류역사상가장오래된질병중하나인한센병은,1873년노르웨이의한센(Hansen,1841~1912)에의해이병을일으키는나균(Mycobacteriumleprae)이최초로발견되었습니다.한센병은나균에의한만성감염병이지만나균에대한면역기능이아주약한경우에만발생되고,조기에진단하여조기치료를시작하면후유증이거의없이완치가가능한질병이라고합니다.
나중에부산에이사온뒤로는,부산시내에도그런환자들을위한수용시설이있음을알게되었습니다.우리독자들은한센병환자들이살아온소록도이야기를한두번은들었을겁니다.
한센병은잘관리하고치료를받으면그아픔을이겨나갈수있음을이제는알게되었습니다.그러나100여년전에는나라마다이병환자들에게는사회로부터격리하는정책을써왔습니다.
이작품『빈곤의밑바닥』에서도그병으로인한고통이적나라하게나타나있어,그참담함이다시한번아픔으로다가왔습니다.
그래도이작품은한센병환자들이그질병으로인한고통과사회적편견과차별속에서도,삶에대한희망과사랑을포기하지않음을엿볼수있었습니다.

희망으로한번읽고,
좌절속에서도한번읽고
눈물로도한번읽을수밖에없는작품입니다.

번역을격려해주시는박연수박사님과최성대교수님께도,
번역공간을묵묵히지켜보는가족에게도고마움을남깁니다.

2024년9월추석을뒤로하고
지난4년간온세상을뒤집어놓은
‘코로나19’전염병을돌아보며

편집자의글

2020년초,코로나19가전세계를강타했을때의그공포는지금도생생하게기억납니다.하루하루뉴스에서전해지는확진자수와사망자수는마치전쟁의전황을알리는것처럼느껴졌습니다.사람들은불안과두려움에휩싸여마스크를쓰고,손을씻고,거리두기를지켰습니다.어딘가에있을지모르는바이러스가우리를위협하는상황에서,일상은뒤틀리고고요해졌습니다.
하지만그러한고통속에서도우리는작은희망을찾으려애썼습니다.온라인으로친구들과소통하며,뒤늦은공부를하고,소중한책을펴내고,다양한책을읽는등나름의방식으로이겨나갔습니다.언젠가이상황이끝날것이라는믿음이있었고,그믿음이우리를지탱해주었습니다.
그로부터몇년이지난지금,코로나19는우리의기억속에만남아있습니다.세상은일상으로돌아가고,거리에는사람들이붐비고,카페와식당이활기를띠며,아이들의웃음소리가퍼져나갑니다.
우리는고통을겪으며서로의소중함을깨달았고,함께하는시간의가치를더욱깊이인식하게되었습니다.코로나19가남긴상처는여전히있지만,그상처위에세운새로운일상은우리가어떤어려움에도대처할수있다는믿음을줍니다.
이렇게우리는다시일어섰습니다.그시절의고통이우리를더욱강하게만들어주었고,앞으로어떤상황이닥치더라도우리는다시희망을찾을수있을것입니다.일상이회복되는지금,우리는매일매일을감사히여기며살아가고있습니다.코로나19와함께출발한진달래출판사는여전히고귀한가치를품고평화의언어를세상에전하고있습니다.무수히아픈사람들을위로하기위해.--------------오태영진달래출판사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