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연습: 빛, 볕, 흐름, 소리

겨울 연습: 빛, 볕, 흐름, 소리

$16.80
Description
겨울을 지나는 사람들을 위한 앤솔러지

빛과 볕, 흐름과 소리를 손에 쥐고 건너는 시간의 기록
사계절 중 하나이자, 가혹한 시기의 비유인 겨울. 우리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마음의 문을 꼭 닫아건 채로 이 시기를 살아낸다. 그렇게 하면 고통에 무뎌질 수 있다는 듯이. 하지만 얼어붙어 있는 사이, 어쩌면 기쁨에조차 둔감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 살아 있는 마음은 이 겨울을 버티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그 끝을 향해 나아가보자고 속삭인다.

『겨울 연습-빛, 볕, 흐름, 소리』는 저마다의 겨울을 지나는 사람들을 위한 앤솔러지로, 혹독한 시간을 건너가기 위한 상징적 방법들을 담고자 했다. 소설가 김화진과 정기현의 단편소설, 영화 평론가 정지혜와 번역가 황은주의 에세이를 통해 환한 빛과 따뜻한 볕, 또 얼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일 수 있는 흐름과 소리에 대한 감각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겨울을 겪고 있는 누군가가 이 책과 함께 그 시기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기를.
저자

김화진

2021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나주에대하여」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나주에대하여』가있다.

목차

김화진소설앉은자리7쪽

정지혜에세이플로모션55쪽

정기현소설밤나무가지에이름모를해조가91쪽

황은주에세이피아노화덕129쪽



황예인에디터노트밀크티시즌161쪽

출판사 서평

저마다의겨울을지나는사람들에게


더이상얼어붙어있기를거부하는마음,
삶이주는것이라면무엇이든생생하게받아안고싶은마음이
어느순간에는고개를든다는것을.


사계절중하나이자,가혹한시기의비유인겨울.우리는몸을잔뜩웅크리고,마음의문을꼭닫아건채로이시기를살아낸다.그렇게하면고통에무뎌질수있다는듯이.하지만얼어붙어있는사이,어쩌면기쁨에조차둔감해지고있는것은아닐까?아직살아있는마음은이겨울을버티기만해서는안된다고,그끝을향해나아가보자고속삭인다.


『겨울연습-빛,볕,흐름,소리』는저마다의겨울을지나는사람들을위한앤솔러지로,혹독한시간을건너가기위한상징적방법들을담고자했다.소설가김화진과정기현의단편소설,영화평론가정지혜와번역가황은주의에세이를통해환한빛과따뜻한볕,또얼지않고끊임없이움직일수있는흐름과소리에대한감각을경험해보길바란다.


*


김화진소설「앉은자리」

“나는네가내가쓴문장에서멈춰서서
가슴에손을올리고조금슬픈마음이솟는걸
기쁜마음으로맞이했으면해.”


소설가김화진에게는‘볕’,즉온기를담아달라요청했다.독자는작품속에서선명한볕조각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오후의볕과그것이몰고오는잠기운,불면을앓는이에게권하는데운팥주머니,달콤한팥죽한그릇과덕분에무겁고따뜻해진뱃속같은것들을.하지만조금더눈여겨살펴본다면약간다른결의온기도느낄수있다.한인물의내면에담겨있던잘살고싶다는열망,그잔열을.이미세한열기는주인공수이가품은감정의온도이기도하다.곁에없는존재에게자꾸말을걸때,그마음은사랑일까,우정일까.혹은미안함일까.김화진은그관계에이름을붙이는대신,뜨겁다고도차갑다고도말할수없는미묘한온기를계속해서풀어놓는다.그저온전히느껴보라는듯.


정지혜에세이「플로모션」

“물은이길수없어요.물은이기는게아니에요.
물과함께흘러가야죠.그렇게물을타넘어야죠.”


영화평론가정지혜에게는‘흐름’을주제로에세이를써달라고요청했다.정기현첫소설집『슬픈마음있는사람』의해설을통해,언어로붙잡을수없는대상을거칠게포획하려하지않고,그를향해가만가만나아가는문장을선보였던그는이글에서도문장들이자연스레리듬을띠며흘러가도록이끈다.그흐름을따라가다보면유년시절의물웅덩이를한없이바라보게되고,즉흥적으로서로의몸이만나고접촉하며움직이는활동인즉흥접촉(ContactImprovisation)의동작에몸을맡기게되며,마야데렌,아녜스바르다,기욤브락,린램지,크리스티안페촐트,오다가오리등의영화속물이미지들에스미게된다.그렇게이글은독자를다시몸과마음의움직임으로이끌며,자신만의리듬을발견하게끔만든다.



정기현소설「밤나무가지에이름모를해조가」

“세상엔참재미난일도많지요.
걱정과는달리밥도잘해먹고잠도푹자고그랬어요.
꿈도하나안꾸고아주푹.”


소설가정기현에게는‘빛’이라는키워드를건넸다.그는빛광(光)자에볕양(陽)자를쓰는도시‘광양’을배경으로그가가장잘하는일,일상적이면서도환상적인이야기를펼쳐보인다.이작품에서독자가마주하는빛은이런모양이다.퇴사를앞둔동료와의마지막점심시간에사내휴게실로비쳐드는빛그림자,휴가를내고낮잠을잘때발을달구는햇빛.정기현은일하는사람의깊은피로감을다정한빛으로어루만진다.그러곤그것만으로는부족하다는듯,광양의명물‘김동상’을통해번쩍,하고빛을쏜다.그순간,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지만어쩐지중요한변화를겪은듯한인물을바라보며독자는어떤해석을할까?그답은독자자신만의빛이되어주리라.



황은주에세이「피아노화덕」

“사랑과기쁨으로가득한이순간이머지않아과거가될것이고,
이충만한현전에하나둘구멍이나기시작할거라고.
우리의행복은덧없기때문에아름답고,덧없기때문에영원한거라고.”


번역가황은주에게는‘소리’를제안했다.겨울을나는동안듣기에좋은음악을이야기해달라고요청한것.이에세이에서독자는슈베르트의피아노소나타D.664나차이콥스키의피아노모음곡《사계》중〈12월:성탄연휴〉같은피아노곡들을만난다.그러나겨울의‘소리’에는울음소리또한포함된다.그는우울증을겪던시기,리흐테르의연주를들으며오열한경험을고백한다.“우울증을겪는것은시련이지만,거기에는건강한사람들의단순하고실용적인정신이구태여보려하지않는것들을보고생각하게되는인식적힘이있다”고회상하며,가장아름다운낙천성은슬픈사람의낙천성이라고덧붙인다.독자는이소리들중무엇을간직하고싶어질까?어쩌면이에세이가지닌명랑한목소리그자체일지도모르겠다.


*


빛과볕,흐름과소리를손에쥐고

건너는겨울의기록


그런시조가있지않나.밤이가장긴동짓날,그밤의허리를잘라간직해두었다가연인이오는밤,영원하길바라는그순간에밤의조각을꺼내이어붙여펴보겠다는.겨울을겪고있는누군가가이앤솔러지를읽으며빛,볕,흐름,소리가담긴문장들을손에쥐고그시간을무사히통과할수있다면기쁠것이다.